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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2추213 판결

[직무이행명령취소청구][공2014상,744]

판시사항

[1] 교육감이 학교생활기록부 작성에 관한 지도·감독 사무의 성격에 관한 선례나 학설, 판례 등이 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자치사무로 보아 사무를 집행하였는데 사후에 기관위임 국가사무로 밝혀진 경우, 그 이유만으로 기존에 행한 사무의 집행행위가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2]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이 교육감에게 담당 교육청 소속 교육공무원들이 교육과학기술부 방침에 반하여 학교폭력 가해학생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관련 업무 처리를 부당하게 하고 학교폭력 조치사항의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반대 등을 요구하는 호소문을 담당 교육청 홈페이지에 발표한 행위에 대하여 징계의결 요구를 신청하도록 요청하였으나 이에 응하지 않자 징계의결 요구 신청을 내용으로 하는 직무이행명령을 한 사안에서, 징계대상자들에 대한 징계사유가 성립하지 않으므로 교육감에게 징계의결요구를 신청할 의무가 없고 직무이행명령도 위법하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구 초·중등교육법(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등 관계 법령의 해석에 의하면 교육감의 학교생활기록의 작성에 관한 사무에 대한 지도·감독 사무는 기관위임 국가사무에 해당하지만, 지방자치법 제169조 에 규정된 취소처분에 대한 이의소송의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할 때, 교육감이 위와 같은 지도·감독 사무의 성격에 관한 선례나 학설, 판례 등이 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자치사무라고 보아 사무를 집행하였는데, 사후적으로 사법절차에서 그 사무가 기관위임 국가사무임이 밝혀졌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기존에 행한 사무의 구체적인 집행행위가 위법하다고 보아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2]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이 교육감에게 담당 교육청 소속 교육공무원들이 교육과학기술부 방침에 반하여 학교폭력 가해학생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관련 업무 처리를 부당하게 하고 학교폭력 조치사항의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반대 등을 요구하는 호소문을 담당 교육청 홈페이지에 발표한 행위에 대하여 징계의결 요구를 신청하도록 요청하였으나 이에 응하지 않자 징계의결 요구를 신청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직무이행명령을 한 사안에서, 징계대상자들이 학교생활기록의 작성에 관한 지도·감독 사무를 집행하면서 사무의 법적 성질을 자치사무라고 보고 직무상 상관인 교육감의 방침에 따라 교육부장관의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의 시행을 보류하는 내용으로 직무를 수행하였으나 그 행위가 결과적으로 법령을 위반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게 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징계대상자들의 직무집행 행위가 징계사유를 구성한다고 보기는 어렵고, 호소문 발표행위가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 에서 금지하는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에 해당하거나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3조 제2항 또는 공무원의 성실의무를 규정한 국가공무원법 제56조 를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없어, 징계대상자들에 대한 징계사유가 성립되지 않으므로 교육감에게 징계의결요구를 신청할 의무가 없고 직무이행명령도 위법하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원고

경기도교육감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다산 담당변호사 김칠준 외 1인)

피고

교육부장관 (소송대리인 정부법무공단 담당변호사 최재정 외 2인)

변론종결

2014. 1. 23.

주문

피고가 2012. 11. 22. 원고에 대하여 한 직무이행명령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이 사건 직무이행명령의 경위

아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내지 갑 제23호증(가지번호 생략)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의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의 개정

(1) 피고는 2012. 1. 27. 학교생활기록부에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7조 제1항 각 호 에 규정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학교폭력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사항을 기록하여 학생에 대한 생활지도 및 상급학교 진학 자료로 활용하도록 하기 위하여 교육과학기술부훈령 제239호로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을 개정(이와 같이 개정된 것을 이하 ‘이 사건 지침’이라 한다)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가) 학교생활기록부 기재방법

‘학적사항 특기사항’란에 전학, 퇴학처분을, ‘출결상황 특기사항’란에 사회봉사, 특별교육이수 또는 심리치료, 10일 이내의 출석정지를,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란에 서면사과, 접촉·협박 및 보복행위 금지, 학교에서의 봉사, 학급교체를 각 기재한다.

(나) 학교생활기록부 보존기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된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사항은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졸업 후 5년간 보존하고, 고등학교는 10년간 보존한다.

(2) 피고는 2012. 6. 29. 교육과학기술부훈령 제257호로 이 사건 지침을 다시 개정하여, 고등학교의 경우에도 학교생활기록부 보존기간을 초등학교, 중학교와 마찬가지로 졸업 후 10년에서 졸업 후 5년으로 변경하였다.

나. 원고의 이 사건 보류지시

원고는 2012. 2. 15. 피고에게 학교폭력 징계사항의 학교생활기록부 기재를 재고하여 달라는 요청을 하였다. 그리고 국가인권위원회는 2012. 7. 9. 2012년 제14차 전원위원회를 개최하여 ‘인권친화적 학교문화 조성을 위한 종합정책권고’ 결정을 하였는데, 그 내용에 ‘학교생활기록부 학교폭력 기록에 대하여 졸업 전 삭제심의제도나 중간삭제제도를 도입하는 등 학교생활기록부 학교폭력 기재가 또 다른 인권침해가 되지 아니하도록 개정하여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원고는 이에 근거하여 2012. 8. 9. 관내 교육지원청과 각급 학교에 ‘교육과학기술부 및 경기도교육청의 향후 방침이 정해질 때까지 각급 학교에서는 학교생활기록부에 학교폭력 가해사실 기록을 보류하기 바란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이하 ‘이 사건 보류지시’라 한다).

다. 이 사건 시정명령 및 직권취소처분

피고는 2012. 8. 16. 국가인권위원회에 ‘인권친화적 학교문화 조성을 위한 종합정책권고’ 중 ‘학교생활기록부 학교폭력 기재에 관한 권고사항’에 대한 수용불가 방침을 통보한 후, 2012. 8. 23. 원고에게 ‘① 귀 교육청에서 학교에 안내한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보류 지시를 취소하고, ② 법령에 따라 학교폭력 가해학생 조치사항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도록 관내 학교 및 교육지원청에 2012. 8. 24.까지 안내 공문 시행 후, 이를 2012. 8. 27.까지 교육과학기술부에 제출하라’는 내용의 시정명령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시정명령’이라 한다).

원고가 이 사건 시정명령에 응하지 아니하자, 피고는 2012. 8. 27. 해당 사안은 학교장이 초·중등교육법 제25조 에 따라 작성·관리하여야 할 사안으로 교육감이 자의적으로 판단할 사항이 아니라는 등의 이유를 들어 원고의 이 사건 보류지시를 직권으로 취소하였다(이하 ‘이 사건 직권취소처분’이라 한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2012. 8. 29. 지방자치법 제169조 제2항 에 따라 피고를 상대로 대법원 2012추183호 로 이 사건 직권취소처분에 대한 이의의 소를 제기하였다.

라. 특정감사의 실시와 처분 요구

(1) 피고는 2012. 8. 28.부터 2012. 9. 13.까지 사이에 경기도교육청에 대한 특정감사를 실시하여 다음과 같은 사항을 지적하였다.

(가) 학교폭력 가해학생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관련 업무 처리 부당

① 처분 내용 : 기관경고, 중징계

② 중징계 대상 : 교육국장 장학관 소외 1, 교수학습지원과장 장학관 소외 2, 전(전) 교수학습지원과 장학관 소외 3(현 경기도교육연수원), 전(전) 교수학습지원과 장학사 소외 4(현 화홍고등학교), 교수학습지원과 장학사 소외 5, 대변인 계약직 4급 소외 6

(나) 학교폭력 가해학생 조치사항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거부

① 처분 내용 : 중징계, 경징계, 경고

② 중징계 대상 : 수원농생명과학고 교장 소외 7 등 8명

③ 경징계 대상 : 다산고 교감 소외 8, 전곡고 교감 소외 9

④ 경고 대상 : 수원농생명과학고 교감 소외 10 등 33명

(다) 공무원 복무부당

① 처분 내용 : 경징계

② 경징계 대상 : 수원교육지원청 교육장 소외 11 등 25명

(라) 교육과학기술부 감사단 명예훼손

① 처분 내용 : 중징계

② 중징계 대상 : 대변인 계약직 4급 소외 6

(2) 피고는 2012. 10. 16. 경기도교육청에 특정감사 결과에 따라 기관경고 처분을 하고 그 외 처분사항에 대하여는 교육감 책임하에 조치한 후 그 결과를 제출하도록 하는 한편, ① 경기도교육청 소속 징계대상자 중 일반징계위원회 관할 징계사건 대상자인 학교장 등을 경기도교육청에 설치된 일반징계위원회에 1개월 이내에 징계의결 요구하여 징계조치하고, ② 교육과학기술부 특별징계위원회 관할 징계사건 대상자인 ‘교육장, 시·도 교육청 교육국장 및 그 하급자’에 대하여는 교육공무원법 제51조 제1항 의 규정에 따라 지체 없이 교육과학기술부로 징계의결 요구를 신청하며, ③ 사립학교 교원에 대한 징계는 해당 학교법인에 징계 등 신분상 조치하도록 요구할 것 등의 처분 요구를 하였다.

마. 이 사건 직무이행명령의 내용

(1) 원고는 2012. 11. 15. 피고에게 교육과학기술부 감사규정 제21조에 따라 재심의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2012. 11. 20. 원고의 재심의신청을 기각하였다. 그리고 피고는 2012. 11. 22. 원고에게 “ 교육공무원법 제51조 제1항 의 규정에 따라 지체 없이 교육공무원 특별징계위원회 관할 징계사건 대상자인 ‘교육장, 시·도교육청 교육국장 및 그 하급자’에 대한 징계의결 요구를 신청하도록 요청한 바 있으나, 원고가 이에 응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지방자치법 제170조 에 따라 2012. 11. 27.을 기한으로 교육과학기술부 특별징계위원회 관할 징계사건 대상자에 대하여 교육과학기술부에 징계의결 요구를 신청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이 사건 직무이행명령을 하였다.

(2) ‘교육장, 시·도교육청 교육국장 및 그 하급자’에 대한 구체적인 징계사유는 다음과 같다.

(가) 학교폭력 가해학생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관련 업무 처리 부당

① 중징계 대상 : 경기도교육청 교육국장 및 그 하급자

② 구체적 징계사유 : 이 부분 징계대상자들은 교육과학기술부의 학교폭력 조치사항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방침 안내, 이 사건 시정명령 및 이 사건 직권취소처분을 담은 공문서를 접수하고도 관할 학교에 이를 통보하지 아니하고 교육과학기술부 방침에 반하는 내용의 이 사건 보류조치에 관한 공문을 4회에 걸쳐 시행함으로써 국가공무원법 제56조 ,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2조의2 , 제3조 , 지방자치법 제8조 제3항 을 위반하였다.

(나) 공무원 복무부당

① 경징계 대상 : 수원교육지원청 교육장 소외 11 등 25명

② 구체적 징계사유 : 이 부분 징계대상자들은 2012. 8. 27. 경기도교육청에서 개최된 학교폭력 가해학생 조치사항 학교생활기록부 기록 관련 교육장 회의에 참석하여 ‘경기도교육청 교육장 호소문’이라는 제목 아래 수원교육지원청 교육장 소외 11 등 경기도 지역교육장 25명의 연명으로 교육과학기술부의 학교폭력 가해학생 조치사항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반대 및 감사 철회 등을 요구하는 호소문을 작성하여 같은 날 도교육청 홈페이지에 발표함으로써 국가공무원법 제56조 ,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3조 제2항 을 위반하였다.

2. 판단

가. 직무이행명령의 대상사무

(1) 구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조 , 지방자치법 제170조 제1항 에 따르면, 교육부장관이 교육감에 대하여 할 수 있는 직무이행명령의 대상사무는 ‘국가위임사무의 관리와 집행’이다. 그 규정의 문언과 함께 교육감이나 지방자치단체의 장 등 기관에 위임된 국가사무의 통일적 실현을 강제하고자 하는 직무이행명령 제도의 취지 등을 고려하면, 여기서 국가위임사무란 교육감 등에 위임된 국가사무, 즉 기관위임 국가사무를 뜻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대법원 2013. 6. 27. 선고 2009추206 판결 참조).

(2) 이러한 해석을 전제로, ‘교육장, 시·도교육청 교육국장 및 그 하급자들에 대한 징계의결요구의 신청은 지방자치단체의 교육·학예에 관한 자치사무일 뿐 기관위임 국가사무로 볼 수 없어 직무이행명령의 대상사무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직무이행명령은 위법하다’는 취지의 원고의 주장을 살핀다.

구 「교육공무원법」(2012. 12. 11. 법률 제1152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은 교육을 통하여 국민 전체에 봉사하는 교육공무원의 직무와 책임의 특수성에 비추어 그 자격·임용·보수 및 신분보장 등에 관하여 특례를 규정함을 목적으로 마련되었다( 제1조 ). 이러한 구 「교육공무원법」의 입법 목적과 그 구체적인 규정 내용에 비추어 보면, 교육공무원법령이 규율하는 교육공무원의 징계 사무는 교육공무원의 자격, 임용 방법이나 절차, 보수, 재교육이나 연수, 신분보장 등에 관한 사무와 더불어 국민 전체의 이익을 위하여 통일적으로 처리되어야 할 성격의 사무라 할 것이다.

또한 구 교육공무원법 제33조 제1항 에 따르면,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교육부장관은 그 임용권의 일부를 교육행정기관 등의 장에게 위임할 수 있고, 그 위임에 따른 구 교육공무원임용령(2012. 12. 4. 대통령령 제2421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5항 제5호 는 교육부장관이 교육감 소속의 장학관 및 교육연구관의 승급·겸임·직위해제·휴직 및 복직에 관한 임용권을, 제7호 는 교육감 소속의 장학사·교육연구사의 임용권을 각각 해당 교육감에게 위임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구 교육공무원법 제2조 제5항 에 의하면 여기서 ‘임용’이란 신규채용·승진·승급 등뿐만 아니라 정직·면직·해임 및 파면을 포함한다.

이와 같은 교육공무원 징계사무의 성격, 그 권한의 위임에 관한 교육공무원법령의 규정 형식과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국가공무원인 교육장, 시·도교육청 교육국장 및 그 하급자인 장학관, 장학사에 대한 징계는 국가사무이고, 그 일부인 징계의결요구의 신청 역시 국가사무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교육감이 담당 교육청 소속 국가공무원인 교육장, 시·도교육청 교육국장 및 그 하급자들에 대하여 하는 징계의결요구 신청사무는 기관위임 국가사무라고 보아야 한다.

한편 구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20조 제16호 , 제27조 는 교육감이 교육·학예에 관하여 소속 국가공무원의 인사관리에 관한 사항을 관장하고, 소속 공무원의 임용·징계 등에 관한 사항을 처리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앞서 본 것처럼 교육감이 교육공무원법령에 따라 위임받은 국가사무를 그의 관장 사무로 확인하는 취지에 불과하다고 볼 것이므로, 그 규정을 근거로 해당 사무를 지방자치단체의 교육·학예에 관한 자치사무라고 볼 수는 없다.

(3) 그렇다면 이 사건 직무이행명령은 국가위임사무에 관한 것으로서 지방자치법 제170조 제1항 에 정한 직무이행명령의 대상사무에 해당한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직무이행 의무의 존재 여부

(1) 직무이행명령 및 이에 대한 이의소송 제도의 취지

구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3조 에 의하여 ‘지방자치단체의 교육·학예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는 기관’의 운영 등에 관하여도 준용되는 지방자치법 제170조 에 규정된 직무이행명령 및 이에 대한 이의소송 제도의 취지는, 국가위임사무의 관리·집행에서 주무부장관과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장 사이의 지위와 권한, 상호 관계 등을 고려하여,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해당 국가위임사무에 관한 사실관계의 인식이나 법령의 해석·적용에서 주무부장관과 견해를 달리하여 해당 사무의 관리·집행을 하지 아니할 때, 주무부장관에게는 그 사무집행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지방자치단체의 장에 대한 직무이행명령과 그 불이행에 따른 후속 조치를 할 권한을 부여하는 한편,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는 직무이행명령에 대한 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국가위임사무의 관리·집행에 관한 양 기관 사이의 분쟁을 대법원의 재판을 통하여 합리적으로 해결하여 그 사무집행의 적법성과 실효성을 보장하려는 데 있다. 따라서 직무이행명령의 요건 중 ‘법령의 규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특정 국가위임사무를 관리·집행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의 판단대상은 문언대로 그 법령상 의무의 존부이지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그 사무의 관리·집행을 하지 아니한 데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가 아니다. 그 법령상 의무의 존부는 원칙적으로 직무이행명령 당시의 사실관계에 관련 법령을 해석·적용하여 판단하되, 직무이행명령 이후의 정황도 고려할 수 있다( 대법원 2013. 6. 27. 선고 2009추206 판결 참조).

(2) ‘학교폭력 가해학생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관련 업무 처리 부당’에 관한 징계의결요구 신청 의무의 존부

(가) 이 부분 징계사유는 학교생활기록의 작성에 관한 사무에 대한 지도·감독 사무 처리의 부당이고, 앞서 본 법리에 의하면 이 부분 쟁점은 ‘이 부분 징계대상자들이 교육감인 원고의 방침에 따라 직무를 수행한 행위가 징계사유에 해당하고, 원고에게 이 부분 징계대상자들에 대하여 징계의결요구를 신청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이다.

(나) 먼저 이 부분 징계사유의 내용인 교육감의 학교생활기록의 작성에 관한 지도·감독 사무의 법적 성질에 관하여 본다.

법령상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처리하도록 하고 있는 사무가 자치사무인지 아니면 기관위임사무인지를 판단하기 위하여는 그에 관한 법령의 규정 형식과 취지를 우선 고려하여야 하지만, 그 밖에 그 사무의 성질이 전국적으로 통일적인 처리가 요구되는 사무인지, 그에 관한 경비부담과 최종적인 책임귀속의 주체가 누구인지 등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3. 4. 22. 선고 2002두10483 판결 , 대법원 2013. 5. 23. 선고 2011추56 판결 등 참조).

교육에 관한 국민의 권리·의무 및 국가·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정하고 교육제도와 그 운영에 관한 기본적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기본법은 제17조 에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학교와 사회교육시설을 지도·감독한다.”고만 규정하여 학교에 대한 지도·감독 사무 중 국가 사무와 지방자치단체 사무의 명확한 구별기준을 제시하고 있지 아니하다. 그리고 교육기본법 제9조 제4항 에 따라 초·중등교육에 관한 사항을 정함을 목적으로 하여 제정된 구 초·중등교육법(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은 제6조 에서 “국립학교는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의 지도·감독을 받으며, 공립·사립 학교는 교육감의 지도·감독을 받는다.”고 규정하여 교육감에게 공립·사립 학교에 대한 지도·감독의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그런데 구 초·중등교육법 제25조 에 의하면, 학교의 장은 학생의 학업성취도와 인성(인성) 등을 종합적으로 관찰·평가하여 학생지도 및 상급학교의 학생 선발에 활용할 수 있는 인적사항, 학적사항, 출결상황, 자격증 및 인증 취득상황, 교과학습 발달상황,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그 밖에 교육목적에 필요한 범위에서 교육과학기술부령으로 정하는 사항 등의 자료를 교육과학기술부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작성·관리하여야 하고( 제1항 ), 학교의 장은 이러한 자료를 교육정보시스템으로 작성·관리하여야 하며( 제2항 ), 학교의 장은 소속 학교의 학생이 전출하면 이러한 자료를 그 학생이 전입한 학교의 장에게 넘겨주어야 한다( 제3항 ).

또한 구 초·중등교육법 제47조 제2항 , 구 초·중등교육법 시행령(2013. 3. 23. 대통령령 제2442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2조 에 의하면, 고등학교 전기 및 후기학교의 입학전형에 중학교의 학교생활기록부 기록이 반영되고, 구 고등교육법(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4조 제2항 , 구 고등교육법 시행령(2013. 3. 23. 대통령령 제2442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5조 에 의하면, 대학의 장은 입학자를 선발하기 위하여 고등학교 학교생활기록부의 기록을 입학전형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학교생활기록에 관한 구 「초·중등교육법」, 구 「고등교육법」 및 각 시행령의 규정 내용에 의하면, 어느 학생이 시·도 상호간 또는 국립학교와 공립·사립 학교 상호 간 전출하는 경우에 학교생활기록의 체계적·통일적인 관리가 필요하고, 중학생이 다른 시·도 지역에 소재한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경우에도 학교생활기록은 고등학교의 입학전형에 반영되며, 고등학생의 학교생활기록은 피고의 지도·감독을 받는 대학교의 입학전형자료로 활용되므로, 학교의 장이 행하는 학교생활기록의 작성에 관한 사무는 국민 전체의 이익을 위하여 통일적으로 처리되어야 할 성격의 사무로 보인다.

따라서 전국적으로 통일적 처리를 요하는 학교생활기록의 작성에 관한 사무에 대한 감독관청의 지도·감독 사무도 국민 전체의 이익을 위하여 통일적으로 처리되어야 할 성격의 사무라고 보아야 하므로, 공립·사립 학교의 장이 행하는 학교생활기록의 작성에 관한 교육감의 지도·감독 사무는 국립학교의 장이 행하는 학교생활기록의 작성에 관한 교육부장관의 지도·감독 사무와 마찬가지로 국가사무로서 시·도 교육감에 위임된 사무라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다) 지방자치법 제169조 에 따르면, 교육부장관은 교육감의 자치사무에 관한 명령이나 처분에 대하여는 법령을 위반한 것에 한하여 시정명령 및 취소처분을 할 수 있고( 제1항 ), 교육감은 취소처분에 대하여 이의가 있으면 대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있다( 제2항 ). 이와 같이 자치사무에 관하여는 교육부장관의 통제 범위를 법령위반 사항으로 제한하고 그 통제에 대하여 교육감에게 제소 권한을 부여하고 있는 취지는, 자치사무에 대한 국가의 적법성 통제를 인정하여 법치행정의 원리를 구현하는 한편, 교육감의 자치사무에 관한 집행권한을 보호하려는 데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지방자치법 제169조 에 규정된 취소처분에 대한 이의소송의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할 때, 교육감의 자치사무에 관한 사무의 집행이 대법원의 재판에 의한 적법성 심사를 통하여 위법하다고 확정되기 이전에는 그 사무의 구체적 집행행위가 불법행위나 징계사유를 구성한다고 쉽게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이 사건에서 교육감인 원고는 학교생활기록의 작성에 관한 사무에 대한 지도·감독 사무가 자치사무라고 보아 그 사무를 처리하였고, 이 사건 직무이행명령은 이러한 교육감의 사무 처리를 보좌한 이 부분 징계대상자들의 직무수행 행위가 징계사유를 구성함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런데 법령상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처리하도록 하고 있는 사무가 자치사무인지 아니면 기관위임사무인지 여부를 판단함에는 그에 관한 법령의 규정 형식과 취지를 우선 고려하여야 할 것이지만, 그 밖에 그 사무의 성질이 전국적으로 통일적인 처리가 요구되는 사무인지, 그에 관한 경비부담과 최종적인 책임귀속의 주체가 누구인지 등도 함께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므로, 자치사무와 기관위임사무의 구분이 법령의 규정 내용 자체만으로 언제나 명백한 것은 아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관계 법령의 해석에 의하면 교육감의 학교생활기록의 작성에 관한 사무에 대한 지도·감독 사무는 기관위임 국가사무에 해당하지만, 지방자치법 제169조 에 규정된 취소처분에 대한 이의소송의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할 때, 교육감이 위와 같은 지도·감독 사무의 성격에 관한 선례나 학설, 판례 등이 확립되지 아니한 상황에서 이를 자치사무라고 보아 사무를 집행하였는데, 사후적으로 사법절차에서 그 사무가 기관위임 국가사무임이 밝혀졌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기존에 행한 사무의 구체적인 집행행위가 위법하다고 보아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

(라) 법령에 대한 해석이 그 문언 자체만으로는 명백하지 아니하여 여러 견해가 있을 수 있는데다가 이에 대한 선례나 학설, 판례 등도 귀일된 바 없어 의의(의의)가 있는 경우에 관계 공무원이 그 나름대로 신중을 다하여 합리적인 근거를 찾아 그중 어느 한 견해를 따라 내린 해석이 후에 대법원의 사법적 판단과 같지 아니하여 결과적으로 잘못된 해석으로 돌아가고, 이에 따른 처리가 역시 결과적으로 위법하다고 평가되더라도 그와 같은 처리방법 이상의 것을 평균적 공무원에게 기대하기는 어려운 일이고,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까지 그 공무원에 대한 징계사유의 성립을 인정할 수는 없다.

국가공무원법 제56조 는 “모든 공무원은 법령을 준수하며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여야 한다.”, 제57조 는 “공무원은 직무를 수행할 때 소속 상관의 직무상 명령에 복종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공무원에게 법령준수의무와 함께 복종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또 구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18조 는 “시·도의 교육·학예에 관한 사무의 집행기관으로 시·도에 교육감을 둔다.”, 제27조 는 “교육감은 소속 공무원을 지휘·감독하고 법령과 조례·교육규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임용·교육훈련·복무·징계 등에 관한 사항을 처리한다.”고 규정하여, 교육감에게 소속 공무원을 지휘·감독할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따라서 이 부분 징계대상자들은 경기도교육청 소속 교육공무원으로서 직무상 상관인 교육감에 대하여 복종의무를 지고, 교육감의 지시나 명령이 명백히 위법하여 직무상의 지시명령이라고 할 수 없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직무상 상관인 교육감의 지휘·감독에 따라 직무를 수행하여야 한다.

위에서 본 법리 등에 비추어 보면, 교육감의 학교생활기록의 작성에 관한 사무에 대한 지도·감독 사무의 법적 성질, 피고의 이 사건 지침이 법규적 효력이 있는지 여부 또는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는 등 상위 법령을 위반하여 무효인지 여부가 불명확한 상황에서, 이 부분 징계대상자들이 학교생활기록의 작성에 관한 지도·감독 사무를 집행하면서 그 사무의 법적 성질을 자치사무라고 보고 직무상 상관인 교육감의 방침에 따라 이 사건 지침의 시행을 보류하는 내용으로 직무를 수행하였으나 그 행위가 결과적으로 법령을 위반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게 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이 부분 징계대상자들의 직무집행 행위가 징계사유를 구성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마) 그렇다면 이 부분 징계대상자들에 대한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원고에게 징계의결요구를 신청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 결국 이 부분 직무이행명령은 위법하다.

(3) ‘공무원 복무부당’에 관한 징계의결요구 신청 의무의 존부

(가) 국가공무원법 제66조 는 공무원에게 ‘노동운동이나 그 밖에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를 제한하고 있다. 공무원은 그 지위나 직무의 성질에 비추어 일반 국민보다는 헌법 제21조 제1항 이 보장하고 있는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를 제한할 필요성이 있으나, 그 경우에도 공공성이나 필요성을 이유로 일률적·전면적으로 제한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러한 제한의 사유가 존재하더라도 그 한계를 설정하여 제한되는 표현의 자유와 그 제한에 의하여 보장하려는 공익을 서로 비교·형량하여야 하며, 제한이 불가피하다고 판단되어 제한하는 경우에도 그 제한은 가능한 한 최소한의 정도에 그치고 그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여서는 아니 된다. 따라서 국가공무원법상의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는 공무가 아닌 어떤 일을 위하여 공무원들이 하는 모든 집단적 행위를 의미한다고 볼 것은 아니고, 위와 같은 헌법국가공무원법의 취지, 국가공무원법상의 성실의무 및 직무전념의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공익에 반하는 목적을 위한 행위로서 직무전념의무를 해태하는 등의 영향을 가져오는 집단적 행위’라고 축소해석하여야 한다( 대법원 1992. 2. 14. 선고 90도2310 판결 , 대법원 2012. 4. 19. 선고 2010도6388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국가공무원법 제67조 의 위임에 따라 마련된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3조 제2항 이 “공무원은 집단·연명(연명)으로 또는 단체의 명의를 사용하여 국가의 정책을 반대하거나 국가정책의 수립·집행을 방해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니다.

(나) 이 부분 징계대상자들이 도교육청 홈페이지에 발표한 호소문의 주요 내용은 ‘교육적 관점에서 볼 때, 아동 학생의 부적응 행동은 개인적 자질의 문제라기보다는 사회 제도의 문제이므로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근절시키기 위하여는 구조나 제도의 문제를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학교폭력 조치사항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는 방안은 정의롭지 아니하고 법 상식에도 어긋나며 교육적이지도 아니하여, 최소한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대로 졸업 전 삭제심의제도나 중간삭제제도를 두어야 하므로, 교육부의 경기도교육청에 대한 특정감사의 실시와 교육부 방침을 따르지 아니한 교원과 교육청 업무담당자에 대한 엄중 조치 방침을 철회하여 줄 것을 호소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의 호소문 발표행위는 「국가공무원법」 등 개별 법률에서 공무원에 대하여 금지하는 특정의 정치적 활동에 해당하거나, 특정 정당이나 정치세력에 대한 지지 또는 반대의사를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등 정치적 편향성 또는 당파성을 명백히 드러내는 행위 등과 같이 교육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침해할 만한 직접적인 위험을 초래하는 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지 아니한다. 오히려 이 사건 호소문의 내용이나 표현 방식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호소문 발표행위는 교육자적 양심에 기초하여 교육부의 학교폭력 조치사항의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방침의 재고를 호소한 것으로서, 교육정책의 영역에서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상 교육자가 통상적으로 할 수 있는 범위 내의 의사표현 행위에 불과하므로, 이러한 행위를 일컬어 교육공무원의 본분을 벗어나 공익에 반하는 행위로서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기강을 저해하거나 공무의 본질을 해치는 것이어서 직무전념의무를 해태한 것이라 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호소문 발표행위는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 에서 금지하는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또한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3조 제2항 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도 없다. 나아가 이러한 행위에 대하여 “모든 공무원은 법령을 준수하며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여야 한다.”고 하여 공무원의 성실의무를 규정한 국가공무원법 제56조 를 위반한 것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다) 그렇다면 이 부분 징계대상자들에 대한 징계사유도 성립되지 아니하므로 원고에게 징계의결요구를 신청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부분 직무이행명령도 위법하다.

3. 결론

그러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소영(재판장) 신영철 이상훈(주심) 김용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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