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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2. 11. 15. 선고 2012도9417 판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제3자뇌물취득·뇌물공여약속·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증재등)·제3자뇌물교부·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알선수재)·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수재등)][공2012하,2091]

판시사항

[1] 형법 제129조 의 구성요건 중 뇌물의 ‘약속’의 의미

[2] 갑 유한회사의 이사 피고인 을과 대표 피고인 병이 공모하여, 갑 회사가 추진하는 골프장 조성 공사와 관련하여 피고인 정이 관할 시장으로서 인허가 과정에서 편의를 봐준 데 대한 사례 명목으로 돈을 제공하기로 하고, 피고인 정은 위 돈을 제공받기로 함으로써 공무원의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약속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 정의 시장직 퇴임일 이전에 피고인들 사이에 뇌물공여 및 수수에 관한 약속이 이루어졌다고 단정할 수 없는데도, 이와 달리 보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 뇌물약속죄에서 ‘약속’의 의미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형법 제129조 의 구성요건인 뇌물의 ‘약속’은 양 당사자의 뇌물수수의 합의를 말하고, 여기에서 ‘합의’란 그 방법에 아무런 제한이 없고 명시적일 필요도 없지만, 장래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하여 뇌물을 주고 받겠다는 양 당사자의 의사표시가 확정적으로 합치하여야 한다.

[2] 갑 유한회사의 이사 피고인 을과 대표 피고인 병이 공모하여, 갑 회사가 추진하는 골프장 조성 공사와 관련하여 피고인 정이 관할 시장으로서 인허가 절차가 신속하게 처리되도록 하는 등 편의를 봐준 데 대한 사례 차원에서 시장직 퇴임 후의 해외 연수비용 명목으로 미화 50,000달러를 제공하기로 하고, 피고인 정은 위 돈을 제공받기로 함으로써 공무원의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약속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제반 사정에 비추어 피고인 병과 피고인 정 사이에 또는 피고인들 3자 사이에 뇌물을 공여하고 수수하기로 하는 확정적인 의사의 합치로서 약속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당시 피고인 정의 뇌물요구 의사표시가 있었다고 보더라도 뇌물을 공여하겠다는 피고인 병의 확정적인 의사가 피고인 정에게 그 퇴임일 이전에 전달되었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으므로, 결국 피고인 정의 시장직 퇴임일 이전에 피고인들 사이에 뇌물공여 및 수수에 관한 약속이 이루어졌다고 단정할 수 없는데도, 이와 달리 보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 뇌물약속죄에서 ‘약속’의 의미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1 외 6인

상 고 인

피고인 1 외 2인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최선규 외 5인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유죄 부분과 피고인 2, 3에 대한 부분을 모두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 1, 3, 2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피고인 1, 3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뇌물공여약속의 점 및 피고인 2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 피고인 1은 ○○대학교 교수로서 2004. 5.경부터 △△ 소재 ‘ ▽▽▽▽’ 골프장 조성을 위해 설립된 공소외 1 유한회사의 이사이고, 피고인 3은 위 회사의 대표이며, 피고인 2는 2002. 7. 1.부터 2006. 6. 30.까지 △△시장을 역임하였던 사람으로 위 골프장 조성 공사 관련 인허가 등 사항에 대한 최종결재권자였다.

피고인 1은 공소외 3 등과 함께 2004. 5.경부터 △△시 소재 ▽▽▽▽ 골프장을 조성하기 위한 부지 매입을 시작하였고, 2004. 12.경에는 피고인 3이 소요자금을 투자하면서 위 사업에 참여하여, 2004. 12. 20.경 △△시에 9홀 규모의 대중골프장 조성 공사에 대한 최초 사업계획서를 접수하였다.

이와 같은 피고인 1과 피고인 3의 골프장사업 시행 제안에 대하여, 관할 △△시에서는 사업부지인 농지의 기존 경작자들에 대한 보상을 둘러싸고 발생한 민원의 해결과 사업부지의 토지이용현황이 지적도 등 공부와 상이한 점 등에 대하여 수차례 보완지시를 하다가, 2005. 7. 초경 위 최초 사업제안서를 반려하고 2005. 7. 25.경 동일한 내용으로 사업제안서를 재접수하도록 하여 2006. 5. 2.경 위 골프장 시설에 관한 도시계획시설 결정을 하는 한편 기존 도시관리계획에 대하여 위와 같은 골프장 시설을 반영하는 내용으로 변경입안할 것을 전라북도에 제안하였고, 이에 따라 전라북도에서는 2006. 6. 26.경 위와 같은 내용의 도시관리계획 변경 결정을 통보하였다.

한편 피고인 1은 2006. 6.경 위 골프장을 관할하는 △△시장인 피고인 2가 2006. 5. 31. 지방선거에 따라 △△시장 임기를 마치는 2006. 6. 30. 이후에 연수 차원에서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그 무렵 피고인 2에게 연락하여 전주시 완산구 중화산동에 있는 상호불상의 음식점에서 피고인 2를 만나 함께 식사를 하면서 피고인 2의 퇴임 이후의 일정에 대하여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피고인 1은 위와 같이 피고인 2를 만난 자리에서, 피고인 2로부터 “ △△시장 퇴임 후에 미국으로 연수를 떠날 예정이고, 체류비로 약 40,000~50,000달러 상당은 필요할 것 같은데 준비가 되지 않아서 걱정이다.”라는 말과 함께 체류비를 도와 달라는 취지의 요구를 받게 되자, 피고인 2에게 “알았습니다. 회사 대표인 피고인 3 사장과 상의를 해보겠습니다.”라고 말하여 피고인 2의 미국 체류 비용을 준비하여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대답하였고, 이에 대하여 피고인 2는 고맙다고 대답하면서 이를 승낙하였다.

그 무렵 피고인 1은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피고인 3에게 전화하여(전주시 완산구에 있는 ▽▽▽▽ 골프장 사무실로 오도록 한 다음), 피고인 3에게 “ △△시장 피고인 2가 재직 시에 ▽▽▽▽ 골프장 9홀 인허가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주었는데, 피고인 2 시장이 퇴임 후에 미국으로 연수를 갈 예정이고 그에 대한 사례를 해야 하니 50,000달러를 만들어 달라.”고 제안하였고, 이에 피고인 3은 위 요청을 승낙한 후 실제 일자불상경 미리 준비한 미화 50,000달러를 피고인 1에게 건네주었고, 피고인 1은 2006. 7. 7.경 피고인 2에게 미화 50,000달러를 제공하였다.

이로써 피고인 1, 3은 공모하여, 위 ▽▽▽▽ 골프장 전반 9홀 공사와 관련하여 피고인 2가 관할 △△시장으로서 인허가 절차가 신속하게 처리되도록 하는 등 전반적인 편의를 봐준 것에 대한 사례 차원에서 피고인 2의 해외 연수 시 체류비 명목으로 미화 50,000달러를 제공하고, 피고인 2는 피고인 1, 3으로부터 같은 금액을 제공받기로 함으로써 공무원의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약속하였다.』

나. 원심은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유죄로 판단하였다(다만 공소사실 중 위 괄호 안 해당 부분을 제외하고 범죄사실로 인정하였다).

(1) 피고인 1, 3과 피고인 2 사이에 뇌물공여·수수에 관한 약속이 있었다는 점에 관한 직접증거인 피고인 1의 검찰 제2 내지 4회 피의자신문에서의 『① 피고인 1은 피고인 2의 △△시장 임기가 끝날 무렵 피고인 2에게 요청하여 전주에서 만나 그의 미국여행 경비에 대하여 상의하였는데, 그 시기는 피고인 2 시장의 퇴임 이전에 지역 일간지와 TV에서 피고인 2가 퇴임 후 미국으로 갈 예정이라는 기사를 보고 만난 것으로 2006. 6. 초경이다. ② 그 자리에서 피고인 2가 미국에서의 체류비가 걱정이라고 말하면서 40,000~50,000달러가 필요한데 준비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말하였고, 이에 피고인 1이 피고인 2에게 “그럼 알았습니다. 회사 대표인 피고인 3 사장과 상의를 해보겠다.”고 말하였으며, 이에 피고인 2가 “고맙다.”고 하였다. ③ 그 후 피고인 1은 피고인 3에게 휴대전화로 피고인 2 시장이 퇴임한 이후 미국에 갈 예정이고 체류비용으로 40,000~50,000달러를 필요로 한다고 말하였고, 피고인 3과 협의하여 그 금액을 50,000달러로 정하였다. ④ 피고인 1은 2006. 7. 7. 피고인 3으로부터 50,000달러를 받아 같은 날 중화산동의 ‘ □□□□□’ 카페에서 피고인 2에게 선물이라는 말과 함께 전달하였는데, 그 50,000달러는 전반 9홀 인허가 과정에서 피고인 2가 도와준 것에 대한 인사비 명목이었다. ⑤ 피고인 2는 위 돈이 든 서류봉투를 받으면서 이를 거절한 사실이 없고, 2~3일 후 전화를 걸어 “무슨 돈을 50,000달러나 넣었느냐?”고 해서 피고인 1이 “그러냐, 잘 다녀오라.”고 했다. ⑥ 대화 중에 피고인 2의 체류비가 필요한 상황을 알겠다는 취지로 이야기가 오갔고, 피고인 3 사장과 상의를 하여 보겠다는 취지의 이야기가 오갔다. 피고인 2가 명시적으로 고맙다는 취지의 말을 한 바는 없고, 그저 대화 속에서 서로 알겠다는 취지의 분위기가 있었다.』라는 진술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신빙성이 있다.

(2) 그리고, ① 피고인 3은 제1심 법정에서, 피고인 3이 중국을 가기 이전에 피고인 1로부터 전화가 와서 구체적인 액수는 말하지 아니하였지만, “시장님이 퇴임 후에 미국에 연수 가시는데 비용을 보태 드리면 어떻겠느냐?”고 말하여 피고인 3이 “알았다.”고 하였고, 그 후 피고인 3이 2006. 6. 말경 피고인 1로부터 50,000달러를 마련해 달라고 부탁받았다고 진술하였는데, 피고인 3이 작성한 2006년도 다이어리 사본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인 3이 2006. 6. 22.부터 2006. 6. 26.까지 전체 직원들과 함께 중국여행을 다녀온 사실이 인정되는 점, ② 피고인 1은 2006. 6. 초경 피고인 2와 만나 위와 같이 뇌물공여·수수에 관한 약속을 한 후, 피고인 3에게 ‘휴대전화’로 위와 같은 사정을 말하였다고 진술( 피고인 1의 검찰 제2회 진술)하고 있어 피고인 3의 위 진술과 근본적인 점에서 일치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3은 적어도 2006. 6. 21. 이전( 피고인 2의 퇴임일인 2006. 6. 30. 이전)에 피고인 1을 통하여 피고인 2와 사이에 뇌물공여·수수에 관한 약속을 한 것으로 보인다.

(3) 피고인 2는 피고인 1이 피고인 3과 상의하여 제공하는 금액을 수수하기로 약속한 것이고, 피고인 1, 3은 공모하여 피고인 2에게 뇌물을 지급하기로 약속하였다. 피고인 1이 피고인 2와 만나 뇌물공여의 의사를 표시한 시점과 피고인 3이 이를 승낙한 시점이 다소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이는 피고인 1, 3이 약속을 공모하는 일련의 과정이라고 할 것이어서 피고인 3이 승낙한 시점에 이 사건 범행이 기수에 이르렀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 1이 뇌물공여·수수에 관한 약속을 한 시점에서 이 사건 범행이 기수에 이른 것이라고 전제하는 피고인 3 측의 공동정범 불성립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 그러나 이 부분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형법 제129조 의 구성요건인 뇌물의 ‘약속’은 양 당사자 사이의 뇌물수수의 합의를 말하고, 여기에서 ‘합의’란 그 방법에 아무런 제한이 없고 명시적일 필요도 없지만, 장래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하여 뇌물을 주고 받겠다는 양 당사자의 의사표시가 확정적으로 합치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7. 7. 13. 선고 2004도3995 판결 참조).

그런데 원심에서 인정한 사실관계나 원심이 신빙성을 인정한 피고인 1, 2의 각 진술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골프장 사업을 하는 공소외 1 유한회사(이후 주식회사로 변경)의 대표로서 피고인 2에게 전달될 돈을 실제로 마련한 사람은 피고인 3이고, 피고인 1은 위 회사의 이사일 뿐 피고인 2에게 금품을 제공하거나 이를 약속할 독자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할 수 없으며, 피고인 3은 피고인 2와 직접 접촉한 것이 아니라 피고인 1이 피고인 2를 만나서 대화한 내용이나 분위기를 전해 듣고 피고인 1과 상의하는 과정 등을 거쳐 돈을 주기로 하였다는 것인데, 피고인 1이 피고인 2에게 먼저 만나자고 제의하여 만나게 된 경위나 피고인 2가 그 당시 했던 말이나 분위기 등에 비추어 볼 때 이는 피고인 2가 뇌물수수 의사가 있음을 넌지시 암시하고 뇌물제공을 유도하는 정도에 불과할 뿐 객관적으로 드러나는 적극적인 뇌물요구의 의사표시가 있었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회사의 자금을 가지고 뇌물을 제공하거나 약속할 권한이 없는 피고인 1이 피고인 2에게 사장과 상의하여 연수비용을 마련해 보겠다고 말하고 피고인 2가 이를 고마워하는 분위기였다는 점만으로 뇌물공여자인 피고인 3과 수수자인 피고인 2 사이에 뇌물의 약속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없음은 물론, 나아가 피고인 3이 피고인 1로부터 피고인 2와 사이에 만나서 대화한 내용을 나중에 전달받고 피고인 2에게 뇌물을 제공하기로 마음먹었다는 것만으로 피고인 3과 피고인 2 사이에 또는 피고인들 3자 사이에 뇌물을 공여하고 수수하기로 하는 확정적인 의사의 합치로서의 약속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그리고 설령 피고인 2와 피고인 1 사이에 이루어졌던 언동으로부터 피고인 2의 뇌물요구의 의사표시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하더라도 뇌물공여자인 피고인 3과 수수자인 피고인 2 사이에 뇌물을 공여하고 수수하기로 하는 확정적인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뇌물을 공여하겠다는 피고인 3의 확정적인 의사가 피고인 2에게 2006. 6. 30. 이전에 전달되었음이 인정되어야 할 것인데, 이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으므로, 뇌물공여와 수수의 약속이 있었다는 원심의 판단은 이 점에서도 유지될 수 없다.

라. 결국 이 사건에서는 원심이 채택한 증거나 그 판시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만으로는 피고인 2의 퇴임일인 2006. 6. 30. 이전에 피고인들 사이에 뇌물공여 및 수수에 관한 약속이 이루어졌다고 단정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이 부분 원심판결에는 뇌물약속죄에 있어 ‘약속’의 의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인들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마. 한편 피고인 1과 피고인 3은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 전부에 대하여 상고하였으나, 나머지 부분에 관하여는 상고장이나 상고이유서에 그 이유의 기재가 없다( 피고인 1의 변호인은 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에서 제3자뇌물취득의 점에 관한 원심판결에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상고이유서 제출기한이 경과된 후에 제출된 새로운 상고이유로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피고인 1에 대하여

거래상대방의 대향적 행위의 존재를 필요로 하는 유형의 배임죄에 있어서 거래상대방으로서는 기본적으로 배임행위의 실행행위자와는 별개의 이해관계를 가지고 반대편에서 독자적으로 거래에 임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비록 그 행위가 배임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을 알고 거래에 임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범죄를 구성할 정도의 위법성이 없다고 할 것이고, 거래상대방이 배임행위를 교사하거나 그 배임행위의 전 과정에 관여하는 등으로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함으로써 그 실행행위자와의 계약이 반사회적 법률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로 되는 경우에는 배임죄의 교사범 또는 공동정범이 성립할 수 있다( 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5도4915 판결 , 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11도11685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의 점에 관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원심 공동피고인 3, 4의 업무상 배임행위를 교사하거나 그 배임행위의 전 과정에 관여하는 등으로 적극 가담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하여 무죄로 판단한 것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위법이 없다.

나. 피고인 4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피고인 1로부터 3회에 걸쳐 받은 합계 3억 원의 돈이 뇌물인 정을 알았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공소외 2의 지시를 받고 돈을 받아가 공소외 2에게 그대로 전해 준 점이나 피고인과 공소외 2의 관계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은 공소외 2의 사자(사자)일 뿐 위 뇌물은 공소외 2가 직접 받은 것과 같이 평가할 수 있으므로 공소외 2의 뇌물수수죄가 성립하고, 피고인은 형법 제133조 제2항 에서 말하는 제3자라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형법 제133조 제2항 에서 정한 제3자뇌물취득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다. 피고인 5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공소외 3, 피고인 7의 각 진술은 신빙성이 없거나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자료로 삼기 부족하고, 나아가 피고인 3과 피고인 사이에 민락동 골조공사를 주는 것이 이 사건 골프장 후반 9홀의 인허가 사항의 알선과 관련된 것임이 구체적으로 나타났다고 볼 증거도 없으며, 그 밖에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들을 모두 종합해 보더라도 피고인이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위 공사를 받은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한 것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라. 피고인 6, 7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6에 대한 공소사실 및 피고인 7에 대한 공소사실 중 2008. 7.경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증재등)의 점에 관하여 이에 부합하는 직접적인 증거인 공소외 3의 수사기관 및 법정진술, 피고인 7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은 모두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거나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증거로 삼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되고, 그 밖에 검사가 제출한 모든 증거를 종합해 보더라도 이 부분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하여 각 무죄로 판단한 것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 3에 대한 뇌물공여약속의 점에 관한 부분 및 피고인 2에 대한 부분은 위와 같은 파기사유가 있다고 할 것인데, 원심은 피고인 1에 대하여 나머지 유죄 부분과, 피고인 3에 대하여 나머지 부분과 각 경합범으로 처벌하였으므로, 피고인 1, 3, 2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하고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의 유죄 부분과 피고인 3에 대한 부분 전부와 피고인 2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되,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며, 검사의 상고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병대(재판장) 양창수 고영한 김창석(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