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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5. 10. 14. 선고 2003다60891 판결

[구상금등][미간행]

판시사항

[1] 채무자가 유일한 재산을 매각하여 소비하기 쉬운 금전으로 바꾸거나 무상으로 이전하여 주는 경우, 사해행위의 성립 여부(적극) 및 사해의사의 추정 여부(적극)와 수익자의 악의에 관한 증명책임

[2]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는 부동산에 대한 사해행위가 취소되어 가액배상을 하여야 할 경우, 취소의 범위와 원상회복의 방법

원고,피상고인

신용보증기금 (소송대리인 변호사 서정석)

피고,상고인

의료법인 세원의료재단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정술)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본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을 종합하여, 소외 주식회사 유승(이하 '유승'이라고 한다)이 1995. 4. 29. 원고와 사이에, 유승이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음에 있어 원고가 신용보증을 하기로 하는 내용의 신용보증계약을 체결하고, 원고가 발급한 신용보증서에 기하여 1995. 6. 24.부터 1996. 1. 15.까지 4회에 걸쳐 주식회사 대구은행 서대구지점(이하 '대구은행'이라고 한다)으로부터 합계 187,649,522원을 대출받았으나 1997. 10.경부터 그 대출원리금 채무를 변제하지 못하다가 1997. 11. 3.경 그 대출금채무의 지급에 대한 기한의 이익을 상실한 사실, 이에 원고는 대구은행으로부터 보증채무의 이행을 청구받고 1998. 4. 20. 대출원리금 합계 200,759,290원을 대위변제한 사실, 한편 김춘택은 유승의 대표이사로서 위 신용보증계약 체결 당시 유승이 위 계약에 기하여 원고에게 부담하게 될 구상금채무를 연대보증하였는데, 그 후 유승이 위 대출금채무에 대한 기한의 이익을 상실하기 3일 전인 1997. 10. 31. 그의 매제인 구자일이 이사장으로 있는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부동산을 피고에게 기부하기로 하는 계약(이하 '이 사건 기부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고, 1997. 11. 6. 피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해 준 사실을 각 인정한 다음, 채권자취소권에 의하여 보호될 수 있는 채권은 원칙적으로 사해행위가 행하여지기 전에 발생된 것임을 요하지만, 그 사해행위 당시에 이미 채권성립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발생되어 있고, 가까운 장래에 그 법률관계에 기하여 채권이 성립되리라는 점에 대한 고도의 개연성이 있으며, 실제로 가까운 장래에 그 개연성이 현실화되어 채권이 성립된 경우에는 그 채권도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다고 전제하고 나서, 원고의 보증채무 이행으로 인한 구상금채권은 이 사건 기부계약 당시에는 아직 발생하지 아니하였으나 그 기초가 되는 신용보증계약은 이미 체결되어 있었고, 이 사건 기부계약이 체결되기 이전부터 이미 유승은 대구은행에 대한 대출원리금의 지급을 연체하기 시작하는 등 가까운 장래에 구상금채권이 성립되리라는 점에 대한 고도의 개연성도 있었으며, 실제로 이 사건 기부계약 체결일로부터 불과 3일 남짓 경과한 후에 유승이 위 대출금채무에 대한 기한의 이익을 상실함으로써 그 개연성이 현실화되어 구상금채권이 성립하였으므로 원고의 위 구상금채권도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 또는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을 종합하여 이 사건 기부계약 체결 당시 김춘택은 무자력의 상태에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나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없다.

3.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채무자가 자기의 유일한 재산인 부동산을 매각하여 소비하기 쉬운 금전으로 바꾸거나 타인에게 무상으로 이전하여 주는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권자에 대하여 사해행위가 된다고 볼 것이므로 채무자의 사해의 의사는 추정되는 것이고, 이를 매수하거나 이전 받은 자가 악의가 없었다는 입증책임은 수익자에게 있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2001. 4. 24. 선고 2000다41875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의 선의의 항변에 관하여 한 사실인정과 판단은 모두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나 법리오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판단 누락 등의 위법이 없다.

4.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하여

채무자가 사해행위로써 양도한 부동산에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고 가액배상을 하여야 할 경우 그 부동산 중에서 일반 채권자들의 공동담보에 제공되는 책임재산은 피담보채무액을 공제한 나머지 부분이므로, 사해행위가 취소되는 경우 배상하여야 할 가액은 사해행위 취소시인 사실심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하여 그 부동산의 가액에서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액을 공제하는 방식으로 산정하여야 하는 것인데 ( 대법원 1999. 9. 7. 선고 98다41490 판결 등 참조), 피담보채무액을 공제함에 있어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의 피담보채무액이 사해행위 당시의 그것보다 현실적으로 증대되어 남아있는 경우에는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의 범위 내에서 이를 모두 공제하여야 할 것이나, 그와 반대로 수익자에 의하여 피담보채무의 일부가 대위변제되어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의 피담보채무액이 사해행위 당시의 그것보다 줄어들게 되었다면, 그러한 경우에도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의 감소된 피담보채무액만을 공제하는 것은 사해행위 당시 채권자들의 공동담보로 제공되지 아니한 부분까지 회복시키는 결과가 되어 불공평하므로 사해행위 당시의 피담보채무액을 공제하는 방법에 의하여 가액반환의 범위를 확정하여야 한다고 할 것이지만, 채무자를 위하여 변제한 자는 변제자대위의 법리에 따라 채권최고액의 범위 내에서 채권자의 근저당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이어서 위와 같이 공제된 금액에서 대위변제된 금원을 또 다시 공제할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이러한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에 대하여 가액배상을 명함에 있어 대구은행의 근저당권에 기한 피담보채무 중 피고가 실제로 변제한 금액이 아닌 사해행위 당시의 피담보채무액을 공제하는 방법으로 가액반환의 범위를 확정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주장과 같은 가액배상의 범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5. 결 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배기원(재판장) 이강국 김용담(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