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1.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제6호(공상군경)에서 말하는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 중 상이(공무상의 질병을 포함한다)'란 군인 또는 경찰공무원이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 중 부상하거나 질병에 걸리는 것을 뜻한다. 그러므로 위 규정이 정한 상이가 되기 위하여는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과 그 부상·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음이 증명되어야 하지만,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과 그 부상·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증명이 되었다. 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9두9079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원고가 야간에 시위대에 의해 진압복을 해체당한 뒤 무자비하게 끌려 다니면서 쇠파이프로 전신을 구타당하였고, 당시 원고의 동료부대원 중 일부는 사망에 이를 수 있을 정도의 심각한 상해를 입은 것으로 볼 때, 위 구타사고는 원고에게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를 야기할 정도로 극도로 공포스럽고 심각한 외상성 사건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나아가 원심은,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진단이 이 사건 구타사고일로부터 약 15년이 경과한 후에 내려지기는 했으나, ① 원고는 이 사건 구타사고로 경찰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던 중 부대의 사정으로 인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점, ② 외상후 스트 레스장애는 1년 이상 경과한 후에 발생할 수도 있는 점, ③ 원고가 퇴원 후에 했던 행동들, 즉 불침번에게 갑자기 죽여 버리겠다고 하는 등의 행위는 공격적 성향에 기한 것으로 보이고, 갑자기 소리를 지르거나 자기를 방어하려는 듯한 행동, 누가 다가서려는 행동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는 행동 등은 충동조절장애에 의한 것으로 봄이 상당한 점, ④ 원고는 실제로 이와 같은 증상으로 제대 후 약 4년이 경과한 1999. 7. 5.경 알코올 의존증 의증, 양극성 장애 의증, 충동조절 장애 의증의 진단을 받았던 점, ⑤게다가 원고의 알코올 의존증 의증은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증상 중의 하나인 약물남용에 유사한 형태의 것인 점, ⑥ 원고는 현재에도 이와 유사한 증상을 호소하고 있는 점 등을 모두 종합해 보면, 원고는 이 사건 구타사고 후부터 현재까지 외상후 스트레스장애에 따른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보아야 하고, 따라서 이 사건 상이인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는 시위대 진압과정에서 발생한 이 사건 구타사고로 인하여 발병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위와 같은 이유로 원고의 이 사건 국가유공자등록신청을 거부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주심대법관민일영

대법관이인복

대법관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