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a
대법원 2017.3.22.선고 2016다270568 판결

손해배상(자)

사건

2016다270568 손해배상(자)

원고상고인겸피상고인

A

피고피상고인겸상고인

메리츠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11. 3. 선고 2015나74410 판결

판결선고

2017. 3. 22.

주문

1. 원심판결 중 아래에서 추가로 지급을 명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73,962,688원에 대하여 2015. 12. 10.부터 2016. 11. 3.까지 연 10%의 비율로 계산한 금액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상고 및 피고의 상고를 각 기각한다.

3. 원고와 피고 사이에 생긴 소송총비용 중 20%는 원고가, 나머지 80%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원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책임제한 비율에 관한 원고와 피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사건에서 과실상계 등 책임제한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제한 비율을 정하는 것은 그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사실심의 전권사항에 속한다(대법원 2002. 1. 8. 선고 2001다62251, 62268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 차량이 서해안고속도로에서 단독사고로 1차선과 2차선 사이에 비스듬히 정차해 있던 피고 차량을 피하지 못하고 충격한 후 계속하여 도로 우측 가드레일을 충격하여 원고가 상해를 입은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원고에게도 전방주시의무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는 점, 피고 차량의 고장으로 비상등이 점등되지 않았던 점, 이 사건 사고가 야간에 발생한 점 등의 사정을 참작하여 피고의 책임을 50%로 제한함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기록에 나타난 이 사건 사고의 원인 등 제반 정황을 살펴보면, 원심이 정한 책임비율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책임비율 산정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항후치료비에 관한 원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향후치료비와 같은 예상손해액은 사실심의 변론종결 당시에 이미 그 예상기간이 지났다면 그 지난 부분의 손해는 실제로 발생한 손해에 한하여 배상을 받을 수 있는 것이므로,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까지의 예상치료비에 대하여는 그것이 실제 치료비로 소요되었는지 만약 그렇지 않다면 변론종결 당시로 보아서도 그와 같은 치료비가 앞으로도 소요될 것인지의 여부를 가려 향후치료비 손해를 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1999. 2. 26. 선고 98다51831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의 우울증 치료를 위한 향후치료비는 제1심 신체감정일인 2014. 1. 10.로부터 향후치료 예상기간인 2년이 이미 경과하여 원심 변론종결일 무렵까지 우울증 치료를 위한 비용이 발생하여 이를 기왕치료비로 청구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기왕의 치료 여부 및 그로 인한 우울증 증상의 개선 여부 등이 불분명한 상태에서 예상기간이 지난 원심 변론종결일 이후에도 여전히 그 치료가 필요할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여, 그 부분 향후치료비 주장을 배척하였다. 앞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수공이 된다.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향후치료비, 처분권주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3.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정의 이율 적용에 관한 원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소송촉진법'이라고 한다) 제3조 제2항이 정하는 '채무자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고 함은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채무자의 주장에 상당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고 풀이되므로, 위와 같이 항쟁함이 타당한가 아니한가의 문제는 당해 사건에 관한 법원의 사실인정과 그 평가에 관한 것이다. 다만, 제1심이 인용한 청구액을 항소심이 그대로 유지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가 항소심 절차에서 위 인용금액에 대하여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와 범위를 다툰 것은 타당하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1995. 2. 17. 선고 94다56234 판결, 대법원 2008. 11. 13. 선고 2006다61567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생명 또는 신체에 대한 불법행위로 인하여 입게 된 적극적 손해와 소극적 손해 및 정신적 손해는 서로 소송물을 달리하므로 그 손해배상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지 여부는 각 손해마다 따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9. 10. 선고 2002다34581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제1심판결이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액으로 인용한 금액 중 적극적 손해액은 일부 줄여서 인정하였으나, 소극적 손해액과 위자료는 똑같이 인정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지연손해금은 원심이 인용한 금액 전부에 대하여 피고가 원심판결 선고일까지 그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사고일인 2011. 12. 30.부터 원심판결 선고일인 2016. 11. 3.까지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였다.

그러나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제1심판결보다 인용액이 줄어든 원심의 적극적 손해액에 관하여는 원심판결 선고일까지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지만, 소극적 손해액과 위자료에 관하여는 원심이 제1심판결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청구가 이유 있다고 판단한 이상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1심판결 선고일 다음날부터는 피고가 이 부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볼 수 없다.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소극적 손해액과 위자료에 대하여도 원심판결 선고일인 2016. 11. 3.까지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보아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이 정한 이율이 아닌 민법이 정한 이율을 적용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소송촉진법 제3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여 다투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가 원고에게 추가로 지급하여야 하는 지연손해금, 즉 73,962,688원(소극적 손해액 58,962,688원 + 위자료 15,000,000원)에 대하여 제1심판결 선고일 다음날인 2015. 12. 10.부터 원심판결 선고일인 2016. 11. 3.까지 연 10%(연 15% -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되, 이 부분에 관하여는 이 법원이 직접 재판하기에 충분하므로 민사소송법 제437조에 의하여 자판하기로 하여, 피고에게 위 금액의 지급을 명한다. 원고의 나머지 상고 및 피고의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한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생긴 소송총비용 중 20%는 원고가, 나머지 80%는 피고가 각 부담하도록 한다. 이 판결에는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판사

재판장대법관권순일

주심대법관박병대

대법관박보영

대법관김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