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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법 2001. 8. 8. 선고 2001구15886 판결 : 확정

[개설신고취소처분취소][하집2001-2,463]

판시사항

[1]행정행위를 취소할 수 있는 경우

[2] 행정청이 의료기관 개설신고를 건축법 등에서 정한 용도변경기준에 반한다는 이유로 거부할 수 있는지 여부

판결요지

[1]행정행위를 한 처분청은 그 행위에 하자가 있는 경우에 별도의 법적 근거가 없더라도 스스로 이를 취소할 수 있는 것이며, 다만 그 행위가 국민에게 권리나 이익을 부여하는 이른바 수익적 행정행위인 때에는 그 행위를 취소하여야 할 공익상 필요와 그 취소로 인하여 당사자가 입을 기득권과 신뢰보호 및 법률생활 안정의 침해 등 불이익을 비교교량한 후 공익상 필요가 당사자의 기득권침해 등 불이익을 정당화할 수 있을 만큼 강한 경우에 한하여 취소할 수 있다.

[2] 의료법 제30조 , 제32조 , 같은법시행규칙 제22조의2 , 제28조의2 , [별표 2], [별표 3]의 각 규정내용에 비추어 보면, 행정청이 의료기관 개설신고를 수리함에 있어서, 위 개설신고가 형식적으로 적법한지 여부 외에 개설신고인이 의료법에서 정한 의료인으로서의 자격을 갖추었는지 여부와 의료기관의 종별에 따른 시설·장비의 기준·규격 및 의료인 정원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만을 심사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요건 외에 개설신고인이 건축법 및 그에 따른 건설교통부고시 소정의 용도변경기준을 갖추고 용도변경을 하는지 여부를 별도로 심사하여 위 개설신고를 거부할 수는 없다.

원고

김옥경 (소송대리인 변호사 주석영)

피고

서울특별시 강남구청장

주문

1. 피고가 2001. 4. 24. 원고에게 한 의료기관개설신고수리 취소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의 1, 2, 갑 제3호증의 각 기재, 변론의 전취지

가.원고는 2000. 11. 11. 피고에게 서울 강남구 도곡동 467의 6 소재 대림아크로텔(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 2212호 등에서 '오리건치과의원'이란 상호로 치과의원을 개설하고자 한다고 신고하였고, 피고는 같은 날 원고의 위 치과의원 개설신고가 적법하다고 보고 이를 수리하였다(이하 '이 사건 수리처분'이라 한다).

나.그러나 피고는 2001. 4. 24. 원고에게, 피고의 이 사건 수리처분이 1998. 6. 8.자 건설교통부고시 제1998-161호 오피스텔 건축기준(이하 '위 고시'라 한다) (라)목(타용도와 복합건축물인 경우 오피스텔의 전용출입구를 별도 설치)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처리된 것이라는 이유로 위 수리처분을 취소하면서(이하 '이 사건 취소처분'이라 한다), 그에 따라 '의료기관개설신고필증을 반납하고 시설을 폐쇄한 후 2001. 5. 4.부터 모든 의료행위 등 관련 업무를 중지하라'고 통보하였다.

2. 이 사건 취소처분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피고의 주장

위 고시 (라)목에 의하면, 원고는 오피스텔인 이 사건 건물 22층에 오피스텔용 전용출입구를 별도로 설치하지 않은 채 그 일부를 근린생활시설인 치과의원으로 용도변경 할 수 없으므로, 피고가 이 사건 건물 22층에 전용출입구가 별도로 설치되지 않았음에도 원고의 위 치과의원 개설신고를 수리한 것은 위 고시에 반하여 부당하고, 따라서 이를 취소한 이 사건 취소처분은 적법·타당하다.

(2) 원고의 주장

(가) 원고는 의료법 제30조 제2항 , 같은법시행규칙 제22조의2 제1항 에 따라 아무런 하자 없이 치과의원 개설신고를 하였고, 피고는 이를 수리한 다음 같은법시행규칙 제22조의2 제2항 에 따라 원고에게 그 신고필증을 교부해 주었는바, 피고가 이렇게 적법하게 수리된 신고를 취소할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가 들고 있는 사유는 의료법 제51조 제1항 각 호에서 정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피고는 그러한 사유를 들어 원고에게 치과의원의 폐쇄와 영업정지를 명할 수 없고, 따라서 이 사건 취소처분은 의료법 제51조 제1항 에 위배되는 위법한 처분이다.

(나) 위 고시는 오피스텔 건축시에 지켜야 할 기준에 불과할 뿐이고, 또 원고는 이 사건 건물을 오피스텔로 용도변경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제1종 근린생활시설인 치과의원으로 용도변경하고자 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의 경우 오피스텔의 건축기준인 위 고시가 적용될 여지가 없다. 그리고 이 사건 건물은 건축물대장상 용도가 '오피스텔'이 아닌 '업무시설'로 되어 있으므로 이 점에서도 위 고시가 적용되지 않는다.

(다) 설령 위 고시가 적용된다 하더라도 위 고시 (라)목은 오피스텔 입주자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 그 규정 취지인데, 원고가 운영하는 치과의원은 이러한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가능성이 없고, 또 위 고시의 상위법인 건축법은 오피스텔이 속하는 업무시설을 치과의원이 속하는 제1종 근린생활시설로 용도변경함에 있어서 신고조차 요하지 않는다고 개정되었는바, 이러한 개정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위 고시에 위반한 것이라 할 수 없다.

그리고 이 사건 건물 22층에는 엘리베이터가 4대나 설치되어 있는데 그 중 1대만이 치과의원용이라고 하더라도 나머지 3대로 충분히 오피스텔 전용출입구 역할을 할 수 있으므로 원고는 위 고시 (라)목에도 위반한 것이 아니다.

(라) 원고가 위 고시를 위반하였다 하더라도 피고가 이를 이유로 이 사건 취소처분을 한 것은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아 그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다.

(마) 피고의 담당직원인 김원식이 원고에게 위 오피스텔 22층에 치과의원을 개설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하였고, 피고도 원고의 위 치과의원 개설신고를 수리한 후 그 개설신고필증을 원고에게 교부해 주어서, 원고는 이를 믿고 위 오피스텔을 구입하여 인테리어 공사를 한 다음 치과의원을 개원하여 환자를 진료해 왔는바, 따라서 피고가 새삼스레 위 신고수리를 취소하는 것은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된 위법한 처분이다.

나.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 단

(1)행정행위를 한 처분청은 그 행위에 하자가 있는 경우에 별도의 법적 근거가 없더라도 스스로 이를 취소할 수 있는 것이며, 다만 그 행위가 국민에게 권리나 이익을 부여하는 이른바 수익적 행정행위인 때에는 그 행위를 취소하여야 할 공익상 필요와 그 취소로 인하여 당사자가 입을 기득권과 신뢰보호 및 법률생활 안정의 침해 등 불이익을 비교교량한 후 공익상 필요가 당사자의 기득권침해 등 불이익을 정당화할 수 있을 만큼 강한 경우에 한하여 취소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86. 2. 25. 선고 85누664 판결 참조).

따라서 원고 주장처럼 이 사건 수리처분이 의료법 제51조 제1항 각 호에서 정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피고로서는 이 사건 수리처분에 하자가 있었다면 공익상의 필요와 당사자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한 후 별도의 법적 근거가 없이도 스스로 이를 취소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따라서 이 사건 취소처분이 의료법 제51조 제1항 에 위배하여 위법하다는 원고의 첫 번째 주장은 이유가 없다).

(2)그러나 피고가 행한 당초의 이 사건 수리처분에 어떠한 하자가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는 이 사건 건물 22층에 전용출입구가 별도로 설치되지 않았으므로 위 고시 (라)목에 의해 원고가 이 사건 건물 22층 일부를 치과의원으로 용도변경 할 수 없고, 따라서 피고는 위 고시 (라)목 위반을 이유로 원고의 위 치과의원 개설신고를 수리하지 않아야 함에도 이를 수리하였으므로, 위 수리처분은 위법·부당한 것이라 주장하나, 의료법 제30조 , 제32조 , 같은법시행규칙 제22조의2 , 제28조의2 , [별표 2], [별표 3]의 각 규정내용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의료기관 개설신고를 수리함에 있어서, 위 개설신고가 형식적으로 적법한지 여부 외에 개설신고인이 의료법에서 정한 의료인으로서의 자격을 갖추었는지 여부와 의료기관의 종별에 따른 시설·장비의 기준·규격 및 의료인 정원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만을 심사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요건 외에 개설신고인이 건축법 및 그에 따른 위 고시 소정의 용도변경기준을 갖추고 용도변경을 하는지 여부를 별도로 심사하여 위 개설신고를 거부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이는 특히 이 사건에서처럼 건축법 제14조 제3항 제5호 소정의 '주거 및 업무시설군'에 속하는 오피스텔의 일부를 같은 항 제6호 소정의 '기타 대통령이 정하는 시설군'에 속하는 치과의원으로 용도변경하는 경우, 이를 행정관청에 신고할 필요도 없고, 또 건축물대장의 기재내용도 변경할 필요도 없다는 건축법 제14조 , 건축법시행령 제14조 의 규정 및 그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보아 더욱 더 그러하다.

(3)그렇다면 설령 피고 주장처럼 원고가 위 의료기관을 개설함에 있어 위 고시에서 정한 용도변경기준을 위반하였다 하더라도, 피고가 이에 대해 건축법 제69조 소정의 필요한 조치와 그에 따른 후속조치 등을 취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위와 같은 사유만을 들어 피고의 이 사건 수리처분 자체에 어떠한 하자가 있다거나 이를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고, 따라서 피고로서는 이를 이유로 이 사건 수리처분을 직권으로 취소할 수는 없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취소처분은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관해 살펴볼 필요 없이 위법하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가 있으므로 이를 받아들여 이 사건 취소처분을 취소하기로 한다.

판사 김치중(재판장) 김성욱 정교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