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상배임][미간행]
피고인 1외 2인
피고인들
김공주
변호사 장해창(피고인들을 위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들은 모두 무죄.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및 원심의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 피고인 1은 1993. 1.경 초음파 진단기 제조 및 판매를 주로 하는 피해자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피해회사’라고 하거나 ‘ 공소외 1 주식회사’라고 한다)에 입사하여 DSC(Digital Scan Converter)팀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하다가 2002. 3. 29. 퇴사하고 2002. 8.경 공소외 8 주식회사(이하 ‘ 공소외 8 주식회사’라고 한다)에 전직하여 하드웨어팀 전임연구원으로 근무하는 자이고, 피고인 2는 2000. 8. 1. 피해회사에 입사하여 PA(Probe & AP&I)팀 연구원으로 근무하다가 2003. 9. 30. 퇴사하고 2004. 4. 1. 공소외 8 주식회사에 전직하여 초음파 영상 이미지 검사 전임연구원으로 근무하는 자이고, 피고인 3은 2000. 9. 18. 피해회사에 입사하여 고객지원부 대리로 근무하다가 2003. 8. 25. 퇴사하고 2003. 11.경 공소외 8 주식회사에 전직하여 서비스팀장(공소사실의 ‘해외영업팀장’은 오기이다)으로 근무하는 자인바,
(1) 피고인 1은,
피해회사와 체결한 영업비밀보호서약에 따라 피해회사의 영업비밀을 무단히 타인에게 누설하거나 업무 이외의 목적에 사용하거나 영업비밀이 저장된 파일 등을 회사 외부로 반출하여서는 아니될 업무상 임무가 있음에도, 그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피해회사에서 연구개발 중인 초음파 진단기 공정 등을 담은 영업비밀 자료를 빼내어 이직 또는 퇴직시 이를 이용할 생각을 가지고,
1996. 7. 하순 일자 불상경부터 2002. 3.경(공소사실의 ‘8. 하순 일자 불상경’은 위 피고인의 퇴사시기에 비추어 오기인 것으로 보인다)까지 사이에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이하 생략) 소재 메디슨벤처 타워 소재 피해회사의 사무실 등지에서, 피해회사의 컴퓨터 등에서 CD 복사기로 약 10회에 걸쳐 입수한 피해회사가 개발한 초음파진단기와 관련한 DSC 회로도ㆍ개발계획서ㆍ기능요구사항 등 원심판결 별지 범죄일람표 피고인 1 집 CD의 내용과 같은 11,153개의 파일을 서울 강남구 대치동 316 은마아파트 (동호수 생략) 위 피고인의 집에 보관하다가 공소외 8 주식회사의 사무실 컴퓨터에 위 범죄일람표 피고인 1 회사 PC의 내용과 같이 약 25개의 파일을 저장하여 424억 원의 연구개발비가 투입된 액수 미상의 시장교환가격 상당의 재산상 이득을 취득함과 동시에 피해회사에게 경쟁회사의 경쟁력 강화로 생길 초음파 진단기의 공급과잉으로 인한 액수미상의 이익감소분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고,
(2) 피고인 2는,
피해회사와 체결한 영업비밀보호서약에 따라 피해회사의 영업비밀을 무단히 타인에게 누설하거나 업무 이외의 다른 목적에 사용하거나 영업비밀이 저장된 파일 등을 회사 외부로 반출하여서는 아니되며, 퇴사시에는 일체의 영업비밀 자료를 피해회사에 반환하거나 폐기하여야 하고, 더구나 이를 경쟁회사의 컴퓨터 등에 저장하여 참고를 하는 등의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음에도, 그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피해회사에서 연구개발 중인 초음파 진단기 제조계획(Product Roadmap)ㆍAMC5cㆍP&I 측정 데이터ㆍProbe 관련 자료 등을 담은 영업비밀 자료를 빼내어 이직 또는 퇴직시 이를 이용할 생각을 가지고,
2002. 8. 일자 불상경부터 2003. 8. 하순 일자 불상경까지 사이에 피해회사의 사무실 등지에서 피해회사의 컴퓨터 등에서 휴대용 USB 메모리 스틱에 저장하여 약 80회에 걸쳐 입수한 위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은 영업비밀인 피해회사가 개발한 초음파 진단기 파일 및 AMC5cㆍAP&I 관련 파일ㆍProbe 업무 ProcessㆍProduct Road map 등 위 범죄일람표 피고인 2의 집 PC 및 CD와 같이 약 1,020개의 파일 자료를 서울 도봉구 도봉동 삼환아파트 (동호수 생략) 위 피고인의 집에 보관하다가 2003. 9. 30. 퇴사를 한 후에도 이를 폐기하거나 피해회사에 반환하지 아니하고 계속 보관하던 중 2004. 4. 1. 경쟁사인 공소외 8 주식회사에 이직한 후, 2004. 5.경 위 자료중 AMC5cㆍProduct Roadmap 등 위 범죄일람표 피고인 2 회사 PC와 같이 약 326개의 파일을 공소외 8 주식회사의 사무실 내 위 피고인이 사용하는 컴퓨터에 복사하여 사용하는 방법으로 연구개발비 합계 424억 원이 투입된 액수 미상의 시장교환가격 상당의 재산상 이득을 취득함과 동시에 피해회사에게 경쟁회사의 경쟁력 강화로 생길 초음파 진단기의 공급과잉으로 인한 액수미상의 이익감소분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고,
(3) 피고인 3은,
피해회사와 체결한 영업비밀보호서약에 따라 피해회사의 영업비밀을 무단히 타인에게 누설하거나 업무 이외의 다른 목적에 사용하거나 영업비밀이 저장된 파일 등을 회사 외부로 반출하여서는 아니될 업무상 임무가 있음에도, 그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피해회사에서 연구개발 중인 초음파 진단기 공정 등을 담은 영업비밀 자료를 빼내어 이직 또는 퇴직시 이를 이용할 생각을 가지고,
2002. 6. 일자 불상경부터 2003. 8. 하순 일자 불상경까지 사이에 피해회사의 사무실에서 피해회사의 컴퓨터 등에서 피해회사가 개발한 아큐빅스 서비스 프라이스 앤 봄(Accuvix Service Price & Bom)ㆍ회로도ㆍSA9900 Technical spec 등 위 범죄일람표 피고인 3 집 CD와 같이 약 858개의 파일을 CD 복사기를 이용하여 약 3회에 걸쳐 임의로 복사한 후 사무실 밖으로 가지고 나와 이를 경기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 702 소재 무원마을 (동호수 생략) 위 피고인의 집에 가지고 가 보관하다가 2003. 11. 공소외 8 주식회사의 위 피고인이 사용하는 컴퓨터에 계약서ㆍ초음파가격ㆍ가망고객정보명세ㆍ3D 판매전략ㆍProbe 명세 등 위 범죄일람표 피고인 3 회사 PC와 같이 약 119개의 파일을 저장하여 보관함으로써 연구개발비 424억 원이 투입된 액수 미상의 시장교환가격 상당의 재산상 이득을 취득함과 동시에 피해회사에게 경쟁회사의 경쟁력 강화로 생길 초음파 진단기의 공급과잉으로 인한 액수미상의 이익감소분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는 것이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들의 검찰 및 원심에서의 각 일부 진술, 공소외 3ㆍ 4의 원심에서의 각 진술, 공소외 3의 검찰에서의 진술, 수사보고(보안서약서 첨부보고), 압수물 증 제1 내지 8호를 증거로 채용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① 이 사건 공소사실의 파일들(이하 ‘이 사건 파일들’이라고 한다) 중 일부는 피고인들이 공소외 1 주식회사에서 근무할 당시 그 직무와 관련하여 작성하거나 취득한 것이 아니고, 이 사건 파일들 중 피고인들이 공소외 1 주식회사에서 근무할 당시 작성하거나 취득한 파일들도 이미 공개된 자료이거나, 누구나 쉽게 얻을 수 있는 자료이거나, 컴퓨터가 자동생성하는 파일들이거나, 많은 시간이 지나 더 이상 효용이 없는 자료 등으로서, 이 사건 파일들이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② 공소외 1 주식회사와 공소외 8 주식회사에서 각 출시하려는 초음파진단기는 그 기술적 구성을 달리하는 것이어서 피고인들이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영업비밀을 이용할 필요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영업비밀을 이용하고자 하는 의도도 없었으므로, 피고인들에게 업무상배임의 고의가 없었으며, ③ 가사 이 사건 파일들의 일부가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영업비밀에 해당하고, 피고인들이 그 파일들을 유출하여 공소외 8 주식회사의 초음파진단기 연구 및 제작업무에 일부 이용하였다고 할지라도, 피고인들의 위 행위로 인하여 공소외 8 주식회사가 재산상 이익을 얻고 공소외 1 주식회사가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함에도, 원심은 신빙성이 없거나 이 사건 공소사실을 입증하기에 부족한 피고인들의 검찰 및 원심에서의 각 일부 진술, 공소외 3ㆍ 4의 검찰 또는 원심에서의 각 진술 등을 증거로 채용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나. 양형부당
이 사건 공소사실이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할지라도, 피고인들이 의도적으로 이 사건 파일들을 반출하지는 아니한 점, 현실적으로 이 사건 파일들이 공소외 8 주식회사가 생산하는 제품에 이용할 가치가 없는 것이었던 점, 피고인들에게 아무런 전과가 없는 점, 피고인들이 이 사건으로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선고받을 경우 인사상 불이익을 받게 되는 점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에 대한 각 원심의 형(각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3.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인들이 자신들의 집에 이 사건 파일들을 보관할 당시 피고인들에게 업무상배임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1)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은 합계 13,000여 개의 이 사건 파일들이 모두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영업비밀임을 전제로 하지만, 소송경제의 측면에서 이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이 사건 파일들은 압수된 피고인들의 집 컴퓨터와 집에 보관되어 있는 CD 및 공소외 8 주식회사의 회사 사무실 컴퓨터에 보관되어 있는 파일들 중 공소외 1 주식회사가 S1( 공소외 1 주식회사 대외비자료 중 경제적인 손익과 관계없는 파일), S2( 공소외 1 주식회사 대외비자료 중 경제적인 손익과 관계있는 파일), T1( 공소외 1 주식회사에서 소수 관련자에게만 열람이 허용되는 자료로서 경제적인 손익과 관계없는 파일), T2( 공소외 1 주식회사에서 소수 관련자에게만 열람이 허용되는 자료로서 경제적인 손익과 관계있는 파일)로 분류한 파일들을 정리한 것으로 보이나, 이 사건 파일들에는 공소외 1 주식회사가 A( 공소외 1 주식회사와 관계없는 파일), O( 공소외 1 주식회사의 파일이지만 공개된 자료), R( 공소외 1 주식회사의 파일이지만 제한적으로 대외로 유통된 자료)로 분류한 것으로서 그 자체로도 영업비밀이라고 볼 수 없는 파일들이 포함되어 있을 뿐 아니라, 같은 내용의 파일이 중복되어 기재되어 있기도 하고, 그 비밀등급이 달리 평가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먼저 피고인들이 이 사건 파일들을 각 반출함에 있어서 피고인들에게 공소외 1 주식회사에게 손해를 가하고 피고인들이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려는 업무상배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는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2) 영업비밀의 유출에 따른 업무상배임죄는 회사직원이 영업비밀을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목적으로 무단으로 반출한 때 기수에 이르는 것인바( 대법원 2003. 10. 30. 선고 2003도4382 판결 참조), 피고인들이 이 사건 파일들을 공소외 1 주식회사의 회사 컴퓨터에서 각 반출할 때에 피고인들에게 업무상배임의 고의가 있었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3)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① 이 사건 파일들은 그 작성일자가 1991.경부터 2003.경까지이고, 같은 내용의 파일들이 많이 중복되어 있는 등 그 파일들이 정리되어 있지 아니하며, 당시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하는 것은 회사사정상 일반적이었고, 메일서버나 공용 컴퓨터만으로는 자료를 보관하기에 저장공간이 부족하여 직원 개인적으로 백업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으며, 공소외 1 주식회사의 계열회사인 공소외 2 회사에 불법소프트웨어 단속이 나와 적발이 되었을 때, 공소외 1 주식회사도 회사 내 보관하고 있던 CD 등을 집으로 옮겨 놓으라고 지시한 경우도 있었을 뿐 아니라, 공소외 1 주식회사가 직원들에게 데이터손실에 대비하여 이동식 하드디스크장치를 사용하는 것을 허락하기도 한 사정들(증인 공소외 3ㆍ 4의 원심에서의 각 진술, 증 제6 내지 8호증)에 비추어 피고인들이 공소외 1 주식회사에 근무하던 중 재택근무 및 백업목적으로 수시로 보관한 것이라는 피고인들의 주장에 신빙성이 있어 보이는 점, ② 공소외 1 주식회사는 피고인 2가 공소외 1 주식회사에서 근무할 당시 사용하였던 컴퓨터에서 삭제된 파일들을 복원하여 보니 거기에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영업비밀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던 점에 비추어 위 피고인이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영업비밀을 유출하였다고 주장하나, 위 피고인은 퇴사 당시 중요하다고 판단한 자료를 공용 PC에 옮겨 놓고 당시 팀장인 공소외 5와 인수인계자인 공소외 6으로부터 확인을 받고 인수인계서에 승인을 받은 다음 퇴사한 데다가, 공소외 1 주식회사가 주장하는 삭제문서목록의 파일들은 대부분 공소외 1 주식회사 자체 분류에 의하더라도 그 중요도가 낮은 파일들인 점(수사기록 제47 내지 63쪽), ③ 한편 피고인 1은 공소외 1 주식회사에서 2002. 3. 퇴사하고 곧바로 개인 휴대용 정보단말기(PDA) 제조업체인 공소외 7 주식회사에 취업하였다가 공소외 8 주식회사의 채용광고를 보고 2002. 8. 공소외 8 주식회사에 입사하였고, 피고인 2는 공소외 1 주식회사에서 2003. 9. 퇴사하였다가 2004. 1.경부터 기구설계용역회사인 (상호 생략)업체에 다니던 중 2004. 4. 공소외 1 주식회사에서 공소외 8 주식회사로 이직한 공소외 9의 권유로 공소외 8 주식회사에 입사하였으며, 피고인 3은 공소외 1 주식회사에서 2003. 8. 퇴사한 후 2003. 9. 금형전문회사인 공소외 10 주식회사에 입사하였다가 2003. 11. 공소외 8 주식회사에 입사하는 등 피고인들이 공소외 1 주식회사에서 각 퇴사할 당시에 공소외 1 주식회사의 경쟁업체인 공소외 8 주식회사로 이직할 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 ④ 피고인 1은 자신의 집 컴퓨터에 공소외 1 주식회사 관련자료를 보관한 바 없이 CD로만 보관하고 있었고, 위 피고인이 공소외 1 주식회사에서 퇴사할 당시 공소외 8 주식회사 국내연구소가 아직 설립되지 않았던 점, ⑤ 피고인 3이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아이디파일을 이메일을 통하여 받아 외부에서 공소외 1 주식회사의 그룹웨어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였지만, 이는 대리점이나 공장으로 출장갔을 때 회사서버에 접속할 목적으로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정식승인절차를 얻어 그룹웨어 접속권한을 부여받은 것이고, 위 피고인이 퇴사한 이후로는 공소외 1 주식회사의 그룹웨어에 접속하는 것은 불가능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이 인정된다.
(4) 위와 같은 점들을 고려하여 볼 때, 피고인들이 공소외 1 주식회사에 근무하면서 재택근무 및 백업을 위하여 그 자료를 피고인들의 집에 보관한 것을 넘어 개인의 이익 또는 앞으로 이직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직할 회사를 위하여 그 자료를 유출할 의사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피고인들이 이 사건 파일들을 공소외 1 주식회사의 회사 컴퓨터에서 반출할 때에 그들에게 업무상배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나. 피고인들이 공소외 8 주식회사의 사무실 컴퓨터에 이 사건 파일들을 옮겨놓을 당시 피고인들에게 업무상배임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1)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인들이 이 사건 파일들을 공소외 1 주식회사의 회사 컴퓨터에서 반출할 때에 업무상배임의 고의가 없었다고 할지라도, 그 이후에 피고인들이 보관하고 있는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영업비밀을 스스로의 이익이나 제3자의 이익을 위하여 공소외 8 주식회사의 회사 컴퓨터에 옮겨놓았다면 그때 업무상배임죄의 기수에 이르렀다고 볼 여지가 있으므로, 피고인들이 공소외 8 주식회사의 사무실 컴퓨터에 이 사건 파일들을 옮겨놓을 당시 그들에게 업무상배임의 고의가 있었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2) 먼저 피고인 1의 경우에는 공소외 8 주식회사의 회사 컴퓨터에 보관하고 있는 파일들이 모두 공소외 8 주식회사와 관련된 파일일 뿐 공소외 1 주식회사의 파일이 아니므로(증인 공소외 4의 원심에서의 진술) 위 피고인이 공소외 1 주식회사의 파일들을 공소외 8 주식회사에 유출하였다고 볼 수 없다.
(3) 다음으로 피고인 2ㆍ 3에 대하여 살피건대, 피고인 2는 2004. 5.경 혹시 업무를 하면서 참조할 필요성이 있을지 몰라 집에 있는 공소외 1 주식회사의 파일들을 CD로 복사하여 공소외 8 주식회사의 회사 컴퓨터에 옮겨 놓았지만 공소외 8 주식회사에서 사용하는 자체 프로그램이 따로 있어서 위 파일들을 사용할 필요가 없던 관계로 한두 번 열람해 보았을 뿐 이를 이용하고자 할 의사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피고인 3은 개인적으로 관리하는 폴더에 우연히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자료 일부가 들어가 있어 위 폴더에 있는 파일들을 공소외 8 주식회사의 회사 컴퓨터에 옮기면서 한꺼번에 옮겨진 것이라고 주장하는바, 압수된 파일들 중 공소외 1 주식회사와 무관하거나 공소외 1 주식회사 자신이 영업비밀로 분류하지 아니한 파일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는 점, 이 사건 파일들이 공소외 8 주식회사에서 수정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과 앞서 살펴본 여러 사정들을 고려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2ㆍ 3이 공소외 8 주식회사의 사무실 컴퓨터에 파일들을 옮겨놓을 당시 그들에게 자신이나 공소외 8 주식회사의 경제적 이익을 위하여 공소외 1 주식회사의 파일들을 공소외 8 주식회사의 회사 컴퓨터에 옮겨놓는다는 업무상배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다. 소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이 이 사건 파일들을 피고인의 집 또는 공소외 8 주식회사의 사무실 컴퓨터에 보관할 당시 피고인들에게 업무상배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파일들이 공소외 1 주식회사의 영업비밀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함에도, 원심은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할 것이다.
4. 결론
따라서 피고인들의 항소는 모두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제1의 가항의 기재와 같은바, 위 제3항에서 설시한 바와 같이 위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들에 대하여 모두 무죄를 선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