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대금,부당이득금][공1995.9.1.(999),2982]
가. 상품의 허위·과장 광고가 기망행위가 되지 않는 경우
나. 연립주택 분양에 있어 평수를 과장 광고한 것이 기망행위에 해당하지않는다고 한 사례
가. 일반적으로 상품의 선전·광고에 있어 다소의 과장·허위가 수반되는 것은 그것이 일반 상거래의 관행과 신의칙에 비추어 시인될 수 있는 한 기망성이 결여된다.
나. 연립주택을 분양함에 있어 평형의 수치를 다소 과장하여 광고를 하였으나, 그 분양가의 결정방법, 분양계약 체결의 경위, 피분양자가 그 분양계약서나 건축물관리대장 등에 의하여 그 공급면적을 평(평)으로 환산하여 쉽게 확인할 수 있었던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그 광고는 그 거래당사자 사이에서 매매대금을 산정하기 위한 기준이 되었다고 할 수 없고, 단지 분양 대상 주택의 규모를 표시하여 분양이 쉽게 이루어지도록 하려는 의도에서 한 것에 지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연립주택의 서비스면적을 포함하여 평형을 과장한 광고가 거래에 있어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구체적 사실을 거래상의 신의성실의 의무에 비추어 비난받을 정도의 방법으로 허위로 고지함으로써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상술의 정도를 넘은 기망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사례.
원고(반소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선명
피고(반소원고)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일반적으로 상품의 선전·광고에 있어 거래상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허위로 고지한 경우에는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인바, 아파트나 연립주택 등 규격화된 주택의 매매계약에 있어서 주택의 면적은 그 주택의 등급과 가격 등을 결정하는 지표가 되는 중요한 사항이므로 광고와 분양안내서 등에 이를 표시함에 있어서는 정확하고 명백하게 할 필요가 있다 할 것이고, 다른 한편 아파트나 연립주택 등 집합건물의 분양에 있어서 그 면적의 표시는 전용면적과 공용면적을 합한 공급면적을 기준으로 하여 평으로 표시하는 것이 거래일반의 관행이라는 전제하에, 이 사건 빌라는 그 공급면적이 전용면적 83.43㎡와 공용면적 7.14㎡를 합한 90.57㎡로서 이를 평(평)으로 환산하면 27.39평이고 건축물관리대장상에도 전용면적 83.43㎡와 공용면적 7.14㎡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 그런데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고만 한다)는 이 사건 빌라의 분양안내서에 이 사건 빌라의 면적을 표시함에 있어서 평면도 우하단에 작은 글씨로 전용면적 83.43㎡, 공용면적 7.14㎡, 공급면적 90.57㎡, 서비스면적 17.5㎡로 정확하게 표시하면서도 그 각 면적을 평(평)으로 환산한 수치는 기재하지 아니하는 한편 평면도 좌상단에는 위 공급면적에 서비스면적 17.5㎡까지 포함한 108.07㎡를 평수로 환산한 33평형이라고만 기재하였고 이 사건 빌라의 분양 선전 현수막에도 이 사건 빌라를 33평형으로 표시하여 광고한 사실,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고만 한다)는 원고가 완성된 이 사건 빌라를 견본 주택으로 사용하고 있어서 현물을 둘러보고 1992.1.17.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였고 또 원고가 미리 인쇄하여 비치하고 있던 분양계약서상 건물의 면적이 전용 83.43㎡, 공유 7.14㎡, 총면적 90.57㎡로 기재되어 있기는 하였으나 위 각 면적에 대한 ㎡ 표시를 평수로 환산하여 보지는 아니하고 또 위 계약서상 서비스면적이 공란으로 되어 있어서 서비스면적을 제외한 공급면적이 33평인 것으로만 가볍게 생각한 나머지 33평 빌라의 매매대금이 133,000,000원이면 1평당 분양가가 금 4,030,303원 정도여서 같은 수준으로 지어진 다른 건축물에 비하여 그다지 비싸게 공급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던 사실, 그런데 그 후 1992.9.경에 이르러 원고가 “33평형 목화빌라 분양”으로 기재된 현수막을 철거하고 그 대신 “목화빌라 30평형 분양”이라고 기재된 현수막을 내걸게 되자 피고는 자신이 매수한 이 사건 빌라가 실제로는 33평형이 아니라 공급면적을 기준으로 하여 30평에도 미달하는데 원고가 서비스면적까지 포함하여 33평형으로 광고하여 분양하였고 따라서 공급면적을 기준으로 한 분양가는 1평당 금 4,855,786원이 되어 당초 피고의 생각보다 1평당 분양가가 금 825,483원이나 더 비싸게 치인 것을 알게 되었던 사실 및 원고는 같은 해 11.경에는 경제기획원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원고가 당초 이 사건 빌라를 33평형으로 표시하여 광고한 것이 공정거래에관한법률에 위반되는 과대광고에 해당한다는 경고처분을 받았던 사실 등을 각 인정한 다음, 원고가 분양안내서의 일부분과 인쇄된 분양계약서의 용지에서는 전용면적, 공용면적, 서비스면적을 ㎡로는 정확하게 표시하면서도 사람들의 주의를 끌기 쉬운 분양안내서의 다른 부분과 현수막에서는 분양면적이 33평인 것처럼 광고한 행위는 우리 사회의 상당수의 일반인들이 아직까지 ㎡를 평수로 환산하는 데는 익숙하여 있지 않음을 이용한 일종의 기망행위로서 그 사술의 정도가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상술의 정도를 넘는 것이어서 위법성이 있다 할 것이고, 또 피고가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은 위 광고에 나타난 평수를 기준으로 하여 공급가격이 비싸지 않은 것으로 잘못 판단한 탓이어서 원고의 기망행위와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음이 분명하므로 피고는 원고의 위와 같은 기망행위를 이유로 위 매매계약을 적법하게 취소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상품의 선전·광고에 있어 다소의 과장·허위가 수반되는 것은 그것이 일반 상거래의 관행과 신의칙에 비추어 시인될 수 있는 한 기망성이 결여 된다고 할 것인바(당원 1993.8.13. 선고 92다52665 판결 참조),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와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분양안내서의 일부분과 분양계약서에 정확한 공급면적을 기재하였고, 피고도 이 사건 빌라의 매매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그의 처인 소외인과 수차례에 걸쳐 이 사건 빌라를 방문하여 매매목적물을 둘러보고 준공검사필증, 건축물관리대장, 등기부등본을 열람·확인하였으며, 이 사건 빌라의 분양가를 정함에 있어서도 평당가격을 기준으로 한 것이 아니라 이 사건 빌라의 전용면적 및 공용면적과 대지의 공유지분을 포함하여 이를 매매목적물로 하여 일괄적으로 정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원고가 이 사건 빌라를 분양함에 있어 평형의 수치를 다소 과장하여 광고를 한 사실은 인정되나 위에서 본 분양가의 결정방법, 분양계약 체결의 경위, 피고가 위 분양계약서나 건축물관리대장 등에 의하여 이 사건 빌라의 공급면적이 평(평)으로 환산하여 27.39평임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던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위 광고는 그 거래당사자 사이에서 매매대금을 산정하기 위한 기준이 되었다고 할 수 없고 단지 분양대상 주택의 규모를 표시하여 분양이 쉽게 이루어지도록 하려는 의도에서 한 것에 지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가 이 사건 빌라에 대하여 서비스면적을 포함하여 평수로 환산한 33평형이라고 광고한 행위가 거래에 있어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구체적 사실을 거래상의 신의성실의 의무에 비추어 비난받을 정도의 방법으로 허위로 고지함으로써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상술의 정도를 넘어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는 보여지지 아니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달리 원심이 원고의 위 광고행위가 기망행위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여 피고는 원고의 기망행위를 이유로 하여 위 매매계약을 적법하게 취소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은 사기에 의한 의사표시의 취소에 있어서의 기망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는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고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가 있다.
이에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