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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0도5964 판결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위반(부정의료업자)·의료법위반][공2012상,1031]

판시사항

[1] 구 의료법 제27조 제1항 에서 정한 ‘의료행위’의 의미

[2]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보험회사와 방문검진 위탁계약을 체결한 후 고용된 간호사들로 하여금 보험가입자들의 주거에 방문하여 의사의 지도·감독 없이 문진, 신체계측 등을 하게 한 뒤 건강검진결과서를 작성하여 보험회사에 통보하는 등 의료행위를 하였다고 하여 구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들의 행위가 의료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와 달리 보아 무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3] 건강검진을 구성하는 개개의 행위를 분리하여 구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5조 위반 해당 여부를 판단하여야 하는지 여부(소극)

[4] 의사가 간호사에게 의료행위의 실시를 개별적으로 지시하거나 위임한 적이 없음에도 간호사가 그의 주도 아래 전반적인 의료행위의 실시 여부를 결정하고 간호사에 의한 의료행위의 실시과정에도 의사가 지시·관여하지 아니한 경우, 구 의료법 제27조 제1항 이 금지하는 무면허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구 의료법(2009. 1. 30. 법률 제9386호 개정되기 전의 것) 제27조 제1항 에서 정하는 ‘의료행위’라 함은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으로 진찰, 검안, 처방, 투약 또는 외과적 시술을 시행하여 하는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행위 및 그 밖에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여기서 말하는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는 추상적 위험으로도 충분하므로 구체적으로 환자에게 위험이 발생하지 아니하였다고 해서 보건위생상의 위해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2]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보험회사와 방문검진 위탁계약을 체결한 후 고용된 간호사들로 하여금 보험가입자들의 주거에 방문하여 의사의 지도·감독 없이 문진, 신체계측, 채뇨, 채혈 등을 하게 한 뒤 이를 바탕으로 건강검진결과서를 작성하여 보험회사에 통보하는 등 업무를 하고 대가를 받는 등 의료행위를 하였다고 하여 구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2011. 4. 12. 법률 제105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보건범죄단속법’이라고 한다) 위반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위 건강검진은 피검진자의 신체부위의 이상 유무 내지 건강상태를 의학적으로 확인·판단하기 위하여 행하여지는 것으로서 이를 통하여 질병의 예방 및 조기발견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을 가진 의사가 행하지 아니하여 결과에 오류가 발생할 경우 이를 신뢰한 피검진자의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으므로 의료행위에 해당하고, 비록 위 건강검진이 보험회사가 피검진자와 보험계약을 체결할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것이라 하더라도 위와 같은 의료행위로서 성질과 기능이 상실되는 것은 아니므로, 피고인들이 계속적·반복적으로 건강검진을 실시한 행위는 영리를 목적으로 구 의료법(2009. 1. 30. 법률 제9386호 개정되기 전의 것) 제27조 제1항 에서 금지하는 무면허의료행위를 업으로 한 것으로서 구 보건범죄단속법 제5조 위반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와 달리 보아 무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에 의료행위 등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3] 건강검진의 일환으로 행하여진 문진, 각종 신체계측 및 이를 바탕으로 한 건강검진결과서 등의 작성·통보 등의 행위는 의료행위인 건강검진을 구성하는 일련의 행위이므로, 이를 포괄하여 구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2011. 4. 12. 법률 제105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위반으로 처벌할 것이고, 그 개개의 행위를 분리하여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따진 후 그 개개의 행위별로 같은 법 제5조 위반 해당 여부를 판단할 것은 아니다.

[4] 의사가 간호사로 하여금 의료행위에 관여하게 하는 경우에도 그 의료행위는 의사의 책임 아래 이루어지는 것이고 간호사는 그 보조자에 불과하다. 간호사가 ‘진료의 보조’를 하는 경우 모든 행위 하나하나마다 항상 의사가 현장에 입회하여 일일이 지도·감독하여야 한다고 할 수는 없고, 경우에 따라서는 의사가 진료의 보조행위 현장에 입회할 필요 없이 일반적인 지도·감독을 하는 것으로 충분한 경우도 있을 수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의사가 그의 주도로 의료행위를 실시하면서 그 의료행위의 성질과 위험성 등을 고려하여 그 중 일부를 간호사로 하여금 보조하도록 지시 내지 위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에 그친다. 이와 달리 의사가 간호사에게 의료행위의 실시를 개별적으로 지시하거나 위임한 적이 없음에도 간호사가 그의 주도 아래 전반적인 의료행위의 실시 여부를 결정하고 간호사에 의한 의료행위의 실시과정에도 의사가 지시·관여하지 아니한 경우라면, 이는 구 의료법(2009. 1. 30. 법률 제9386호 개정되기 전의 것) 제27조 제1항 이 금지하는 무면허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것이다. 그리고 의사가 이러한 방식으로 의료행위가 실시되는 데 간호사와 함께 공모하여 그 공동의사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있었다면, 의사도 무면허의료행위의 공동정범으로서의 죄책을 진다.

피 고 인

피고인 1 외 2인

상 고 인

피고인 2 외 1인 및 검사(피고인들에 대하여)

변 호 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선우영 외 3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구 의료법(2009. 1. 30. 법률 제9386호 개정되기 전의 것) 제27조 제1항 에서 정하는 ‘의료행위’라 함은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으로 진찰, 검안, 처방, 투약 또는 외과적 시술을 시행하여 하는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행위 및 그 밖에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여기서 말하는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는 추상적 위험으로도 충분하므로 구체적으로 환자에게 위험이 발생하지 아니하였다고 해서 보건위생상의 위해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 대법원 1993. 8. 27. 선고 93도153 판결 , 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4도3405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피고인들이 이른바 방문간호사들로 하여금 보험가입자들의 주거에 방문하여 혈압 및 맥박의 측정, 소변검사, 혈당측정 등의 행위를 함과 함께 문진행위를 하게 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의사면허 없는 피고인 2가 건강진단서를 작성한 행위는 보험회사가 보험가입희망자들과 보험계약을 체결할 것인지 여부 등의 판단을 위한 건강검진을 목적으로 한 것으로서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은 행위로 인하여 사람의 생명, 신체나 공중위생에 위해를 발생시킬 우려가 있다고도 보이지 아니하므로 이는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리하여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 피고인 1, 2가 공모하여 2005. 1. 4.부터 2008. 7. 21.까지,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2005. 7. 22.부터 2008. 9. 1.까지 각 ○○○○○의원에 고용된 방문간호사들로 하여금 보험가입자들의 주거에 방문하여 의사의 지도·감독 없이 신체 계측, 문진 등을 하게 한 뒤 이를 바탕으로 건강진단서를 작성한 다음, 위 건강진단서를 보험회사에게 통보하는 등 업무를 수행하고, 그 대가를 받는 등 영리를 목적으로 의료행위를 업으로 하였다는 점’은 무죄라고 판단하였다.

다. 그러나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1)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 및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① 피고인 2는 2005. 1. 4.부터 2008. 7. 21.까지 사이에 ○○○○○의원의 간호사로 재직하면서 소속 방문간호사들을 총괄하는 업무를 담당하였는데, ○○○○○의원과 방문검진위탁계약을 체결한 보험회사로부터 방문검진 의뢰가 오면 ○○○○○의원에서 고용한 전국 각지의 방문간호사들에게 연락하여 방문검진을 하도록 하였다.

② 위와 같은 연락을 받은 방문간호사들은 보험가입자들의 주거에 방문하여 그들을 상대로 문진, 각종 신체계측, 채뇨, 채혈 등을 실시한 후 채취한 소변과 혈액 등을 ○○○○○의원에 송부하였고, 이를 받은 ○○○○○의원의 임상병리사는 ○○○○○의원에 설치된 장비로 성분 등의 검사를 시행하였다.

③ 피고인 2는 위 검사결과 등을 바탕으로 보험가입자들에 대한 검사수치와 정상수치를 대비시켜 신체부위의 이상 유무와 건강상태를 알 수 있도록 의사 명의의 건강검진결과서를 작성하여 이를 보험회사에 통보하였다. 일부 건강검진결과서에는 피검진자의 건강 이상 유무, 의심되는 질병, 피검진자가 건강에 주의하여야 할 권고사항, 문진 결과에 따른 과거 병력, 현재 건강상태 등 의학적 소견을 기재하기도 하였다. 위 의학적 소견은 예를 들면 “선생님은 본 검사 범주 내에서 B형간염 바이러스 보균상태입니다. B형간염에 대해 정기적인 검사 및 관찰이 요망됩니다” 등과 같이 피검진자가 건강검진의 결과를 수령할 것을 예정한 문구를 사용하고 있다.

④ 공소외인 또는 피고인 3은 위 기간 동안 ○○○○○의원에 소속된 유일한 의사였는데 ○○○○○의원의 사무실로 매일 출근하지는 아니하였고, 위와 같은 건강검진의 실시 여부에 관하여 개별적인 지시를 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실제 보험가입자들에 대한 건강검진의 실시 과정이나 건강검진결과서의 작성·통보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 의사로서 지시하거나 관여하지 아니하였다.

⑤ 건강검진을 의뢰한 보험회사로부터 피고인 1, 2는 2005. 1. 4.부터 2008. 7. 21.까지 건강검진의 대가로 1,585,173,771원을 받고, 피고인들은 2005. 7. 22.부터 2008. 9. 1.까지 건강검진의 대가로 68,502,751원을 받았다.

(2)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의원에서 실시한 건강검진은 피검진자들을 상대로 문진, 각종 신체계측, 채뇨, 채혈 등을 행한 후 채취한 소변과 혈액 등을 가지고 과학적 방법으로 검사·분석한 다음, 검사수치와 정상수치를 대비시켜 신체부위의 이상 유무 내지 건상상태를 알 수 있도록 검진결과서를 작성하거나 그 검사 결과나 문진 결과 등에 기초한 의학적 소견도 함께 기재하여 이를 통보하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위 의학적 소견은 피검진자가 건강검진결과를 통지받을 것을 예정하여 작성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보험회사가 ○○○○○의원이 실시한 건강검진결과를 근거로 피검진자의 보험가입을 승낙할 경우 이를 통하여 피검진자는 자신의 특정 신체부위 내지 건강상태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인식할 것이고, 보험회사가 보험가입을 거절할 경우에는 피검진자는 자신의 특정 신체부위 내지 건강상태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인식할 것이므로, 위 건강검진결과는 보험회사뿐만 아니라 피검진자에게도 알려져 그의 건강생활에 일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의원에서 실시한 건강검진은 피검진자의 신체부위의 이상 유무 내지 건강상태를 의학적으로 확인·판단하기 위하여 행하여지는 것으로서 이를 통하여 질병의 예방 및 조기발견이 가능하게 될 뿐만 아니라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을 가진 의사가 행하지 아니하여 그 결과에 오류가 발생할 경우 이를 신뢰한 피검진자의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으므로, 이는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비록 위 건강검진이 실시된 이유가 보험회사가 피검진자와 사이에 보험계약을 체결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것이라 하더라도 건강검진이 가지는 위와 같은 의료행위로서의 성질과 기능이 상실되는 것은 아니므로 이러한 사정은 위 건강검진을 의료행위로 보는 데 장애가 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의원에서 건강검진의 실시 여부를 결정하는 단계에서부터 건강검진결과서의 작성·통보 단계에 이르기까지 의사의 지시·관여 없이 간호사인 피고인 2 및 방문간호사 등의 주도 아래 계속적·반복적으로 건강검진을 실시하면서 그 대가를 받아 온 행위는 영리를 목적으로 구 의료법 제27조 제1항 에서 금지하는 무면허 의료행위를 업으로 한 것으로서, 구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2011. 4. 12. 법률 제105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보건범죄단속법’이라고 한다) 제5조 위반에 해당한다. 여기서 그 건강검진의 일환으로 행하여진 문진, 각종 신체계측 및 이를 바탕으로 한 건강검진결과서 등의 작성·통보 등의 행위는 의료행위인 건강검진을 구성하는 일련의 행위이므로, 이를 포괄하여 구 보건범죄단속법 제5조 위반으로 처벌할 것이고, 그 개개의 행위를 분리하여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따진 후 그 개개의 행위별로 구 보건범죄단속법 제5조 위반 해당 여부를 판단할 것은 아니다.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의료행위 및 구 보건범죄단속법 제5조 의 해석·적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피고인 2, 3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본다.

원심이 판시한 건강검진결과의 통보는 의사가 문진, 신체계측, 과학적 검사 등을 바탕으로 피검진자의 신체부위의 이상 유무 내지 건강상태에 관하여 한 확인·판단을 외부에 알리는 행위를 뜻하는 것으로서, 피검진자가 그 통보를 직접 받은 경우는 물론 직접 받지 아니하는 경우에도 앞에서 본 바와 같이 보험회사를 통하여 그 결과를 알게 될 것이므로 이 역시 의료행위인 건강검진의 일환으로 행하여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원심의 이유 설시에 미흡한 점이 없지 아니하나, 원심이 건강검진결과의 통보를 피고인 2, 3에 대한 구 보건범죄단속법 제5조 위반의 범죄사실에 포함시켜 유죄로 인정한 조치는 정당하다. 원심판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의료행위 및 구 의료법 제17조 제1항 의 해석·적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본다.

(1) 의사가 간호사로 하여금 의료행위에 관여하게 하는 경우에도 그 의료행위는 의사의 책임 아래 이루어지는 것이고 간호사는 그 보조자에 불과하다 ( 대법원 1998. 2. 27. 선고 97도2812 판결 등 참조). 간호사가 ‘진료의 보조’를 하는 경우 모든 행위 하나하나마다 항상 의사가 현장에 입회하여 일일이 지도·감독하여야 한다고 할 수는 없고, 경우에 따라서는 의사가 진료의 보조행위 현장에 입회할 필요 없이 일반적인 지도·감독을 하는 것으로 충분한 경우도 있을 수 있으나 ( 대법원 2003. 8. 19. 선고 2001도3667 판결 , 대법원 2006. 8. 24. 선고 2005도8360 판결 등 참조), 이는 어디까지나 의사가 그의 주도로 의료행위를 실시하면서 그 의료행위의 성질과 위험성 등을 고려하여 그 중 일부를 간호사로 하여금 보조하도록 지시 내지 위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에 그친다. 이와 달리 의사가 간호사에게 의료행위의 실시를 개별적으로 지시하거나 위임한 적이 없음에도 간호사가 그의 주도 아래 전반적인 의료행위의 실시 여부를 결정하고 간호사에 의한 의료행위의 실시과정에도 의사가 지시·관여하지 아니한 경우라면, 이는 구 의료법 제27조 제1항 이 금지하는 무면허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것이다. 그리고 의사가 이러한 방식으로 의료행위가 실시되는 데 간호사와 함께 공모하여 그 공동의사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있었다면, 의사도 무면허의료행위의 공동정범으로서의 죄책을 진다.

(2) 앞에서 본 사실관계를 위의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의원에서 2005. 1. 4.부터 2008. 9. 1.까지 사이에 실시한 건강검진은 건강검진의 실시 여부의 결정단계에서부터 건강검진결과서의 작성·발급의 단계에 이르기까지 의사의 지시·관여 없이 간호사인 피고인 2 및 방문간호사 등의 주도 아래 이루어진 것이므로, 이는 무면허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위와 같이 ○○○○○의원에서 위 기간 동안에 행하여진 건강검진이 무면허의료행위에 해당하는 이상, 방문간호사들이 건강검진의 일환으로 행한 채혈에 대하여 의사인 공소외인 또는 피고인 3이 그 현장에 입회하지 아니하고 일반적인 지도·감독을 하는 것만으로 충분한지 여부 등은 위 결론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

원심의 이유 설시에 미흡한 점이 없지 아니하나, 원심이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의원에서 건강검진의 일환으로 행해진 피검진자들에 대한 채혈을 피고인들에 대한 구 보건범죄단속법 제5조 위반의 범죄사실에 포함시키고 피고인 3을 그 공동정범으로 보아 피고인들을 각 유죄로 인정한 조치는 정당하다. 원심판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의료행위의 위임이나 분업, 공동정범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인정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피고인 2의 의료법 위반의 점에 대한 상고

피고인 2는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의료법 위반의 점에 대하여도 상고하였으나, 이 부분에 대하여는 상고이유를 제출하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한 상고는 받아들일 수 없다.

4. 파기의 범위

위와 같은 이유로 원심판결의 피고인들에 대한 구 보건범죄단속법 위반의 점 중 무죄 부분을 파기하여야 하는 이상, 위 부분과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는 피고인들에 대한 구 보건범죄단속법 위반의 점 중 유죄 부분도 함께 파기되어야 한다. 그리고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피고인 1, 2에 대한 의료법 위반의 점은 위와 같이 파기되어야 하는 위 피고인들에 대한 구 보건범죄단속법 위반의 점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이들 전부에 대하여 각각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함께 파기되어야 한다.

5.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전수안 양창수(주심) 이상훈

심급 사건
-서울남부지방법원 2009.12.7.선고 2009고단6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