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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2000. 3. 9. 선고 99나48476 판결 : 상고기각

[손해배상(기)][하집2000-1,233]

판시사항

[1]법무사가 근저당권자 아닌 근저당권설정자로부터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신청을 위임받아 처리함에 있어 근저당권설정계약서만을 제시하고 근저당권자의 위임장이나 인감증명서 등을 소지하지 아니한 근저당권설정자의 말만 믿고 근저당권자 본인에게 그 위임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경우, 법무사에게 구 법무사법 제23조 소정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사례

[2]예고등기의 목적 및 예고등기에 처분금지 효력이 있는지 여부(소극)

[3]부동산 매수 당시 근저당권회복등기의 예고등기가 경료되어 있은 경우, 매수인에게 그 이해관계자들의 이해관계 및 계속중인 소송의 진행사항들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채 만연히 근저당권말소등기가 유효한 것으로 믿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는 이유로 과실상계를 인정한 사례

판결요지

[1]법무사가 근저당권자 아닌 근저당권설정자로부터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신청을 위임받아 처리함에 있어 근저당권설정계약서만을 제시하고 근저당권자의 위임장이나 인감증명서 등을 소지하지 아니한 근저당권설정자의 말만 믿고 근저당권자 본인에게 그 위임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경우, 법무사에게 구 법무사법 제23조 소정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사례.

[2]예고등기는 부동산등기법 제4조, 제39조에 의하여 등기원인의 무효 또는 취소로 인한 등기의 말소 또는 회복의 소가 제기된 경우에 그 등기에 의하여 소의 제기가 있음을 제3자에게 경고하여 계쟁부동산에 관하여 법률행위를 하고자 하는 자의 선의의 제3자로 하여금 소송의 결과 발생할 수도 있는 불측의 손해를 방지하려는 목적에서 수소법원의 촉탁에 의하여 그 소제기 사실을 등기부에 기재하는 등기에 불과하므로, 어느 부동산에 관하여 예고등기가 경료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제3자는 계쟁부동산에 관하여 유효하게 물권의 득실변경에 관한 법률행위를 할 수 있고, 비록 예고등기가 있은 후에 그 사실을 알고 권리를 취득하여도 그 권리에 영향이 없다.

[3]부동산 매수 당시 근저당권회복등기의 예고등기가 경료되어 있은 경우, 매수인에게 그 이해관계자들의 이해관계 및 계속중인 소송의 진행사항들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채 만연히 근저당권말소등기가 유효한 것으로 믿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는 이유로 과실상계를 인정한 사례.

원고,피항소인

유좌상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인식)

피고,항소인

피고 (소송대리인 우성종합법무법인 담당변호사 문상호)

주문

1.원심판결 중, 원고에 대하여 피고에게 금 8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1998. 10. 26.부터 2000. 3. 9.까지는 연 5푼,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위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소송비용은 제1, 2심 모두 이를 5분하여 그 1은 원고의, 나머지는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금 10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1997. 2. 15.부터 완제일까지 연 2할 5푼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는 판결

항소취지

원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인정 사실

아래에서 인정하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의 1 내지 4, 갑 제2호증의 1 내지 7, 갑 제3, 5, 7호증, 갑 제4, 6호증의 각 1 내지 3, 갑 제8호증의 3의 각 기재와 원심 증인 소외 2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인정할 수 있고, 이에 일부 반하는 갑 제8호증의 1, 4의 각 기재는 이를 믿지 아니하고 달리 반증 없다.

(1)대전 동구 판암동 405의 14 대 380㎡, 같은 동 405의 24 임야 23㎡ 중 2730분의 2678지분, 같은 동 405의 25 임야 64㎡ 중 2730분의 2678지분 및 위 각 지상 시멘트 벽돌조 시멘트 기와지붕 단층 주택 68.94㎡(이하 '이 사건 각 부동산'이라 한다)에 관하여 1984. 10. 10. 소외 1 명의로 소유권 및 지분권이전등기가 각 경료되었다가, 대전지방법원 동대전등기소 1991. 7. 24. 접수 제54777호로 근저당권자를 소외 여정대, 채무자를 소외 1, 채권최고액을 금 1억 원으로 한 근저당권설정등기(이하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라 한다)가 경료되었다.

(2)피고는 서울 강서구 화곡동 998의 7에서 법무사 사무실을 운영하던 중, 소외 1로부터 1992. 1.경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경료되어 있는 근저당권설정등기에 관하여 근저당권설정계약해지를 원인으로 하여 말소하여 줄 것을 의뢰받고, 이를 위 사무소 사무원인 소외 2로 하여금 처리하게 하였다.

(3)피고의 직원인 소외 2는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근저당권자인 위 여정대 본인으로부터가 아닌, 근저당권설정자인 소외 1로부터 위촉받아 처리하게 되었는데, 소외 1은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위임함에 있어 근저당권자인 위 여정대의 위임장이나 인감증명 등을 소지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한 근저당권설정계약서만을 제시하면서 위 여정대가 지방에 거주하고 있어 자신이 위 여정대로부터 위 근저당권말소등기의 신청을 위임받았다고 하면서 소외 2로부터 그 말소등기신청에 필요한 위임장을 교부받은 후 그로부터 2, 3일이 경과한 후에 위 여정대의 인영이 날인된 위임장을 소외 2에게 제출하자, 소외 2는 그 위임 여부에 관하여 이를 확인하지 아니한 채 만연히 근저당권자인 위 여정대가 이 사건 근저당권의 말소등기신청을 소외 1에게 위임한 것으로 속단하고,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등기신청을 하여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는 1992. 1. 23.자로 같은 달 22. 근저당권설정계약해지를 원인으로 하여 각 말소되었다.

(4)한편, 소외 최점숙은 소외 1로부터 이 사건 각 부동산을 금 1억 원에 매수하여, 위와 같이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말소되기 하루 전인 1992. 1. 22. 증여를 원인으로 소유권 및 지분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고, 원고는 1996. 12. 28. 위 최점숙으로부터 이 사건 각 부동산을 금 1억 원에 매수하여 1997. 2. 15. 증여를 원인으로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소유권 및 지분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다.

(5)그런데 위 여정대가 근저당권자인 자신의 동의가 없었는데도 자신의 의사 및 실체관계에 반하여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가 위법하게 말소되었음을 이유로 대전지방법원 93가단20532호로 위 말소된 근저당권설정등기의 회복등기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승소함으로써, 위와 같이 말소되었던 이 사건 근저당권에 관하여 1997. 11. 19. 말소회복등기가 경료되었고, 위 여정대의 상속인들이 회복된 위 근저당권에 기하여 1997. 12. 13.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대하여 대전지방법원 97타경43031호로 임의경매를 신청하여 1998. 10. 26.경 소외 이학봉이 이 사건 각 부동산을 경락받아 같은 날 경락대금을 완납하였는데, 당시 이 사건 각 부동산의 소유권 및 지분권자인 원고는 그 경락대금 중에서 전혀 배당을 받지 못하였다.

나. 판 단

구 법무사법(1996. 12. 12. 법률 제5180호로 개정되기 전의 법률) 제23조에 의하면, 법무사가 사건의 위촉을 받은 경우에는 위촉인에게 법령에 의하여 작성된 인감증명서나 주민등록증 등을 제출 또는 제시하게 하거나 기타 이에 준하는 확실한 방법으로 위촉인이 본인 또는 그 대리인임이 상위 없음을 확인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에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의 직원인 소외 2로서는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근저당권자인 위 여정대 본인으로부터 위촉받은 것이 아니라, 이해관계가 대립되고 있는 근저당권설정자인 소외 1로부터 위촉받았을 뿐만 아니라, 소외 1이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위임할 당시 위 여정대의 위임장이나 인감증명서 등을 전혀 소지하지 아니하고 있었으므로 비록 소외 1이 근저당권설정계약서를 소지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소외 1이 위 여정대로부터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등기신청에 대한 정당한 위임을 받았는지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위 여정대를 법무사 사무실로 출석하게 하든지, 전화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그 위임 여부를 확인하였어야 하였고, 또 그러할 경우 쉽사리 이를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한 채 소외 1이 근저당권설정계약서를 가져 왔다는 사실만으로 위 여정대로부터 위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등기신청에 관하여 정당한 위임을 받은 것으로 속단한 나머지 함부로 위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등기신청을 대행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피용자인 소외 2에게는 구 법무사법 제23조에서 규정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다고 할 것이고, 소외 2의 이러한 과실로 말미암아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말소되었던 근저당권설정등기가 회복되고, 나아가 위 근저당권자의 상속인들이 회복된 위 근저당권에 기하여 경매를 신청하여 이 사건 각 부동산이 제3자에게 경락됨으로 인하여 원고의 소유권 및 지분권이 소멸하게 된 이상, 피고로서는 소외 2의 사용자로서 동인이 그 사무집행에 관한 위와 같은 과실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할 것이다.

이에 피고는, 원고가 1997. 2. 15. 위 최점숙으로부터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소유권 및 지분권이전등기를 경료받기 이전인 1993. 7. 29.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말소된 위 근저당권설정등기에 대하여 이미 근저당권회복의 예고등기가 경료되어 있었고, 따라서 원고로서는 이 사건 부동산을 취득하기 이전에 위 말소된 근저당권이 향후 회복될 경우 그 소유권 및 지분권이 상실될 수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다 할 것이므로 비록 위와 같은 사유로 인하여 원고가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 및 지분권을 상실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피고로서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위 갑 제1호증의 1 내지 4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원고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기 이전인 1993. 7. 29. 대전지방법원 동대전등기소 접수 제30888호로 같은 달 21.자로 대전지방법원 93가단20532호로 위 근저당권말소등기의 원인무효를 원인으로 한 근저당권 회복등기청구의 소가 제기된 것을 원인으로 하여 위 말소된 근저당권에 대한 근저당권회복의 예고등기가 경료되어 있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없으나, 예고등기는 부동산등기법 제4조, 제39조에 의하여 등기원인의 무효 또는 취소로 인한 등기의 말소 또는 회복의 소가 제기된 경우에 그 등기에 의하여 소의 제기가 있음을 제3자에게 경고하여 계쟁부동산에 관하여 법률행위를 하고자 하는 선의의 제3자로 하여금 소송의 결과 발생할 수도 있는 불측의 손해를 방지하려는 목적에서 수소법원의 촉탁에 의하여 그 소제기 사실을 등기부에 기재하는 등기에 불과하므로, 어느 부동산에 관하여 예고등기가 경료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제3자는 계쟁부동산에 관하여 유효하게 물권의 득실변경에 관한 법률행위를 할 수 있고, 비록 예고등기가 있은 후에 그 사실을 알고 권리를 취득하여도 그 권리에 영향이 없다고 할 것인 즉, 원고가 이 사건 각 부동산을 취득할 당시 이에 관하여 이미 말소된 근저당권설정등기에 관하여 그 근저당권회복의 예고등기가 경료되어 있었고, 원고가 이러한 사실을 알고서 이 사건 각 부동산을 취득하였다고 하여 원고의 권리취득에 하등의 장애사유가 될 수 없어,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하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할 것이어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할 것이다.

그러나 한편, 원고로서는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할 당시 위 근저당권회복등기의 예고등기가 경료되어 있었던 이상 위 근저당권말소등기의 회복의 소가 제기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추정되고, 이러한 상태에서 원고로서는 이해관계자들의 이해관계 및 계속중인 위 소송의 진행사항들을 주의깊게 조사하여 불측의 손해를 입지 아니하도록 조치를 강구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만연히 위 근저당권의 말소등기를 유효한 것으로 경신하고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한 과실이 있다 할 것이고, 이러한 원고의 과실은 이 사건 손해발생의 한 원인이 되었다 할 것이므로 피고가 배상하여야 할 손해액을 정함에 있어 이를 참작하기로 하되, 그 비율은 앞서 본 사실관계에 비추어 20% 정도로 정함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2. 손해배상의 범위

나아가 피고가 원고에게 배상하여야 할 손해액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로서는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등기가 적법하게 말소되었다고 믿고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하였으나, 그 후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말소된 근저당권이 회복되고, 근저당권자의 상속인들이 회복된 근저당권에 기하여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경매를 신청하여 이 사건 각 부동산이 제3자에게 경락됨으로 인하여 원고로서는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 및 지분권을 상실하게 되었다 할 것이므로, 이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는 위 근저당권설정등기가 유효하게 말소되었다고 믿고서 이 사건 부동산을 취득하기 위하여 출연한 금액, 즉 매매대금상당액인 금 100,000,000원이라고 할 것인데, 앞서 본 원고의 과실을 참작하면 결국 피고가 원고에게 배상하여야 할 금원은 금 80,000,000원{=금 100,000,000원×(1-0.2)}이 된다고 할 것이다(원고는, 위와 같이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 및 지분권을 상실하였으므로 매도인인 위 최점숙에게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채권을 가지고 있고, 위 최점숙은 이 사건 근저당권이 적법하게 말소되었다고 믿고 이를 매수하여 매수대금을 소외 1에게 지급하였는데, 피고의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에게 소유권을 이전하여 줄 수 없게 되어 피고에게 손해배상채권을 가지고 있으므로, 원고는 위 최점숙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을 대위행사한다는 취지의 주장도 하고 있으나, 위 주장은 이 사건 근저당권의 말소 시점 및 위 최점숙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 경료 시점에 대한 착오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3. 결 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금 8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이 사건 각 부동산의 소유권 및 지분권을 상실한 1998. 10. 26.부터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00. 3. 9.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푼,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한 원심판결 중 위 인용 부분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 부분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흥복(재판장) 김수천 김수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