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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2다70760 판결

[손해배상(기)][미간행]

판시사항

[1] 광업권자가 구 광업법 제48조 제1항 에서 정한 채굴제한으로 손실을 입은 경우, 보상을 구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및 광업권 설정 또는 채굴 개시 이후에 시설이나 건축물 등이 설치된 경우도 위 법리가 적용되는지 여부(적극)

[2] 구 광업법 제48조 제1항 의 채굴제한 구역 내에서 분리된 광물의 소유자(=광업권자)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화인 담당변호사 최형기)

피고, 피상고인

대한민국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영진 담당변호사 송시헌 외 3인)

주문

원심판결의 원고 패소 부분 중 피고의 석회석 채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가. 구 광업법(2007. 4. 11. 법률 제8355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48조 제1항 은 ‘광업권자가 철도·궤도·도로·수도·운하·항만·하천·호·소지·관개·배수·시설·묘우·교회·사찰의 경내지·고적지 기타 영조물의 지표지하 50m 이내의 장소나 묘지·건축물의 지표지하 30m 이내의 장소에서는 각각 관할관청의 허가나 소유자 또는 이해관계인의 승낙 없이 광물을 채굴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은 광업의 수행과정에서 공공시설이나 종교시설 그 밖의 건축물이나 묘지 등의 관리운영에 지장을 초래하는 사태의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하여, 그 부근에서 광물을 채굴하는 경우에는 관할 관청의 허가나 소유자 또는 이해관계인의 승낙을 얻는 것이 필요함을 정한 것에 지나지 않고, 이러한 제한은 공공복리를 위하여 광업권에 당연히 따르는 최소한도의 제한이고 부득이한 것으로서 당연히 수인하여야 하는 것이지 특별한 재산상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으므로, 광업권자가 위와 같은 채굴제한으로 인하여 손실을 입었다고 하여 이를 이유로 보상을 구할 수 없다 ( 대법원 2005. 6. 10. 선고 2005다10876 판결 참조). 그리고 이러한 법리는 채굴제한을 받는 광업권의 경제적 가치 유무나 규모 또는 공익사업에 의한 시설이나 건축물 등의 설치 시기와 관계없이 구 광업법 제48조 제1항 에 의한 채굴제한을 받는 광업권 일반에 모두 적용되고, 광업권의 설정 또는 채굴의 개시 이후에 시설이나 건축물 등이 설치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다 ( 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0다108197 판결 참조).

나. 원심은, 광업권자인 원고가 피고의 이 사건 공사로 인하여 개설되는 도로의 지표 지하 50m 이내에서 피고의 허가 없이 석회석을 채굴할 수 없게 되었으므로 피고는 광구의 감소처분을 하고 원고에게 손실보상을 할 의무가 있는데도 광구의 감소처분을 하지 않은 채 손실보상을 거부하고 있으므로 이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이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에 대하여, 구 광업법 제48조 제1항 에 의한 광업권의 제한은 공공복리를 위하여 광업권에 당연히 따르는 최소한도의 제한이고 부득이한 것으로서 당연히 수인하여야 하는 것이지 특별한 재산상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기 때문에 광업권자가 구 광업법 제48조 제1항 의 규정에 의한 채굴제한으로 인하여 손실을 입었다고 하여 이를 이유로 보상을 구할 수는 없고, 피고가 위 채굴제한에 따른 손실보상을 하지 않은 채 이 사건 공사를 한 것이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며, 구 광업법 제39조 제2 , 3항 이 ‘산업자원부장관은 국가중요건설사업지 또는 그 인접지역안의 광업권이나 광물의 채굴이 국가중요건설사업에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때에는 광업권의 취소 또는 당해 지역안의 광구의 감소처분을 할 수 있고, 이 때 국가는 광업권의 취소 또는 광구의 감소처분으로 발생한 손실을 당해 광업권자에 대하여 보상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더라도 산업자원부장관이 의무적으로 광구의 감소처분을 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피고가 이 사건 광업권 광구의 감소처분을 하지 않았다거나 그에 따른 손실보상을 하지 않은 것이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이 부분 손해배상청구를 배척하였다.

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구 광업법 제48조 제1항 , 제39조 제2 , 3항 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가 이 사건 공사를 하면서 원고의 광구로 통하는 이 사건 진입로를 차단하는 바람에 원고가 위 광구에서 더 이상 석회석을 채굴할 수 없게 되었다고 주장하면서 광업권 상실 상당 손해배상을 구하는 원고의 이 부분 청구에 대하여, 이 사건 진입로의 차단으로 인하여 원고가 영구적으로 광업권을 상실하게 되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 주장의 손해는 이 사건 진입로 차단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상당인과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3.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가. 원심은, 피고가 이 사건 공사를 하면서 이 사건 광구에서 석회석을 채굴함으로써 광업권자인 원고의 위 석회석에 대한 소유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원고의 이 부분 청구에 대하여, 피고가 2002. 6.경부터 2002. 9.경까지 이 사건 공사를 하면서 이 사건 광구 일부에서 토사 617,493㎥를 굴취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위 토사 중에 석회석이 원고 주장과 같은 다량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고, 설령 위 토사 중에 석회석이 상당량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가 이 사건 광업권의 광구 일부를 수용하여 이 사건 공사를 적법하게 시행하면서 발생한 부수적이고 필연적인 결과로, 피고 등이 원고의 석회석을 임의로 굴취하여 이 사건 공사 현장에 사용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는 이 사건에서 위 사정만으로 피고에게 불법행위에 해당하는 정도의 위법성이 있다고 보기도 어려우며, 또한 원고가 주장하는 대부분의 석회석은 이 사건 도로확장공사로 인하여 확장되는 도로의 노반 및 법면이 된 토지의 지표·지하의 50m 이내에 포함되는 것으로서 원고가 그 채굴허가를 받지 못하는 한 이를 채굴할 수도 없는 것인바, 원고가 그 채굴허가를 받지 못하였고 그 허가를 받을 가능성도 없다고 보이므로 이를 원고의 손해라고 볼 수도 없다고 판단하였다.

나.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1)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원심은 특별한 이유 없이 위 토사에 석회석이 다량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제1심법원의 대흥광업기술연구소에 대한 감정촉탁보완 결과를 채택하지 아니하고, 위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제1심법원의 대흥광업기술연구소에 대한 감정촉탁보완 결과에 의하면, 피고가 이 사건 공사를 하면서 이 사건 광구 일부에서 굴취한 토사 617,493㎥ 중 337,055.36㎥가 석회석 매장지역에서 굴취되었고, 그 토사 중 석회석 부존율 80%, 비중 2.7로 하여 산정한 가채광량이 728,000M/T이며, 원고의 연간 생산규모 163,200M/T(조광)에 따른 가행연수는 4.4년, 석회석의 판매단가 및 추정생산원가, 연수익, 배당이율, 축적이율, 기업비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피고의 위 토사 굴취로 손실된 원고의 광업권 평가액은 315,200,000원이라는 것이고, 위와 같은 감정인의 감정 결과는 감정 방법 등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는 등 현저한 잘못이 없는 한 존중하여야 하며( 대법원 2012. 1. 12. 선고 2009다84608 판결 등 참조), 원고나 피고가 위 감정촉탁 결과가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다는 등의 주장을 하며 다툰 바도 없는 이상,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감정촉탁 결과에 의하여 피고가 위 토사를 굴취하면서 위와 같이 다량의 석회석을 채굴하였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2) 구 광업법 제8조 제1항 은 광구 안에서 광업권 또는 조광권에 의하지 아니하고 토지로부터 분리된 광물은 그 광업권자 또는 조광권자의 소유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원고의 광구 안에서 토지로부터 분리한 석회석은 광업권자인 원고의 소유라 할 것이다. 그리고 구 광업법 제48조 제1항 은 광업권자의 채굴을 일정한 범위에서 제한하고 있으나, 채굴제한 범위에 포함된 지역에서 분리된 광물에 대한 광업권자의 소유권을 부인하는 다른 규정이 없는 이상, 광업권자는 구 광업법 제48조 제1항 의 채굴제한 구역 내에서 분리된 광물에 대하여도 여전히 구 광업법 제8조 제1항 에 기하여 소유권을 가진다고 봄이 타당하다.

3) 위와 같은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피고가 이 사건 광구 내에서 석회석이 다량 함유된 위 토사를 굴취한 후 원고에게 그 소유 석회석을 회수할 기회를 주지 아니한 채 이를 다른 용도로 사용하거나 멸실하게 하였다면, 피고는 적어도 과실로 원고의 석회석 소유권을 침해한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4)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가 원고의 석회석 소유권을 침해하였는지 여부 및 피고의 소유권 침해행위에 고의 또는 과실이 있는지 여부 등에 관하여 심리하지 아니한 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가 이 사건 공사 중 원고 소유인 석회석을 채굴함으로써 이에 대한 원고의 소유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고 말았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증거판단에 있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고, 구 광업법 제8조 에 기한 광물 소유권 귀속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원고 패소 부분 중 피고의 석회석 채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나머지 상고는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인복(재판장) 김용덕 고영한(주심) 김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