[분배금][미간행]
[1] 비법인사단인 종중의 토지에 대한 수용보상금을 종중총회의 결의에 의하여 분배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2] 종중재산의 분배에 관한 종중총회의 결의 내용이 현저하게 불공정한 것인지 여부의 판단 기준
[3] 종중재산을 분배함에 있어 단순히 성별의 구분에 따라 그 분배 비율 등에 차이를 두는 경우 그 효력(=무효)
[4] 총회결의에서 구체적인 종중재산의 분배기준을 정하도록 위임받은 이사회가, 세대주인 종원과 비세대주인 종원 사이에 분배금에 2배 이상의 차이를 두면서도 세대주에 1인 세대주까지 포함시키는 것으로 결의한 것은 단지 주민등록표상 세대주로 등재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종원을 차별하는 것으로서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볼 수 없고, 또한 남자 종원의 경우는 혼인 여부에 관계없이 주민등록표상 세대주이면 1인 세대주라도 비세대주 종원에 비하여 많은 금액을 분배받을 수 있도록 하면서도 여자 종원의 경우에는 세대주 종원이 아닌 비세대주 종원으로서만 분배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은 남녀 종원 사이의 성별에 따라 차별을 둔 것에 불과하여 위 이사회결의는 그 내용이 현저하게 불공정하여 무효라고 판단한 사례
[5] 종중 토지에 대한 수용보상금의 분배에 관한 종중총회의 결의가 무효인 경우, 종원이 곧바로 종중을 상대로 하여 스스로 공정하다고 주장하는 분배금의 지급을 구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1][5] 대법원 1994. 4. 26. 선고 93다32446 판결 (공1994상, 1463) [3] 대법원 2005. 7. 21. 선고 2002다13850 전원합의체 판결
원고 1 외 2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바른 담당변호사 박재윤)
우봉김씨계동공파종중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굿모닝코리아 담당변호사 이용삼 외 7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하여
가. 비법인사단인 종중의 토지에 대한 수용보상금은 종원의 총유에 속하고, 그 수용보상금의 분배는 총유물의 처분에 해당하므로( 대법원 1994. 4. 26. 선고 93다32446 판결 참조), 정관 기타 규약에 달리 정함이 없는 한 종중총회의 결의에 의하여 그 수용보상금을 분배할 수 있고, 그 분배 비율, 방법, 내용 역시 결의에 의하여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그러나 종중은 공동선조의 분묘수호와 제사 및 종원 상호간의 친목 등을 목적으로 하여 구성되는 자연발생적인 종족집단으로 그 공동선조와 성과 본을 같이하는 후손은 그 의사와 관계없이 성년이 되면 당연히 그 구성원(종원)이 되는 종중의 성격에 비추어, 종중재산의 분배에 관한 종중총회의 결의 내용이 현저하게 불공정하거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경우 또는 종원의 고유하고 기본적인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 그 결의는 무효라고 할 것이다. 여기서 종중재산의 분배에 관한 종중총회의 결의 내용이 현저하게 불공정한 것인지 여부는 종중재산의 조성 경위, 종중재산의 유지·관리에 대한 기여도, 종중행사 참여도를 포함한 종중에 대한 기여도, 종중재산의 분배 경위, 전체 종원의 수와 구성, 분배 비율과 그 차등의 정도, 과거의 재산분배 선례 등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그런데 공동선조와 성과 본을 같이하는 후손은 남녀의 구별 없이 성년이 되면 당연히 그 구성원(종원)이 되는 것이므로 ( 대법원 2005. 7. 21. 선고 2002다1385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종중재산을 분배함에 있어 단순히 남녀 성별의 구분에 따라 그 분배 비율, 방법, 내용에 차이를 두는 것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한 가족생활을 보장하고, 가족 내의 실질적인 권리와 의무에 있어서 남녀의 차별을 두지 아니하며,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여성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고 남녀평등을 실현할 것을 요구하는 우리의 전체 법질서에 부합하지 아니한 것으로 정당성과 합리성이 없어 무효라고 할 것이다.
나.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의 이유 및 채택 증거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1) 피고는 우봉김씨(우봉금씨)의 시조 원길(원길)의 13대손인 소외인을 공동선조로 하고, 그 후손인 성인 남녀를 종중원으로 하는 종중이고, 원고들은 여자 종원이다.
(2) 피고는 2005. 6. 2. 에스에치공사로부터 종중 토지에 대한 수용보상금 13,748,779,530원을 수령하였다.
(3) 피고는 2005. 10. 23. 총회를 소집하여, 수용보상금 중 50억 원은 독립세대주에게 지급하고 40억 원은 20세 이상의 비세대원(비세대주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과 20세 이상의 딸들에게 지급하되, 구체적인 사항에 관하여는 이사회가 이를 결정하기로 한다는 결의(이하 ‘이 사건 총회결의’라 한다)를 하였다.
(4) 이사회는 2005. 10. 29., 2005. 11. 9., 2005. 11. 26.에 걸쳐, 수용보상금을 세대주에게 각 3,800만 원, 비세대주 성인 및 출가외인에게 각 1,500만 원, 미망인, 배우자, 종중 발전 기여자, 장애우, 취학 미성년자에게 각 700만 원, 미취학 미성년자에게 각 400만 원을 분배하되, 세대주는 ① 주민등록표상 1985. 5. 22. 이전에 출생한 남자가 2005. 5. 22. 현재 세대주로 되어 있는 종원, ② 종원 및 후손으로서 결혼하여 독립세대를 이끄는 아들이 없고, 주민등록표상 1985. 5. 22. 이후 출생한 종원 및 후손 또는 그 이전 출생한 종원 및 후손이라도 미혼으로서 모친이 세대주로 되어 있는 미망인, ③ 종원이 주민등록표상 세대원으로 되어 있고, 2005. 5. 22. 이전에 배우자가 세대주로 되어 있는 종원, ④ 종원이 주민등록표상 등재되어 있지 않아도 2005. 5. 22. 이전에 배우자가 세대를 구성하여 세대주로 등재되어 있는 종원, ⑤ 전 세대주가 사망하여 미망인이 세대주를 승계한 시점과 종원으로서 장자인 세대원의 호주승계 시점이 동일한 종원으로 정하는 결의(이하 ‘이 사건 이사회결의’라 한다)를 하였다.
(5) 피고의 연락가능한 종원의 수는 약 308명에 이르는데, 피고는 이 사건 이사회결의에 따라 2005. 12. 30. 현재 세대주 125명에게 총 4,750,000,000원, 비세대주 성인 72명, 출가외인 100명, 취학 미성년자 77명, 미취학 미성년자 31명, 미망인 세대주 자녀 2명, 미망인 19명, 배우자 105명, 종중 발전 기여자 14명에게 총 4,223,000,000원을 지급하였다.
다. 위 사실관계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1) 이 사건 총회결의에 관하여 보면, 피고의 연락 가능한 종원 308명 중 125명의 독립세대주에게는 50억 원을 지급하면서 나머지 종원들인 비세대주 종원 및 여자 종원 172명에게는 그보다 적은 40억 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것은 일응 그 분배 내용이 불공정하다고 볼 여지도 있다. 그러나 공동선조와 성과 본을 같이 하는 후손들로 구성되는 종중의 성격 및 종중의 자율성에 비추어, 성년이 되지 않아 종원은 아니지만 공동선조와 성과 본을 같이 하는 미성년의 후손들에게도 재산을 분배하기로 하는 것은 그 분배금액이 합리적인 범위 내라면 허용된다고 할 것인데, 피고의 경우 미성년의 후손들이 100여 명에 이르고 있고 이들 미성년의 후손들 대부분이 세대주의 세대원으로 편입되어 있을 것으로 보이는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총회결의가 단순히 적은 인원수의 독립세대주에게 그 보다 많은 인원수의 비세대주 종원과 여자 종원에 비하여 오히려 더 많은 금액을 분배하였다고 하여 곧바로 현저하게 불공정하다고 단정할 수 없고, 이러한 결의로 인하여 결과적으로 여자 종원의 자녀들로서 공동선조와 성과 본이 다른 자녀들에게는 종중재산이 분배되지 않아 자녀를 둔 남녀 종원 사이에 분배금액에서 차등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두고 종원의 성별에 따라 차별을 두고 재산분배를 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
(2) 다음으로 이 사건 이사회결의에 관하여 본다. 이 사건 총회결의에서 구체적인 분배기준을 정하도록 위임받은 이사회가, 세대주인 종원과 비세대주인 종원 사이에 분배금에 2배 이상의 차이를 두면서도 세대주의 세대원들인 미성년의 후손들, 나아가 배우자들에게까지 다시 별도로 분배금을 지급하고, 세대주에 1인 세대주까지 포함시키는 것으로 결의한 것은 단지 주민등록표상 세대주로 등재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종원을 차별하는 것으로서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볼 수 없고, 또한 남자 종원의 경우는 혼인 여부에 관계없이 주민등록표상 세대주이면 1인 세대주라도 비세대주 종원에 비하여 많은 금액을 분배받을 수 있도록 하면서도 여자 종원의 경우에는 세대주 종원이 아닌 비세대주 종원으로서만 분배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은 남녀 종원 사이의 성별에 따라 차별을 둔 것에 불과하여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결국 이 사건 이사회결의는 그 내용이 현저하게 불공정하여 무효라고 할 것이다. 또한 이사회가, 이 사건 총회결의로 비세대주 종원 및 여자 종원의 몫으로 배정된 40억 원 중 일부를 종원이 아닌 미성년자 및 배우자에게도 지급하기로 결의한 것은 총회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의 범위를 넘어서 결의한 것으로 이 역시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 이사회결의는 이 사건 총회결의와는 별개의 결의이므로 이사회결의가 무효라고 하여 이 사건 총회결의까지 무효라고 볼 수는 없는데, 기록에 의하면 원고들은 이 사건 총회결의에 대하여만 무효확인을 구하고 있을 뿐이다.
(3) 결국 이 사건 총회결의는 무효라고 볼 수 없고 원고들의 무효확인 청구를 배척한 원심의 판단은 비록 이유 설시에 있어서 부적절한 면이 있으나 결론에 있어서 정당하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관하여
가. 총유물인 종중 토지에 대한 수용보상금의 분배는 정관 기타 규약에 달리 정함이 없는 한 종중총회의 결의에 의하여만 처분할 수 있고 이러한 분배결의가 없으면 종원이 종중에 대하여 직접 분배청구를 할 수 없다 ( 대법원 1994. 4. 26. 선고 93다32446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종중 토지에 대한 수용보상금의 분배에 관한 종중총회의 결의가 무효인 경우, 종원은 그 결의의 무효확인 등을 소구하여 승소판결을 받은 후 새로운 종중총회에서 공정한 내용으로 다시 결의하도록 함으로써 그 권리를 구제받을 수 있을 뿐이고 새로운 종중총회의 결의도 거치지 아니한 채 종전 총회결의가 무효라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종중을 상대로 하여 스스로 공정하다고 주장하는 분배금의 지급을 구할 수는 없다.
나. 같은 취지에서 균등한 분배금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배척한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 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이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