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수표단속법위반][공1994.12.15.(982),3313]
가. 부정수표단속법 제2조 제2항 위반죄의 의의
나. 회사의 형식상 대표이사에게 부도수표의 결과발생을 인식하였거나 예견가능성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가. 부정수표단속법 제2조 제2항 위반죄는 예금부족으로 인하여 제시일에 지급되지 아니할 것이라는 결과발생을 인식하였거나 예견가능성이 있음에도 수표를 발행하는 경우에 성립하는 고의범이라 할 것이다.
나. 피고인이 회사의 형식상 대표이사로서 당좌거래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회사의 실질적인 대표자가 모든 업무를 단독으로 처리하던 중 피고인과 아무런 상의도 없이 보관하고 있던 대표이사 직인을 이용하여 수표를 발행하였으나 부도가 났다면, 피고인으로서는 회사의 경영에 전혀 관여한 바가 없어 부도된 당좌수표의 발행사실도 모르고 있었고 회사의 자금사정에 대하여도 전혀 모르고 있었던 이상 발행 당시 그 수표들이 제시일에 지급되지 않을 것이라는 결과발생을 인식하였거나 예견가능성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피고인
검 사
변호사 정기승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부정수표단속법 제2조 제2항 위반죄는 예금부족으로 인하여 제시일에 지급되지 아니할 것이라는 결과발생을 인식하였거나 예견가능성이 있음에도 수표를 발행하는 경우에 성립하는 고의범이라 할 것이다 ( 당원 1981.3.24. 선고 81도115 판결 ; 1979.12.11. 선고 79도1334 판결 각 참조).
원심은, 피고인이 친구인 공소외 1의 부탁으로 공소외 2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여 피고인 명의로 당좌를 개설한 사실은 있으나, 위 회사는 실질적인 대표자인 공소외 1이 모든 업무를 단독으로 처리하였고, 피고인은 경영에 전혀 관여하지 아니하여 그 자금사정에 대하여도 아는 바가 전혀 없었으며, 특히 1992.6.경 지병인 고혈압이 악화되어 고향으로 돌아가면서 공소외 1에게 대표이사직에서 사임케 해 달라고 여러번 요구하였음에도 그대로 남아있게 되었는데, 이 사건 당좌수표들은 피고인이 위와 같이 사임요구를 하고 고향에 돌아간 뒤에 공소외 1이 피고인과는 아무런 상의도 없이 보관하고 있던 대표이사 직인을 이용하여 발행한 뒤 사채업자들에게 할인하였다가 부도가 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이 위 회사의 형식상 대표이사로서 당좌거래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위 회사의 경영에 전혀 관여한 바가 없어 위 당좌수표의 발행사실도 모르고 있었고, 위 회사의 자금사정에 대하여도 전혀 모르고 있었던 이상 이 사건 수표의 발행 당시 그 수표들이 제시일에 지급되지 않을 것이라는 결과발생을 인식하였거나 예견가능성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 고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는바, 위에서 본 법리와 원심판결이 설시한 증거관계를 기록과 대조하여 검토하면, 원심판결의 위 인정판단에 수긍이 가고,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논지는 이유가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