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 버스운전기사인 피고인으로서는 버스정류장에 접근하면서 정류장 쪽을 주시할 수밖에 없고, 피해자가 반대편 차로에서 무단횡단을 시작할 무렵에는 반대편 차로를 진행 중이던 SUV 차량에 가려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위 SUV 차량이 완전히 지나가고 무단횡단하던 피해자의 모습이 완전히 드러난 때에는 피고인이 이미 정류장에 거의 도착하여 버스에 승차를 하려는 승객 등을 보고 있었으므로 피해자를 볼 수 없었다.

피고인이 다시 버스를 출발하려 할 때에는 이미 피해자가 버스 앞쪽으로 지나가고 있었는데 버스 운전석의 구조상 버스 대시보드보다 더 키가 작은 피해자를 볼 수 없었고, 피고인으로서는 무단횡단을 하던 피해자가 버스 앞쪽으로 지나가리라는 점을 전혀 예상할 수도 없었다.

2.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위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에게 이 사건 사고 발생에 관한 과실이 있다고 보아 피고인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1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 지점 도로는 편도 1차선 도로로서 도로 주변에는 상가가 밀집하여 있는 사실, 피고인 운전 버스의 진행 방향으로 사고 지점에서 20.57m 정도 못 미친 부근에 교차로와 횡단보도가, 사고 지점 좌우에는 버스정류장이 각각 설치된 사실, 피고인 운전 버스가 위 횡단보도에 진입한 순간 피해자는 반대 방향 버스정류장에 앉아 있다가 일어나 도로로 내려와 무단횡단을 시작한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