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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7. 4. 25. 선고 96다32133 판결

[소유권이전등기말소][공1997.6.1.(35),1566]

판시사항

[1] 동일한 생활사실 또는 경제적 이익에 터잡은 청구 변경의 허부(적극)

[2] 대물변제예약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과 매매계약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소송물의 동일성 여부(소극)

[3] 담보목적으로 대물변제예약 체결 후 기존 채무가 소멸된 경우, 대물변제계약에 기한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 청구의 가부(소극)

판결요지

[1] 채권자의 각 청구가 동일한 생활사실 또는 경제적 이익에 관한 분쟁에 있어서 그 해결방법에 차이가 있음에 불과하고 그 청구의 기초에 변경이 있는 것이 아닌 경우에는 각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의 변경을 인정할 수 있다.

[2] 대물변제예약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과 매매계약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은 그 소송물이 서로 다르므로 동일한 계약관계에 대하여 그 계약의 법적 성질을 대물변제의 예약이라고 하면서도 새로운 매매계약이 성립되었음을 인정하여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 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하는 것은 위법하다.

[3] 도급계약과 관련된 대물변제예약에 있어서와 같이 공사대금의 지급에 갈음하여 부동산을 대물변제받기로 하는 약정은 채권보전을 위한 담보방법으로 행하여진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채무자가 채무의 본지에 따른 이행을 함으로써 기존의 채무가 소멸되고 난 뒤에는 채권자는 그와 같은 약정에 기한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없다.

원고,피상고인

이양범

피고,상고인

주식회사 홍천산업 (소송대리인 변호사 오병선)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제1점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당초 소장에서 인천 북구 박촌동 127의 2 답 2,526㎡ 지상의 아파트 60세대(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 중 305호(이하 아파트 305호라 한다)는 원고가 소외 국제주택건설 주식회사(이하 국제주택이라 한다)로부터 공사 노임조로 분양받은 것인데, 피고와 국제주택이 법원을 속여 받아낸 화해조서에 기하여 위 아파트 305호에 관하여 인천지방법원 북인천등기소 1990. 3. 30. 접수 제115499호로 피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음을 이유로, 피고에 대하여 위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절차의 이행을 청구하였다가, 제1심에 제출된 1994. 3. 21.자 청구취지 및 원인 일부 변경신청서에 의하여(기록 179면), 원고가 1987. 6. 16. 국제주택과 사이에 이 사건 아파트 신축공사 중 일부를 하도급받으면서 그 공사대금의 일부로 위 아파트 305호를 대물변제받기로 하였는데, 피고가 국제주택의 원고에 대한 위 소유권이전등기 채무도 함께 인수하였음을 이유로, 피고에 대하여 위 아파트 305호에 관하여 1987. 6. 16. 대물변제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것으로 청구취지를 변경하였고, 다시 원심에 이르러 1995. 11. 20.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에 의하여(기록 687면), 위 아파트 305호에 관하여 1987. 10. 6.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것으로 청구취지를 변경하였음을 알 수 있는바, 원고의 위 각 청구는 동일한 생활사실 또는 경제적 이익에 관한 분쟁에 있어서 그 해결방법에 차이가 있음에 불과하고 그 청구의 기초에 변경이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원심이 위 각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의 변경을 받아들여 판단한 조치는 정당 하고( 대법원 1987. 7. 7. 선고 87다카225 판결 , 1994. 6. 14. 선고 92다23377 판결 등 참조), 거기에 청구의 기초의 동일성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2. 제2점에 대하여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국제주택은 인천 북구 박촌동 127의 2 답 2,526㎡와 같은 동 127의 4 답 155㎡를 소외 정진호로부터 매수하여 1987. 7. 7. 위 127의 2 지상에 이 사건 아파트와 위 127의 4 지상에 지하 1층 지상 3층의 근린생활시설 건물 1동(이하 이 사건 상가라 한다)을 신축하는 공사를 착공한 사실, 원고는 1987. 6. 16. 국제주택과 사이에 이 사건 아파트 신축공사 중 목수, 조적, 미장, 콘크리트공사 부분을 원고가 수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도급계약(이하 이 사건 도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면서, 공사대금은 평당 11만 원 씩 총 1억 4,300만 원으로 정하고, 공사대금의 지급은 신축아파트 중 약 8세대를 대물변제받기로 약정한 사실을 적법하게 확정한 다음, 갑 제1호증의 5, 갑 제3호증의 2(원심판결의 갑 제3호증의 3은 오기로 보인다), 갑 제6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와 제1심 증인 최종원, 원심 증인 오종명의 각 증언 등의 증거를 들어, 국제주택은 1987. 10. 6. 이 사건 도급계약에 기하여 원고에게 위 아파트 305호를 분양하기로 하되, 원고와 사이에서 분양계약서를 따로 작성하지 아니하고 원고가 지정한 소외 박선교가 국제주택으로부터 곧바로 위 아파트 305호를 매매대금 1,960만 원(원심판결의 1,940만 원은 오기로 보인다)에 분양받는 것으로 한 매매계약서(갑 제3호증의 2, 원심판결의 갑 제3호증의 3은 오기로 보인다)를 작성한 사실, 위 매매계약서 작성 당시 박선교와 국제주택 사이에서는 계약 당일 매매대금이 전액 지급된 것으로 하고, 원고는 그 계약서에 입회인으로 참석하여 날인한 사실, 그 후 이 사건 아파트 신축공사가 지연되자 박선교는 원고에 대하여 위 아파트 305호에 대한 매매계약의 해제를 요구하여 원고가 박선교에게 위 계약에 따른 매매대금을 모두 반환하고 위 매매계약을 합의해제한 후 원고가 1988년경부터 위 아파트 305호에 입주하여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는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원고와 국제주택 사이에서 1987. 10. 6. 위 아파트 305호를 대금 1,960만 원에 매매하고 국제주택이 지급할 도급공사 대금 중 일부로써 그 매매대금에 충당하기로 하는 분양계약(그 법적 성질은 일종의 대물변제예약이다)이 성립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국제주택은 원고에게 위 아파트 305호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나. 그러나 원심이 원고와 국제주택 사이에 1987. 10. 6. 위 아파트 305호에 관한 매매계약이 성립되었다고 함에 있어서 거친 사실인정과 판단은 납득하기 어렵다.

원심이 채용한 증거들 중 갑 제1호증의 5는 위 305호 아파트에 대한 등기부등본, 을 제1호증은 피고와 국제주택 간의 1990. 6. 2.자 부동산매매계약 약정서로서, 국제주택과 원고 사이의 1987. 10. 6.자 위 305호 아파트에 관한 분양계약과는 무관한 것들이고, 갑 제6호증은 원고와 국제주택 사이의 이 사건 도급계약서로서 원고와 국제주택 사이의 1987. 10. 6.자 매매계약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것이며, 갑 제3호증의 2는 박선교가 1987. 10. 6. 국제주택으로부터 위 아파트 305호를 1,960만 원에 분양받기로 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서로서 원고는 그 입회인으로 참여한 것에 지나지 않으므로 원고와 국제주택 사이에 매매계약이 체결되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될 수 없고, 제1심 증인 최종원, 원심 증인 오종명의 각 증언에 의하더라도, 원고가 국제주택과 사이에 이 사건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그 공사대금으로써 이 사건 아파트 중 8세대를 대물로 변제받기로 하였으며 그 중 하나가 위 305호 아파트라는 사실을 원고 등으로부터 들었다는 것 뿐이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원고와 국제주택은 1987. 10. 6. 원고가 이 사건 도급계약에 의하여 국제주택으로부터 대물변제를 받기로 한 이 사건 아파트 중 8세대의 하나로 위 아파트 305호를 특정하고, 국제주택이 원고가 지정한 박선교와 사이에 위 아파트 305호에 관한 분양계약을 체결하되, 그 분양대금 1,960만 원은 국제주택과 원고와의 관계에 있어서는 국제주택이 원고에게 지급할 공사대금으로써 정산하기로 하고 국제주택과 박선교와의 관계에 있어서는 그 분양대금 전액을 지급받은 것으로 처리하기로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가고, 만일 사실관계가 이와 같다면, 위 아파트 305호에 관하여 국제주택과 박선교 사이에 매매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고(원고가 박선교의 이름으로 계약을 체결하였다면 그것은 박선교를 대리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원고와 국제주택 사이에 있어서는 이 사건 도급계약과 관련하여 대물변제받기로 한 약정을 일부 구체화한 것에 불과할 뿐 새로운 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원고와 국제주택 사이에 이 사건 도급계약과 관련된 대물변제예약 이외에 새로운 매매계약이 성립한 것으로 인정한 것은 증거 없이 사실을 인정하였거나 채증법칙을 위배하고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고 하겠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

다. 뿐만 아니라, 원심이 원고와 국제주택 사이의 1987. 10. 6.자 분양계약의 법적 성질을 대물변제의 예약이라고 하면서도 원고와 국제주택 사이에 매매계약이 성립되었음을 인정하고, 국제주택은 원고에게 위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 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것은, 소송물이 다른 대물변제의 예약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과 매매계약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원고 청구의 권원을 명확히 밝히지 아니함으로써 이유모순의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고 할 것이다 ( 대법원 1996. 5. 10. 선고 94다35565, 35572 판결 참조).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도 이유 있다.

3. 제4점에 대하여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국제주택의 원고에 대한 총 채무는 금 5,880만 원 뿐인데, 원고가 이 사건 아파트 중 301호를 소외 설종우에게 금 840만 원에 분양하고, 302호와 402호를 전세금 각 금 1,100만 원에 임대하고, 이 사건 상가 중 1층 식당을 소외 이경선에게 보증금 150만 원, 월세 13만 원에, 2층을 보증금 1,000만 원에, 지하실을 보증금 4,000만 원, 월세 25만 원에 각 임대하고, 위 아파트 305호를 1987년경부터 점유·사용하고 있으므로 그 이익으로 위 채권에 충당하고도 오히려 이익을 얻었으므로 원고가 도급공사금액에 갈음하여 위 아파트 305호를 분양받을 권리가 없다고 하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국제주택과 원고는 1987. 10. 6. 위 아파트 305호를 매매하고 도급공사 대금으로써 그 매매대금의 지급에 충당하기로 하였으므로 국제주택이 원고에게 지급할 도급공사 대금이 위 매매대금을 초과하게 된 이상 그 매매계약은 완결되었다고 할 것이고, 설사 그 이후 국제주택이 원고를 대위하여 타에 변제한 금액 및 원고가 아파트와 상가를 임의로 임대하여 부당하게 이득을 얻은 금액이 원고가 받을 채권액을 초과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위 아파트 305호의 매매에 따른 법률관계와 별도로 정산되어야 할 문제로서 원고가 위 매매계약에 기하여 위 아파트 305호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구하는 이 사건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저지할 수 있는 사정이 되지 못한다고 하여 피고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나. 그러나 이 사건 도급계약과 관련된 대물변제예약에 있어서와 같이 공사대금의 지급에 갈음하여 부동산을 대물변제받기로 하는 약정은 채권보전을 위한 담보방법으로 행하여진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채무자가 채무의 본지에 따른 이행을 함으로써 기존의 채무가 소멸되고 난 뒤에는 채권자는 그와 같은 약정에 기한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없다 고 하여야 할 것이므로( 대법원 1987. 10. 26. 선고 86다카1755 판결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국제주택과 사이에 위 아파트 305호에 관한 대물변제예약을 하였고, 이 채무를 피고가 인수하였다고 본다면 원심으로서는 마땅히 위 대물변제예약으로 담보되어진 국제주택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도급계약에 따른 공사대금채무가 남아있는지의 여부를 가려본 후에 비로소 원고의 국제주택에 대한 위 아파트 305호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있는지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원고와 국제주택 사이에 이 사건 도급계약과는 별개의 새로운 매매계약이 성립한 것으로 속단하고 원고와 국제주택 사이의 이 사건 도급계약에 기한 공사대금 채권채무관계는 위 아파트 305호의 매매에 따른 법률관계와 별도로 정산되어야 할 문제라고 판단하고 만 것은 이 사건 도급계약과 관련되어 이루어진 대물변제예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고 하겠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도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준서(재판장) 박만호 김형선 이용훈(주심)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6.6.18.선고 94나4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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