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어음금][하집1993(2),216]
가. 사용자가 피용자의 어음위조행위에 의하여 사용자책임을 부담하기 위한 요건 및 피위조자가 아닌 사용자가 책임을 부담하는 경우
나. 위조어음을 취득한 자가 전배서인들에 대하여 가지는 어음법상 소구권 등의 권리와 어음위조자의 사용자에 대하여 가지는 손해배상채권과의 관계
다. 기재사항이 정정된 은행도 약속어음의 취득자에게 발행의 진위를 확인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
라. 발행인의 대리인 또는 사자로부터 직접 어음을 취득하는 자에게 어음의 진정성립 여부를 조사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
마. 할인이율의 차이에 따라 위조어음 취득자의 과실상계 비율을 달리한 사례
가. 어음위조행위가 특정인의 사무집행에 관하여 기초권한이 있는 위조자의 업무에 관련하여 이루어지고, 이러한 어음위조행위에 의하여 제3자가 손해를 입었으며, 피해자에게 악의, 중과실이 없었다면 피위조자는 사용자책임의 법리에 의하여 제3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그 사용자가 피위조자 자신이 아니더라도 은행도 약속어음에 있어서 당좌계좌설정명의나 지급수단을 위한 은행예금구좌 등과 관련하여 사용자의 지위로서 일정한 관련을 맺고 있는 자도 민법상의 사용자책임을 부담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나. 어음할인에 의하여 어음을 취득한 자가 전배서인들에 대하여 소구권을 보유하고 있다거나 그 할인의뢰인들에 대하여 피해회복을 받을 방도가 남아 있다 하더라도 어음위조로 인한 사용자책임은 이들 권리와 경합되는 것이므로 어음위조자의 사용자책임을 면하는 것은 아니고 다만 위 어음취득자가 소구의무자들이나 할인의뢰인으로부터 어음금을 지급받은 경우 사용자의 손해배상책임은 그 범위에서 감면될 뿐이다.
다. 어음을 취득함에 있어 어음면상의 기명날인, 문언 등에 의심할 만한 점이 있는 경우에는 그 진부를 확인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지만, 은행도 약속어음의 경우에는 어음용지를 은행으로부터 교부받는 절차 등이 번잡스럽고 또 발행인이 일련번호에 의하여 발행된 어음용지를 쉽게 관리한다는 점에서 약속어음 작성시 오기 등이 있을 경우 이를 정정하여 사용하리라고 예견할 수 있으므로 어음의 액면이나 지급기일, 발행기일 등이 정정되어 있더라도 거기에 어음면상 정정권한 있는 자로 보이는 자의 정정인이 찍혀 있다면 어음취득자로서는 이를 의심하여 발행인에게 진부 여부를 확인할 의무는 없다.
라. 어음을 발행인의 대리인 또는 사자로부터 직접 취득하는 상대방의 경우에는 그 어음이 진정하게 성립된 것인지 여부를 발행인에게 확인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가.나. 민법 제756조 다.라.마. 같은 법 제763조(제396조)
1., 대법원 1967.2.7. 선고 65다1702 판결 1972.5.30. 선고 72다512 판결(집20② 민79) 1983. 6.28. 선고 83다카217 판결(공1983, 1139) 2., 대법원 1974.12.24. 선고 74다808 판결(집22③ 민193) 1975.6.24. 선고 74다809 판결, 1977.2.22. 선고 75다1680 판결
권혁준 외 19인
재단법인 천주교원주교구유지재단
1. 원고들의 예비적 청구에 기하여 피고는 원고 권혁준에게 금 32,060,000원, 원고 김영철에게 금 20,550,000원, 원고 김정식에게 금 26,600,000원, 원고 김창식에게 금 14,100,000원, 원고 박영덕에게 금 13,200,000원, 원고 손옥기에게 금 63,540,000원, 원고 심우영에게 금 27,370,000원, 원고 여진구에게 금 9,600,000원, 원고 이기순에게 금 25,742,500원, 원고 이명숙에게 금 5,280,000원, 원고 이수정에게 금 19,200,000원, 원고 이영철에게 금 13,300,000원, 원고 이한동에게 금 28,100,000원, 원고 장능남에게 금 5,040,000원, 원고 지경만에게 금 6,240,000원, 원고 진권탁에게 금 163,500,000원, 원고 진종남에게 금 3,150,000원, 원고 최철규에게 금 64,050,000원, 원고 표태길에게 금 26,700,000원, 원고 홍준희에게 금 70, 840,000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1992.8.12.부터 1993.7.16.까지는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 및 나머지 예비적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이를 2분하여 그 1은 원고들의, 그 나머지는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원고는 주위적 및 예비적 청구로서, 피고는 원고 권혁준에게 금 50,000,000원, 원고 김영철에게 금 40,000,000원, 원고 김정식에게 금 40,000,000원, 원고 김창식에게 금 25,000,000원, 원고 박영덕에게 금 25,000,000원, 원고 손옥기에게 금 76,000,000원, 원고 심우영에게 금 43,000,000원, 원고 여진구에게 금 20,000,000원, 원고 이기순에게 금 41,000,000원, 원고 이명숙에게 금 10,000,000원, 원고 이수정에게 금 40,000,000원, 원고 이영철에게 금 20,000,000원, 원고 이한동에게 금 70,000,000원, 원고 장능남에게 금 10,000,000원, 원고 지 경만에게 금 13,000,000원, 원고 진권탁에게 금 300,000,000원, 원고 진종남에게 금 5,000,000원, 원고 최철규에게 금 100,000,000원, 원고 표태길에게 금 50,000,000원, 원고 흥준희에게 금 110,000,000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한 본 소장부본송달익일부터 완제일까지 연 2할 5푼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는 판결 및 가집행선고를 구하였다.
1. 기초사실
피고 법인이 그 산하에 원주카톨릭병원을 경영하고 있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한편 성립에 다툼이 없는 을 제4호증의 기재와 당원의 강원은행 원주지점장에 대한 사실조회의 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법인은 주소지 산하에 천주교회의 유적지 경영, 선교사업, 성직자 양성 및 교회 유적지의 보존발굴사업, 구료 및 의료사업, 교육 및 문화사업, 국민생활의 향상을 위한 사업등을 위하여 설립된 법인인 사실, 피고 법인은 독일인 수녀로서 우리 나라에서 일하고 있는 하이디 게 브라우크만(HE1DE G. BRAUCKMAN, 이하 하이디 수녀라고 약칭한다)을 병원개설허가상에는 관리의사로 등록시켜 위 하이디 수녀가 위 병원의 병원장으로 일하고 있는데, 피고 법인은 전 대표자인 소외 망 지학순 주교(1993.3.경 사망하였음은 당원에 현저한 사실이다)가 생존해 있던 1986.1.27. 주식회사 강원은행 원주지점에 당좌계정을 개설하고 아울러 위 하이디 수녀를 그 대리인으로 지정하여 위 강원은행과 당좌계정대차 및 재차입금 기타의 거래에 관한 모든 행위를 대리하도록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2. 원고들의 주위적 어음금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들은 이 사건 주위적 청구원인으로서 먼저, 피고 법인은 별지목록 기재의 각 약속어음을 발행하였고 원고들은 수취인으로서 또는 수취인으로부터 약속어음을 배서 양도받은 자들이므로 피고 법인에게 위 각 약속어음금을 구한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원고들이 그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제출한 갑 제54호증의 1,2 내지 갑 제105호증의 1,2의 각 약속어음 표면은 피고 법인 대표자인 위 망 지학순 주교가 이를 발행하였다고 그 진정성립을 인정할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그 문면의 기재검증결과에 의하면 발행자 명의가 HEIDE G. BRAUCKMAN(또는 그 앞에 수녀를 뜻하는 영문 Sister의 약자로 보이는 Sr.이 기재되어 있는 것도 있다)이라고 알파벳 필기체로 기재되어 있고 그 옆에 그의 인장 [가운데는 그의 한국명으로 보이는 백혜득이라는 글씨와 그 주위를 둘러싸고 Dr. med HEIDE G. BRAUCKMAN(의학박사 HEIDE G. BRAUCKMAN이라고 보임)이라고 새겨진 것]을 압날한 것이 있음에 비추어 위 각 약속어음의 발행자 기재의 기명날인은 피고 법인의 전 대표자인 위 망 지학순이 아닌 자연인 제3자인 위 하이디 수녀를 표시한 것이고 위 망 지학순을 표시하는 것이라고는 도저히 볼 수 없으므로 피고 법인이 위 각 약속어음을 발행하였음을 전제로 한 청구는 이유 없다.
나. 또한 원고들은 위 하이디 수녀가 피고 법인의 대리인으로 약속어음을 발행한 것이므로 피고 법인은 위 하이디 수녀의 약속어음 발행에 의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어음발행행위의 대리를 할 경우에는 본인의 명칭, 대리관계의 표시, 대리인의 성명과 대리인의 날인이 어음면상에 모두 표시되어야 하는 것인데, 위 각 약속어음 표면의 검증결과에 의하면 발행자 표시로서 HEIDE G. BRAUCKMAN이라는 기명과 그 기명과 동일한 인장이 찍혀 있음을 볼 때 위 각 약속어음 표면의 발행자 표시는 위 하이디 수녀의 성명과 날인이 있을 뿐 본인인 피고 본인의 표시와 그 대리관계의 표시가 되어 있지 아니하므로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위 각 약속어음의 표면기재로서 위 하이디 수녀에 의해 피고 법인의 대리인 자격으로서 발행된 것이라고는 도저히 볼 수 없고, 그 이름 위에 원주카톨릭병원의 주소인 강원도 원주시 학성 1동 1023-6의 기재와 그 이름 아래 원주카톨릭병원의 사업자등록번호인 224-82-2333의 고무인 명판이 찍혀 있기는 하나 이와 같은 것만으로는 피고 법인 본인을 나타낸다거나 대리인 표시를 한 것으로 볼 수는 없을 뿐만 아니라 뒤에서 인정하는 바와 같이 위 각 약속어음의 표면은 위 병원의 기획실장인 소외 1이 위조한 것이므로 그 각 약속어음의 표면의 진정성립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위 주장도 이유가 없다.
다. 원고들은 더 나아가 소외 1은 위 병원의 기획실장으로서 위 하이디 수녀로부터 진료 이외의 일체의 행정, 경리업무에 관하여 위임을 받고 있었으므로 비록 약속어음 발행의 권한을 부여받지 못하고 있었다 하더라도 소외 1이 기명날인 대행의 방법으로 위 하이디 수녀 명의의 어음을 작성, 교부하였고 원고들이 선의, 무과실인 이 사건에 있어 피고 법인은 원고들에게 위 각 약속어음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나(위 주장은 표현대리의 유추적용 또는 어음이 진정하게 성립된 것으로 믿고 이를 교부받은 제3취득자의 경우에 적용되는 이른바 표현법리라고 보인다), 원고들의 그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한들, 위 각 약속어음의 표면에는 대리의 방식으로 발행인 표시를 함에 있어 발행인 본인과 그 대리자격 표시가 없이 위 하이디 수녀의 성명과 인장만 날인되어 있다 함은 앞서본 바와 같으므로 위 각 약속어음의 발행인 표시는 위 하이디 수녀 그 자신으로 볼 것이지 피고 법인의 대리인으로 볼 수는 없다 하겠으므로 위 약속어음이 피고 법인의 대리인발행 방식으로 작성된 것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위 주장도 받아들일 것이 못 된다.
3. 원고들의 예비적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가. 사실관계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제53호증의 1 내지 3,5 내지 9,12,14,16,17 내지 39,48,50,52,53,57 내지 63,65,67 내지 75,77,79,147,150 내지 154,158,160, 갑 제106호증의 1,2,4,7,10,12 내지 14, 갑 제107호증의 1 내지 4,19, 갑 제108호증의 1 내지 7, 을 제1호증, 을 제3호증의 1,2, 을 제4호증, 증인 김학자의 증언에 의하여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을 제2호증의 각 기재와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제53호증의 10,11,15,51,55,56,66,76,78,80,149,155 내지 157,159,161, 갑 제106호증의 3, 갑 제107호증의 18의 각 일부기재와 증인 김영호, 박성오, 김기영의 각 증언에 의하여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갑 제13 내지 23호증의 각 이면기재일부(각 약속어음 이면의 배서 중 소외 김영호, 김종성, 김기영, 박성오 및 원고들의 배서부분)와 증인 김영호, 박성오, 김학자의 각 증언, 증인 소외 1, 김기영의 각 일부증언 및 당원의 갑 제1 내지 52호증의 각 1(갑 제54 내지 105호증의 각 1과 같다)의 약속어음표면에 대한 검증 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원래 위 병원은 피고 법인의 목적의 하나인 구료 및 의료사업수행의 일환으로 위 망 지학순 주교와 하이디 수녀에 의하여 결핵퇴치를 위한 소규모 의료기관으로서 원주카톨릭의원이라는 명칭으로 개설되어 피고 법인이 관리하는 원주시 인동 소재 카톨릭센터 4층의 약 20평 정도의 공간에서 진료를 시작한 사실, 소외 1은 카톨릭대학을 중퇴하고 천주교 원주교구 북평성당에서 전교사로 근무하다가 1984.5.1. 위 하이디 수녀에 의하여 위 의원의 행정사무담당직원으로 고용된 이래 위 의원의 행정사무에 관하여 위 하이디 수녀를 보조하게 되었는데, 당시 피고 법인은 위 병원의 규모를 확장하기 위하여 현재의 병원소재지인 원주시 학성동 소재 피고 법인의 주교관 옆의 대지 위에 병원건물을 신축중이었고 위 건물이 완공된 이후에는 원주카톨릭병원이란 현재의 명칭으로 병원급 의료기관으로 승격됨으로써 1990.3.5. 피고 법인의 대표자인 위 망 지학순 주교를 대표자로 한 의료기관개설허가를 얻었고, 위 하이디 수녀는 위 병원의 관리의사직을 맡게 된 사실, 위 병원의 진료 및 운영 등은 실질적으로 위 하이디 수녀가 전담하여 처리하였고 소외 1은 기획실장이라는 자격으로 위 병원의 행정업무를 총괄하여 위 하이디 수녀를 보좌하였던 사실, 한편 피고 법인은 강원은행 원주지점과 당좌계정을 개설한 이래 피고 법인 자신이 약속어음을 발행한 일은 없었고, 실질적으로는 위 병원의 구매기자재 또는 약품의 대금결제를 위하여 위 약속어음 표면에는 각기 위 하이디 수녀의 기명날인만을 한 채로 거래처에 약속어음을 발행하여 왔던바, 위 은행을 지급장소로 하여 위 은행이 교부한 약속어음용지와 위 하이디 수녀의 인장을 기획실장인 소외 1이 소지하고 있었고, 위 하이디 수녀가 기자재나 약품대금의 지급을 위하여 약속어음을 발행할 경우에는 소외 1이 소지한 약속어음용지에 금액 등의 내역을 기재한 다음에 위 하이디 수녀가 알파벳 필기체로 서명을 하고, 그 즉시 소외 1이 소지하고 있던 위 하이디 수녀의 인장을 압날하여 거래처에 교부하였으며(이와 같이 위 하이디 수녀가 의약품, 기자재대금의 지급을 위하여 발행, 교부한 약속어음은 모두 49매일 뿐이다. 위 하이디 수녀는 독일인으로서 서명만으로 문서를 발행함에 익숙하여 인장을 본인이 소지하면서 필요한 때만 약속어음에 압날하여야 한다는 우리 나라의 상식을 도외시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따라서 그녀의 인장을 함부로 소외 1에게 맡겨 놓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대리인표시방식이 아닌 위 하이디 수녀 자신 명의로 발행, 교부된 각 약속어음은 그 발행자 명의가 피고 법인으로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피고 법인으로부터 별다른 이의 없이 피고 법인의 당좌계정에서 소지인에게 결제되어 온 사실, 다른 한편 위 하이디 수녀는 위 병원경영 이외에도 복지사업을 확장하기 위하여 외국단체로부터 원조를 얻어내어 양로원 경영 등 기타의 복지사업을 벌이고 있었는데, 1984.6.에는 원주시 단계동 산 85 지상에 사랑의 집이라는 이름으로 양로원건물 건평 약 138평을 완공하였고, 그 후 위 하이디 수녀는 소외 1에게 위 병원의 총무일과 아울러 양로원의 행정업무도 보조하도록 하였으며, 1987.4.에는 강원도 영월읍 소재 누가병원을 인수하여 결핵퇴치사업목적으로 그녀 명의로 영월카톨릭의원을 개설하여 1990.2.까지 이를 경영하였으며, 또한 2년제 노인간호전문대학을 설립하기 위하여 제천시 명지동 213, 214 전 약 2,600평 등의 토지를 구입하였고, 1990.4.경에는 원주시 단계동 산 85 지상에 수녀원건물 건평 약 620평의 건물신축공사를 하였고, 노인간호전문대학의 설립이 법률상 불가능하여 그 대신 제천시 명지동 48 임야 142,821평방미터를 금 260,000,000원에 추가로 매입하여 그 지상에 노인요양원 및 노인복지관을 세우기로 하고 1991.3.경 그 공사를 착공하였는바, 위 각 사업에 필요한 자금은 독일의 카리타스 등 외국의 원조에 의하여 충당하여 처리하는 한편 1991.4.9. 제천시의 소유토지를 기본재산으로 하여 사회복지법인 프란치스코사회복지회를 설립하여 그녀가 그 이사장으로, 이사들은 한국인수녀들로, 소외 1은 그 감사로 각 선임한 사실, 그러는 가운데 소외 1은 원주카톨릭병원의 기획실장의 업무 이외에도 위 하이디 수녀의 부탁으로 위 각 공사관계업무 및 위 사회복지법인의 업무까지 도맡아 위 하이디 수녀를 보좌하여 처리하게 되었고, 그에 필요한 자금은 외국단체의 기부원조금이 금 1,600,000,000여 원이며, 그 이외에도 원주카톨릭병원과 영월카톨릭의원의 수입금 및 위 영월카톨릭의원을 1990.2. 처분할 때 받은 매매대금 등 도합 금 1,000,000,000원 이상의 수입금이 있어 총 수입이 금 2,600,000,000원 이상 되었으며, 각 사업에 소요된 경비는 도합 금 2,400,000,000여 원이어서 전체적인 수지균형이 맞아 특별한 자금부족을 겪지는 않은 사실, 그런데 소외 1은 원주카톨릭병원의 기획실장의 업무 이외에도 위 하이디 수녀의 부탁으로 위 각 공사관계업무 및 위 사회복지법인의 업무까지 총괄하여 처리하게 되고, 또 위 병원의 자신 사무실 책상서랍에 은행도 약속어음용지와 위 하이디 수녀의 인장을 소지하고 있게 되자 이를 기화로 피고 법인 구좌에 입금된 예금을 횡령할 의사로써 위 하이디 수녀의 서명을 익힌 다음, 위 하이디 수녀 명의의 약속어음을 위조하여 어음할인을 하였고 이러한 사정이 은폐된 채 위 은행의 피고 법인 당좌구좌에서 결제되기도 한 사실, 그러자 소외 1은 1991.말경부터는 만연히 위 하이디 수녀 명의의 약속어음을 계속 위조하여 아세아의료기상사라는 상호로 의약품, 기자재 판매업을 하는 소외 김영호(위 김영호는 동시에 서울에서는 수도양행이라는 상호로 같은 의약품, 기자재 판매업을 경영하였다), 그의 피용자인 소외 김기영 그리고 소외 부광약품주식회사 원주분실장으로 근무하여 역시 소외 1과 거래관계를 맺고 있던 소외 박성오 등에게 제천의복지원공사자금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병원업무 및 공사수행에 차질이 많아 자금조달을 위하여 어음할인을 하려 하니 도와 달라고 부탁하여 위 김영호, 김기영 등은 그들이 평소에 거래관계로 알고 지내는 원주시 일원의 의약업계 종사자들 및 그 밖의 친지들로부터 약속어음을 할인하여 주었고 소외 1은 그 할인금을 착복하는 한편으로는 이미 위조하여 할인하였던 약속어음을 지급기일에 지급하기에 쫓겨서 또 다시 어음을 위조한 후 할인한 다음 이미 위조한 약속어음의 지급을 위하여 은행에 입금시키기도 하였던 사실, 그러한 가운데 소외 1은 별지목록 기재의 각 약속어음을 위조한 다음, 위 김영호 등을 통하여 원고들로부터 위 각 약속어음을 할인하게 되었던바,
(가) 원고 1 권혁준은 원주시에서 내과병원을 경영하고 있는 의사이고, 원고 7 심우영은 원주시에서 지성당약국이란 약국을 경영하고 있는 약사로서 이들은 평소 위 박성오와 의약품거래를 맺어오고 있었는데, 위 박성오가 소외 1의 부탁에 따라 별지 (1) 목록기재 어음을 원고 권혁준에게, 별지 (7) 목록 기재 어음을 원고 심우경에게 제시하면서 피고 법인이 경영하는 카톨릭병원에서 발행한 어음인데 제천복지관 건축공사자금이 제대로 공급되지 아니하여 그 공사에 차질이 생겨 그 자금을 구하려고 한다면서 어음할인을 요구하자, 위 원고들은 피고 법인, 특히 그 전 대표자인 위 망 지학순주교의 명성 및 신뢰도를 믿는 한편 오랜 거래관계를 맺어 온 위 박성오와의 친분, 정의 등에 의하여 별지 (1), (7) 목록 기재 내역과 같이 어음을 각 할인해 준 사실,
(나) 한편 위 김기영은 그와 거래하는 의약업계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할인 의뢰하였던바, 원고 3 김정식은 원주시에서 제약회사인 주식회사 동인당의 총무차장으로 근무하고 있고, 원고 18 최철구, 원고 20 홍준희는 각 위 주식회사의 부사장으로 재직중이며, 원고 16 진권탁은 지방공사 원주의료원의 과장으로, 원고 17 진종남은 위 원주의료원 직원으로 각 근무하고 있는데, 이들은 위 김기영이 위 같은 명목으로 어음할인을 요구하자 위 같은 이유에서 별지목록 기재 각 해당내역과 같이 어음을 할인해 준 사실,
(다) 그럼에도 소외 1이 계속하여 어음할인을 부탁하자 위 김기영은 그의 친지들이나 거래계에서 어음할인을 가끔 하고 있는 사람을 수소문하여 이를 할인하게 되었던바, 원고 2 김영철은 위 김기영의 형 친구로서 원주시 중앙동에서 충주정육점을 경영하고 있고, 원고 5 박영덕은 그의 친구로서 횡성읍에서 횡성안경원을 경영하고 있으며, 원고 8 여진구는 그의 친구로서 원주시에서 카페를 경영하고 있고, 원고 11 이수정은 그의 선배로서 원주시에서 대모당이라는 금은방을 경영하고 있으며, 원고 12 이영철은 그의 후배로서 기아산업주식회사 원주지사의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고, 원고 14 장능남은 그의 친구 형으로서 원주시에서 종로샷시를 경영하고 있으며, 원고 15 지경만은 원주에서 통신공사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고, 원고 19 표태길은 그가 선배를 통하여 아는 사이로 광산업을 경영하고 있으며, 원고 9 이기순은 그가 친지를 통해 알게 된 가정주부이고, 원고 13 이한동은 그의 친구 아버지로서 리복운동화판매점을 경영하고 있으며, 원고 4 김창식은 상업에 종사하고 있고, 원고 10 이명숙은 가정주부이며, 원고 김창식, 이명숙은 원고 이한동이 어음할인을 위하여 위 김기영에게 소개한 사람들인데, 이들도 위 김기영으로부터 위 같은 명목으로 각 어음할인의뢰를 받고 별지목록 기재 각 해당내역과 같이 어음을 할인해 준 사실(이 사건의 전거증에 의하면 위 원고들이 할인한 이율은 상당히 구구한데 어음을 할인받은 위 김기영의 최초의 진술이 가장 진실에 가깝다고 보여지므로 위 김기영이 형사사건에서 최초로 진술한 것을 받아들이며 그보다 낮은 이율이라는 증거는 믿지 아니한다),
(라) 위 김영호는 소외 1로부터 어음할인을 의뢰받아 서울에서 제일의료기상사라는 상호로 동종업인 의료기판매업을 경영하는 소외 이상순을 통하여 그 어머니인 원고 6 손옥기에게 그 자신이 피고 법인이 경영하는 원주카톨릭병원에서 의약품대금의 변제를 위하여 교부받은 것이라고 하면서 할인을 부탁하여 별지 제(6)목록 기재 내역과 같이 각 약속어음을 할인받은 사실, 위 박성오, 김기영, 김영호 등은 각 어음할인금을 소외 1에게 직접 교부하거나 피고 법인의 은행구좌에 입금시켰던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에 저촉되는 갑 제53호증의 10,11,15,51,55,56,66,76,78,80,149,155 내지 157,159,161, 갑 제106호증의 3, 갑 제107호증의 18의 각 일부기재 및 증인 소외 1, 김기영의 각 일부 증언은 당원이 앞서 인용한 증거들에 비추어 이를 믿을 수 없으며, 그 밖의 증거들은 위 인정사실에 방해되지 아니하고 달리 위 인정사실을 뒤집기에 충분한 증거가 없다.
나. 법률판단
무릇 어음위조행위에 대하여 그 피위조자는 원칙적으로 아무런 책임을 부담하지는 아니하는 것이지만, 어음위조행위가 특정인의 사무집행에 관하여 기초권한이 있는 위조자의 업무에 관련되어 이루어지고, 이러한 어음위조행위에 의하여 제3자가 손해를 입었으며, 피해자에게 악의, 중과실이 없었다면 피위조자는 민법상의 사용자책임의 법리에 의하여 제3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할 것이고, 나아가 바로 그 피위조자 자신은 아니더라도 이른바 은행도 약속어음의 경우에 있어 당좌계좌설정명의, 또 지급수단을 위한 은행예금구좌 등과 관련하여 사용자의 지위로서 일정한 관련을 맺고 있는 자도 민법상의 사용자책임을 부담해야 하는 경우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 사건에 있어 (1) 피고 법인이 그 목적범위 내의 사업을 수행하기 위하여 원주카톨릭병원을 개설, 경영하고 있는 이상, 관리의사인 위 하이디 수녀가 그 실질적인 진료 및 일반행정 등의 업무를 모두 담당하였고, 소외 1 또한 위 하이디 수녀에 의하여 채용되었다 하더라도 소외 1은 피고 법인의 지휘감독 아래 있다고 볼 수밖에 없고, (2) 소외 1은 위 병원의 기획실장으로서 병원 내의 사무실 책상서랍 속에 피고 법인 명의로 개설한 당좌계정거래를 위하여 은행으로부터 교부받은 약속어음용지와 피고 법인 대리인의 지정된 인장을 보관하고 있었으니 소외 1은 업무의 기초권한을 가지고 있는 자라고 보여지며, (3) 소외 1이 비록 피고 법인의 고유업무가 아니고 병원기획실장과 동시에 겸직하고 있는 사회복지법인 프란치스코 사회복지회의 공사업무에 관한 공사대금 마련이라는 명목을 이용하여 실질적으로는 금원을 편취하려는 목적하에 직무를 이탈한 상태에서 그 지위를 남용하여 행하여진 것으로 보이지만 위 공사관계업무 등은 위 사회복지법인이 설립되기 훨씬 이전부터 위 하이디 수녀와 소외 1 등이 원주카톨릭병원의 업무와 함께 처리하였던 것이고, 그 어음위조행위를 한 것도 병원사무실 내에서 한 것이며, 그 어음을 교부해 준 상대방도 평소 병원의 의약품 거래상대방인 위 박성오, 김영호, 김기영 이었다는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소외 1의 어음위조행위는 병원기획실장으로서의 본래의 직무는 아니라 하더라도 그와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어 외형상 본래의 직무집행이라고 볼 수 있고, (4) 이로 인하여 소외 1이 위조한 약속어음을 취득한 제3자인 원고들이 그 대가로 어음할인금을 지출하는 손해를 입게 되었다 할 것인바, 그렇다면 결국 소외 1의 이 사건 각 약속어음위조행위는 직무집행상 저질러진 불법행위라고 할 것이고, 나아가 피위조자 문제에 관하여 판단하건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 법인 앞으로 당좌계정이 설정되어 있고, 지급수단을 위한 은행예금구좌 또한 피고 법인 명의로 개설되어 있으며, 피고 법인이 위 하이디 수녀를 그 대리인으로 지정하고 있고(이는 단순히 은행과 피고 법인 사이의 법률행위의 대리만을 말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위 하이디 수녀가 피고 법인을 위하여 발행하는 수표, 약속어음들도 모두 결제해 주도록 하는 권한을 부여하였다고 보는 것이 거래계의 실정에 맞는 것이라 할 것이다), 나아가 은행이 피고 법인의 대리인표시를 제대로 한 약속어음이 아니라 위 하이디 수녀 자신을 작성 명의인으로 하여 발행된 약속어음을 수년간 계속 결제하였으며, 당좌계정설정자인 피고 법인도 수년간 별다른 이의를 하지 아니한 채 이를 용인하거나 그대로 방치해 왔다면, 비록 피고 법인은 별지목록 기재 약속어음의 표면상에 발행자로 기재되어 있지 아니하여 피위조자라고 할 수는 없더라도 피고 법인은 사용자로서 민법상의 사용자책임의 법리에 의하여 소외 1의 약속어음위조행위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게 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할 것이다.
다. 면책의 항변
피고는, 위 각 약속어음에 위 박성오, 김종성, 김영호, 김기영 등이 배서를 함으로써 원고들이 배서인들에 대하여 여전히 소구권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각 할인의뢰인들로부터 피해를 회복할 방도가 있으므로 원고들에게는 손해가 없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어음할인에 의하여 어음을 취득한 제3취득자가 전배서인들에 대하여 소구권을 보유하고 있다거나 그 할인의뢰인들에 대하여 피해회복을 받을 방도가 남아 있다고 하여 제3취득자들이 손해를 입지 않았다고는 볼 수 없고, 이러한 사용자책임과 어음 제3취득자들이 전배서인들에게 가지는 소구권, 할인의뢰자에 대한 청구권은 법률상 경합되는 것일 뿐, 어음 제3취득자들이 전배서인들에게 소구권 또는 할인의뢰자에 대한 청구권이 있다 하여 사용자가 민법상의 사용자책임을 면하는 것은 아니라고 볼 것이며 다만 제3취득자가 소구의무자들이나 할인의뢰인으로부터 그 어음금을 지급받을 경우 피위조자측 사용자의 손해배상책임은 그 범위에서 감면되는 것이라고 볼 것인바,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가 없다.
또 피고는 위 각 할인금(위 김영호가 융통어음으로 빌려간 것 제외)이 피고 법인 명의로 개설된 은행계정에 입금되었다고 가정하더라도 그 금원은 소외 1이 모두 횡령해 버려 피고 법인은 아무런 이익을 얻은 것이 없다고 주장하나, 민법상의 사용자책임이 피용자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반드시 사용자가 이득을 얻는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므로 위 주장은 더 이상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나아가 피고는, 높은 이율의 할인이자를 공제하고 어음을 할인하여 공사금에 충당한다는 것은 거래계의 상식에도 맞지 아니하고, 또 원고들이 받은 위 각 약속어음의 일부에는 그 액면 및 발행일, 지급일 등이 정정되어 있는 경우도 있으며, 배서가 연속되지 아니한 경우도 있어 의심이 가는데도 원고들이 피고 법인에 이를 확인하지 아니한 채 어음할인을 한 잘못이 있는 점 및 원고들에게 그 전배서인들이나 어음할인의뢰자 등에게 소구권 기타 손해배상채권 등으로 피해회복을 할 방도가 남아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의 배상책임은 면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1) 우선 원고들에게 그 전배서인들이나 어음할인의뢰자 등에게 소구권 기타 손해배상채권이 남아 있다 하여 어음을 할인해 준 원고들에게 손해가 없다고 할 수 없다 함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오히려 피고가 이러한 사유를 들어 자신의 면책을 주장할 수는 없는 것이라 할 것이고,
(2) 원고 6 손옥기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인정한 바에 의하면 위 김영호는 할인의뢰받은 어음을 자신이 피고 법인이 경영하는 원주카톨릭병원으로부터 의약품대금조로 받은 것인데 자신을 위하여 할인해 달라고 하였다는 것이니, 위 어음의 할인을 요구한 당사자는 위 김영호이고 위 원고는 위 김영호로부터 어음을 취득한 제3자라고 볼 것인바, 유통증권인 약속어음을 취득하는 경우 어음의 제3취득자에게 그 어음이 위조된 것인지 여부를 발행자측에 확인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어음의 유통을 현저히 저해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용자가 어음취득자에게 어음의 위조 여부를 문의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으므로 원고들이 피고 법인측에 그 진부 여부를 확인하지 아니한 것을 잘못이라고 탓할 수는 없다. 다만 어음면상의 기명날인, 문언 등에 의심할 만한 점이 있는 경우에는 그 진부를 확인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지만 특히 은행도 약속어음의 경우에는 어음용지를 은행으로부터 교부받는 절차 등이 번잡스럽고 또 발행인이 일련번호에 의하여 발행된 어음용지를 쉽게 관리한다는 점에서 약속어음 작성시의 오기 등이 있을 경우 이를 폐기처분하지 아니하고 정정하여 사용하리라고 경험칙상 쉽사리 예견할 수 있는 것이므로 어음의 액면이나 지급기일, 발행기일 등이 정정되어 있더라도 거기에 어음면상 정정권한 있는 자로 보이는 자의 정정인이 찍혀 있는 경우에 이 점을 의심하여 발행자에게 진부 여부를 확인할 의무는 없다 할 것이므로 이 부분 피고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나, 위 원고가 취득한 약속어음 중 갑 제14호증의 1의 이면인 같은 호증의 2의 제1배서란에는 카톨릭병원이라는 명판이 찍히고 거기에 위 하이디 수녀의 인장이 찍혀 있음을 문서검증결과에 의하여 알 수 있는바, 위 하이디 수녀가 발행인으로 되어 있는 위 각 약속어음의 제1배서인란에 카톨릭병원의 고무인이 찍히고 위 하이디 수녀의 인장이 다시 찍혀 있는 것은 배서연속의 면에서 자연스럽지는 아니하다고 보여지고, 또 위 원고가 취득한 약속어음 중 갑 제15호증의 1의 이면인 같은 호증의 2, 갑 제16호증의 이면인 같은 호증의 2의 각 제1배서란에는 카톨릭병원 지학순이라는 고무명판이 찍혀 있고 그옆에는 지학순의 인장이 찍힌 것이 아니고 표면의 것과 동일하게 위 하이디 수녀의 인장이 찍혀 있음을 알 수 있어 이 또한 그 진정성립을 의심해 봄직한 자료가 될 수 있다 할 것인데, 원고들은 피고 법인측에 이에 대하여 진부 여부를 전혀 조사하지 아니한 채 위 각 어음을 할인해 준 데 있어 잘못이 있었다 할 것이나, 위 원고의 이러한 과실도 피고 법인의 배상책임을 면제케 할 정도에는 이르지 아니하므로 다만 위 각 약속어음취득에 대한 피고의 배상책임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 이를 참작하기로 하되 위 원고의 과실정도는 10퍼센트로 봄이 상당한바, 따라서 피고의 원고 6 손옥기에 대한 면책항변은 위 인정의 과실상계의 한도에서만 받아들이기로 한다.
(3) 원고 6 손옥기를 제외한 그 밖의 원고들에 관하여 보건대, 위 박성오, 김기영은 소외 1로부터 어음할인을 의뢰받고는 원고들에게도 소외 1로부터 부탁받은 그대로 피고 법인 경영의 카톨릭병원에서 제천복지원 건축공사의 공사자금이 부족하여 그에 충당하려 하니 어음할인을 하여 달라고 하였다 함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은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박성오, 김기영 등은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어음할인을 의뢰한 당사자 본인이 아니고 피고 법인 또는 그가 경영하는 카톨릭병원장을 대리하는 대리인 내지는 사자라고 볼 것이고, 반사적으로 위 원고들은 피고 법인측의 대리인 내지는 사자로부터 어음을 직접 취득한 상대방이지 위 박성오, 김기영을 경유하여 어음을 취득한 제3취득자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인데(위 원고들 중에서는 위 박성오, 김기영으로부터 앞서 나온 취지로 할인을 의뢰받아 이를 승낙하면서 보증의 의미로 배서를 받은 경우도 있으나 그와 같이 대리인 또는 사자로부터 어음할인을 의뢰받은 다음, 이를 승낙하면서 그 보증의 의미로 그들의 배서를 받았다 하여 위 원고들이 어음의 제3취득자가 된다고는 볼 수 없다), 이와 같이 어음을 발행인측의 대리인 또는 사자로부터 직접 취득하는 상대방의 경우에는 앞서 나온 제3취득자의 경우와는 달리 원칙적으로 그 어음이 진정하게 성립된 것인지 여부를 발행인에게 조사하여야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인데, 이 사건에서 경험칙에 비추어 볼 때 건축주가 공사업자에게 공사금을 현금으로 지급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변제를 위하여 약속어음을 발행하여 공사업자에게 직접 지급하는 것이 통례라고 할 수 있고, 이와 달리 고율의 할인이자를 감당하고 이를 공제하여 어음을 할인한 연후에 그 할인금을 공사업자에게 지급한다는 것은 거래계의 상식에 맞지 아니하는 것이며, 더욱이 피고 법인은 종교계에서 세계적인 권위, 조직, 방대한 재산 및 자금동원력 등을 가지고 있는 카톨릭종교단체의 원주교구를 유지, 관리하는 단체로서 당시의 대표자 위 망 지학순 주교는 전국적인 명망이 있고 원주시 지역에서는 거의 신성시되다시피한 인물인데, 이러한 피고 법인이라면 그 스스로의 자금에 의하여도 충분히 공사자금을 댈 수 있고, 또 금융기관에서 손쉽게 융자를 받아 공사금을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되며, 또 일시 자금난에 봉착하여 공사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더라도 공사업자가 어음할인을 해서라도 공사금을 달라고 독촉하기보다는 피고 법인의 신용을 믿고 변제기를 연장해 주리라고도 예견할 수 있고, 나아가 비영리 공익법인인 피고 법인이 건축공사를 자금난으로 중단할 위기에 처하게 된다면 공사를 일시 중단하였다가 자금난이 해소되면 그때 가서 다시 공사를 재개하면 될 것이지 무슨 상업적인 목적이 있다고 고율의 할인이자를 감수하고 어음을 할인하여 공사완공을 서두르겠느냐는 의구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보이므로(앞서 당원이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 법인측에서는 위 어음할인금으로 공사금에 충당한 일은 없다고 보여지고, 가사 그런 일이 있더라도 이는 소외 1이 공사자금을 유용한 뒤 이를 메꾸기 위하여 그 자신이 임의로 한 것이라고 보인다), 원주카톨릭병원과 동종업계에서 일하는 의사, 또는 관련업계인 의약품업계에 종사하는 자, 그렇지 않더라도 원주 일원에 거주하면서 거래계에서 어음할인의 경험이 있는 위 원고들이 피고 법인의 대표자나 그 산하의 카톨릭병원장 등은 물론 그 실무책임자도 아닌 제3자가 피고 법인 또는 원주카톨릭병원이 건축공사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어음할인을 의뢰하였다고 말한다는 것은 그 동기의 진위 여부나 어음의 진정성립 여부가 대단한 의심이 가게 하는 것임에 불구하고 위 원고들은 피고 법인측에 이에 관한 아무런 확인도 하지 아니하였으니 앞서 나온 법리에 비추어 이 점은 위 원고들이 어음을 취득함에 있어 상당한 과실이 있었다고 인정되나, 이는 피고의 배상책임을 면제케 할 정도에는 이르지 아니하는 것이고 다만 피고의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 참작할 사유라고 인정되는바, 위 원고들의 이러한 과실 정도를 30%로 본다(위 원고들의 어음취득의 경우 중에 일부는 전항에서 본 바와 같이 약속어음 이면의 제1배서란에는 카톨릭병원이라는 명판이 찍히고 거기에 위 하이디 수녀의 인장이 찍혀 있거나 또 위 원고들이 취득한 약속어음 중 일부는 그 이면의 제1배서란에는 카톨릭병원 지학순이라는 고무명판이 찍혀 있고 그 옆에는 지학순의 인장이 찍힌 것이 아니고 표면의 것과 동일하게 위 하이디 수녀의 인장이 찍혀 있는 것이 있어 이 또한 그 진정성립을 의심하여 피고 법인측에 확인을 해 봄직한 자료가 될 수 있다 할 것인데, 이는 앞서 본항에서 판단한 위 원고들의 과실에 비하여 훨씬 그 정도가 낮은 것으로서 본항에서 본 위 원고들의 과실에 흡수된다고 봄이 타당하겠으므로 특히 이 점에 의하여 과실정도를 가중시키지는 않기로 한다).
(4) 위 원고들 중에서 할인이율을 이자제한법 소정의 최고이율보다 상회한 이율로 어음을 할인해 준 경우가 있는바, 이와 같이 고율로 어음을 할인한 경우는 위 원고들이 할인의뢰인과 사이의 친분이나 정의에 의하여 할인해 주었다기보다는 상당한 경제적 이익을 위하여 상업적으로 할인을 해 준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이러한 상업적인 목적이 있는 경우에 있어서 발행인이 아닌 할인의뢰인으로부터 어음을 직접 취득한 상대방에게는 한층 더 높은 주의의무가 요구 되므로 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그 과실 정도도 더 높은 것으로 판단되는바, 위 원고들 중에서 월 3% 이상의 이율로 어음을 할인해준 원고 2 김영철, 원고 4 김창식, 원고 5 박영덕, 원고 8 여진구, 원고 10 이명숙, 원고 11 이수정, 원고 14 장능남, 원고 15 지경만, 원고 19 표태길의 경우는 그 과실정도를 전항의 것과 합쳐서 40%로 보며, 원고 16 진권탁의 경우는 할인의뢰인인 위 김기영과 의약품 거래관계를 갖고 있고, 월 3% 미만으로 할인한 경우도 있기는 하나 이 사건에서 가장 많은 도합 액면 금 300,000,000원에 달하는 어음을 취득한 점에 비추어 단순히 친분과 정의에 의하여 할인을 해 주었다고는 보기 어려우므로 위 원고의 과실 정도 또한 40%로 보며, 한편 원고 13 이한동은 심지어는 월 7%의 고리를 할인해 준 경우도 있을 뿐 아니라 그 자신이 원고 4 김창식, 원고 10 이명숙 등을 소개하여 적극적으로 어음할인을 중개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위 원고는 사채업에 상당히 밝은 사람이라고 보이므로 그의 주의의무는 더 한층 가중된다고 할 것이어서 이러한 점도 고려되어야 할 것으로 보이니 위 원고의 과실정도는 도합 50%로 본다.
라. 손해배상의 범위
위조된 어음을 할인에 의하여 취득한 경우 위조어음의 액면에 상당하는 금액은 그 어음이 위조된 것이 계기가 되어 그 소지인이 그 금액을 얻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갖게 되는 이익에 지나지 아니할 뿐, 어음의 위조라는 불법행위가 없었더라면 그 소지인이 원래 얻을 수 있었던 것으로서 그 어음의 위조행위로 말미암아 얻을 수 없게 된 이익은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그 소지인이 그 액면에 상당하는 금액을 지급받지 못하게 된 것이 불법행위로 인한 소극적 손해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고, 소지인이 어음위조로 인하여 입게 되는 손해액은 어디까지나 그 위조어음을 취득하기 위하여 현실적으로 출연한 할인금에 상당하는 금액이라 할 것이다( 대법원 1992. 6.23. 선고 91다43848 판결 참조).
따라서 이 사건에서도 원고들이 별지목록 기재 약속어음을 취득하면서 그 대가로 지급한 별지목록 기재 내역의 각 지급액이 그 손해라 할 것이고, 여기에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들에게 위 인정과 같은 각 과실정도를 참작하여 상계하면, 피고 법인이 원고들에게 지급할 손해배상액은 별지목록 기재의 손해배상액내역과 같이 원고 1 권혁준은 금 32,060,000원, 원고 2 김영철은 금 20,550,000원, 원고 3 김정식은 금 26,600,000원, 원고 4 김창식은 금 14,100,000원, 원고 5 박영덕은 금 13,200,000원, 원고 6 손옥기는 금 63,540,000원, 원고 7 심우영은 금 27,370,000원, 원고 8 여진구는 금 9,600,000원, 원고 9 이기순은 금 25,742,500원, 원고 10 이명숙은 금 5,280,000원, 원고 11 이수정은 금 19,200,000원, 원고 12 이영철은 금 13,300,000원, 원고 13 이한동은 금 28,100,000원, 원고 14 장능남은 금 5,040,000원, 원고 15 지경만은 금 6,240,000원, 원고 16 진권탁은 금 163,500,000원, 원고 17 진종남은 금 3,150,000원, 원고 18 최철규는 금 64,050,000원, 원고 19 표태길은 금 26,700,000원, 원고 20 홍준희는 금 70,840,000원이 됨이 계산상 명백하다.
4. 결 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 1 권혁준에게 금 32,060,000원, 원고 2 김영철에게 금 20,550,000원, 원고 3 김정식에게 금 26,600,000원, 원고 4 김창식에게 금 14,100,000원, 원고 5 박영덕에게 금 13,200,000원, 원고 6 손옥기에게 금 63,540,000원, 원고 7 심우영에게 금 27,370,000원, 원고 8 여진구에게 금 9,600,000원, 원고 9 이기순에게 금 25,742,500원, 원고 10 이명숙에게 금 5,280,000원, 원고 11 이수정에게 금 19,200,000원, 원고 12 이영철에게 금 13,300,000원, 원고 13 이한동에게 금 28,100,000원, 원고 14 장능남에게 금 5,040,000원, 원고 15 지경만에게 금 6,240,000원, 원고 16 진권탁에게 금 163,500,000원, 원고 17 진종남에게 금 3,150,000원, 원고 18 최철규에게 금 64,050,000원, 원고 19 표태길에게 금 26,700,000원, 원고 20 흥준희에게 금 70,840,000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위 각 할인금지급일 이후로서 원고들이 구하는 바 소장부본 송달다음날임이 기록상 명백한 1992.8.12.부터 판결선고일인 1993.7.16.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 및 그 범위를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보이므로 판결선고일까지는 위 특례법 소정의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지 아니한다)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인즉, 원고들의 예비적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와 나머지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며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89조 , 제92조 , 제93조 를, 가집행의 선고에 관하여는 같은 법 제199조 를 각 적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별지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