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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1995. 5. 25. 선고 92헌마269 92헌마299 92헌마305 판례집 [대통령선거법 제26조 제1항 위헌확인]

[판례집7권 1집 768~805] [전원재판부]

판시사항

1. 헌법소원심판청구 후 심판대상 법률규정이 폐지되었으나 심판청구가 적법한 예

2. 기탁금제도(寄託金制度)가 헌법상 허용되는지 여부

3. 대통령선거(大統領選擧)에서의 기탁금(寄託金) 3억(億)원이 과다하여 헌법에 위배되는지 여부

4. 기탁금(寄託金)의 반환에 필요한 득표율과 그 수준의 득표를 하지 못한 후보자(候補者)의 기탁금(寄託金) 잔액(殘額)을 국고(國庫)에 귀속시키도록 한 법률규정의 위헌여부

결정요지

1. 청구인들이 입후보한 제14대 대통령선거(大統領選擧)는 1992.12.18.에 실시되어 이미 종료되었고 또 1994.3.16. 공정선거(公正選擧)및선거부정방지법(選擧不正防止法)의 시행으로 구(舊) 대통령선거법(大統領選擧法)도 폐지되었으므로 이 사건 심판대상인 구(舊) 대통령선거법(大統領選擧法) 제26조 제1항 등에 대한 위헌결정(違憲決定)이 선고되더라도 청구인들의 주관적 권리구제는 불가능하게 되었으나, 신법(新法)인 공직선거(公職選擧)및선거부정방지법(選擧不正防止法) 제56조 등에서 이 사건 법률규정과 같은 액수의 기탁금(寄託金)과 득표율에 따른 기탁금(寄託金)의 반환 등을 규정하고 있어 위 법률규정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면 그러한 기본권침해가 신법(新法)에 의하여 대통령선거(大統領選擧)에 입후보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도 반복될 것임을 예상할 수 있으므로 그 위헌 여부에 관한 헌법적 해명이 중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2. 대통령선거(大統領選擧)는 국가의 원수이자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국가의 독립, 영토의 보전, 국가의 계속성과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지는 가장 중요한 국가권력담당자인 대통령(大統領)을 선출하는 것이므로 무분별한 후보난립을 방지할 필요성이 매우 절실하며, 헌법 제116조 제2항이 선거(選擧)에 관한 경비는 원칙으로 후보자(候補者)에게 부담시킬 수 없다고 정하고 있으나 위 헌법규정 자체에서도 법률이 정하는 경우에는 선거경비의 일부를 후보자(候補者)에게 부담시킬 수 있도록 하고 있을 뿐 아니라 대통령선거(大統領選擧)에 소요되는 막대한 비용일체를 국고(國庫)에서 부담하는 것은 국가의 재정형편 등에 비추어 적절하다고 할 수 없고 선거 결과 낙선한 후보자로부터 선거비용을 사후에 징수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하므로, 그 비용 중 일부인 선거인명부(選擧人名簿) 등의 사본작성비용(寫本作成費用)과 국고부담연설비용(國庫負擔演說費用) 등을 기탁금(寄託金)에서 공제하도록 하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할 수도 없다. 그러므로 대통령선거(大統領選擧)에서 후보난립을 방지하고 선거비용 중 일부를 예납하도록 하기 위한 위 기탁금제도(寄託金制度)는 그 기탁금액(寄託金額)이 과다하지 않는 한 헌법상 허용된다.

3. 제14대 대통령선거(大統領選擧)에서 실제로 기탁금(寄託金)에서 공제하여야 할 국고부담연설비용(國庫負擔演說費用)이 모두 기탁금액(寄託金額)을 훨씬 초과하였고 후보자(候補者)들이 보고한 선거비용지출금액도 기탁금액(寄託金額)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하며 아울러 기탁금액(寄託金額)은 대통령선거(大統領選擧)에서 불성실한 입후보에 대하여 실질적인 제재효과를 거둘 수 있는 금액이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탁금(寄託金) 3억(億)원은 대통령선거(大統領選擧)에서 기탁금제도(寄託金制度)의 목적달성에 필요한 금액을 넘지 아니하고 입후보하려는 국민의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정도에 이르지도 아니하여 입법재량의 범위를 일탈한 과다한 금액이라고 할 수 없다.

4. 일정한 수준의 득표를 하지 못한 후보자(候補者)의 기탁금(寄託金)을 국고(國庫)에 귀속시키는 것은 기탁금제도(寄託金制度)의 본질적 요소이므로 기탁금제도(寄託金制度) 자체의 정당성이 인정되는 이상 그 기탁금(寄託金)의 국고귀속규정(國庫歸屬規定)도 위헌이라고 할 수 없으며, 또 기탁금(寄託金)에서 공제하는 선거비용 등의 범위나 기탁금(寄託金)의 반환에

필요한 득표율을 정하는 것은 입법재량에 속한다 할 것인데 이 사건 법률규정에서 득표율 7% 및 5%를 기준으로 국고부담연설비용(國庫負擔演說費用)의 공제여부와 기탁금(寄託金) 잔액(殘額)의 반환여부를 정한 것은 입법자가 기탁금제도(寄託金制度)의 목적달성을 위한 필요와 기탁금(寄託金) 반환에 있어서의 기술적 문제 등을 고려한 정책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서 현저히 불합리하다거나 그밖에 입법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재판관 김진우의 반대의견(反對意見)

2,3. 구(舊) 대통령선거법(大統領選擧法)이 기탁금(寄託金)을 후보등록요건으로 한 것은 후보의 난립방지에만 그 목적이 있다고 할 것인데 이 목적의 달성에 기탁금(寄託金)이라는 수단은 적합하지도 않고 기본권 제한에 있어서의 최소침해요건도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기탁금(寄託金)을 기탁할 수 있는 경제적 여유가 있는 국민과 그렇지 아니한 국민을 단지 경제적인 능력의 차이만으로 다르게 취급하여 경제력이 약한 자들의 입후보의 자유를 제약하고 이들 및 이들에게 투표하려는 유권자들로부터 대의제민주국가(代議制民主國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기본권인 참정권(參政權)을 사실상 박탈하는 규정이라 할 수 있다.

4. 법정기준미달의 득표를 한 후보자(候補者)를 제재하는 의미에서 고율의 득표를 한 후보자(候補者)와 차등을 두어 전자의 기탁금(寄託金)만을 국고부담연설비용(國庫負擔演說費用)에 충당하거나 국고에 귀속시키는 것은 헌법적으로 정당하지 않은 목적을 추구하고 합리성도 없는 규정으로 저율의 득표를 한 자의 평등권(平等權)을 침해하며, 그러한 제재로 그 후보자(候補者)가 받는 재산권(財産權)의 제한도 과도하다고 할 수밖에 없어 기본권 제한에 있어서의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하는 위헌적인 규정이다.

재판관 조승형의 반대의견(反對意見)

2. 기탁금제도(寄託金制度)는 우리 헌정사에서 집권자의 영구집권욕이 발현된 시점에 도입되었거나 부활 또는 강화된 것으로서 “돈이 있는 자”와 “없는 자”를 차별하여 “없는 자”로부터 국정이나 지방행정에 참여할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고, 보통(普通)·평등(平等)·비밀(秘密)· 자유선거제도(自由選擧制度)에 반하는 것으로서 헌법이 확립하고 있는 실질적(實質的) 국민주권론(國民主權論)·국민대표자론(國民代表者論) 등의 헌법정신에 정면으로 반하며, 차별됨이 없이 실질적으로 보장되어야 할 참정권(參政權)·평등권(平等權)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제도이다. 그리고 기탁금제도(寄託金制度)는 헌법 제116조 제2항에도 위반되며, 구시대(舊時代)의 잔재청산이라는 측면에서도 이 제도를 위헌이라고 선언함이 이 시대의 상황논리에 부합한다.

당사자

청 구 인 백 ○ 완 외 2인

대리인 변호사 이 종 걸 외 1인

심판대상조문

구(舊) 대통령선거법(大統領選擧法)(1987.11.7. 법률 제3937호로 전문개정, 1992.11.11. 법률 제4495호로 개정, 1994.3.16. 법률 제4739호 공직선거(公職選擧)및선거부정방지법(選擧不正防止法) 부칙 제2조에 의하여 폐지) 제26조(등록(登錄)) ① 후보자(候補者)의 등록(登錄)은 선거일공고일(選擧日公告日)부터 5일(日) 이내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中央選擧管理委員會)에 신청(申請)을 하여야 한다. 이 경우 정당(政黨)이 추천하는 때에는 1인(人)의 후보자(候補者)에 대하여 정당(政黨)의 추천서(推薦書)와 본인(本人)의 승낙서(承諾書)를, 정당(政黨)의 당원(黨員)이 아닌 후보자(候補者)(이하 “무소속후보자(無所屬候補者)”라 한다)는 선거권자(選擧權者) 5천(千)인 이상 7천인(千人)이하가 기명(記名)·날인(捺印)(무인(拇印)을 허용하지 아니한다)한 추천장(推薦狀)(단기(單記) 또는 연기(連記)로 하며 간인(間印)을 요하지 아니한다)을 첨부하고, 후보자(候補者)마다 3억(億)원을 기탁(寄託)하여야 한다.

②∼⑥ 생략

⑦ 정당(政黨) 또는 후보자(候補者)의 기탁금(寄託金)은 제25조의 규정에 의한 선거인명부(選擧人名簿) 및 부재

자신고인명부(不在者申告人名簿)의 사본작성비용(寫本作成費用)과 제171조의3의 규정에 의한 불법시설물(不法施設物) 등에 대한 대집행비용(代執行費用)을 공제한 후 그 잔액은 다음 각호의 구분에 따라 반환 또는 국고(國庫)에 귀속된다.

1. 후보자(候補者)의 득표수(得票數)가 유효투표총수(有效投票總數)의 100분(分)의 7이상이거나 후보자(候補者)가 당선(當選) 또는 사망(死亡)한 때에는 선거일(選擧日) 후 30일(日) 이내에 기탁자에게 반환한다.

2. 후보자(候補者)의 득표수(得票數)가 유효투표총수(有效投票總數)의 100분(分)의 5를 초과하였으나 100분(分)의 7미만인 때에는 제43조 제8항 단서의 규정에 의하여 국고(國庫)에서 부담하는 후보자(候補者) 및 연설원(演說員)의 연설비용(演說費用)(이하“국고부담연설비용(國庫負擔演說費用)”이라 한다)을 공제하여 당해 방송사(放送社)에 납부한 후 그 잔액은 선거일(選擧日) 후 30일(日) 이내에 기탁자(寄託者)에게 반환한다.

3. 후보자(候補者)가 사퇴하거나 등록(登錄)이 무효(無效)로 된 때 또는 후보자(候補者)의 득표수가 유효투표총수(有效投票總數)의 100분(分)의 5를 초과하지 못한 때에는 국고부담연설비용(國庫負擔演說費用)을 공제하여 당해 방송사(放送社)에 납부한 후 그 잔액은 국고에 귀속된다.

⑧ 제7항의 규정에 의하여 기탁금(寄託金)에서 부담하는 국고부담연설비용(國庫負擔演說費用)이 기탁금잔액(寄託金殘額)을 초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하는 금액은 당해 정당(政黨) 또는 후보자(候補者)가 그 고지를 받은 날부터 10일(日) 이내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中央選擧管理委員會)에 납부하여야 하며, 이 기간(期間) 안에 납부하지 아니한 때에는 우선 국고(國庫)에서 지출(支出)한 후 관할세무서장(管轄稅務署長)에게 위탁(委託)하여 관할세무서장(管轄稅務署長)이 국세체납처분(國稅滯納處分)의 예에 따라 이를 징수(徵收)하여 국고(國庫)에 납입하도록 하여야 한다.

⑨∼⑩ 생략

구(舊) 대통령선거법(大統領選擧法)(1987.11.7. 법률 제3937호로 전문개정, 1992.11.11. 법률 제4495호로 개정, 1994.3.16. 법률 제4739호 공직선거(公職選擧)및선거부정방지법(選擧不正防止法) 부칙 제2조에 의하여 폐지) 제43조(방송시설(放送施設)을 이용한 연설(演說)) ①∼⑦ 생략

⑧ 방송시설(放送施設)을 이용하여 연설(演說)하는 때의 비용은 당해 방송시설(放送施設)을 이용한 정당(政黨) 또는 후보자(候補者)가 부담한다. 다만, 후보자(候補者)와 연설원(演說員)이 텔레비전 및 라디오방송시설(放送施設)을 이용한 연설비용(演說費用) 중 후보자(候補者)가 행한 각 3회(回)의 연설비용(演說費用)과 연설원(演說員)이 행한 각 2회(回)의 연설비용(演說費用)은 국고(國庫)에서 부담한다.

⑨∼⑩ 생략

참조판례

1. 1992.1.28. 선고, 91헌마111 결정

2. 1989.9.8. 선고, 88헌가6 결정

1991.3.11. 선고, 91헌마21 결정

주문

청구인들의 이 사건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와 심판의 대상

가. 청구인 백○완은 제13대 대통령선거에 입후보한 바 있고 1992.12.18.에 실시될 예정인 제14대 대통령선거에도 무소속으로 입후보하려는 자로서 11.14. 대통령선거법 제26조 제1항 중 기탁금 3억원을 기탁하도록 한 부분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고(92헌마269), 청구인 이○호는 대한정의당의 추천을 받아, 청구인 박○종은 신정당의 추천을 받아 각 제14대 대통령선거에 입후보하였다가 낙선한 자들로서 청구인 이○호는 12.24. 대통령선거법 제26조 제1항 중 기탁금 3억원의 기탁에 관한 부분과 기탁금의 반환 등에 관련된 같은 조 제7항에 대하여, 청구인 박○종은 12.29. 위 각 규정 및 같은 법 제26조 제8항과 제43조 제8항에 대하여 각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92헌마29992헌마305 ).

과 제26조 제7항, 제8항 및 제43조 제8항의 위헌여부이며, 위 각 규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26조(등록) ① 후보자의 등록은 선거일공고일로부터 5일 이내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청을 하여야 한다. 이 경우 정당이 추천하는 때에는 1인의 후보자에 대하여 정당의 추천서와 본인의 승낙서를, 정당의 당원이 아닌 후보자(이하 “무소속후보자”라 한다)는 선거권자 5천인 이상 7천인 이하가 기명·날인(무인을 허용하지 아니한다)한 추천장(단기 또는 연기로 하며 간인을 요하지 아니한다)을 첨부하고 후보자마다 3억원을 기탁하여야 한다.

⑦ 정당 또는 후보자의 기탁금은 제25조의 규정에 의한 선거인명부 및 부재자신고인명부의 사본작성비용과 제171조의3의 규정에 의한 불법시설물 등에 대한 대집행비용을 공제한 후 그 잔액은 다음 각호의 구분에 따라 반환 또는 국고에 귀속된다.

1. 후보자의 득표수가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7 이상이거나 후보자가 당선 또는 사망한 때에는 선거일 후 30일 이내에 기탁자에게 반환한다.

2. 후보자의 득표수가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5를 초과하였으나 100분의 7 미만인 때에는 제43조 제8항 단서의 규정에 의하여 국고에서 부담하는 후보자 및 연설원의 연설비용(이하 “국고부담연설비용”이라 한다)을 공제하여 당해 방송사에 납부한 후 그 잔액은 선거일 수 30일 이내에 기탁자에게 반환한다.

3. 후보자가 사퇴하거나 등록이 무효로 된 때 또는 후보자의 득표수가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5를 초과하지 못한 때에는 국고연설비용을 공제하여 당해 방송사에 납부한 후 그 잔액은 국고에 귀

속된다.

⑧ 제7항의 규정에 의하여 기탁금에서 부담하는 국고연설비용이 기탁금 잔액을 초과하는 때에는 그 초과하는 금액은 당해 정당 또는 후보자가 그 고지를 받은 날부터 10일 이내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납부하여야 하며, 이 기간 안에 납부하지 아니한 때에는 우선 국고에서 지출한 후 관할세무서장에게 위탁하여 관할세무서장이 국세체납처분의 예에 따라 이를 징수하여 국고에 납입하도록 하여야 한다.

제43조(방송시설을 이용한 연설) ⑧ 방송시설을 이용하여 연설하는 때의 비용은 당해 방송시설을 이용한 정당 또는 후보자가 부담한다. 다만 후보자와 연설원이 텔레비전 및 라디오 방송시설을 이용한 연설비용 중 후보자가 행한 각 3회의 연설비용과 연설원이 행한 각 2회의 연설비용은 국고에서 부담한다.

2. 심판청구이유의 요지

가. 헌법은 정당의 설립요건을 법률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대선법은 무소속후보에 대하여 선거권자의 추천을 받도록 하고 있으므로 대통령선거에서 무자격후보의 난립을 방지하는 제도적 장치는 이로써 충분하며, 대선법 제26조 제1항은 지나치게 고액의 기탁금을 기탁하도록 함으로써 도덕적이고 정직한 인사들의 입후보기회를 박탈하여 청구인들의 공무담임권과 대통령 피선거권을 극도로 침해하는 것이고 선거공영제의 취지에도 부합하지 아니하여 헌법에 위반된다.

나. 대선법 제26조 제7항, 제8항 및 제43조 제8항은 기탁금의 반환에 필요한 득표율을 높여 후보자출마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므로

공무담임권을 침해하는 것이고, 기탁금을 국고에 귀속하도록 하여 사유재산권을 침해하며, 기탁금 상계정도를 득표비율에 의하지 아니하고 7% 미만의 득표자를 동일하게 취급함으로써 평등의 원칙에 위반되는 것이다. 그리고 국고부담연설비용은 선거결과와 관계없이 모든 후보자에게 공평히 적용되어야 하는데, 일정한 득표를 하지 못한 후보자의 기탁금에서만 이를 공제하는 것은 평등권과 공무담임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3. 판단

가. 심판청구의 적법여부

(1) 헌법소원은 국민의 기본권침해를 구제하는 제도이므로 헌법소원심판청구가 적법하기 위하여는 제도의 목적상 심판청구 당시는 물론 결정 당시에도 권리보호이익이 있어야 함이 원칙이다. 그런데 청구인들이 입후보한 제14대 대통령선거는 1992.12.28.에 실시되어 이미 종료되었고 또 1994.3.16.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이하 “공직선거법”이라 한다)의 시행으로 대선법도 폐지되었으므로, 이 사건 심판대상인 법률규정들(이하 “이 사건 법률규정”이라 한다)에 대한 위헌결정이 선고되더라도 청구인들의 주관적 권리구제는 불가능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헌법소원은 주관적 권리구제뿐 아니라 객관적인 헌법질서보장의 기능도 겸하고 있으므로 심판 계속중 발생한 사정변경으로 인하여 주관적인 권리보호이익이 소멸된 경우에도 그러한 기본권침해행위가 반복될 위험이 있거나 당해분쟁의 해결이 헌법질서의 유지·수호를 위하여 긴요한 사항이어서 헌법적으로 그 해명이 중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때에는 예외적으로 심판청구의 이익을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확립된 판례이다(헌법재판소 1992.1.28. 선고, 91헌마111 결정 등 참조). 그런데 대통령선거에서 기탁금 3억원의 기탁과 득표율에 따른 기탁금의 반환 또는 국고귀속 등을 규정한 이 사건 법률규정의 위헌여부에 관하여는 아직 그 해명이 이루어진 바 없고, 대선법을 폐지한 공직선거법도 그 제56조, 제57조 등에서 이 사건 법률규정과 같은 액수의 기탁금과 득표율에 따른 기탁금의 반환 또는 국고귀속 등을 규정하여 기탁금제도의 골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만약 이 사건 법률규정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면 그러한 기본권침해가 공직선거법에 의하여 대통령선거에 입후보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도 반복될 것임을 예상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법률규정의 위헌 여부에 관한 판단은 위헌적인 법률규정에 의한 기본권침해의 위험을 사전에 제거하는 등 헌법질서의 수호·유지를 위하여 긴요한 사항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비록 청구인들이 입후보한 대통령선거가 이미 종료되었고 이 시간 법률규정도 폐지되었지만, 신법인 공직선거법의 시행으로 동종의 기본권침해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어 그 위헌 여부에 관한 헌법적 해명이 중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나. 이 사건 법률규정의 위헌 여부

(1) 대선법상 기탁금제도의 정당성

(가) 1987.10.27.의 제9차 헌법개정에 의하여 대통령선거가 간접선거제에서 직접선거제로 바뀌었는데, 대통령선거에서의 기탁금제도는 위 헌법개정에 따른 같은 해 11.7.의 대선법 전문개정시 처음

으로 도입되었고 당시의 기탁금액은 정당추천 후보자가 5,000만원, 무소속 후보자가 1억원이었으나, 청구인들이 입후보한 제14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1992.11.11. 대선법이 개정될 때 기탁금액이 무소속이나 정당추천 여부에 관계없이 모두 3억원으로 되었고 기탁금의 반환 또는 국고귀속에 관한 규정도 일부 개정되었다.

(나) 대통령선거에 후보자가 난립할 경우 선거가 과열·혼탁해질 수 있고, 불법선거운동의 감시나 투개표 등 선거사무관리가 어려워지며, 표의 분산으로 당선자의 득표수가 적게 됨으로써 민주적 정당성이 약화될 우려가 있을 뿐 아니라 나아가 선거비용의 증가로 국가경제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대통령선거에서의 기탁금제도는 선거에 입후보하려는 자로 하여금 미리 일정한 금액을 기탁하게 하고 선거결과 일정수준의 득표를 하지 못할 경우 기탁금을 국고에 귀속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금전적 제재를 가함으로써, 무분별한 후보난립을 방지하여 대통령선거를 효율적으로 공정하게 운영하며 아울러 당선자에게 다수표를 획득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장함으로써 대통령선거의 신뢰성과 정치적 안정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대선법 제26조 제7항은 후보자의 기탁금에서 선거인명부 및 부재자신고인명부의 사본작성비용과 불법시설물 등에 대한 대집행비용을 우선 공제한 후, 득표율이 저조한 후보자에 대하여는 그 기탁금잔액에서 국고부담연설비용까지 공제하고 나머지를 국고에 귀속시키거나 또는 후보자에게 반환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기탁금은 그러한 비용에 대한 예납의 성격도 아울러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 대통령선거는 국가의 원수이자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국가

의 독립, 영토의 보전, 국가의 계속성과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지는 가장 중요한 국가권력담당자인 대통령을 선출하는 것이므로 후보난립으로 인한 폐해가 다른 어느 선거에서 보다 큰 점을 고려하면 무분별한 후보난립을 방지할 필요성은 매우 절실하다고 할 수 있으며, 헌법 제116조 제2항이 선거에 관한 경비는 원칙으로 후보자에게 부담시킬 수 없다고 정하고 있으나 위 헌법규정 자체에서도 법률이 정하는 경우에는 선거경비의 일부를 후보자에게 부담시킬 수 있도록 하고 있을 뿐 아니라 대통령선거에 소요되는 막대한 비용일체를 국고에서 부담하는 것은 국가의 재정형편 등에 비추어 적절하다고 할 수 없고 선거 결과 낙선한 후보자로부터 선거비용을 사후에 징수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하므로, 그 비용 중 일부인 위 선거인명부 및 부재자신고인명부의 사본작성비용과 불법시설물 등에 대한 대집행비용 및 국고부담연설비용을 기탁금에서 공제하도록 하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할 수도 없다.

그러므로 대통령선거에서 후보난립을 방지하고 선거비용 중 일부를 예납하도록 하기 위한 위 기탁금제도는 그 기탁금액이 과다하지 않는 한 헌법상 허용된다고 할 것이다(헌법재판소 1989.9.8. 선고, 88헌가6 결정; 1991.3.11. 선고, 91헌마21 결정 참조).

(2) 기탁금액의 과다 여부

(가) 대통령선거에서 기탁금제도 자체의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기탁금을 납부하지 아니하면 후보등록을 할 수 없게 된다는 점에서 자유로운 입후보에 대한 제한이 되며 그 금액이 과다하여 당선가능성이 있음에도 이를 납부할 경제적 능력이 없는 자로 하여금 입후보를 할 수 없게 하는 정도라면 참정권, 공무담임권,

평등권 등을 침해하는 것이 될 수 있으므로, 기탁금액은 기탁금제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공익목적과 그로 인한 기본권 제한 사이에 균형과 조화를 이루도록 책정되어야 한다. 다만 구체적인 기탁금액은 입법자가 정책적 판단에 따라 재량으로 결정할 사항이라 할 것이므로, 그 금액이 입법자에게 허용된 재량의 범위를 넘어 현저하게 과다하거나 불합리하게 책정되어 위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정도에 이르지 않는 한 위헌이라고 할 수 없다 할 것이다.

(나) 먼저 대선법 제26조 제1항의 기탁금 3억원이 대통령선거에서 후보난립을 방지하고 선거비용의 일부를 담보하기 위한 목적달성에 필요한 적정한 수준을 넘는 금액인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제14대 대통령선거 종료 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행한“제14대 대통령선거총람”에 의하면, 기탁금에서 공제되는 선거인명부 및 부재자신고인명부의 사본작성비용과 불법시설물 등에 대한 대집행비용은 후보자 1인당 최고 4,500만원에도 이르지 아니하나 국고부담연설비용은 후보자 중 최저가 3억여원이고 최고는 6억여원으로서 모두 위 기탁금액을 훨씬 초과하였으며, 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결정공시한 후보자 1인당 선거비용 제한액은 367억여원이었는데 선거 후 후보자들이 보고한 선거비용지출금액은 최고액이 284억여원이고 평균 95억여원에 이르렀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기탁금에서 공제되어야 할 비용이 3억원을 초과하고, 후보자들이 실제로 선거에서 기탁금액과 비교할 수 없는 막대한 선거비용을 지출하며, 아울러 기탁금액은 대통령선거에서 불성실한 입후보에 대하여 실질적인 제재효과를 거둘 수 있는 금액이어야 한

다는 점을 고려하면, 위 기탁금 3억원은 대통령선거에서 기탁금제도의 목적달성에 필요한 금액으로서 과다하다고 볼 수 없다 할 것이다.

(다) 다음으로 위 금액이 당선가능성이 있는 자의 후보등록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어렵게 하는 정도로 과다하여 참정권이나 공무담임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기탁금은 원칙으로 당선되거나 일정한 수준의 득표만 하면 선거종료 후 반환받는 것이므로 당선가능성이 있는 자에게는 사후반환이 보장된 일시적인 예납금이라 할 수 있는데, 정당은 정치적 의사형성에 필요한 조직을 갖추고 있는 것이므로 대통령선거에서 당선가능성이 있다고 보아 후보자를 추천하였다면 그러한 정당에서 3억원 정도의 기탁금을 마련하는 것이 크게 어렵다고 보이지는 않으며, 무소속후보자의 경우에도 대선법 제26조 제1항은 후보등록시 선거권자 5천인 이상 7천인 이하의 추천을 요구하고 있으므로 그와 같이 많은 선거권자의 추천을 받을 수 있는 후보자라면 우리의 경제현실에서 위 기탁금액을 마련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어렵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위 기탁금액이 참정권이나 공무담임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정도로 과다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라) 또한 선거비용의 과다지출과 선거부정 및 과열 등으로 공명선거에의 요청이 큰 우리의 선거풍토에서 단순히 외국의 예를 기준으로 위 기탁금액이 과다하다고 할 수는 없으며, 무소속 후보자에 대한 추천제도가 무분별한 후보난립을 방지하는 유력한 방법이기는 하지만 진지하지 못한 추천을 유발하거나 추천을 받기 위한 기

간 동안의 사전선거운동의 위험이 있어 기탁금제도를 전적으로 대체할 수단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입법자가 이러한 여러가지 사정을 고려하여 추천제도를 두면서 아울러 3억원을 기탁하도록 정한 것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할 수도 없다.

(마) 따라서 기탁금 3억원은 대통령선거에서 기탁금제도의 목적달성에 필요한 금액을 넘지 아니하고 입후보하려는 국민의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정도에 이르지도 아니하여 입법재량의 범위를 일탈한 과다한 금액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대선법 제26조 제1항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3) 기탁금의 공제와 반환에 관한 규정의 위헌여부

(가) 대선법 제26조 제7항, 제8항 및 제43조 제8항은 기탁금에서 공제하는 비용과 나머지의 반환 또는 국고귀속 등에 관한 규정인바, 청구인은 국고부담연설비용을 기탁금에서 공제하는 것과 나머지 기탁금을 득표율에 따라 반환 또는 국고에 귀속하는 것을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이 점에 관하여 살펴본다.

(나) 먼저 국고부담연설비용을 기탁금에서 공제하는 규정에 관하여 보건대, 앞에서 본 바와 같은 현행 헌법 제116조 2항은 법률에 의하여 선거비용을 후보자에게 부담시킬 수도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방송연설은 선거운동을 합리적으로 할 수 있도록 마련한 제도로서 그 비용이 반드시 국가의 부담으로 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일정한 수준의 득표를 하지 못한 후보자에 대하여 그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고 이를 기탁금에서 공제하는 것이 선거공영제 이념에 반한다고 볼 수는 없다.

(다) 다음으로 기탁금의 반환에 필요한 득표율과 그 수준의 득표

를 하지 못한 후보자의 기탁금 잔액을 국고에 귀속시키도록 한 법률규정에 관하여 보건대, 일정한 수준의 득표를 하지 못한 후보자의 기탁금을 국고에 귀속시키는 것은 기탁금제도의 본질적 요소이므로 앞에서 본 바와 같이 기탁금제도 자체의 정당성이 인정되는 이상 그 기탁금의 국고귀속규정도 위헌이라고 할 수 없으며, 또 기탁금에서 공제하는 선거비용 등의 범위나 기탁금의 반환에 필요한 득표율을 정하는 것은 입법재량에 속한다 할 것인데 이 사건 법률규정에서 득표율 7% 및 5%를 기준으로 국고부담연설비용의 공제여부와 기탁금 잔액의 반환여부를 정한 것은 입법자가 기탁금제도의 목적달성을 위한 필요와 기탁금 반환에 있어서의 기술적 문제 등을 고려한 정책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서 현저히 불합리하다거나 그 밖에 입법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므로 위 규정도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4. 결론

따라서 이 사건 법률규정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청구인들의 이 사건 심판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재판관 재판관 김진우의 아래 5와 같은 반대의견과 재판관 조승형의 아래 6과 같은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 나머지 관여재판관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5. 재판관 김진우의 반대의견

재판관 김진우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다수의견에 반대한다.

가. 대통령선거에 있어서 후보자 등록요건으로서의 3억원의 기탁금의 위헌성

(1) 헌법제24조에서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선거권을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25조에서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공무담임권을 가진다”고 규정하여, 대통령선거를 비롯한 각급 선거에 있어서 국민에게 선거권 및 피선거권을 포함한 공무담임권을 보장하고 있다. 이러한 기본권을 법률로 제한함에 있어서도 헌법 제37조 제2항에 규정된 과잉금지 내지 비례의 원칙이 준수되어야 한다. 이 원칙은 기본권을 제한하는 법률의 목적이 정당하여야 하고(목적의 정당성),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채택된 수단이 적합하여야 하며(수단의 적합성), 기본권 제한이 필요 최소한에 그쳐야 하며(필요성·최소침해성), 기본권 제한을 통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과 제한되는 기본권의 의미 상호간에 적정한 균형이 확보되어야 한다(이익의 균형성; 협의의 비례의 원칙)는 것을 내용으로 하며, 이 요건 중의 어느 하나에라도 저촉되는 경우에는 그 법률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헌법상의 원칙이다(헌법재판소 1989.12.22. 선고, 88한거13 결정 등 참조). 특히 대통령선거에 있어서는 주권자인 국민의 다양한 정치적 의사가 표출되고, 이를 통하여 입후보자들 중 1인이 대통령중심제하의 대통령이라는 국가최고통치기관으로 선출되는 대통령선거는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한 가장 중요한 제도 중의 하나라는 점에 비추어 볼 때 그 선거권이나 입후보의 자유 등 피선거권을 제한하기 위해서는 이에 상당하는 중대하고도 불가피한 목적이 있어야 한다.

나아가 헌법제11조 제1항에서 “모든 국민은 법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여 정치적 생활영역에 있어서의 차별을 금지하는

한편, 제67조 제1항에서 “대통령은 국민의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에 의하여 선출한다.”고 규정하여 대통령선거에 있어서의 보통·평등선거의 원칙을, 헌법 제116조 제1항에서 “선거운동은 각급 선거관리위원회의 관리하에 법률이 정하는 범위 안에서 하되, 균등한 기회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규정하여 선거운동에 있어서의 기회균등이 보장됨을 명시하고 있다. 이처럼 헌법이 정치적 생활영역에 있어서의 차별금지는 물론, 일반적 평등원칙의 특칙인 선거에 있어서의 평등원칙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민주주의원리가 정치적 의사결정에 있어서 모든 국민이 원칙적으로 동등하다는 전제로부터 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보통·평등선거의 원칙이 선거권뿐만이 아니라, 피선거권과 관련하여서도 보장된다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오늘날 민주주의가 사실상 대의제의 형태를 띨 수밖에 없기 때문에 선거권·공무담임권 등 참정권의 행사는 선거를 통하여 통치기관을 구성하여 그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한편 국민 스스로 정치형성과정에 참여함으로써 국민주권 및 대의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중요한 수단인 것이다. 대통령선거에 있어 선거권과 피선거권과 관련된 차별은 이러한 민주주의 기본전제를 뒤흔드는 것이 되기 때문에 이들 권리와 관련한 국민의 차별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공익의 실현을 위하여 그 차별이 필요하다는 정도로는 부족하고, 그 차별이 중대한 법익의 실현을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에 한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헌법제24조에서 선거권, 제25조에서 공무담임권을 보장하면서 그것을 법률유보하에 두고 있다 하더라도, 이들 권리에 관한 입법재량의 폭은 매우 좁다고 할 것이며, 그에 따

라 이들 권리에 관하여 국민을 차별하는 법률의 위헌심사에는 엄격한 심사기준이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2) 다수의견은 기탁금제도의 목적으로 후보자의 난립방지, 당선자의 민주적 정당성 제고, 선거비용 예납의 필요성을 들고 있다. 그러나 기탁금제도의 목적은 실정법을 떠나서 추상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기탁금이 실정법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가를 판단함으로써만이 그 구체적 목적을 판단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설사 다수의견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대선법의 기탁금제도가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고 하더라도 이들이 헌법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는 목적인지의 여부는 다시 살펴보아야 한다. 이에 이들 각 목적과 관련하여 기탁금제도가 헌법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는지를 살펴본다.

(가) 먼저 후보자의 난립방지라는 기탁금제도의 목적에 관하여 본다.

① 선거에서 후보자가 난립하게 되면, 그들 가운데는 불성실한 후보자가 등장할 우려가 있는가 하면 선거가 과열될 위험이 있고 표의 분산으로 당선자의 민주적 정당성이 약화되는 결과가 야기될 수도 있으리라는 것은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후보자의 난립방지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다른 방법을 강구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라도 후보자에게 경제적인 부담을 지우는 기탁금제도만을 채택한 것은 적합한 수단을 선택하였다고 볼 수 없다.

정당은 정당법 제2조에 의하여 공직선거의 후보자를 추천함을 그 목적으로 한다. 또한 정치자금에관한법률 제17조 제1항에 의하여 정당에 대한 국고보조금으로 최근 실시한 국회의원총선거의 선거

권자 총수에 800원을 곱한 금액을 매년 예산에 계상하며, 제2항에 의거 대통령선거가 있는 연도에는 800원씩을 “추가하여”계상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대통령선거가 있는 해에는 유권자 1인당 1,600원씩을 정당에 대한 국고보조금으로 예산에 계상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지난 1992.12.18. 실시된 대통령선거 당시를 기준으로 예를 들어 보면 총유권자수는 29,422,658이므로, 결국 정당에 대한 국고보조금은 약470억 7천 6백만원에 이르고, 이 거액의 돈이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동법 제18조에 정한 방법에 의하여 각 정당에 배분되므로 기존 정당소속후보자는 3억원이라는 기탁금마련이 어렵지 아니하다. 따라서 기존 정당이 난립되어 있는 경우에 기탁금규정을 통하여 정당이 추천하는 입후보자들의 난립을 방지하려는 것은 위 법률들과 체계적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그 목적의 달성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결국 기탁금규정은 주로 신설 군소정당의 후보자들이나 무소속후보자들에게만 입후보의 자유를 제약하는 작용을 한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 가운데서도 입후보하려는 자가 자산가인 경우에는 그 입후보를 심리적으로 억제하지 못하고, 궁극적으로는 자력이 없는 자들의 입후보만을 어렵게 하거나 불가능하게 만드는 효과를 갖고 있을 뿐이다(대선법 제26조는 추천인명부 요건을 무소속후보자에게만 요구하고 있는 등 무소속후보자에게 정당추천후보자에 비하여 2중으로 입후보에 있어서의 제약과 불이익을 안겨주고 있다).

그러므로 입법자가 기탁금제도를 후보자의 난립을 방지하고 진지하지 못한 불성실한 자를 선거에서 배제할 목적으로 도입하였다면, 이는 그 목적의 달성에도 부적합한 수단을 채택하였다는 비난

을 면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② 기탁금제도는 기탁금이 고액일 경우 이를 마련할 수 없는 후보자에게는 입후보의 자유 등 민주주의의 실현의 기초를 이루는 국민의 참정권을 심각히 제약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이 권리를 덜 제약하는 수단을 통하여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면, 이러한 수단을 우선적으로 내지는 선택적으로 마련할 때 기본권 제한에 있어서 최소침해의 원칙을 충족시킨다고 할 것이다.

대선법제26조 제2항에서 무소속후보자는 선거권자 5천인 이상 7천인 이하가 기명·날인한 추천장을 첨부하도록 하고, 제4항에서는 추천인의 시·도분산요건에 관하여 무소속 후보자를 추천하는 선거권자는 적어도 5개 시·도에 분산되어 있어야 하며, 하나의 시·도에 주민등록된 선거권자의 수는 500인 이상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무소속 입후보자의 경우에는 이러한 추천요건으로 인하여 나름대로 전국적인 조직을 확보하지 못하거나 지명도가 없는 경우에 소정의 추천인을 확보하기가 용이한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따라서 추천인명부제도만으로도(필요하다면 추천인수를 늘려서라도) 후보자의 난립방지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대통령선거에 있어서는 선거구가 전국에 걸쳐 있고 유권자수도 많으므로 추천인수를 늘린다고 하여 다수의견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전선거운동의 문제도 우려할 만한 것이 못된다. 그런데도 이 사건 대선법 제26조 제1항의 규정은 이에 더하여 3억원의 기탁금을 입후보자의 등록요건으로 요구하고 있다. 그러한 한 기탁금제도는 굳이 필요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아예 처음부터 기탁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입후보등록을 못하게 하는 것은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아보기도 전

에 기탁금을 내기 힘든 경제력이 약한 자들을 경제력이 강한 자와 차별하여 선거전으로부터 배제시키는 제도로 그 금액이 지나치게 다액인가를 검토할 필요도 없이 위 기본권제한에 있어서의 피해의 최소성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동시에 합리적 근거가 없는 자의적인 차별로 평등원칙을 침해할 수도 있는 제도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대통령중심제하에서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국가최고통치기관인 대통령직이라는 공직에 취임할 1인의 대통령을 국민이 선택하게 되는 대통령선거에 기탁금을 낼 자력은 없으나 능력있는 후보자가 처음부터 선택의 대상으로부터 아예 배제될 수 있는 가능성에 비추어 볼 때, 이에 대립하고 있는 기탁금의 목적인 입후보의 난립이나 불성실한 입후보자의 예방이라는 목적이 상호 적정한 관계에 있다고 볼 만큼 중대하다고도 할 수 없다. 따라서 제한되는 기본권의 의미와 이를 통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간에 존재하여야 할 법익간의 적정한 관계도 확보되어 있지 않아 비례의 원칙에도 반하고 그 목적이나 내용에 있어 정당성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다음으로 당선자의 민주적 정당성의 제고라는 기탁금의 목적에 관하여 본다.

다수의견은 기탁금의 목적으로 당선자의 민주적 정당성의 제고, 선거의 신뢰성 및 정치적 안정의 확보를 들고 있다. 그러나 다수의견에 따르더라도 당선자의 민주적 정당성의 약화, 선거의 신뢰성 저하, 정치적 안정성의 감소 등의 위험성은 후보자난립의 결과라는 것이니, 이를 후보자의 난립방지와 구분되는 기탁금의 독자적인 목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기탁금제도가 후보자의 난립방지라는 목적달성에 적합하지 못하므로, 기탁금제도는

당선자의 민주적 정당성의 제고 등의 목적달성을 위한 적합한 수단이라고도 할 수 없다. 당선자의 득표율이 상대적으로 낮아 발생할 수 있는 위와 같은 각 위험성은 현행 대통령선거제도가 결선투표제를 채택하지 않은 데 기인하는 것이며, 이 결함을 기탁금과 같은 수단을 통하여 제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다) 끝으로 선거비용의 예납이라는 기탁금의 목적에 관하여 본다.

다수의견은 대통령선거에 있어서의 기탁금의 한 목적으로 선거비용의 예납을 들고 있는바, 대선법의 기탁금제도가 이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우리나라 헌법제116조 제1항에서 “선거운동은 각급 선거관리위원회의 관리하에 법률이 정하는 범위 안에서 하되, 균등한 기회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규정하여 선고공영제를 선언하고 있으며, 같은 조 제2항에서는 “선거에 관한 경비는 법률이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정당 또는 후보자에게 부담시킬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선거에 관한 헌법규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후보자들 사이에서 선거운동에 필요한 인적·물적 비용의 부담능력에 차이가 있고, 따라서 그 경제적 능력의 차이가 선거운동, 궁극적으로는 선거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이러한 불공정한 결과를 방지하기 위하여, 그리고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공직선거는 그 공직자를 선정하는 공적 절차이므로 국가 또는 그 지방자치단체가 그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사리에 합당한 까닭에 선거운동의 공영제를 채택함과 동시에 선거비용을 국고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는 원칙을 채택하고 있다. 따라서 대통령선거에 있어서도

선거비용은 국가가 부담하고 후보자에게 부담시킬 수 없는 것이 원칙이지만, 국가재정상 불가피한 경우에는 과다하지 않은 범위에서 법률에 의하여 선거비용의 일부를 후보자에게 부담시킬 수 있다고는 할 수 있다.

그러나 대통령이라는 국가원수를 선출하는 선거는 국가의 대사이므로 그 비용은 그 국가가 전담하여야 할 것이고 국가는, 이미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정치자금에관한법률에 의거하여 막대한 국고보조금을 각 정당에 지급할 수 있는 등 오늘날의 막대한 예산규모에 비추어 볼 때, 현실적으로 대통령선거비용을 부담할 만한 재정적 능력도 있다 할 것이므로 그 공용선거비용의 일부라도 후보자나 정당에게 부담시킬 이유가 없다. 대선법도 이러한 관점에서 공영선거비용을 국고에서 부담하면서, 정당이나 후보자에게 그 일부도 부담시키고 있지 않다. 대선법 제26조 제7항에 의거하여 저득표율의 낙선자의 기탁금은 물론 당선자의 기탁금에서 공제할 수 있는 비용은 그 후보자가 신청하여 교부받았으므로 그 후보자가 수익자부담의 원칙에 의하여 부담하여야 하는 선거인명부 및 부재자신고인명부의 사본작성비용과 해당 후보자가 개인적으로 책임져야 할 불법시설물 등에 대한 대집행비용뿐이다. 그 밖에는 아래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득표율에 따라 차등을 두어 저율의 특표자가 낸 기탁금에서 국고부담연설비용을 공제하지만 이는 지방의회의원선거법 제37조의 규정과 같이 모든 후보자에게 다같이 기탁금에서 공제하는 것이 아니어서 선거비용을 예납시킨 것이라고 할 수 없고, 오로지 제재를 위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대선법상의 기탁금제도는 선거법상 모든 후보자가 부담하여야 할 선거

비용을 예납한다는 의미나 목적을 갖고 있지 않다.

(라) 그 결과 대선법이 기탁금을 후보등록요건으로 한 것은 후보의 난립방지에만 그 목적이 있다고 할 것인데, 이 목적의 달성에 기탁금이라는 수단은 적합하지도 않고, 또한 기본권 제한에 있어서의 최소침해요건도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기탁금을 기탁할 수 있는 경제적 여유가 있는 국민과 그렇지 아니한 국민을 단지 경제적인 능력의 차이만으로 다르게 취급하여 경제력이 약한 자들의 입후보의 자유를 제약하고 이들 및 이들에게 투표하려는 유권자들로부터 대의제 민주국가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기본권인 참정권을 사실상 박탈하는 규정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대선법상의 기탁금규정은 헌법적으로 정당화되는 입법재량의 한계를 벗어나 위헌적인 규정이라고 할 것이다.

나. 끝으로 기탁금의 국고귀속규정의 위헌성에 관하여 본다.

(1) 대선법 제26조 제7항 제2호 및 제3호에 의하면 당선자나 득표율이 7% 이상인자는 전혀 여타의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 반면에 7% 미만인 후보자들은 다시 그 득표비율에 따라 7% 미만 5% 이상 득표한 경우에는 국고에서 부담하는 후보자 및 연설원의 연설비용을 공제하여 방송사에 납부한 후 그 잔액을 환급받고, 5% 미만의 득표를 한 후보자의 기탁금은 국고부담연설비용을 공제하여 방송사에 납부하고 그 잔액은 국고에 귀속시키도록 하고 있다. 게다가 국고부담연설비용액이 기탁금액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이를 추징하도록 되어 있다(제26조 제8항). 그리하여 대선법 제26조 제7항 및 제8항은 저율의 득표자들을 득표율에 따라 단계별로 차별하여 고율의 득표자들에 비하여 엄청난 차별의 불이익을 입혀 제재하는

규정이다. 여기에서 이러한 저율의 득표를 한 후보자들의 평등권이 침해되는지의 여부 및 그의 기탁금액에 대한 재산권이 침해되는지 여부의 문제가 제기된다.

(2) 다수의견은 후보자의 난립방지의 목적을 실효성 있게 달성하기 위하여 득표율이 낮은 자들의 기탁금을 국고에 귀속시키는 사후제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입후보자의 난립은 위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기탁금을 통하여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므로, 저율의 득표를 한 후보자들의 기탁금의 국고귀속 등의 제재의 위하를 통해서도 해결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또한 다수의견은 득표율이 낮은 자들을 제재할 수 있는 또 다른 근거로 이러한 후보자들이 불성실하다고 전제하고 있다고 해석되지만, 입후보자의 불성실성 여하를 득표율에 의거하여 정할 수 있다는 전제부터가 타당성을 결여한 것이다. 득표율이 낮은 입후보자도 자신의 당선을 위하여 자신의 정치적 견해나 구상 등을 피력하면서 진력하여 선거운동을 하였으나 그의 주장에 유권자들이 찬동하지 않은 것일 뿐, 득표율이 낮다고 하여 그 후보자들이 일률적으로 성실성이 없다거나 진지성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예를 들면 위 유효득표총수의 1% 내지 7% 미만의 득표도 후보자들의 총유효득표수가 1992.12.18.에 실시된 대통령선거에서와 같이 23,775,409표인 경우, 237,754표에서 1,902,032표에 달하는데, 이 정도의 득표가 결코 제재를 받아야 할 만큼 적다고 할 수도 없다. 더구나 입후보자의 제재에 관한 법정 기준득표율은 정당에 대한 국고보조금의 배분기준을 정하고 있는 정치자금에관한법률 제18조에 비추어 볼 때도 지나치게 높다고 밖에 할 수 없다. 동 보조금

은 동법 동조 제1항에 의하면 독자적으로 교섭단체를 구성한 정당들에게 100분의 40을 정당별로 균등하게 분할하여 배분·지급하도록 되어 있고, 제2항에서는 동일정당의 소속의원으로 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한 정당으로 국회의석 5석 이상의 의석을 얻은 정당에 대하여는 100분의 5씩을 배분·지급하며, 의석을 얻지 못하였다거나 5석 미만의 의석을 얻은 정당들도 다음과 같은 기준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100분의 2씩을 배분·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최근에 실시된 국회의원총선거에 참여한 정당의 경우에는 그 국회의원총선거에서 유효득표총수의 100분의 2 이상을 득표한 정당도, 최근에 실시된 국회의원총선거에 참여한 정당 중 제1호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정당으로서 의석을 얻은 정당의 경우에는 최근에 전국적으로 실시된 정당의 후보추천이 허용되는 지방의회의원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선거에서 유효득표총수의 100분의 0.5 이상 득표한 정당도, 그리고 최근에 실시된 국회의원총선거에 참여하지 아니한 정당의 경우에는 최근에 전국적으로 실시된 정당의 후보추천이 허용되는 지방의회의원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선거에서 유효득표총수의 100분의 2 이상 득표한 정당도 모두 국고보조금을 지급받는다. 또한 동조 제3항에서는 제1항 및 제2항의 규정에 의한 배분·지급액을 제외한 잔여분 중 100분의 50은 지급 당시 국회의석을 가진 정당에 그 의석의 비율에 따라 배분·지급하고, 그 잔여분은 최근에 실시된 국회의원총선거에서 득표한 정당의 득표수비율에 따라 배분·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치자금에관한법률이 이처럼 저율의 득표를 한 정당에게도 국고보조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은, 정당이 각종 공직선거에서 후보자를 추천 또는 지지

하고 국민이 정치적 의사를 형성한 것에 대한 보상의 성격도 갖고 있다 할 것인데, 대통령선거에 있어서의 입후보자 역시 그러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선법이 심지어는 1%∼7% 정도의 득표자에게도 제재를 가하도록 하고 있는 것은 형평에 반하며, 법체계적인 관점에서도 불합리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이들을 불성실한 후보자라 하여 금전적 제재를 가한다면, 민주주의원리의 중요한 내용의 하나인 소수의견의 존중 등 소수자보호의 원칙에도 반한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위 제재규정은, 다수와 소수의 교체가능성을 전제로 하고 또 그 장점으로 하고 있는 민주주의체제하에서 득표율이 낮은 후보자는 비록 당해 선거에서 자신의 정견으로 유권자들의 고율의 지지를 획득하는 데 실패하였다 하더라도, 정치적 상황의 변화에 따라서는 장차의 선거에서 그 정견이나 그 후보자를 지지하는 유권자가 다수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그리고 저율의 득표를 한 후보자들을 지지한 유권자들의 정치적 의사도 존중하여야 하고 그 비율이 낮다고 하여 그 정치적 의사를 일률적으로 박대할 수 없을 것인데도, 기탁금 국고귀속의 제도를 통하여 득표율이 낮은 후보자를 제재하는 것은 궁긍적으로는 이들의 정치적 구상과 의사를 일률적으로 박대하고 그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들의 투표가치를 사후에 부인 내지 폄하하는 것으로 평등·보통선거원칙을 내용으로 하는 대통령선거제도의 본질에 반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 민주주의의 기본원리에도 저촉되는 것이다.

따라서 법정기준미달의 득표를 한 후보자를 제재하는 의미에서 고율의 득표를 한 후보자와 차등을 두어 전자의 기탁금만을 국고부

담연설비용에 충당하거나 국고에 귀속시키는 이 사건규정들은 헌법적으로 정당하지 않은 목적을 추구하고 합리성도 없는 규정으로 저율의 득표를 한 자의 평등권을 침해하며, 그러한 제재로 그 후보자가 받는 재산권의 제한도 기탁금이 3억원이라는 세계에 유례가 없는 고액인 점에 비추어 볼 때 과도하다고 할 수밖에 없어 기본권 제한에 있어서의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하는 위헌적인 규정이라 할 것이다. 또한 7% 이상 득표자와 그렇지 못한 자 사이, 그리고 5%이상 득표자와 그렇지 못한자 사이에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심한 차별대우도 그것이 정당화될 만큼 중대한 법익실현을 위해 필요한 것도 아니며 또 합리적 근거도 없어 평등원칙에 저촉된다고 할 것이다.

또한 후보 등록 후에 중도사퇴한 후보자나 등록이 무효가 된 자들의 기탁금을 국고에 귀속시키는 것도 그 후보자들을 일률적으로 진지하지 못했다거나 성실성이 없었다고 일률적으로 평가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상징적 내지 적정한 액수가 아닌 무려 3억원이나 되는 기탁금을 국고에 귀속시키는 것은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에 비하여 입후보자에게 미치는 불이익이 지나쳐서 기본권 제한에 있어서의 비례의 원칙도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할 것이다.

다. 결론

그러므로 이 사건 심판대상규정인 대선법 제26조 제1항, 제7항, 제8항은 후보자의 난립방지의 목적을 기탁금이라는 부적합한 수단을 통하여 또한 득표율이 낮은 후보자들에 대한 사후적 제재라는 정당하지 못한 목적을 추구하면서, 청구인의 헌법 제25조에 보장된 청구인의 대통령선거에 있어서의 공무담임권(피선거권) 및 제23조

에 보장된 재산권을, 그리고 제11조 제1항에 보장된 평등권 및 제87조 제1항에 보장된 대통령선거에 있어서의 보통·평등선거의 원칙에 반하여 위헌으로 생각된다.

6. 재판관 조승형의 반대의견

나는 기탁금제도의 적헌성을 전제로 하여 기탁금의 다과에 따라 이 제도의 위헌성 여부를 가리어 이 사건 기탁금관련 법조항들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심판청구를 기각하여야 한다는 다수의견에 대하여, 기탁금제도 자체가 국민주권 등의 헌법정신에 반하고 보통·평등선거의 본질에 반하며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른 기본권 제한에 있어서 선거질서유지 목적·필요성과 기본권 제한의 정도를 비교할 때에 지켜야 할 비례의 원칙·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하고 국민의 공무담임권(피선거권)·평등권·투표를 통하여 참정권을 행사하는 주인인 국민의 선거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제도로서, 이 제도가 헌법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다음과 같이 반대한다.

가. 먼저 기탁금제도의 연혁에 관하여 살펴본다.

이 제도는 본래 형식적인 국민주권론·국민대표자론이 팽배하였던 서구 민주주의의 발달 초기에 차등선거가 시행되면서 그 방편의 하나로 시행되었던 제도이었으나, 위 형식적인 국민주권론 등에서 민의를 실질적으로 반영하고 국민을 주인으로 대접하는 실질적인 국민주권론 등으로 확립되고 보통·평등·직접·비밀·자유선거제도로 발전하면서 폐지되거나 본래의 역기능을 잃고 그 형해만이 남아 있는 제도에 불과하다. 또한 정치적 후진국에서는 선거가 정치세력이 이용하는 부수적인 수단으로 전략하면서 이 기탁금제도가

집권자에게 유리한 방향의 차등선거의 한 방편으로 이용되어 왔으며, 우리의 헌정사와 각종 선거의 기탁금제도의 각 연혁을 보더라도 우리의 기탁금제도가 위와 같은 정치적 후진국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왔음을 인정할 수 있다.

우리의 기탁금제도의 연혁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승만 초대대통령이 3·15 부정선거를 시행하기 전에 장기집권방책의 일환으로 헌법을 개정하여 대통령 3선의 길을 트고 국회에 양원제(민의원, 참의원)를 두어 민의원, 참의원선거법(법률 제470호, 제471호)을 제정하였던 1958.1.25. 이 기탁금제도가 처음으로 도입되었다. 그 후 4·19 혁명으로 제2공화국이 출범하면서는 민주화 추진으로 1960.6.23. 위 양원제를 폐지하고 국회의원선거법(법률 제551호)을 신규제정할 때에 이 제도를 폐지하였으며, 5·16 군사쿠데타가 일어난 후 민정이양이 될 무렵인 1963.1.16. 동 선거법을 법률 제1256호로 폐지·신규제정하면서도 위 제도를 채택한 바 없었다. 그런데 박정희 전 대통령은 영구집권을 꾀하면서 이른바 3선개헌을 단행하고 3선대통령이 된 후, 1972.10.17. 대통령특별선언 이른바 유신체제를 선포하였고 이어 1972.12.6. 대통령직선제도의 대통령선거법을 폐지(법률 제2353호 통일주체국민회의법 부칙 제4항)하여 대통령을 통일주체국민회의의 간접선거에 의하여 선출하게 하였으며, 1972.12.27. 제3공화국 헌법을 폐지하여 제4공화국 헌법을 신규제정하였고, 1972.12.30. 국회의원선거법을 폐지·신규제정(법률 제2404호)하여 위 기탁금제도를 다시 부활시킴으로써, 우리의 헌정사는 본격적인 권위주의 시대로 접어들기 시작하였다. 이 후 이른바 12·12 군사쿠데타의 성공으로 집권하였던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80.10.27. 제5공화

헌법을 신규제정하였고, 1980.12.31. 통일주체국민회의의 간접선거나 다름이 없는 대통령선거인제도를 도입한 대통령선거법(법률 제3331호)을 신규제정하였으며, 그에 따라 그가 대통령으로 당선됨으로써 권위주의와 그에 대한 국민의 저항은 극에 달하였고, 1987.6.29. 국민의 6·10항쟁에 굴복한 이른바 6·29선언을 하기에 이르렀으며, 1987.11.7. 대통령선거법을 개정하여 대통령직선제도를 부활시키기에 이르렀다. 이 때에 위 기탁금제도가 대통령선거에 있어서도 도입되었으며, 제6공화국 정부가 출범한 후 지방자치선거에 있어서도 1990.12.31. 지방의회의원선거법이 법률 제4311호로, 지방자치단체의장선거법이 법률 제4312호로 제정되면서 위 제도가 도입되었고, 변화와 개혁·세계화를 부르짖는 김영삼 현 대통령의 문민정권하에서도 40여 년의 기나긴 어두웠던 권위주의 시대를 망각한채 1994.3.16. 이른바 종합선거법인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이 신규제정(법률 제4739호)되면서도 위 제도를 계속 존치하고 있는 실정이다. 위에서 본 연혁을 분석하여 보면, 위 기탁금제도는 집권자의 영구집권욕이 발현된 시점에 도입되었거나 다시 부활 또는 강화되었으며, 제2공화국의 민주화 추진시대나 집권자의 영구집권욕이 아직 발현되지 아니한 기간에는 폐지되었던 사실을 알 수 있다.

나. 우리의 현행 헌법은 실질적 국민주권·국민대표론을 확립하고 있으므로 국민주권의 핵인 참정권의 본질적 내용은 어떠한 이유로도 차별됨이 없는 실질적 주권행사의 보장이다.

헌법은 전문에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확고히 하여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라 선언하고 있으며 제1조 제1항에서 대한민국은 민

주공화국이다, 제2항에서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규정하여 자유민주주의와 국민주권론·국민대표자론을 확인하고 있다. 헌법이 확인하고 있는 국민주권론 등은 서구민주주의의 발달초기에 팽배하였던 형식적 국민주권론 등이 아니라 현대 서구민주주의국가와 정치적 선진국들이 채택하고 있는 실질적 국민주권론 등이며 국민의 참정권 즉 선거권(제24조)과 피선거권(제25조 공무담임권)이 “모든 국민”에게 있고 국민은 누구나 평등하게 직접,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아니하고 자유로이,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대통령·지방의회의원·지방자치단체의 장을 선출할 수 있도록 보통·평등·직접·비밀·자유선거제도를 채택·확립하고 국가 중요정책이나 헌법개정에 국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국민투표제도를 확립(제41조, 제67조, 제118조 제2항, 제72조, 제130조)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 국민은 모두가 실질적인 국가주인으로서 평등하게 위 참정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하고, 각종 선거에 있어서 국민은 누구나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서 차별 없이 입후보할 수 있어야 하며, 누구나 그가 선호하는 후보자가 입후보되어 그에게 투표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받는 것이 곧 국민이 갖는 위 참정권의 본질적인 내용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만약 그러하지 아니하다면 국민주권은 형식적인 것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고 그 형해만이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앞서 본 대통령 등 공직선거에 있어서 일정한 금액을 기탁하여야만 해당 공직의 후보자로 등록되는 효력이 있는 기탁금제도가 설치되었다면, 이는 “돈이 있는 자”와 “없는 자”를 차별하여 “있는 자”만이 후보등록을 할 수 있게 하고 “없는 자”로부터는 국

정이나 지방행정에 참여할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 되며, 보통·평등·직접·비밀·자유선거제도에 반하는 차등선거제도로서, 헌법이 확립하고 있는 실질적 국민주권론·국민대표자론 등의 헌법정신에 정면으로 반하며 차별됨이 없이 실질적으로 보장되어야 할 위 참정권·평등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제도라고 아니할 수 없다.

다. 다수의견은 이와 같은 기본권 침해의 점에 관하여 이의를 하지 아니하면서도 선거질서유지 즉 입후보난립방지와 선거과열·혼탁의 방지라는 목적 때문에 필요에 따라 위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이며 선거질서유지라는 법익과 위 기본권침해 사이에 비례의 원칙이나 과잉금지원칙에 반하는 바가 없으므로 헌법 제37조 제2항 소정의 적헌의 기본권 제한이라고 주장한, 이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부당하다.

첫째, 선거질서유지란 절차적인 문제에 관한 법익인 반면에 위 기본권의 보호란 실체적인 문제에 관한 법익으로서, 절차적인 법익이 실체적인 법익에 우선할 수 없음은 재언을 요하지 아니한다. 따라서 위 기탁금제도는 위 목적과 기본권 제한의 정도와의 사이에 비례의 원칙이나 과잉금지원칙이 준수되지 아니한 기본권의 제한임이 명백하다.

둘째, 선거질서유지를 위하여는 기탁금제도 이외에도 얼마든지 이에 대처할 만한 방법이 있기 때문에, 위 목적을 위하여 위 기탁금제도가 반드시 필요한 최소한의 유일제도라고는 볼 수 없어 헌법 제37조 제2항 규정 중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라는 기본권 제한의 요건을 구비하지 못한 제한이라 할 것이다. 위 기본권을 제

한하지 아니하면서도 위 질서유지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방법으로서는 다음 몇가지를 상정할 수 있다. 즉, 먼저 선거비용을 예납하게 하면서도 예납하지 못한 후보자의 등록의 효력을 인정하여 주고 선거기간 중이나 선거 후에 이를 강제징수하는 방법이고, 다음 후보자가 일정비율의 최소한의 득표를 하지 못할 때에는 선거질서교란죄로 재산형을 과하거나 일정기간의 강제봉사를 명할 수 있도록 입법을 함으로써 후보난립에 대한 경고와 일반 예방의 실효를 꾀하는 방법이며, 끝으로 후보등록시에 필요로 하는 유권자의 추천인수를 현행보다 훨씬 확대하여 후보난립을 방지하는 방법 등이고, 위 세가지 방법을 모두 채택하는 방법도 상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기탁금제도가 위 목적을 위하여 필요하고도 최소한의 유일한 방법이라고는 보여지지 아니한다.

셋째, 가사 기탁금제도가 비례의 원칙·과잉금지의 원칙 등에 반하지 아니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앞에서 본 바와 같이 국민의 참정권의 본질적 내용을 해하는 것이므로 위 제도는 헌법 제37조 제2항 단서규정에 반한다. 즉, 위 참정권은 실질적 국민주권과 국민대표자론을 확립하고 있는 우리 헌법하에서는 어떠한 경우에도 국민이 직접 평등하게 선거권을 자유로이 행사하고 피선거권을 적어도 차별 없이 보장받는 것이 그 본질적인 내용이므로, 이 사건 기탁금제도하에서 국민 각자가 선호하는 후보예상자를 기탁금을 기탁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선택 투표할 기회를 박탈하고 그 후보예상자가 “없다”는 이유하나 때문에 입후보를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참정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기본권의 제한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다수의견은 어느모로 보나 부당하다.

라. 헌법 제116조 제2항의 선거경비부담 규정은 입후보의 등록효력을 배제하는 기탁금제도를 인정하는 취지가 아니라 배제하는 취지의 규정이므로 이 사건 기탁금제도는 이 점에서 헌법위반이다.

다수의견은 헌법 제116조 제2항 규정에 따라 법률이 정하면 선거에 관한 비용을 후보자에게 부담시킬 수 있으므로 이 사건 기탁금제도는 헌법상의 근거규정에 의하여 인정되는 적헌의 제도라고 주장하나, 이는 후보등록의 효력인정과 무관한 선거비용과 기탁금을 기탁하지 아니하면 후보등록의 효력을 전혀 인정하고 있지 아니하는 기탁금제도를 혼동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헌법 제116조 제2항은 “선거에 관한 경비는 법률이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정당 또는 후보자에게 부담시킬 수 없다”고 규정하여 선거공영을 예정하여 선거경비는 원칙적으로 정당 또는 후보자에게 부담시킬 수 없지만 예외적으로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국가가 일률적으로 부담하기 어려운 경우나 부득이한 경우에 일부 선거비용을 후보자 등에게 부담시킬 수 있음을 규정한 것에 불과하고, 국민의 선거권이나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이 사건 기탁금제도를 인정하거나 예상하고 규정한 취지가 아님은 명백한 것이다. 따라서 이 헌법규정은 소극적으로 기탁금제도의 도입을 금지하는 규정이라고 봄이 마땅하며, 결코 이 사건 기탁금제도의 헌법상 근거규정이라고는 볼 수 없다.

마. 또한 구시대의 잔재 청산이라는 측면에서도 적극적으로 해석하여 이 제도를 위헌이라고 선언함이 이 시대의 상황논리에도 부합한다.

앞서 우리의 헌정사와 기탁금제도의 연혁에서 본 바와 같이 권위주의 40여 년 간에 걸쳐 장기집권 또는 영구집권의 한 방편으로 독

재권력이 악용하여 왔음이 분명한 이 제도를 이른바 문민정권이 출범한 이 시대에 이르러서까지 위헌시비를 무릅써 가면서 이를 존치하여야 할 아무런 타당성을 찾기 어렵다. 국민은 이 시대야말로 구 시대의 잔재를 일소해야 할 것으로 믿고 있으며 이를 간절하게 요망하고 있다. 특히 현정권은 변화와 개혁의 기치를 들고 출범하였으며 지방화를 외치면서 지금까지 미루어 왔던 지방자치단체의 장 선거도 모처럼 실시하려 하고 있을 뿐 아니라, 국민의 참여의식이 그 어느 시대에 있어서 보다도 고양되고 있으며 풀뿌리 민주주의의 실현에 크게 고무되어 선거를 최대의 국민축제로 인식하는 등 국민의식이 크게 변하고 있는바, 위와 같이 급변하는 국민의식과 요망을 결코 외면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불행한 헌정사를 경험하여 왔던 주인인 국민의 편에 서서 국민이 제정한 헌법을 적극적으로 해석함이 마땅하며, 이 사건 심판대상에 대하여도 그 점에서 다를 바가 없다 할 것이다.

바. 그렇다면 이 사건 기탁금제도는 어느모로 보나 우리 헌법재판소의 심판에 의하여 청산되어야 할 구시대의 유물이며 잔재이고 위헌제도임이 명백하므로 이 사건 심판대상 법조항은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의 본질적 내용을 해함으로써 헌법 제37조 제2항 단서규정에 위반된다는 취지로 위헌선언을 함이 마땅하다고 생각하며, 적헌이라는 이유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를 기각해야 한다는 다수의견을 부당하다.

1995. 5. 25.

재판관

재판장 재판관 김용준

재판관 김진우

재판관 김문희

재판관 황도연

재판관 이재화

재판관 조승형

재판관 정경식

재판관 고중석

주심 재판관 신창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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