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위반
2009노248 공직선거법위반
400 (000000-000000), DO0), 000O
주거 청주시 흥덕구 OO○OOO000O00O OO0동
OO0호
등록기준지 충북 청원군 OOO OO0 O0
피고인 및 검사
홍영은
법무 법인청풍로펌담당변호사윤경식, 류성룡
변호사이태섭, 김완섭
2009. 9. 11.
피고인 및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피고인)
(1) 이 사건 버스 투어는 시군 통합지역에 대한 현장 체험을 통하여 지역사회의 현 안 문제인 청원군과 청주시와의 시군통합 문제를 고민하고 토론하여 해결하기 위한 것 이었다.
따라서 이 사건 버스 투어나 그 참가자들은 자원봉사활동 기본법, 청원군 자원봉사 활동지원 조례( 이하 '이 사건 조례'라고 한다)에서 말하는 자원봉사활동이나 자원봉사 자라고 할 수 있다.
청원군 및 그 ○○인 피고인은 위 자원봉사활동의 수요자로서 금품제공의 대상 · 방 법 ·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는 이 사건 조례에 의하여 이 사건 버스 투어에 소요 된 비용을 지급하였으므로, 피고인의 행위는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2항 제4호 나목의 '지방자치단체가 자체사업계획과 예산으로 대상 · 방법 · 범위 등을 구체적으로 정한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에 의한 금품제공행위' 에 해당한다.
또한, 피고인의 행위는 공직선거관리규칙 제50조 제5항 제5호의 '제1호 내지 제4 호의 규정 외에 법령의 규정에 근거하여 금품 등을 찬조출연 또는 제공하는 행위' 또는 같은 항 제6호의 '그 밖에 위 각호의 어느 하나에 준하는 행위로서 중앙위원회가 정하는 행위'이므로,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2항 제5호 '그 밖에 위 각 호의 어느 하나 에 준하는 행위로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으로 정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2) 이 사건 버스 투어는 그 동기나 목적,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사회상규에 위배 되지 아니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
(3) 피고인은 이 사건 버스 투어의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를 선거관리위원회에 질의 하지는 않았지만, 공직선거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실무자들의 검토보고를 신뢰하여 이 사건 버스 투어를 실시하였으므로, 정당한 이유가 있는 법률의 착오에 해당한다.
나. 양형부당(피고인 및 검사)
2.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2항 제4호 나목 소정의 직무상의 행위 등인지 여부
가. 법리
공직선거법 제113조, 제112조 제1항, 제2항의 규정 방식에 비추어 , 제112조 제1항 에 해당하는 금품 등의 제공행위가 제112조 제2항과 이에 근거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규칙 및 그 위원회의 결정에 의하여 의례적이거나 직무상의 행위 또는 통상적인 정당 활동으로서 허용되는 것으로 열거된 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이상 일단 후보자 등의 기부행위 금지 위반을 처벌하는 제257조 제1항 제1호의 범죄구성요건에 해당한다(대법 원 2007. 4. 26. 선고 2007도218 판결 등 참조).
나아가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2항 제4호 가목에서 국가기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직무상의 행위 중 하나로 열거된 '법령에 의한' 금품제공행위에 해당하려면, 그 금품제 공행위와 관련된 '자체사업계획과 예산'과는 별도로 존재하는 법령에서 이를 직접적으 로 뒷받침하고 있는 경우여야 하고, 단순히 자체사업계획에 의하여 예산을 그 편성 목 적 및 절차에 따라 지출하였다는 것만으로는 위 조항에 의한 금품제공행위에 해당한다. 고 볼 수 없다. 따라서 국가기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행하는 금품제공행위에 관하여 이를 직접적으로 뒷받침하는 별도의 법령이 존재하지 않는 이상, 어떠한 금품제공행위 가 업무추진비의 지출이라는 형식으로 이루어지고 이러한 업무추진비가 그 편성 목적 및 절차에 따라 지출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그와 같은 금품제공행위를 공직선거법 제112 조 제2항 제4호 가목에서 정한 법령에 의한 금품제공행위에 해당하여 기부행위의 개념 에서 제외된다고 할 수는 없다. 이는 편성 목적 및 절차에 따른 업무추진비 지출이 제 4호 나목이 정한 '자체사업계획과 예산으로 대상 · 방법 · 범위 등을 구체적으로 정한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조례' 에 의하여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7도579 판결 참조).
나. 인정사실
원심과 당심에서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피고인은 2006. 5. 31. 실시된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OOOO로 당선되 어 재직하고 있다.
(2) 청원군과 인근의 청주시는 시군통합 문제를 두고 민감하게 대립하여 왔다. 1995 년에 주민투표가 실시되었으나 청원군민의 반대로 부결되었고, 2005년에 실시된 주민 투표 역시 청주시민의 91.3% 가 찬성하였으나 청원군민의 53.5% 가 반대함으로써 다시 부결되었다. 그 후에도 청주시는 통합의 당위성을 적극적으로 홍보하였는데, 통합에 반 대하고 청원군의 자체 시 승격을 추진하던 피고인은 청주시의 홍보에 대응하여 청원군 내의 통합 반대 여론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3) 이에 청원군청 행정과 소속 공무원인 김○○ 주사와 안○○ 계장은 '주민의 알 권리 충족을 위한 버스 투어'라는 명칭의 버스 투어를 기안 · 보고하고, 피고인이 이를 결재하여 3차에 걸쳐 버스 투어가 실시되었는데, 1차 투어는 2008. 9. 1.부터 9. 2. 까 지 이장을 대상으로, 2차 투어는 2008. 9. 24.부터 9. 25.까지 주로 새마을 부녀회 회 원을 대상으로, 3차 투어는 2008. 9. 30.부터 2008. 10. 1.까지 주로 새마을지도자를 대상으로 하여 각 1박 2일의 일정으로 실시되었다( 이장을 대상으로 한 1차 버스 투어 는 '청원군 이장의 임무와 실비변상에 관한 조례'에 근거한 것이라는 이유로 고발대상 에서 제외되었고, 검사는 2 , 3차 투어에 대해서만 공소를 제기하였다. ' 이 사건 버스 투어'는 2, 3차 버스 투어만을 의미한다).
1 (4) 안○○ 등은 2차 버스 투어 참가자들을 모집하기 위하여 2008. 9. 8. 청원군 산 하 14개 읍 · 면의 부 읍 · 면장에게 이튿날인 9. 9. 오전까지 각 읍 · 면당 5명의 참가자 명 단을 청원군에 제출하되, 여성단체와 새마을부녀회 소속 회원 중 여론 형성층 인사를 중심으로 모집하고, 각 읍 · 면에 배정된 5명 중 3명은 통합에 찬성하는 사람으로, 2명은 통합에 반대하는 사람으로 구성하라는 내용의 업무연락을 하였다. 안○○ 등은 다시 3 차 버스 투어 참가자들을 모집하기 위하여 2008. 9. 17. 위 14개 읍 · 면의 부 읍 · 면장에 게 이틀 후인 2008. 9. 19.까지 여론 형성층 새마을지도자를 중심으로 읍 · 면당 5명의 참가자를 모집하여 명단을 제출하라는 내용의 업무연락을 하였다 .
(5) 2차 버스 투어 참가자인 서○○는 "남일면 직원 정○○과 잘 아는 사이인데, 우 리 집에 와서 그냥 바람 쐬러 견학 갔다 오라고 해서 연락받고 갔습니다. 견학 내용은 사전에는 몰랐고 견학 가서 알았습니다. "라고 진술하고 있고(증거기록 115쪽), 2차 버 스 투어 참가자인 김○○는 "면부회장이 면사무소에서 교육 참가자 추천을 받고 있다. 고 하면서 저에게 갈 수 있느냐고 해서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전 그냥 새마을 교육인 줄 알았고 차 안에서 사람들로부터 내용을 들어서 알았습니다."라고 진술하고 있으며 ( 증거기록 122쪽), 3차 버스 투어 참가자인 신○○는 "낭성면 부면장이 갑자기 버스 투어가 있는데 가보지 않겠느냐고 물었고, 제가 어디 가는 거냐고 물었더니 원주와 안 동을 간다고 하여 저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간다고 했던 것입니다."라고 진술하는( 증 거기록 570쪽) 등 이 사건 버스 투어 참가자 중 상당수는 버스 투어의 목적을 사전에 알지 못하였다.
(6) 2, 3차 버스 투어 모두 1박 2일의 일정이었는데, 첫째 날은 시군통합지역인 원 주시 문막읍과 안동시 도산면을 방문하여 지역주민들과 간담회 및 초청강사로부터 시 군통합과 관련한 강의를 듣는 내용이었고, 둘째 날은 안동에 있는 박물관을 견학한 후 청원군과는 반대 방향인 포항으로 2시간 이상 이동하여 죽도 시장을 구경하고 횟집에 서 식사를 하는 내용이었다.
(7) 초청강사들의 강의 내용의 대부분은 시군통합으로 인한 단점을 지적하는 것이었 고 , 김○○ 주사가 작성한 2차 버스 투어 결과 보고서에도 개최결과에 대한 총평으로 " 통합은 절대 안 되며, 주민 알권리 차원에서 투어 확대되어야 한다는 여론 조성됨. 통 합보다는 자체 시 추진을 희망하는 분위기 조성 " 이라고 기재되어 있다(한편, 김○○ 주사가 작성한 3차 버스 투어 결과 보고서에는 "통합 찬성 대책위원, 통합 반대 대책 위원 등 상반된 입장의 초청강의가 인상에 남았음"이라고 기재되어 있지만, 그 보고서 작성 당시 이미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이 사건 버스 투어에 대하여 내사 중이어서 선거 관리위원회에 제출할 것을 염두에 두고 작성된 것이므로(증거기록 891쪽), 위 기재를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8) 이 사건 버스 투어는 연초부터 계획되어 예산이 배정되었던 사업은 아니었고, 2 차 버스 투어는 문화공보과와 농정과의 시책업무추진비를, 3차 버스 투어는 기획감사 실의 시책업무추진비를 전용하여 그 비용으로 충당하였다 .
(9) 이 사건 버스 투어의 일정이나 내용은 김○○, 안○○ 등 청원군청 소속 공무원 과 피고인이 정하였고, 그 비용 또한 청원군에서 모두 부담하였다.
다. 법률과 조례의 규정
(1) 자원봉사활동 기본법
제1조(목적)
이 법은 자원봉사활동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자원봉사활동을
진흥하고 행복한 공동체 건설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2조( 기본방향)
자원봉사활동의 진흥을 위한 정책은 다음 사항을 기본방향으로 하여야 한다.
2 . 자원봉사활동은 무보수성 · 자발성 · 공익성 · 비영리성 비정파성 · 비종파성
의 원칙 아래 수행될 수 있도록 하여야한다.
제3조 (용어의 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정의는 다음과 같다.
1. "자원봉사활동"이라 함은 개인 또는 단체가 지역사회 · 국가 및 인류사회를
위하여대가없이 자발적으로시간과 노력을 제공하는 행위를말한다.
2. "자원봉사자" 라 함은 자원봉사활동을 행하는 자를 말한다.
제4조(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무 )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자원봉사활동의 진흥에 관한 시책을 강구하여 국민의
자원봉사활동을 권장 · 지원하여야 한다.
(2) 이 사건 조례
제1조(목적)
이 조례는 지역주민들이 자율성과 자발성을 바탕으로 한 자원봉사활동을 통하
여 지역사회문제를 해결하고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건설하며 나아가 지방자치
의 정착 ·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2조(용어의 정의)
이 조례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 각 호와 같다 .
1. "자원봉사활동"이라 함은 개인 또는 단체가 지역사회 · 국가 및 인류사회를
위하여 대가 없이 자발적으로시간과 노력을제공하는 행위를말한다.
2. "자원봉사자" 라 함은 자원봉사활동을 행하는 자를 말한다.
3. "자원봉사단체"라 함은 자원봉사활동을 주된 사업으로 행하거나 이를 지원하
기 위하여 설립된 비영리 법인 또는 단체를말한다.
4. "자원봉사센터"라 함은 자원봉사활동 개발 · 장려 · 연계 ·협력 등의 사업을
수행하기 위하여 법령과 조례 등에 의하여 설치된 기관·법인·단체를 말한
다.
제3조(자원봉사활동의 범위)
2. 지역사회개발 · 발전에 관한 활동
14. 공공행정분야 사무지원에 관한 활동
15. 그 밖에 공익사업의 수행 또는 주민복리의 증진에 필요한 활동
제13조(자원봉사단체 등의 활동지원)
① 군수는 자원봉사단체의 활동촉진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② 군수는 자원봉사단체의 활동에 필요한 행정적 · 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다.
제18조( 실비지급)
센터 또는 자원봉사수요자는 자원봉사자에 대하여 활동에 필요한 물품 또는 비
용을 지급할 수 있다.
라.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2항 제4호 나목 해당 여부
(1)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2항 제4호 나목은 기부행위로 보지 아니하는 행위의 하 나로 '지방자치단체가 자체사업계획과 예산으로 대상 · 방법 · 범위 등을 구체적으로 정 한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에 의한 금품제공행위'를 규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버스 투어의 내용 중 '시군 통합지역에 대한 현장 체험' 부분은 그 내용 자체만으로 볼 때에 는 이 사건 조례 제3조 제2호, 제14호, 제15호에 정한 자원봉사활동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자원봉사활동을 권장하고 지원하여야 함은 법령 에서 요구하는 바이기도 하며, 지방자치단체가 자원봉사활동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지원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가 자원봉사활동의 내용 등을 미리 기획한 후 그 참가 자들을 모집하여 자원봉사활동을 하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2) 그러나 공직선거법은 기부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면서 그 예외를 제한적으로 열거하고 있다. 또한,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2항 제4호 나목은 기부행위로 보지 아니 하는 행위를 열거하면서 '지방자치단체의 자체사업계획과 예산'이라는 요건 외에 ' 대 상 · 방법 · 범위 등을 구체적으로 정한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에 의한 금품제공행 위' 를 별도의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지방자치단체는 사업계획을 자체적으로 세울 수 있는데다가 일정한 액수의 업무추진비 등의 예산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대상 · 방법 · 범위 등을 구체적으로 정한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에 의한 금품제 공행위'라는 요건은 이를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기부 행위로 보지 않게 되는 금품제공행위가 광범위하게 허용되어 공직선거법의 입법취지를 몰각시킬 위험이 크다. 특히, 이 사건과 같이 자원봉사활동 기본법이나 이 사건 조례에 서 자원봉사활동의 범위를 폭넓게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는 그러한 필요성이 한층 더 요구된다.
(3) 자원봉사활동 기본법과 이 사건 조례는 그 목적이나 용어의 정의에서 '자발성과 자율성 등' 을 명시하고 있고, 자원봉사활동 기본법 제2조 제2호는 자원봉사활동이 비정 파성의 원칙 아래 수행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 다. 그러나 이 사건 버스 투어의 일정 중 둘째 날의 일정은 그 내용 자체에 의하더라 도 자원봉사활동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것이었고, 첫째 날의 일정도 시군통합 문제에 대하여 균형적인 시각을 제공하는 내용이라기보다는 시군통합을 반대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으며, 이는 피고인의 시책에 부응하는 것이었다. 또한, 청원군 소속 공무원은 하 부 행정기관을 통하여 하루 , 이틀의 짧은 기간 동안 이 사건 버스 투어의 참가자들을 모집하였고, 그에 따라 참가자들은 수동적으로 응하였을 뿐이며, 버스 투어의 내용 자 체를 모르는 참가자들도 다수 있었고, 이 사건 버스 투어의 일정이나 내용은 피고인과 청원군 소속 공무원이 일방적으로 정한 것으로서 참가자들이 요구한 것이거나 참가자 들과 협의를 거친 것이 아니었다.
(4)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공직선거법의 입법취지, 자원봉사활동 기본법과 이 사건 조례의 규정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자체사업계획을 세울 수 있고 일정한 액수의 업 무추진비 등의 예산을 사용할 수 있는 피고인이 특정한 시책을 홍보함과 아울러 관광 일정이 상당 부분 포함된 행사를 주도적으로 기획한 후, 선거구민 중 여론 형성층을 선별하여 그 행사에 참가하도록 한 결과, 그 사람들이 앞서 본 것과 같은 내용의 버스 투어에 수동적으로 참가하게 된 이 사건에서, 이러한 버스 투어가 이 사건 조례에서 말하는 자원봉사활동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조례는 이 사건 버스 투어를 통하여 이루어진 일련의 기부행위를 직접적으로 뒷받침하는 조례라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원심의 판단은 결론에 있어서 정당하다.
마.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5호 해당 여부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2항 제5호는 기부행위로 보지 아니하는 행위의 하나로 " 그 밖에 위 각 호의 어느 하나에 준하는 행위로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으로 정하는 행 위"를 규정하고 있고, 이에 따른 공직선거관리규칙 제50조 제5항은 제5호에서 "제1호 내지 제4호의 규정 외에 법령의 규정에 근거하여 금품 등을 찬조 · 출연 또는 제공하는 행위"를, 제6호에서 "그 밖에 위 각 호의 어느 하나에 준하는 행위로서 중앙위원회가 정하는 행위"를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피고인이 주장하는 자원봉사활동 기본법은 제4조에서 "국가와 지방자치단 체는 자원봉사활동의 진흥에 관한 시책을 강구하여 국민의 자원봉사활동을 권장 · 지원 하여야 한다." 고 규정하고 있을 뿐임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위 법률이 이 사건 버스 투어를 통하여 이루어진 기부행위를 직접적으로 뒷받침하는 법령이라고 볼 수는 없고 , 또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 사건과 같은 행위를 기부행위로 보지 아니하는 행위로 정하고 있지도 않다.
3.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인지 여부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라 하더라도, 그것이 지극히 정 상적인 생활형태의 하나로서 역사적으로 생성된 사회질서의 범위 안에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여 위법성이 조각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지만, 그와 같은 사유로 위법성의 조각을 인정함에는 신중을 요한다( 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5도2245 판결, 2009. 4. 9. 선고 2009도676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이 사건 버스 투어를 실시한 경위나 동기 및 대상, 그 규모와 횟수, 기부 액수( 11,569,880원) 등 원심에서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버스 투어를 통하여 이루어진 피고인의 기부행위가 지극히 정상적인 생활형태의 하나로서 역사적으로 생성된 사회질서의 범위 안에 있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4. 정당한 이유가 있는 법률의 착오에 해당하는지 여부
형법 제16조에서 자기가 행한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한 것으로 오인 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 는 것은 일반적으로 범죄가 되는 경우이지만 자기의 특수한 경우에는 법령에 의하여 허용된 행위로서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그릇 인식하고 그와 같이 그릇 인식함에 정당 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벌하지 아니한다는 취지이고, 이러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행위자에게 자기 행위의 위법의 가능성에 대해 심사숙고하거나 조회할 수 있는 계기가 있어 자신의 지적능력을 다하여 이를 회피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다하였더라 면 스스로의 행위에 대하여 위법성을 인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이를 다하 지 못한 결과 자기 행위의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한 것인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이러한 위법성의 인식에 필요한 노력의 정도는 구체적인 행위정황과 행위자 개인의 인식능력 그리고 행위자가 속한 사회집단에 따라 달리 평가되어야 한다(대법원 2006. 3. 10. 선고 2005도6316 판결, 2006. 3. 24. 선고 2005도3717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피고인의 이 사건 버스 투어의 실시 과정 및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 피 고인이 이 사건 버스 투어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실무자들의 검토보고를 신뢰하여 그렇게 믿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유만으로는 형법 제16조에서의 정당한 이유가 있는 법률의 착오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5. 양형부당 여부
피고인은 2006년에 공직선거법위반죄로 벌금 80만 원을 선고받은 적이 있는 점, 이 사건 버스 투어의 대상 , 그 규모와 횟수 , 기부액수 등을 포함하여, 피고인의 연령 , 성 행, 지능과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 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양형(벌금 150만 원 ) 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 고는 인정되지 않는다.
6. 결론
따라서 피고인 및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 여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이광만 (재판장)
구창모
강경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