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2015나57503 보험금
A
삼성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2016. 4. 22.
2016. 5. 20.
1. 제1심 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55,904,500원과 이에 대하여 2014. 3. 21.부터 2016. 5. 20.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의 금원지급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55,904,500원과 이에 대하여 2012. 10. 11.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1. 기초사실
가. 보험계약의 체결
'C'라는 상호로 건설기계대여업을 영위하는 원고는, 2011. 10. 7.경 보험회사인 피고와 사이에, 원고 소유의 B 천공기(무한궤도식, 이하 '이 사건 천공기'라 한다)에 관하여, 보험기간 2011. 10. 11. 24:00부터 2012. 10. 11. 24:00까지, 피보험자 원고, 보험료를 703,480원으로 하는 '영업용애니카(건설기계자동차보험)' 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나. 이 사건 보험계약과 관련한 보통약관의 내용
제2편 자동차보험에서 보상하는 내용 제2절 (대인배상 Ⅱ 와 대물배상) 제6조(보상하는 손해) ② 대물배상에서 보험회사는 피보험자가 피보험자동차를 소유·사용·관리하는 동안에 생긴 피보험자동차의 사고로 인하여 다른 사람의 재물을 없애거나 훼손하여 법률상 손해배상책임을 짐으로써 입은 손해를 보상합니다. 제8조 (보상하지 않는 손해, 이하 '이 사건 면책 조항'이라 한다) ③ 다음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손해는 대물배상에서 보상하지 않습니다. 2. 피보험자가 사용자의 업무에 종사하고 있을 때 피보험자의 사용자가 소유·사용·관리하는 재물에 생긴 손해 6. 피보험자가 피보험자동차를 공사수행을 위하여 사용 또는 관리하던 중 지하케이블, 도관 기타 지하시설물을 파손한 경우 또는 지반의 침하로 생긴 손해 및 건물구조물의 붕괴, 도괴로 생긴 손해 |
다. 이 사건 사고의 발생
(1) 원고는 2012. 9.경 제이케이아이디 주식회사(이하 '제이케이아이디'라 한다)로부터 서울 강북구 E 재건축공사현장에서 시행되는 토공사 중 대공 및 CIP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하도급받았다.
(2) 원고의 장비기사인 D은 2012. 10. 11. 14:00경 이 사건 공사현장에 투입되어 이 사건 천공기를 이용하여 지면에 구멍을 뚫는 작업을 하던 중, 위 천공기가 오른쪽으로 쓰러지면서 F 소유의 굴삭기(이하 '이 사건 피해차량'이라 한다)와 충돌하여 이 사건 피해차량을 파손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가 발생하였다.
(3) 제이케이아이디는 이 사건 피해차량에 대한 손해배상금으로 총 111,809,000원(= 수리비 87,689,000원 + 영업손실보상금 24,120,000원)을 지급하였는데, 이후 원고와 제이케이아이디 사이에 진행된 서울남부지방법원 2012가합103999(본소) 공사대금, 2013가합101471(반소) 손해배상 사건(이하 '관련 사건'이라 한다)에서, 위 법원은 2013. 11. 29. 이 사건 사고에 대한 원고의 책임비율을 50%로 정하고, 원고는 제이케이아이 디에게 위 회사가 기지급한 손해배상금 중에서 원고의 책임비율에 해당하는 55,904,500원(= 111,809,000원 × 0. 5)과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그 즈음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제1 내지 5호증, 을제1,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1)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관련사건 판결에 따라 55,904,500원과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 상당의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됨으로써 동액 상당의 손해를 입었고, 이는 이 사건 천공기의 운행에 관하여 발생한 손해로서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른 보상대상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손해배상액 상당의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는 아래에서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면책대상인 '피보험자의 사용자가 소유·사용·관리하는 재물에 생긴 손해'라거나 '지반의 침하로 인한 손해'에 해당하지 않는다.
(3)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면책조항에 대한 명시·설명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면책조항을 이 사건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
나. 피고의 주장
(1)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는 이 사건 면책조항에서 정한 '피보험자의 사용자가 소유·사용·관리하는 재물에 생긴 손해' 및 '지반의 침하로 인한 손해'에 해당하므로, 위 각 면책조항에 따라 피고는 그 책임이 면책된다.
(2) 또한 이 사건 면책조항은 설명의무의 대상이 아니므로, 피고가 이를 설명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면책조항은 유효하게 적용된다.
3.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가 이 사건 면책조항에서 정한 손해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제8조 제3항 제2호에서 정한 '피보험자의 사용자가 소유·사용·관리하는 재물에 생긴 손해'에 해당하는지 여부
을제3호증의 기재 및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① 원고는 건설기계대여업을 영위하는 개인사업자로서, 제이케이아이디로부터 공사를 수급받아 이 사건 천공기와 함께 장비기사인 D을 이 사건 공사현장에 투입한 사실, ② 이 사건 피해차량의 소유자인 F 또한 굴삭기 대여업을 영위하는 개인사업자로서 제이케이아이디로부터 하루 8시간, 월 730만 원을 지급받기로 하고 이 사건 피해차량을 이용하여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직접 작업을 해 온 사실이 인정된다.
한편, 이 사건 보험약관에서 제8조 제3항 제2호와 같은 면책조항을 둔 취지는 그와 같은 경우에 그 재물에 대하여 생긴 손해와의 관계에서 피보험자는 그 재물의 피해자인 동시에 그 재물의 가해자가 되어 결국 피해를 배상받을 권리와 피해를 배상해 주어야 할 의무가 함께 발생하는 결과 혼동으로 그 권리가 소멸하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 생겨 보험으로써 보호되어야 할 보험이익이 크게 줄어들며, 또 그와 같은 관계에서도 보상을 허용하게 되면 피보험자가 그 피해를 과장하여 과도한 피해보상을 받게 되는 도덕적 위험이 발생할 수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인바, 이러한 취지에 비추어 보면, 제8조 제3항 제2호의 '피보험자 또는 피보험자의 사용자가 사용·관리하는 재물'도 피보험자 또는 피보험자의 사용자가 그 물건의 이용으로부터 부수적인 이익을 얻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피보험자 또는 피보험자의 사용자가 자기 소유의 물건에 준하는 정도로 사용·수익 또는 지배·관리를 하는 관계에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할 것인데(대법원 2002. 9. 4. 선고 2002다31872 판결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천공기와 이 사건 피해차량을 이용하여 이루어지는 작업의 형태에 비추어 보면, 제이케이아이디가 원고의 천공기와 이 사건 피해차량을 이용하여 자신의 영업에 활용함으로써 그 용역을 완성한다고 하는 부수적인 이익을 얻은 것에서 더 나아가 이를 자기 소유의 물건에 준하는 정도로 사용·수익 또는 지배·관리하였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는 이 사건 면책 조항 중 제8조 제3항 제2호에서 정한 손해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할 것이다.
나. 제8조 제3항 제6호에서 정한 '지반침하로 생긴 손해'에 해당하는지 여부
갑제2호증, 갑제5호증의 1 내지 13, 을제4, 7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에 의하면, ① 원고는 이 사건 사고 후 '지반침하로 인하여 천공기가 전복되면서 옆에 있는 포크레인을 덮쳐 사고가 발생하였다'는 취지의 사고경위서를 작성하였고, 관련사건에서도 '이 사건 사고는 기반공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제이케이아이디의 과실에 따른 지반침하로 발생하였다'고 주장한 사실, ② 이 사건 천공기의 운전자인 D은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일 경찰조사를 받을 당시 '항타기(이 사건 천공기를 의미한다)를 이동 중에 오른쪽 지반이 침하되면서 항타기가 오른쪽으로 기울어져 쓰러졌다'고 진술한 사실, ③ 이 사건 사고 당시 사고현장의 지반이 1m 이상 내려앉아 지반침하의 흔적이 뚜렷이 나타나 있는 사실이 인정되고, 위 인정사실에 위 조항에서 규정한 지반침하를 '사람의 과실이 전혀 경합되지 않고 순수하게 자연적으로 발생한 지반침하의 경우'만을 면책대상으로 정하는 취지라고 해석할 문언상 근거가 없는 점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원고의 손해는 위 면책조항에서 정하고 있는 '지반의 침하로 인한 손해'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4. 이 사건 면책조항 중 제8조 제3항 제6호가 명시· 설명의무의 대상인지 여부
가. 상법 제638조의3 제1항 및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의 규정에 의하여 보험자는 보험계약을 체결할 때 보험계약자에게 보험약관에 기재되어 있는 보험상품의 내용, 보험료율의 체계, 보험청약서상 기재사항의 변동 및 보험자의 면책사유 등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상세한 명시·설명의무를 지고 있다고 할 것이어서, 만일 보험자가 이러한 보험약관의 명시, 설명의무에 위반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한 때에는 그 약관의 내용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고, 다만 보험약관의 중요한 내용에 해당하는 사항이라 하더라도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어서 보험계약자가 별도의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사항이거나 보험계약자나 그 대리인이 그 내용을 충분히 잘 알고 있는 경우에는 그 약관이 바로 계약 내용이 되어 당사자에 대하여 구속력을 가지므로 보험자로서는 보험계약자 또는 그 대리인에게 약관의 내용을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다(대법원 2005. 12. 9. 선고 2004다26164, 26171 판결, 대법원 2005. 8. 25. 선고 2004다18903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으로 돌아와 보건대, 지반침하로 인한 손해를 면책하는 내용의 약관조항은 고객의 이해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으로서 보험자가 보험계약 체결 당시 보험계약자에게 그 내용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설명해야 할 대상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건설기계대여업자로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고, 이 사건 보험약관의 내용은 모든 보험사가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표준약관의 내용인 점, 원고가 이 사건 사고 발생 이후에도 피고와 사이에 동일한 내용의 보험계약을 갱신·체결하여 온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면책조항 중 제8조 제3항 제6호에 대하여 원고가 이미 알고 있었거나 충분히 알 수 있었으며, 그 설명의무의 이행여부와 관계없이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였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위 인정사실 및 갑제2호증, 을제8호증의 2, 을제10호증의 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다른 보험사의 경우에도 위 면책조항과 동일한 내용의 면책약관을 두고 있는 점, 원고는 위 면책조항을 이유로 피고로부터 보험금의 지급을 거절당한 이후에도 피고와 같은 내용으로 보험계약을 갱신하여 2013. 10. 11.까지 유지해 온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이 인정된다 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에 원고가 위 면책조항의 내용을 피고의 설명이 없이도 알고 있었다거나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거나 또는 위 면책조항에 대한 설명의 이행 여부와 무관하게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였을 것이라고 추인하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다. 그렇다면, 이 사건 약관조항은 명시 설명의무의 대상이 된다고 할 것인데, 피고가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 원고에게 이 사건 약관조항을 설명하지 않은 것에 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약관조항을 들어 면책을 주장할 수 없다 할 것이다1).
라.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해 원고가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됨으로써 입게 된 손해 55,904,500원과 이에 대하여 보험금의 이행을 청구하는 원고의 의사표시가 기재된 이 사건 소장 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다음날인 2014. 3. 21.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당심 판결선고일인 2016. 5. 20.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의 원고 패소 부분 중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한 부분은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피고에 대하여 당심에서 인정한 위 금원의 지급을 명하며, 제1심 판결 중 나머지 부분은 정당하므로 이에 대한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최규현
판사 김일순
판사 김재향
1) 대법원 2000. 7. 7. 선고 2000다10222 판결 참조(위 판결은 이 사건 피고가 당사자인 사건에 관한 것인바, 대법원은 건설기계 대여업자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타이어식 기중기에 관한 영업용자동차종합보험계약의 보통약관 중 '피보험자가 피보험자동차를 공사수행을 위하여 사용 또는 관리하던 중 지하케이블, 도관 기타 지하시설물을 파손한 경우 또는 지반의 침하로 생긴 손해'에 대하여는 피고가 보상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 면책약관은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어서 별도의 설명이 없더라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사항이 아니어서 피고가 사전에 보험계약자에게 설명할 의무가 있는 약관 조항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판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