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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4. 4. 27. 선고 2003도6994 판결

[업무상배임][미간행]

판시사항

[1] 이른바 매도인 선의의 계약명의신탁에 있어서 수탁자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2] 수탁자가 계약명의신탁의 약정에 따라 취득한 부동산에 대하여 신탁자의 반환요구를 거절하고 수탁자 명의로 그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다 하여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고 한 사례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검사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은, "피해 회사의 총괄이사인 피고인이 그 대표이사인 공소외인의 지시에 따라 피고인 명의로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분양권매수 계약을 체결하고 그 분양권을 취득하여 보관하던 중 피고인이 피해 회사를 퇴사하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위 분양권 관련 서류를 반환하는 등의 업무상 임무를 이행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피고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함으로써 위 분양권 매매대금 8천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 회사에 동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라고 하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피고인과 피해 회사 사이의 약정의 내용은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수분양자 명의뿐만 아니라 그 소유권 자체를 대상으로 한 명의신탁약정으로 보아야 할 것인데, 이 사건 아파트의 소유자이자 매도인인 분양자가 위 명의신탁약정에 관하여 알고 있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는 이상, 이는 이른바 매도인 선의의 계약명의신탁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의하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으므로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신탁자와 수탁자가 명의신탁약정을 맺고, 그에 따라 수탁자가 당사자가 되어 명의신탁약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소유자와 사이에서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한 계약명의신탁에 있어서 수탁자는 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도 신탁 부동산의 소유권을 완전히 취득하고 단지 신탁자에 대하여 명의신탁약정의 무효로 인한 부당이득반환의무만을 부담할 뿐인바, 그와 같은 부당이득반환의무는 명의신탁약정의 무효로 인하여 수탁자가 신탁자에 대하여 부담하는 통상의 채무에 불과할 뿐 아니라, 신탁자와 수탁자 간의 명의신탁약정이 무효인 이상,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신탁자와 수탁자 간에 명의신탁약정과 함께 이루어진 부동산 매입의 위임 약정 역시 무효라고 볼 것이어서 수탁자를 신탁자와의 신임관계에 기하여 신탁자를 위하여 신탁 부동산을 관리하면서 신탁자의 허락 없이는 이를 처분하여서는 아니되는 의무를 부담하는 등으로 신탁자의 재산을 보전·관리하는 지위에 있는 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어 수탁자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지 아니하다 할 것이고 ( 대법원 2001. 9. 25. 선고 2001도2722 판결 , 대법원 2002. 4. 12. 선고 2001도2785 판결 참조), 이러한 계약명의신탁의 법리는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 제4조 제1항 에 따라 무효인 명의신탁약정에 대하여 신탁자가 그 소유권이전등기의 경료 이전에 해지의 의사를 표시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원심은 그 인정 사실을 기초로, 피고인이 이 사건 계약명의신탁의 약정에 따라 체결한 분양권매수 계약에 기하여 취득한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수분양자로서의 지위 및 그 분양권 관련 서류에 대한 수분양자로서의 권리는 피고인 자신의 사무 또는 권리라 할 것이므로 신탁자인 피해 회사의 반환 요구를 거절하고 피고인 명의로 그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다 하여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는바, 위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할 것이고, 거기에 업무상배임 또는 명의신탁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은 없으므로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도 이유 없다.

이 사건 명의신탁약정에 대하여는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이 적용되지 않는다거나 가사 적용된다 하더라도 이른바 중간생략형 명의신탁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위 명의신탁약정이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수분양자 명의만을 대상으로 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어서 받아들일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재윤(재판장) 조무제 이용우(주심) 이규홍

심급 사건
-서울지방법원 2003.10.29.선고 2003노40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