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등사용사기][미간행]
피고인
유민종
변호사 정호진(국선)
피고인은 무죄.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09. 1. 4. 14:56경 서울특별시 강서구 (주소 생략)에 있는 피고인의 집 안방에서 피고인의 컴퓨터를 사용하여 피해자 공소외 주식회사의 인터넷사이트(인터넷 주소 생략)에 피고인의 아이디(아이디 생략)와 비밀번호(비밀번호 생략)로 접속하였다. 피고인은 가상계좌에 1,000원 이하로 잔액이 있을 때 전자 복권 구매명령을 입력하면 프로그램 오류(에러코드 301)가 발생하여 가상계좌로 복권 구매요청금과 동일한 액수의 가상현금이 입금된다는 사실을 알고 피고인의 가상계좌에 1,000원 이하로 잔액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자 복권 구매명령을 입력하여 위 프로그램 오류를 유발시켜 자신의 가상계좌로 100원에서 1,000원 사이의 가상현금이 입금되도록 하고, 다음 날 10:13경 위 안방에서 같은 방법으로 위 사이트에 접속하여 은행환불 명령을 입력하는 방법으로 위 가상계좌에서 자신의 기업은행 계좌로 100원에서 1,000원 사이의 금원을 환불받았다.
피고인은 그 외에도 그 무렵부터 2009. 3. 6. 14:39경까지 사이에 위 안방에서 같은 방법으로 프로그램 오류를 45,926회 유발시켜 위 가상계좌로 18,123,800원을 입금시키고 그 중 9,828,650원을 위 기업은행 계좌로 환불받았으며, 나머지 8,295,150원으로 복권을 구매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에 허위의 정보를 입력하여 정보처리를 하게 함으로써 18,123,800원에 해당하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였다.
2. 판단
가. 형법 제347조의2 는 정보처리장치에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권한 없이 정보를 입력·변경하여 정보처리를 하게 함으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자는 이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① '허위정보를 입력'한다는 것은 예컨대 은행원이 창구단말기로 허위의 입금데이터를 입력하여 예금원장 파일의 잔고를 증액시키는 것과 같이 객관적으로 진실에 반하는 내용의 정보를 입력하는 것을 말하고, 권한 없이 허위의 정보를 입력하는 행위 뿐 아니라 권한 있는 자가 허위의 정보를 입력하면 처벌된다.
② '부정한 명령을 입력'한다는 것은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개개의 명령을 부정하게 변경, 삭제, 추가하거나 해킹과 같이 프로그램 전체를 변경하는 등 프로그램을 조작하는 것을 말한다.
③ '권한 없이 정보를 입력‘한다는 것은 타인의 진정한 정보를 권한 없는 자가 본인의 승낙 없이 사용하는 것을 말하고(진정한 정보의 무권한 사용), '권한 없이 정보를 변경‘한다는 것은 입력된 정보가 컴퓨터에 의해 처리되는 과정에 권한 없이 간섭하여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의미한다.
나. 살피건대, 피고인은 피해자 공소외 주식회사의 인터넷사이트(인터넷 주소 생략)에 피고인의 아이디(아이디 생략)와 비밀번호(비밀번호 생략)로 접속한 후 정상적인 전자복권 구매절차에 따라 단지 구매명령을 클릭하여 전자복권을 구매한 것에 불과하므로(이 경우 피해자 공소외 주식회사의 전자복권 판매 프로그램에서 일정한 조건 아래 오류가 발생하였다),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는 허위의 정보를 입력한 것도 아니고, 프로그램을 조작, 변경한 것도 아니며, 진정한 정보를 권한 없이 사용한 행위로 평가할 수도 없다.
3. 결론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죄가 되지 아니하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