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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0. 7. 15. 선고 2010다10382 판결

[계약금배액][미간행]

판시사항

[1] 계약 당시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경우 예정액을 초과하는 손해 부분을 따로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민법 제398조 제2항 에 정한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의 의미 및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실제 손해액을 심리·확정할 필요가 있는지 여부(소극)

[3] 매수인의 채무불이행으로 매도인에게 손해배상의 예정액을 상회하는 손해가 인정됨에도 불구하고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하다고 단정하여 이를 감액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피고, 상고인

피고 1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청담 담당변호사 주두수외 2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들은 2006. 9. 27. 대한주택공사와 사이에 대한주택공사가 개발하여 분양하는 용인보라 택지개발사업지구내 준주거용지 644.6㎡(그 후 용인시 기흥군 보라동 573-4 대 652.3㎡로 지적공부가 정리됨, 이하 증평된 7.7㎡를 포함하여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에 관하여 분양대금을 1,354,000,000원으로 하는 분양계약(이하 ‘이 사건 분양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2007. 1. 26.경까지 분양대금으로 합계 1,219,430,560원을 납부하였는데, 납부한 분양대금 중 940,000,000원은 대한주택공사의 지급보증하에 수협 동여의도지점으로부터 대출하여 납부한 사실, 원고는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들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하기로 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을 체결하기에 앞서 피고들과 함께 대한주택공사를 방문하여 피고들이 납부하여야 할 분양잔금, 전매의 허용 여부, 수협 대출금의 승계 가능 여부(당사자 사이에 약정된 정확한 의미는 ‘피고들 명의의 기존 대출금을 변제하고, 원고 명의로 이 사건 부동산을 담보로 한 신규대출을 받는 것’이었다), 분양잔금 납부와 대출금 승계시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의 교부가 가능한 점 등을 확인한 사실, 원고는 2008. 9. 5. 피고들과 이 사건 부동산을 매매대금 1,450,174,060원에 매수하는 계약(매매계약서에는 매매대금을 80,000,000원을 줄여 1,370,174,060원으로 기재하고, 80,000,000원 부분에 대하여는 현금보관증을 작성하였다, 이하 ‘이 사건 매매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매매계약서에 기재된 매매대금에 따라 계약금 145,000,000원은 계약 당일, 중도금 142,674,060원은 2008. 9. 25., 잔금 1,082,500,000원은 2008. 10. 15. 각 지급하되, 잔금 중 940,000,000원은 피고들의 수협에 대한 대출금채무를 승계하고, 피고들이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중도금과 잔금으로 대한주택공사에 분양잔금을 납부하여 대한주택공사로부터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를 받아 원고에게 교부하기로 약정하였으며, 피고들에게 계약금으로 145,000,000원을 지급한 사실, 이 사건 매매계약서 제7조에서는 매도인 또는 매수인의 계약상 채무불이행으로 매매계약이 해제된 경우, 별도의 약정이 없는 한 매수인이 위약한 경우에는 계약금을 몰수당하고, 매도인이 위약한 경우에는 계약금의 배액을 배상하기로 약정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사실, 그 후 원고와 피고들은 중도금 지급일 이전인 2008. 9. 18.경 이 사건 매매계약의 중도금을 잔금지급일인 2008. 10. 15.에 잔금과 일괄하여 지급하기로 약정한 사실, 그런데 원고는 2008. 9. 29.경 수협 동여의도지점을 방문하여 대출금 승계 여부를 문의한 결과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원고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이루어질 경우 대한주택공사의 지급보증이 없어져 원고에 대한 대출한도가 822,000,000원 정도로 줄어든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자 이를 문제삼아 중도금과 잔금 지급 및 수협 대출금의 승계절차를 이행하지 아니한 채 잔금지급일까지 잔금 등의 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할 의사를 표명한 사실, 피고들은 2008. 10. 15. 내용증명우편에 의하여 원고에게 중도금 및 잔금의 지급을 최고하면서 2008. 10. 31.까지 이행하지 아니하면 계약을 해제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고, 원고는 2008. 10. 31.까지 중도금 및 잔금 지급 등의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매매계약은 원고의 중도금 및 잔금지급의무 불이행으로 말미암아 2008. 10. 31.이 경과함으로써 적법히 해제되었다고 판단한 데 이어,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매수인의 채무불이행으로 계약이 해제된 경우 계약금을 몰수하기로 한 약정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보아야 할 것인데, 그 판시와 같은 사정, 즉 ① 피고들과 대한주택공사 사이의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분양계약 해제로 인한 정산금은 2009. 2. 9. 기준 총납부금은 1,219,078,240원이고, 총반환금액은 위약금 135,400,000원을 포함하여 1,175,394,080원으로서 그 차액은 43,684,160원이므로, 원고의 채무불이행으로 피고들에게 대한주택공사의 위약금 등의 몰취로 43,684,160원의 손해가 발생하는 점, ② 피고들에게 귀속되는 분양권 전매차익은 8,000만 원에 한정되는 점, ③ 매매계약서에는 9억 4,000만 원의 대출채무가 모두 승계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8억 2,000만 원 정도만 승계되고, 이 사건 계약의 해제는 대출채무의 승계 액수의 차이도 원인이 된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매매계약에서 정한 손해배상 예정액 145,000,000원은 부당히 과다하다는 이유로, 이를 그 70%에 상당하는 101,500,000원으로 감액하였다.

「민법」제398조 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액의 예정은 손해의 발생사실과 손해액에 대한 증명의 곤란을 덜고 분쟁의 발생을 미리 방지하여 법률관계를 쉽게 해결하고자 하는 등의 목적으로 규정된 것이고, 계약 당시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경우에는 다른 특약이 없는 한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입은 통상손해는 물론 특별손해까지도 예정액에 포함되고 채권자의 손해가 예정액을 초과한다 하더라도 초과 부분을 따로 청구할 수 없다. 그리고 손해배상 예정액이 부당하게 과다한 경우에는 법원은 당사자의 주장이 없더라도 직권으로 이를 감액할 수 있으며, 여기서 ‘부당히 과다한 경우’라고 함은 채권자와 채무자의 각 지위, 계약의 목적 및 내용,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동기, 채무액에 대한 예정액의 비율, 예상 손해액의 크기, 그 당시의 거래관행과 경제상태 등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일반 사회관념에 비추어 그 예정액의 지급이 경제적 약자의 지위에 있는 채무자에게 부당한 압박을 가하여 공정성을 잃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뜻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이 경우에 실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손해액의 크기를 참작하여 손해배상액의 예정액이 부당하게 과다한지 여부 내지 그에 대한 적당한 감액의 범위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실제의 손해액을 구체적으로 심리·확정할 필요는 없으나, 기록상 실제의 손해액 또는 예상 손해액을 알 수 있는 경우에는 이를 그 예정액과 대비하여 볼 필요는 있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1993. 4. 23. 선고 92다41719 판결 , 대법원 2002. 12. 24. 선고 2000다54536 판결 ,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4다3543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이 사건 매매계약의 해제로 인한 손해배상 예정액을 그 판시와 같이 감액한 것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우선, 이 사건 계약금 145,000,000원은 매매대금 1,450,174,060원의 10%에 근접하는 금액으로서, 이와 같이 개인 간의 부동산 매매에서 계약금액의 10% 상당을 손해배상 예정액으로 정하는 것은 일반적인 거래관행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원심이 인정한 위 사실에 의하면 피고들은 대한주택공사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분양받은 뒤 분양대금에 전매이익을 더하여 원고에게 이를 매도한 것이므로, 원고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이 사건 매매계약이 해제됨으로써 분양대금과 매매대금의 차액인 80,000,000원[매매대금 1,450,174,060원 - 분양대금 1,370,174,060원(원심은 분양대금을 1,354,000,000원으로 인정하였으나,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부동산의 면적 증가로 말미암아 최종 확정된 분양대금은 1,370,174,060원이다)] 상당의 전매이익을 얻지 못하게 되는 손해를 입게 되었다.

한편, 기록에 의하면 피고들은 원고가 이 사건 매매계약상 중도금 및 잔금지급의무를 불이행함에 따라 그들도 대한주택공사에게 이 사건 분양계약상 분양 잔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됨으로써 대한주택공사로부터 ‘수분양자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계약이 해제된 때에는 수분양자가 기 불입한 분양가격의 100분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이 위약금으로 분양자에게 귀속한다’는 분양계약서 제11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분양대금 중 10% 상당액인 135,000,000원을 위약금으로 몰취당하는 손해를 입게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특별손해로서 매수인인 원고로서는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에만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피고들과 함께 대한주택공사를 방문하여 분양계약의 이행 상황 등을 상세히 확인한 점, 원고와 피고들은, 피고들이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중도금과 잔금으로 대한주택공사에 분양잔금을 납부하기로 약정한 점, 기록상 원고는 피고들과 대한주택공사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분양계약서를 소지하고 있으며 위 계약서 제11조에 위약금 조항이 규정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로서도 자신이 이 사건 매매계약상 채무를 불이행할 경우 피고들도 대한주택공사에게 분양잔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되리라는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으리라고 봄이 상당하다.

그런데 이와 관련하여, 원심은 단순히 피고들이 대한주택공사에게 지급한 분양대금 합계 1,219,078,240원에서 분양계약 해제로 인하여 대한주택공사로부터 반환받은 1,175,394,080원을 공제한 나머지 43,684,160원만을 피고들의 손해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이 채용한 증거인 을 제2호증(해약환불 내역서)에 의하면, 피고들은 대한주택공사에게 위약금으로 분양대금의 10% 상당액인 135,000,000원을 모두 몰취당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들이 대한주택공사로부터 이미 지급한 분양대금 1,219,078,240원에서 위 위약금 135,000,000원을 공제한 차액 1,084,078,240원보다 더 많은 금액인 위 1,175,394,080원을 받환받은 것은 분양대금 지급일부터의 법정이자를 가산하여 돌려받았기 때문인데, 이는 「민법」제548조 제2항 에 규정된 바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서 피고들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된 것일 뿐, 이를 피고들이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 입은 손해에서 공제하여야 할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피고들은 원고의 잔금지급의무 불이행으로 인하여 전매이익 80,000,000원을 상실하고, 대한주택공사에게 위약금 135,000,000원을 몰취당하는 등 적어도 합계 215,000,000원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 있고, 이는 이 사건 계약금 145,000,000원을 훨씬 상회하는 액수이다.

그 밖에 원심은 이 사건 매매계약의 해제는 대출채무의 승계 액수의 차이도 원인이 되었다는 점을 이 사건 손해배상 예정액을 감액할 만한 사정으로 들고 있으나,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당시 수협 동여의도지점 대리로 근무하면서 대한주택공사의 분양 관련 대출 업무를 담당하였던 제1심 증인 김종오는 “2008. 9. 5.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에 앞서 원고에게 대출금 승계는 가능하나 분양자가 위 토지를 매도하는 경우 대한주택공사의 지급보증이 없어지기 때문에 매수자의 신용과 토지의 감정가액을 고려하여 대출금액이 다시 결정될 것이므로 정확히 얼마나 새로 원고에게 대출이 가능한지 모른다고 설명하였다. 원고는 이러한 설명을 듣고 자신은 수협과 거래가 없고 씨티은행과 거래가 있어 씨티은행에서 더 좋은 조건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데 씨티은행에서 대출을 받아도 문제가 없냐고 재차 문의하여 다른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대출금을 상환하는 것은 매수인이 알아서 처리할 문제라고 답변하였다”라는 취지로 증언하였고, 이에 의하면 원고로서도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당시 신규 대출금의 규모가 종전 대출금 9억 4,000만 원에 미치지 못할 수 있음을 인식하고, 다른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것을 고려하기까지 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대출금 승계 액수의 차이가 이 사건 매매계약 해제의 한 원인이 되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사유를 들어 이 사건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하다고 단정하여 이를 감액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손해배상 예정액의 감액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관하여

원고는 이 사건 청구원인 중 하나로 손해배상 예정액이 과다하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계약금 중 일부에 대한 반환을 구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손해배상액의 예정이 부당하게 과다한지 여부는 이 사건 청구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자 변론 과정에서도 당사자 사이에 충분히 쟁점이 되었으므로, 원심이 예상외의 재판으로 피고들에게 불의의 타격을 가하는 판단을 하였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앞서 본 법리에 의하면, 손해배상 예정액이 부당하게 과다한 경우에는 법원은 당사자의 주장이 없더라도 직권으로 이를 감액할 수 있고, 이 때 ‘부당히 과다한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기록상 실제의 손해액 또는 예상 손해액을 알 수 있는 경우에는 그 예정액과 대비하여 보면 족한 것이지, 실손해를 심리·확정할 필요는 없으므로, 원심판결에 피고들로 하여금 손해액에 대한 자료 및 의견을 제출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등 석명의무 또는 지적의무를 위반하여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하기 위해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창수(재판장) 양승태 김지형(주심) 전수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