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지정문화재허가사항변경허가중전시관건립및비용부담부분취소
2010구합1904 시지정문화재 허가사항 변경허가 중 전시관 건립 및
비용부담 부분 취소
◇ 주식회사
대표이사 이E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율촌
담당변호사 박해식, 이승민
부산광역시 중구청장
소송수행자 최D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로앤로
담당변호사 강창옥
2010. 9. 10.
2010. 10. 29.
1. 피고가 2010. 2. 2. 원고에 대하여 한 시 지정 문화재 허가사항 변경허가 중 ‘문화재인 영도대교가 해체되므로 영도대교 부재 및 관련 자료를 전시할 수 있는 전시관을 건립할 것’, ‘전시관 건립 및 그에 수반되는 제반 비용을 이가 부담하는 조건으로 영도대교를 해체하되, 영도대교 해체 전에 전시관 건립 및 전시계획을 수립하여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받을 것'이라는 부관을 각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주문과 같다.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1999년 12월경 소외 주식회사 ◆과 함께 부산 중구 중앙동 7가 ○ 필지 지상에 '□'(이하 '■'라 한다)를 신축하기 위하여 부산광역시장에게 건축허가신청을 하였고, 부산광역시장은 2000. 11. 11. 부산광역시 교통영향심의위원회의 교통영향평가 심의의결에 따라 기존 왕복 4차로인 영도대교를 왕복 6차로로 확장하는 공사를 시행하는 조건으로 건축허가를 하였다.
나. 그런데 2003년 2월경 실시된 영도대교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에서 'Steel Plate Girder 구간의 전반적인 강재부식 및 2차 부재 손상이 심하고, Truss 및 기계실 구간은 보수·보강을 실시하더라도 내구성의 증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안전등급 'D등급 판정이 내려지고, 2003. 3. 25. 영도대교가 재난관리법에 의한 재난위험시설로 지정되면서 1997년부터 제기된 영도대교의 철거문제가 다시 불거져 기존의 영도대교를 보수·보강하는 안과 이를 철거하고 새로운 다리를 건설하는 안 사이에서 논란이 발생하였고, 그 과정에서 민간 차원의 자문위원회를 중심으로 기존 영도대교의 문화재지정에 대한 요구도 다양하게 제시되었다.
다. 이에 원고는 기존 영도대교를 해체하지 않고 그 옆으로 S자형 대체교량을 설치하는 계획을 부산광역시에 제출하였으나, 부산광역시 측은 2004. 2. 18. 안전성과 기술적인 검토결과를 이유로 이를 반려하는 한편(2010. 10. 8. 원고 제출 참고자료1 등), 2004. 11. 23. 기자회견에서 '영도대교는 현재의 다리를 최대한 보존하면서 보수·보강 하는 방법으로 6차로 교량을 건설하겠다'는 공식입장을 밝히고, 2004. 12. 30. 및 2005. 3. 21. 원고에게 교통영향평가 심의결과를 통보하면서 '영도대교 건설은 1997년도 심의의결한 대로 이행하라'는 취지의 공문을 각 발송하였으며, 2006. 7. 7. 원고에게 도시계획사업 실시계획 변경인가를 하면서 '영도대교 확장(4차로→6차로) 계획(노선, 형태, 공법 등)은 지방 문화재위원회에 자문 중이므로 그 자문 결과를 반영하여야 한다. 영도대교 공사는 향후 추진전망이 불투명한 반면, 현재 재난위험시설(D 등급)로 관리 중인 영도대교의 노후 손상이 가속화되고 있으므로, 가교를 설치하여 현재의 교통량을 완화시키는 방안을 실시계획에 반영하라'는 취지의 공문을 발송하였다.
라. 그런데 부산광역시장은 2006. 11. 25. 부산광역시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2006. 11. 25. 영도대교를 부산광역시 지정 문화재(지정기념물 제56호)로 지정하였다. 마. 이에 원고는 2006. 12. 6. 부산광역시 문화재 보호조례에 의해 현상변경허가 권한을 위임받은 피고에게 ‘왕복 6차로 및 양측 인도교 설치, 도개기능복원, 가설교량설치, 해안도로개설에 따른 기계실 축소'에 대한 현상변경허가를 신청하였고, 피고는 2006. 12. 18. ‘기존 교량 규모의 6차선 도로와 그 양쪽에 인도교를 설치하는 방안과 가설교량 설치·해안도로 개설에 대해서는 현상변경을 하되, 보수·복원 원칙 검토 및 철거후 기존 자재 보관·활용방안 등에 대해서는 문화재위원회 산하에 소위원회를 구성하여 논의하라'는 내용의 조건부 허가를 하였다(이하 '1차 현상변경 허가'라 한다).
바. 이후 원고는 부산광역시 문화재위원회 산하 소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2009. 8. 25. 피고에게 '전시계획, 기존 영도대교 철거, 가로등 설치, 플레이트 거더 개수 결정, 교각형태 결정, 기계실 상부 난간 설치, 시점부 계단 설치, 교통차단기 설치'에 대하여 1차 현상변경 허가의 허가사항에 대한 변경허가를 신청하였으나, 피고는, 부산광역시 문화재위원회가 현상변경 허가 심의에서 전시관 건립에 대한 정확한 예산안, 전시관 건립 재원 부담방안, 구체적인 전시계획, 전시 전문인력 확보 방안을 제시받아 재심의를 하겠다는 이유로 전시관 설치 변경 안에 대한 심의를 보류하는 의결을 하자, 원고에게 보류된 사항을 보완하여 재신청할 것을 통지하였다.
사. 이에 원고가 2009. 12. 3. 전시관 건립에 대한 예산안을 약 90억 원으로 하고, 재원 부담에 대해서는 부산광역시와 원고가 별도로 협의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수정안을 포함하여 현상변경허가를 신청하였으나, 피고는 2010. 1. 5. 전시관 건립 계획에 보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2010. 1. 7.까지 보완자료의 제출을 요구한 후, 2010. 1. 8. 원고가 보완자료를 제출하지 않음을 이유로 위 재신청서류를 원고에게 반려하였다.
아. 원고는 2010.1.26. 피고에게 전시계획, 해체계획, 플레이트 거더 개수 결정, 교. 각형태 및 기타 사항에 대하여 재보완하여 1차 현상변경허가의 허가사항에 대하여 변경허가를 다시 신청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피고는, 부산광역시 문화재위원회의 심의결과에 따라 2010. 2. 2. 원고에게, ‘문화재인 영도대교가 해체되므로 영도대교 부재 및 관련 자료를 전시할 수 있는 전시관을 건립할 것’, ‘전시관 건립 및 그에 수반되는 제반 비용을 이가 부담하는 조건으로 영도대교를 해체하되, 영도대교 해체 전에 전시관 건립 및 전시계획을 수립하여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받을 것'이라는 조건(이하 '이 사건 부관'이라 한다)을 붙여 영도대교의 보수·복원에 따른 현상변경을 허가하였다(이하 '이 사건 현상변경 허가'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갑 제3호증의 1, 2, 갑 제4호증의 1 내지 11, 갑 제5호증의 1 내지 4, 갑 제6호증의 1 내지 6, 갑 제7호증의 1 내지 4, 갑 제8호증의 1 내지 3, 갑 제12호증의 1, 2, 갑 제13호증, 을 제2 내지 4호증, 을 제7 내지 18호증, 을 제19호증의 1, 2 을 제20 내지 28호증의 각 1,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원고가 이 사건 부관이 위법함을 이유로 그 취소를 구함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부관은 이 사건 현상변경 허가의 본질적인 요소를 이루고 있고, 이 사건 부관이 없었다면 피고는 이 사건 현상변경 허가를 하지 않았을 것이므로, 이 사건 부관만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는 취지로 항변한다.
살피건대, 피고가 이 사건 부관을 부가하면서 조건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으나, 앞서 본 사실관계에 비추어 볼 때 피고는 이 사건 부관의 불이행을 해제조건으로 하여 이 사건 현상변경 허가를 한 것이라거나 이 사건 부관대로 이행하지 아니하면 이 사건 현상변경 허가를 취소하겠다는 의도로 이 사건 부관을 부가한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하고, 단지 시 지정 문화재인 영도대교의 해체를 허가하되 기존 자재의 활용방안으로 전시관 건립을 추진하면서 원고에게 전시관 건립 및 그에 따른 비용부담의 의무를 부가한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 부관은 부담에 해당한다.
따라서 부담의 성질을 띠는 이 사건 부관은 이 사건 현상변경허가와 별개로 독립하여 행정쟁송의 대상이 된다고 할 것이므로(대법원 1992. 1. 21. 선고 91누1264 판결 참조),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3.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부관은 ① 문화재보호법상 전시관 건립비용의 부담 주체는 부산광역시임에도 원고에게 비용을 부담시켜 원고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② 이 사건 현상변경 허가와 무관한 부담을 명하고 있는 것이어서 부당결부금지 원칙에 위배되며, ③ 기존의 교통영향평가결과 및 문화재위원회 소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드러난 부산광역시장의 태도에 비추어 신뢰보호원칙에 위배되고, ④ 원고에게 과중한 부담을 주는 것이어서 비례원칙에도 위배되므로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계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부산 중구 중앙동 7가 80 번지와 부산 영도구 대교동 2-1 번지 일원에 소재한 영도대교는 부산광역시 소유의 공유재산으로 1934년 11월경 건립되었으나 시설의 노후화로 1966년 9월경부터 도개교(跳開橋) 기능이 고정되었고, 1986년 12월경부터는 8톤 이상 차량의 통행이 제한되었으며, 원고의 ■ 신축과 더불어 철거문제가 불거져 1997년부터 부산광역시와 시민단체, 문화재 관련 자문위원회 사이에 갈등이 있어 왔다.
2) 원고는 2007. 6. 8. 우회도로로 이용할 임시가설교량공사에 착공하여 2009. 7. 27. 이를 완공하였으며, 현재 영도대교에는 차량이 다니지 않고 해체 작업이 진행 중이다.
3) 1차 현상변경 허가 이후 2007. 1. 29.부터 2009. 7. 16.까지 개최된 부산광역시 문화재위원회 소위원회의 회의록에 의하면, 영구전시관 건립을 포함한 장기계획은 부산 광역시에서 시행하고, 단기 계획은 원고가 시행하는 방향으로 전시관 건립계획이 추진되어 왔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앞서 든 증거들, 을 제30, 31호증의 각 기재, 갑 제15호증의 1 내지 5의 각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문화재보호법(이하 '법'이라 한다) 제75조, 제34조의 규정에 의한 시 지정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는 행정청의 재량행위에 속한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재량행위에 있어서는 관계 법령에 명시적인 금지규정이 없는 한 법령상의 근거가 없다고 하더라도 행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조건이나 기한, 부담의 부관을 붙일 수 있다고 할 것이나, 다만, 그 부관의 내용은 적법하고 이행가능하여야 하며 비례의 원칙 및 평등의 원칙, 부당결부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않고, 행정처분의 본질적 효력을 해하지 아니하는 한도의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1997. 3. 14. 선고 96누16698 판결, 대법원 1997. 3. 11. 선고 96다49650 판결 참조).
2)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사실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의 ■의 신축으로 직접 발생하는 교통영향은 기존 4차로의 영도대교에 2차로를 추가함으로써 개선할 수 있었으나, 영도대교가 재난위험시설로 지정될 정도로 노후화 되어 더 이상 다리 기능을 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러 기존 영도대교를 해체하기에 이른 점, ② 원고가 기존 영도대교를 해체하지 않고 대체교량을 설치하는 방안도 제시하였으나 부산광역시 측에서 안전성, 기술적인 검토결과를 이유로 이를 반려하고 기존 영도대교를 해체·복원하는 방향을 제시한 점, ③ 원고는 문화재인 영도대교를 해체하는 대신에 이를 복원하는 개념으로 새로이 영도대교를 건설하고 있고, 그 때문에 새로이 건설되는 영도대교의 설계안에 대하여 부산광역시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받고 있으며, 이러한 사정 때문에 도개기능을 포함하여 영도대교를 복원하는 건설공사에 약 1,000억 원의 비용이 드는 점, 4 반면, 부산광역시는 지정 문화재 보존상 필요한 경비는 스스로 부담함이 원칙임에도(법 제73조 제1항), 이 사건 부관이 유지될 경우 기존 영도대교 해체, 영도대교 복원 공사, 전시관 건립 중 어느 것에도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 결과가 되어 문화재보호법 제73조 제1항의 취지에 위배되는 점, ⑤ 더욱이 이 사건 현상변경 허가 이전에는 부산광역시 문화재위원회 심의과정에서 영구 전시관 건립을 포함한 장기계획은 부산광역시가 시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논의해왔음에도 별다른 이유 없이 이를 원고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것으로 전환되어 이 사건 부관이 부가된 점, ⑥ 원고가 ■를 신축하지 아니하였더라도, 부산광역시로서는 노후화로 더 이상 다리로서 이용할 수 없는 영도대교를 대신할 대체교량을 건설하거나 기존 영도대교를 해체하고 그 자리에 새 영도대교를 건설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다음과 같은 평가가 가능하다.
즉, ■ 신축이 영도대교 해체의 한 원인이 되었고 그 때문에 문화재보호법 제90조 제1항을 준용하여 원고가 영도대교의 해체 및 복원비용을 일부 부담할 의무가 있다고 하더라도, 영도대교가 재난위험시설로 지정되어 다리 기능을 상실하였고 대체교량 건설도 안전성 및 기술적 검토 결과 여의치 아니한 마당에, 부산광역시가 영도대교 해체 및 복원에 따른 비용을 전혀 부담하지 아니하고 이미 영도대교 해체 및 영도대교 복원공사의무를 부담하고 있는 원고에게 영도대교 부재 및 관련 자료 전시관 건립비용까지 전액 부담시키는 내용의 이 사건 부관이 부가된 것은, 비례의 원칙이나 부당결부원칙에 위배되어 위법하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판사문형배
판사도정원
판사최유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