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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수원지방법원 2011. 4. 27. 선고 2010노3551 판결

[저작권법위반][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피고인

검사

임예진

변 호 인

법무법인 정일 담당 변호사 설경수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2,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5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제2 내지 10 기재 각 저작권법위반의 점은 무죄.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공소외 2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2 회사’라 한다)는 공소외 1 외국법인 본사와 대리점 계약을 체결하면서 “(공소외 1 외국법인 본사에) 보고된 과학적 발견은 공소외 1 외국법인 본사가 리프리놀의 판매에 사용할 수 있다”고 약정하였으므로, 공소외 1 외국법인 본사가 이 사건 논문에 대한 저작재산권을 양수하였거나, 명시적·묵시적으로 포괄적인 사용권을 수여받았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인이 이 사건 논문을 복제하였더라도 위법하지 않고, 설사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제1 기재의 복제행위는 피고인이 영리목적이 아닌 식약청 담당 공무원 등 한정된 사람에게만 이용되도록 할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저작권법 제30조 에 의하여 면책된다 할 것이며,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제2 내지 10 기재와 같은 각 임상시험 결과의 언급만으로는 복제에 해당되지 않고, 그 부분에 다른 저작물과 구분될 정도로 저작자의 개성이 나타나 있는 것도 아니어서 창작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저작권의 보호대상이 되지 아니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전부에 대하여 유죄로 판단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3,000,000원)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공소외 4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4 회사’라고 한다)의 대표이사인데, 2008. 8.경 식품의약안전청(이하 ‘식약청’이라 한다)에서 위 공소외 4 회사가 본사인 호주공소외 1 외국법인과 한국 내 독점계약을 맺은 ‘리프리놀’ 상품의 개별인정형 제품의 판매허가 신청을 하면서 저작권자인 공소외 3 등의 사용허락 없이「슬관절 및 퇴행성 관절염에서 뉴질랜드산 ‘초록입 홍합 추출 오일물(LYPRINOL)’의 유효성 및 안정성에 대한 고찰」이라는 다기관 임상연구 논문을 임의로 복제하여 첨부하는 방법으로 위 공소외 3 등의 저작재산권을 침해한 것을 비롯하여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2009. 10. 30.경까지 10회에 걸쳐 저작재산권을 침해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이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 증거를 종합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1) 기초사실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각 증거에 의하면 다음 각 사실이 인정된다.

가) 공소외 1 외국법인인터내셔널리미티드(이하 ‘공소외 1 외국법인’이라고 한다)은 뉴질랜드에서 생산되는 초록입홍합에서 관절염증 완화에 효능이 있는 오일(이하 ‘초록입홍합추출 오일’이라 한다)을 추출하여 제품화한 초록입홍합 추출 오일복합물인 ‘리프리놀’의 제조·판매회사이고, 공소외 4 회사는 2008. 5. 22.경부터 공소외 1 외국법인으로부터 리프리놀을 수입하여 국내에 판매하고 있다.

나) 공소외 2 회사는 2001년경부터 공소외 1 외국법인으로부터 리프리놀을 수입하여 판매하다가, 2004년부터 2008. 5.경까지는 공소외 1 외국법인으로부터 초록입홍합 추출 오일을 수입한 다음 초록입홍합 추출 오일복합물을 제조하여 ‘리프리놀 초록입홍합 추출 오일’이라는 이름으로 판매하였다.

다) 공소외 2 회사는 국내 최초로 2004년에 식약청으로부터 초록입홍합 추출 오일에 대하여 관절기능성을 이유로 원료명을 ‘공소외 2 회사 리프리놀 - 초록입홍합 추출 오일복합물’로 하여 건강기능식품 기능성원료로 인정받고, 2005년에 이를 사용하여 만든 제품에 대하여 제품명을 위 ‘리프리놀 초록입홍합 추출 오일’로, 초록입홍합 추출 오일의 제조회사를 ‘공소외 1 외국법인’으로 하여 건강기능식품 인정을 받았다가, 2007. 12.경 및 2008. 3.경 원료명을 ‘공소외 2 회사 초록입홍합 추출 오일복합물’로, 제품명을 ‘공소외 2 회사 초록입홍합 추출 오일’로 각 변경하는 것을 승인받았다. 이에 따라 공소외 2 회사는 자신이 제조하여 판매하는 초록입홍합 추출 오일복합물의 이름을 위 ‘리프리놀 초록입홍합 추출 오일’에서 ‘공소외 2 회사 초록입홍합 추출 오일’로 바꾸었다.

라) 한편, 공소외 2 회사는 2008. 5.경 공소외 1 외국법인과의 계약이 종료되자 뉴질랜드에 소재한 ‘공소외 5 외국법인’으로부터 초록입홍합 추출 오일을 수입하여 초록입홍합 추출 오일복합물을 제조하여 ‘공소외 2 회사 초록입홍합 추출 오일’이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고, 이에 따라 2008. 10.경에는 초록입홍합 추출 오일의 제조회사를 ‘공소외 1 외국법인’에서 ‘공소외 5 외국법인’으로 변경하는 신청을 하였는데, 식약청은 원료가 달라지지 않았다며 이를 인정하였다.

마) 한편 리프리놀의 효능에 대한 홍보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공소외 2 회사의 의뢰에 따라 공소외 3 외 7명(국내 7개 대학병원 정형외과학교실 소속이다)은 2002년 ‘관절염 환자 54명을 상대로 한 임상실험결과 리프리놀이 관절염증 조절 및 관절기능 개선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는 내용이 담긴「슬관절 및 고관절의 퇴행성 관절염 환자에서 뉴질랜드산 초록입홍합 추출 오일물(LYPRINOL)의 유효성 및 안정성에 대한 고찰」이라는 제목의 논문(이하 ‘이 사건 논문’이라 한다)을 발표하였다.

바) 피고인은 2008. 8.경 리프리놀 상품에 관하여 개별인정형 제품으로 승인을 받기 위하여 이 사건 논문을 그 저자들의 동의를 받지 않고 무단으로 복제하여 식약청에 제출하였고, 나아가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제2 내지 10 각 기재와 같이 이 사건 논문의 내용을 요약하는 등의 방법으로 홈페이지나 신문 등에 게재하였다.

사) 이 사건 논문의 저자들은 공소외 3에게 이 사건 논문의 저작권과 관련한 법적 조치를 할 권한 등을 위임하였고, 공소외 3은 공소외 2 회사의 대표이사인 공소외 6에게 다시 위 권한 등을 재위임하였으며, 위 공소외 6은 2009. 8. 14.경 및 2009. 11. 4.경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은 내용의 고소를 제기하였다.

2) 식약청에 대한 이 사건 논문 제출에 관한 저작권위반의 점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이 사건 논문이 연구대상의 선정 및 연구방법, 리프리놀 투여에 따른 치료효과와 그에 대한 평가에 관하여 종합적인 고찰을 한 의학분야의 학술논문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저작권법 제2조 제1호 에서 규정한 저작물에 해당함은 명백한바,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각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공소외 1 외국법인과 공소외 2 회사는 대리점계약을 체결하면서 공소외 2 회사가 시작하여 발표되는 판촉물 및 임상연구에 대한 지적재산권은 공소외 2 회사가 보유한다는 취지의 약정을 한 점(공판기록 116면 참조), ② 이 사건 논문이 공소외 2 회사의 의뢰에 따라 공소외 2 회사의 비용부담 하에 작성되었던 점, ③ 이 사건 논문의 공동 저자들이 이 사건 논문의 해외 출판을 위하여 번역 및 편집을 공소외 1 외국법인에서 지정한 제3자에게 위임하였다고 하더라도 공소외 1 외국법인에게 이 사건 논문의 사용을 포괄적으로 허락하였다고 볼 수는 없는 점, ④ 피고인과 공소외 2 회사는 초록입홍합 추출 오일물을 원료로 한 상품을 판매하는 경쟁관계로, 피고인 또는 공소외 1 외국법인이 공소외 2 회사에 대하여 2008년경부터 2010년경까지 식약청, 구로구청 등에 공소외 2 회사가 공소외 1 외국법인의 자료를 무단으로 사용하고 저질 오일을 수입하였으며, 허위 과대광고를 하였다는 등의 내용으로 신고하였고, 공정거래위원회에 허위 과대광고를 하였다고 고발하였으며, 서울남부지방법원에 부정경쟁행위금지가처분 신청을 하는 등 피고인 및 공소외 2 회사 상호간 상품의 판매에 대한 분쟁이 계속되었던 점, ⑤ 피고인이 상품에 관하여 식약청으로부터 개별인정형 제품 승인을 받을 경우 상품의 판매에 있어 상당한 이익이 예상되는바, 피고인이 이 사건 논문을 그대로 복제하여 식약청에 제출한 것은 영리 목적으로 이를 이용한 것이라고 충분히 인정되고 이를 저작권법 제30조 에서 규정하는 개인적으로 이용하거나 가정 및 이에 준하는 한정된 범위 안에서 이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⑥ 위와 같이 피고인과 공소외 2 회사가 같은 원료를 사용한 제품을 판매하는 경쟁자로서 상호간 법적·사실적 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사건 논문의 저자들이 이 사건 논문의 제출행위를 알았으면 반대하지 않았을 것이라거나 저작권자의 침해된 권리가 없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논문의 저작권자들이 피고인 또는 공소외 1 외국법인에게 이 사건 논문에 대한 저작권을 양도하였다거나, 포괄적 사용권을 수여하였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가 사적 이용을 위한 복제라거나 위 행위로 인하여 저작권자들의 저작권이 침해되지 않았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제2 내지 10 기재 각 저작권위반의 점에 관한 판단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은 학문과 예술에 관하여 사람의 정신적 노력에 의하여 얻어진 사상 또는 감정의 창적적 표현물이어야 하므로 저적권법이 보호하는 것은 문학·학술 또는 예술에 관한 사상·감정을 말·문자·음·색 등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외부에 표현하는 창작적인 표현형식이고, 그 표현되어 있는 내용, 즉 아이디어나 이론 등의 사상 및 감정 그 자체는 설사 그것이 독창성, 신규성이 있다 하더라도 원칙적으로는 저작권법에서 정하는 저작권의 보호대상이 되지 아니한다.

살피건대, 피고인은 신문이나 홈페이지 등에 “국내 7개 대학병원에서 관절이 불편한 사람 54명을 대상으로 2개월간 실시한 인체시험에서 관절의 기능이 유의적으로 개선됨이 확인되었습니다”(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제2 내지 6, 8 각 기재 부분), “2001년 국내 7개 대학병원에서 인체시험실시, 뉴질랜드산 초록입홍합 추출물(리프리놀)의 유효성 및 안정성에 대한 고찰 : 다기관 임상연구”(같은 일람표 순번 제7 기재 부분), “국내 7개 대학병원 인체시험 결과 관절염증 유발물질 ‘류크트리엔’의 생성을 근본적으로 억제”(같은 일람표 순번 9, 10 각 기재 부분)라는 내용의 약 3줄 ~ 5줄 분량의 짧은 글을 게재하였을 뿐인바, 이와 같이 리프리놀에 관한 임상시험결과의 존재를 알리는 것에 불과하거나, 그 결과만을 객관적으로 간략하게 요약하는 정도에 불과하다면, 이러한 표현에 저작자의 창작성 내지 개성이 나타나 있다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주1) , 특히 이 사건 논문의 최종적인 주제에 해당하는 임상시험의 결과에 관한 기술(기술)은 저작자의 아이디어나 사상 자체이거나 적어도 아이디어와 표현이 불가분한 것이므로, 만약 이러한 표현이나 기술에 대하여도 저작권을 인정하면 실질적으로 저작자의 표현형식이 아닌 아이디어나 사상 자체를 보호하는 것이 되어 저작권 제도의 취지에 반하게 된다 할 것이므로, 피고인이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제2 내지 10 기재부분을 신문이나 홈페이지 등에서 각 인용하였다 하더라도 이로써 이 사건 논문의 저작권자들의 저작권을 침해한 것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법리오해에 관한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일부 이유 있으므로, 원심판결 중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제2 내지 10 기재 각 저작권법위반부분은 파기되어야 할 것인바, 원심은 이를 나머지 죄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아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 제6항 에 의하여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 및 그에 대한 증거의 요지는 원심판결 제2쪽 제4, 5행의 “공소외 3 등의 저작재산권을 침해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2009. 10. 30.경까지 10회에 걸쳐 저작재산권을 침해하였다”를 “공소외 3 등의 저작재산권을 침해하였다”로 변경하고,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를 삭제하는 것 외에는 원심판결의 각 해당란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 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1. 노역장유치

1. 가납명령

양형이유

피고인이 초범인 점,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이익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직업 및 환경, 범죄전력, 범행의 동기와 경위, 방법 및 결과, 범행 전후의 정황을 비롯하여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가지 사정들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부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제2 내지 10 기재 각 저작권법위반의 점의 요지는 제2의 가항의 기재와 같은 바, 이는 위 제2의 다. 3)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안호봉(재판장) 한소희 민희진

주1) 한편, 피고인은 공소외 4 회사 리플렛에 저작권자들이 이 사건 논문에서 시간 경과에 따른 관절기능 개선도를 표현한 그래프와 거의 유사한 그래프를 사용하였으나, 위와 같은 그래프는 이 사건 논문의 저작권자들이나 피고인이 이를 사용하기 이전부터 이러한 연구결과를 표현하는데 있어 보편적으로 사용되어 온 것인 점에 비추어 이 사건 논문의 저작권자의 독창적인 표현형식으로 보기도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