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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_flag_2의정부지방법원 2016. 8. 19. 선고 2015나12780 판결

[어음금][미간행]

원고, 피항소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신용태 외 1인)

피고, 항소인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바른 담당변호사 백창원 외 2인)

변론종결

2016. 7. 22.

주문

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400,000,000원 및 그 중 200,000,000원에 대하여는 2002. 2. 10.부터, 나머지 200,000,000원에 대하여는 2002. 2. 28.부터 각 2002. 4. 10.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2001. 10. 6. 액면금 200,000,000원, 수취인 주식회사 남양씨엔씨, 지급장소 주식회사 국민은행(이하 ‘국민은행’이라 한다) 의정부지점은 동일하고, 지급기일이 2002. 2. 10. 및 2002. 2. 28.로 다른 약속어음 2장(이하 ‘이 사건 각 약속어음’이라 한다)을 각 발행하였고, 이후 주식회사 남양씨엔씨, 소외 1, 소외 2, 주식회사 청도산업개발, 소외 3, 일본국인 소외 4의 순차 배서를 거쳐 원고가 2001. 12.경 이 사건 각 약속어음을 양도받았다.

나. 원고는 이 사건 각 약속어음의 각 지급제시기간 내인 2002. 2. 14.(2002. 2. 10.부터 2002. 2. 13.은 공휴일이다) 및 2002. 2. 28. 이를 지급제시하였으나 피고의 피사취신고로 지급이 거절되자, 2002. 4. 4. 피고를 상대로 약속어음금 청구소송( 의정부지방법원 2002가단16620호 , 이하 ‘전소’라고 한다)을 제기하여 2002. 7. 24. ‘피고는 원고에게 400,000,000원 및 그 중 200,000,000원에 대하여는 2002. 2. 10.부터, 나머지 200,000,000원에 대하여는 2002. 2. 28.부터 각 2002. 4. 10.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은 2002. 8. 27. 확정되었다.

다. 한편 피고는 위 피사취신고를 하면서 사고신고담보금으로 2002. 2. 15.과 2002. 2. 28.에 각 200,000,000원(이하 ‘이 사건 각 사고신고담보금’이라 한다)씩을 지급은행에 예치하였는데, 전소 확정판결 선고일로부터 이틀 후인 2002. 7. 26. 이 사건 각 사고신고담보금이 모두 인출·지급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호증의 1, 2, 제2, 3호증, 을 제5호증의 1 내지 15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는, 원고가 소외 4로부터 배서를 받음으로써 이 사건 각 약속어음을 양도받은 것은 소송행위를 주목적으로 하는 소송신탁에 해당하여 무효이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고 항변한다.

나. 살피건대, 피고의 위 주장은 전소에서도 이미 제출할 수 있었던 공격방어방법으로서 이 사건 소에 이르러서야 이를 주장함은 전소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될 뿐만 아니라, 나아가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항변은 어느모로 보나 이유 없다.

3.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소 제기일인 2012. 7. 16. 현재 전소 확정판결에 기한 채권의 소멸시효기간 10년의 경과가 임박하였으므로, 그 시효중단을 위하여 제기된 이 사건 소는 소의 이익이 있다.

따라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어음금 400,000,000원 및 그 중 200,000,000원에 대하여는 2002. 2. 10.부터, 나머지 200,000,000원에 대하여는 2002. 2. 28.부터 각 2002. 4. 10.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항변 등에 관한 판단

1) 피고의 주장

가) 원고가 전소 제기 당시 배서인 소외 4에 대하여 어떠한 원인채권도 갖고 있지 못하였고, 이 사건 각 약속어음 원본을 소지하고 있지도 아니하였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각 약속어음금 청구에 응할 수 없다.

나) 피고는 이 사건 각 사고신고담보금으로 각 200,000,000원씩을 예치하였는데, 전소 변론종결일 이후 이 사건 각 약속어음의 소지인에게 이 사건 각 사고신고담보금이 지급되었다. 따라서 이 사건 각 약속어음금 채무는 어음소지인에 대한 지급 또는 채권의 준점유자에 대한 변제로 전부 소멸하였다.

2) 원인채권 부존재 및 어음 미소지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의 위 주장은 전소에서도 이미 제출할 수 있었던 공격방어방법으로서 이 사건 소에 이르러서야 이를 주장함은 전소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사고신고담보금의 지급 주장에 관한 판단

가) 먼저 피고의 위 주장에 대하여 원고는, 전소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어 허용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의 위 주장 내용이 전소 변론종결일 이후 이 사건 각 약속어음의 소지인에게 이 사건 각 사고신고담보금이 지급된 것이라는 취지임이 명백한 이상 이를 전소의 변론종결시까지 주장할 수 있었던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다음으로 이 사건 각 사고신고담보금이 이 사건 각 약속어음의 소지인에게 지급되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각 사고신고담보금이 출금된 2002. 7. 26. 당시 시행되던 어음교환업무규약 시행세칙 제117조 제1항에서는 별지 기재와 같이 사고신고담보금을 지급하는 사유로 어음소지인에게 지급하는 경우(제1호), 어음발행인에게 지급하는 경우(제2호), 법원으로부터 제권판결을 받은 자에게 지급하는 경우(제3호)를 각 거시하고 있었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의 경우 위 제1호의 가목(어음소지인이 어음금지급청구소송 또는 어음채무부존재확인소송에서 승소하고 그 판결확정증명 또는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는 것으로 지급은행이 인정하는 증서를 제출한 경우)의 일부 요건은 충족된 상태였다.

위와 같은 관련 규정의 내용에다가 갑 제2호증, 을 제13호증의 각 기재, 당심 법원의 국민은행에 대한 각 금융거래정보제출명령 결과 및 증인 소외 5, 소외 6의 각 증언과 원고 본인신문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사고신고담보금은 적어도 원고 또는 원고로부터 위임을 받아 이 사건 각 약속어음을 소지하고 있던 사람으로부터 이를 회수하고 그에게 지급되었다고 봄이 타당하고, 갑 제5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및 당심 법원의 부산은행에 대한 금융거래정보제출명령 결과만으로는 이를 뒤집기에 부족하고 달리 반증이 없다.

① 어음교환업무규약 시행세칙 제85조 제2항은 ‘사고신고담보금에 대하여는 어음소지인이 정당한 권리자임이 판명된 경우에는 어음소지인이 수익의 의사표시를 함으로써 그 지급청구권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어음소지인이 발행인을 상대로 어음금지급청구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판결을 받은 경우에도 일응 그가 정당한 권리자임을 입증할 수 있는 상태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사고신고담보금을 청구할 때에 확정판결증명 등 서면을 제출하도록 한 규정은 입증을 명확하게 하고자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수익의 의사표시는 서면은 물론 구두로도 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② 위 출금 당시 국민은행에서 근무하던 소외 5, 소외 6은 업무처리 과정상 이 사건 각 사고신고담보금은 이 사건 각 약속어음 원본의 교부 없이는 지급될 수 없고, 피고의 계좌별수표어음내역조회에 이 사건 각 약속어음이 기재되어 있지 않으므로 이 사건 각 약속어음은 회수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국민은행 당시의 업무처리 과정이나 전산자료상 이 사건 각 약속어음 원본이 회수된 것으로 보인다는 위 증언 내용을 배척할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

③ 원고는 전소 판결이 확정된 이후 이 사건 각 약속어음을 분실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그 원본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분실경위에 관하여도 전소 소송 당시 소송대리인에게 약속어음 원본을 교부하였다가 돌려받았는데 언제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거나, 판결 선고 당시에 원본을 소지하고 있었는지에 대해서 기억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가, 소송대리인에게 교부하였던 원본을 돌려받은 것이 맞느냐의 질문에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하였다.

④ 이처럼 원고가 전소 판결 선고 당시나 이 사건 각 사고신고담보금의 지급 이후에 이 사건 각 약속어음 원본을 직접 소지하고 있었는지가 분명하지 아니하다.

⑤ 나아가 당시 이 사건 각 약속어음 중 지급기일이 2002. 2. 28.인 약속어음의 표면에 ‘사고계 접수 계약불이행 담보금 입금’이라는 내용의 기재가 되어 있어 원고가 이 사건 각 사고신고담보금의 존재를 알고 있었을 가능성도 커 보인다.

⑥ 또한, 원고는 자신이 이 사건 각 사고신고담보금이 출금된 2002. 7. 26. 당시 지급은행인 국민은행 의정부지점에 출석한 사실이 없고 부산에 있었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어렵고, 설사 원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가 당시 부산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대리인에 의한 어음거래도 가능하다고 할 것이다.

⑦ 한편 어음교환업무규약 시행세칙에서는 사고신고담보금 지급사유 중 어음발행인에게 지급하는 경우 중 하나로 ‘당해 어음과 관련하여 이해관계인이 소송계속 중임을 입증하는 서면을 지급은행에 제출한 바가 없고 지급제시일로부터 6개월이 경과한 경우’를 규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각 사고신고담보금이 출금된 2002. 7. 26. 당시 이 사건 각 약속어음의 각 지급제시일로부터 6개월이 경과하지 아니하였음이 역수상 명백하며, 달리 어음발행인에게 지급하는 경우의 일부 요건이 충족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은 찾기 어렵다.

다) 따라서 이 사건 각 약속어음의 발행인인 피고로서는 피사취신고를 하면서 이 사건 각 사고신고담보금을 예치하면서 지급은행에 그 담보금의 처리를 위탁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정당한 어음권리자에 대한 발행인으로서의 의무를 다하였다고 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종국적으로 이 사건 각 약속어음의 소지인에게 이 사건 각 사고신고담보금이 지급되었다고 봄이 타당한 이상 피고도 발행인으로서의 책임을 면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라) 이에 대하여 원고는, 설사 이 사건 각 약속어음의 소지인에게 이 사건 각 사고신고담보금이 지급되었다고 하더라도, 전소 확정판결에 따라 어음금 400,000,000원에 대한 지연손해금 채권이 남아있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살피건대, 피고가 2002. 2. 15.과 2002. 2. 28.에 이 사건 각 사고신고담보금을 예치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여기에 ① 사고신고담보금의 예치는 사고신고내용의 진실성과 어음발행인의 자력을 담보함으로써 사고신고가 거래정지처분 등 부도제재에 대한 회피가 아님을 보장함과 동시에 어음소지인의 어음상 권리가 확인되는 경우에는 당해 어음채권의 지급을 담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점, ② 어음발행인이 어음금 상당액의 사고신고담보금을 지급기일에 예치하면 거래정지처분을 면하게 되는 점, ③ 사고신고담보금은 실질적으로 어음발행인이 정당한 어음소지인에 대한 어음금 지급을 보장하기 위한 변제공탁의 성질도 가지는 점, ④ 만약 어음발행인이 어음금 상당액을 사고신고담보금으로 예치한 후에도 그 어음금에 대한 지연손해금이 계속 발생하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어음소지인의 출금시점에 따라 어음발행인으로서는 예측할 수 없는 손해를 입게 되는 결과가 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어음발행인이 사고신고담보금을 예치하면 그 어음금에 대한 지연손해금은 발생하지 않고, 어음소지인이 이를 지급받으면 그 어음에 따른 권리는 모두 소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생략]

판사   조윤신(재판장) 홍주현 이원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