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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5. 9. 9. 선고 2003다28 판결

[예금반환청구][미간행]

판시사항

[1] 공동명의 예금채권자들이 동업 이외의 특정 목적을 달성하기까지 단독으로 예금을 인출할 수 없도록 방지·감시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공동명의로 예금을 개설한 경우, 예금채권과 관리처분권의 귀속관계 및 은행이 공동명의 예금채권자 중 1인에 대한 별개의 대출금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그의 지분에 상응하는 예금반환채권과 상계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2] 금융기관의 공동명의 예금채권자 중 1인에 대한 상계권의 행사가 권리남용 또는 신의칙 위반에 해당하기 위한 요건

[3] 공동명의예금에 대한 금융기관의 동의가 자신의 상계권을 포기하거나 그 행사를 제한하기로 약속한 취지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금융기관의 공동명의 예금채권자 중 1인에 대한 상계권의 행사가 권리남용 또는 신의칙 위반에 해당한다고 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원고,피상고인

대한주택보증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새대구 담당변호사 김영대)

피고,상고인

합병된 주식회사 한국주택은행의 소송수계인 주식회사 국민은행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태평양 담당변호사 강봉수 외 3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이유

1. 원심의 상계권 행사에 관한 판단

원심은 채용 증거를 종합하여 판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예금의 공동명의자 중 1인은 다른 공동명의자의 동의를 받아 단독으로 예금을 청구할 수 있다 할 것인데, 원고는 다른 공동명의자인 주식회사 삼성주택(이하 '삼성주택'이라고만 한다)과 금융기관인 피고를 공동 피고로 하여 삼성주택에 대하여는 단독예금청구에 관한 동의를, 피고에 대하여는 삼성주택에 대한 승소를 전제로 하여 이 사건 예금청구의 소를 제기하였고, 삼성주택에 대한 소송에서는 원고가 승소한 제1심판결이 확정되었으므로 원고는 다른 공동명의자인 삼성주택의 동의를 받았다 할 것이어서 이 사건 공동명의예금 전액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피고가 삼성주택에 대한 대출금채권을 자동채권으로 이 사건 예금채권과 그 대등액에서 상계한다는 항변에 대하여, ① 원고는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주택분양보증을 하면서 보증사고의 발생을 우려하여 삼성주택과 사이에 국민주택기금과 수분양자로부터 수령하는 분양대금 등을 원고와 삼성주택의 공동명의로 개설한 예금계좌에 입금하여 그 예금을 공동관리하기로 하고, 만약 삼성주택의 부도 등으로 인하여 원고가 위 분양보증책임을 이행할 경우에는 위 예금채권을 포함하여 위 아파트 분양사업과 관련한 모든 권리를 삼성주택으로부터 양도받기로 약정한 사실, ② 피고는 "삼성주택이 시행하는 삼성청산타운 신축사업과 관련하여 국민주택기금과 분양수입금을 삼성주택과 원고가 개설한 공동계좌에 입금함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동의서를 작성하여 원고에게 교부한 사실, ③ 원고와 삼성주택은 공동명의로 피고와 예금거래를 함에 있어 예금 지급청구는 반드시 공동명의인 전원의 연서로 하도록 한 사실, ④ 삼성주택은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한 국민주택기금, 분양수입금 등을 위 계좌에 입금한 사실, ⑤ 원고와 삼성주택은 공정에 따른 증빙자료를 제출할 경우에만 위 예금계좌에서 돈을 인출하고, 원고가 하도급업체의 요청에 따라 그 공사대금을 직접 지급하더라도 삼성주택은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기로 약정한 사실, ⑥ 원고는 2001. 2. 21. 삼성주택의 부도로 인하여 위 분양보증계약에 따라 수분양자들에 대한 분양금환급이행을 결정하고, 그 무렵 수분양자인 소외 신동권 외 14명에 대하여 분양금을 환급한 후, 삼성주택으로부터 이 사건 공동명의예금을 포함하여 분양과 관련한 모든 권리를 양수하게 된 사실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공동명의예금은 원고가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주택분양보증을 하면서 원만한 공사 진행과 삼성주택의 부도로 인한 수분양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수분양자들로부터 수령하는 분양금 등을 공동관리하도록 함으로써 그 자금 유출을 방지하기 위함이었고, 피고는 이러한 공동명의예금의 목적과 취지를 잘 알고서 위 동의서를 작성ㆍ교부한 것으로 보이며, 피고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 이 사건 공동명의예금은 그 명의에 있어서는 원고와 삼성주택의 공동명의임에도 불구하고, 삼성주택은 부도로 인하여 위 예금채권을 포함하여 위 아파트 분양사업과 관련한 모든 권리를 원고에게 양도함으로써 더 이상 위 예금반환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없게 되었고, 피고에 대하여 위 예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 자는 오로지 원고라고 봄이 상당하며, 또한 이 사건의 경우 공동명의예금의 명의자 중 1인인 삼성주택에 대한 금융기관의 상계권을 인정한다면, 이는 다른 명의자인 원고의 동의 없이 공동명의예금을 인출할 수 있게 되는 셈이어서 공동명의예금을 하게 된 목적과 취지에도 어긋난다고 할 것이므로, 그러한 목적과 취지를 알고 있는 피고에 대하여 삼성주택에 대한 대출금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고 이 사건 공동명의예금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한 상계를 허용함은 위 예금채권의 정당한 청구권자로 인정되는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는 상계권을 남용하는 것이 되어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할 것이니, 피고의 상계항변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상계항변을 배척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은행에 대하여 공동명의로 예금을 하고 그 권리를 함께 행사하기로 한 경우에 만일 동업자금을 공동명의로 예금한 경우라면 채권의 준합유관계에 있다고 볼 것이나, 동업 이외의 특정 목적을 위하여 돈을 공동명의로 예치하여 둠으로써 그 목적이 달성되기 전에는 공동명의 예금채권자 중 1인이 단독으로 예금을 인출할 수 없도록 방지·감시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공동명의로 예금을 개설한 경우라면, 그 예금채권은 각 공동명의자가 출연한 만큼 분량적으로 분할되어 각자에게 공동으로 귀속되고, 각 공동명의 예금채권자가 예금채권에 대하여 가지는 각자의 지분에 대한 관리처분권은 각자에게 귀속된다 할 것이므로, 공동명의 예금채권자 중 1인에 대한 별개의 대출금채권을 가지는 은행으로서는 그 대출금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그의 지분에 상응하는 예금반환채권에 대하여 상계할 수 있다 할 것이다( 대법원 2004. 10. 14. 선고 2002다55908 판결 참조).

또한, 금융기관인 피고로서는 예금채권자에 대한 반대채권으로 예금채무와 상계할 수 있는 정당한 권리가 있고, 향후 그 권리를 행사하여 채권을 원활하게 회수할 수 있으리라는 합리적인 기대도 할 수 있으므로, 그 상계권 행사를 권리남용 또는 신의칙 위반이라고 하기 위해서는, 피고에게 공동명의예금의 목적과 취지의 달성을 위하여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제한하면서까지 상대방 또는 제3자에게 협력하거나 그의 이익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에 반하여 상계권을 행사하였음이 인정되는 등, 상계권의 행사에 이른 구체적 개별적 사정에 비추어 그 행사에 법적 보호를 해 줄 가치가 없다고 볼 특별한 사유가 있어야 할 것이다 (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다59481 판결 참조).

그런데 이 사건에 있어서 보면, 피고가 원고에게 작성 교부하였다는 원심판시의 동의서는 아파트 신축공사와 관련된 분양수입금과 국민주택기금을 공동명의의 계좌에 입금함에 동의한다는 단순하고 간략한 내용에 불과하여 그것만으로 피고가 자신의 상계권을 포기하거나 그 행사를 제한하기로 약속한 취지라고 단정하기에는 심히 부족하고, 나아가 이 사건 공동명의예금의 목적이 아파트 공사의 원만한 진행과 삼성주택의 부도로 인한 수분양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수분양자들로부터 수령하는 분양금 등을 공동관리하도록 함으로써 그 자금의 유출을 방지하고자 함에 있고, 피고가 그 취지를 알고서 위 동의서를 작성 교부하였다는 원심판시의 사정만으로는 피고에게 공동명의예금의 목적 달성에 협력할 의무가 있어 그 자신의 권리인 상계권 행사에 제약을 받아야 할 특별한 사정이 생겼다고 보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피고가 위 동의서를 작성 교부한 취지가 과연 이 사건 공동명의예금의 목적을 달하기 위하여 자신의 권리 행사를 포기 또는 제한하겠다는 데 있었는지 여부를 더 심리한 다음 피고의 상계권 행사가 권리남용 또는 신의칙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할 터인데, 그에 나아가지 않고 피고가 위 동의서를 교부할 당시에 공동명의예금의 목적을 알고 있었고, 그러한 피고에게 상계권 행사를 허용하면 다른 명의자인 원고의 동의 없이 공동명의예금을 인출할 수 있게 되는 셈이어서 공동명의예금을 하게 된 목적과 취지에 어긋난다는 이유만에 의하여 그 예금에 대한 피고의 상계권의 행사가 권리남용 또는 신의칙 위반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고 말았으니, 결국 원심판결에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상계권 남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할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 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하고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이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규홍(재판장) 이용우 박재윤 양승태(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