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증][공2002.2.15.(148),431]
[1] 위증죄에 있어 증언이 기억에 반하는 허위진술인지 여부의 판단 방법 및 증언의 의미가 불분명하거나 다의적으로 이해될 수 있는 경우 증언의 허위성 여부의 판단 방법
[2] 증언이 허위진술이라고 할 수 없다고 한 원심의 판단을 수긍한 사례
[1] 증인의 증언이 기억에 반하는 허위진술인지 여부는 그 증언의 단편적인 구절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당해 신문절차에 있어서의 증언 전체를 일체로 파악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증언의 의미가 그 자체로 불분명하거나 다의적으로 이해될 수 있는 경우에는 언어의 통상적인 의미와 용법, 문제된 증언이 나오게 된 전후 문맥, 신문의 취지, 증언이 행하여진 경위 등을 종합하여 당해 증언의 의미를 명확히 한 다음 허위성을 판단하여야 한다.
[2] 증언이 허위진술이라고 할 수 없다고 한 원심의 판단을 수긍한 사례.
[1] 형법 제152조 제1항 [2] 형법 제152조 제1항
피고인
검사
법무법인 국제 담당변호사 박창현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이유를 본다
1. 증인의 증언이 기억에 반하는 허위진술인지 여부는 그 증언의 단편적인 구절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당해 신문절차에 있어서의 증언 전체를 일체로 파악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증언의 의미가 그 자체로 불분명하거나 다의적으로 이해될 수 있는 경우에는 언어의 통상적인 의미와 용법, 문제된 증언이 나오게 된 전후 문맥, 신문의 취지, 증언이 행하여진 경위 등을 종합하여 당해 증언의 의미를 명확히 한 다음 허위성을 판단하여야 한다 .
2. 기록에 의하면, 공소외 주식회사(이하 ' 위 회사'이라 한다) 대구지점의 직원이던 피고인이 1991. 12. 23. 당시 사업자등록증이 없던 이태자에게 화장품을 공급하여 준 사실, 이태자가 원고가 되어 위 회사를 피고로 하여 제기한 대구지방법원 98가합4567호 약정금 청구사건과 관련하여 원심 판시 일시·장소에서 피고인은 "증인은 원고에게 사업자등록증은 필요 없고 말소된 사업자등록증으로도 물건을 줄 수 있다고 하면서 물건을 공급하여 주었다는데 그런가요."라는 원고 소송대리인의 질문에 "아닙니다. 그렇게 물건을 줄 수는 없습니다."라고 증언한 사실은 인정된다.
피고인의 위 증언의 의미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건대, ① 피고인은 위 증언을 하기 직전에 피고인이 1991년 12월에 이태자에게 화장품을 공급하였다고 진술한 점 ② 1991. 12. 23. 피고인이 위 회사와 이태자 사이의 원심 판시 약정에 따라 이태자에게 화장품을 공급할 당시에는 이태자가 그전에 운영하던 화장품 대리점을 폐업하고 있어 사업자등록증이 없었으므로 피고인은 위 약정에 기하여 이태자에게 미리 일부 화장품을 공급하되 나중에 새로 등록하는 사업자등록으로 이를 정리하겠다는 의사로 화장품을 공급하였고, 공급 직후 1992년 1월경 이태자에게 사업자등록을 하는데 필요한 거래약정서 사본을 교부하여 주었고, 1992. 1. 8. 남대구세무서에서는 이태자에게 개업일자를 1991. 12. 25.로 하는 신규 사업자등록증을 발행하여 주었으며, 신규 사업자등록증이 발급된 것을 확인한 위 회사측에서는, 1992년 1월 말경 세금계산서를 발급하면서 그 작성일자를 화장품 공급이 있던 달의 마지막 날인 1991. 12. 31.로 하고, 공급받는 자를 신규사업자등록을 마친 이태자 경영의 '달서대리점' 명의로 한 사실이 인정되는 점, ③ 라미화장품 위 회사가 이태자로부터 수년간 진정 등을 당하여 이태자에게 상당한 양의 물품을 새로이 제공하기로 약정한 마당에 또다시 이태자에게 약점을 잡힐 수도 있는 무자료거래를 하기로 하였다는 것은 경험칙상 있기 어려운 일이라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의 위 증언의 의미는 '세금포탈을 위한 무자료거래는 없었다.'는 취지의 답변으로 볼 것이지, 사업자등록증이 없는 이태자에게 일시적으로 화장품 공급을 한 점 자체를 부인하는 진술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피고인의 위 진술은 객관적 사실에 반하고 기억에 어긋나는 허위의 진술이라고 할 수 없다 할 것인바,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하고 채증법칙에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진술의 허위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은 없다.
3. 원심은, 피고인이, "을 제6호증(거래약정서)은 거래를 다시 시작하면서 세무신고용으로 작성한 거래약정서이고, 을 제9호증(거래장)은 원고와의 거래를 상세히 기재하고 정산한 회사보관용 거래장이 맞지요."라는 피고대리인의 질문에 대하여 "예"라고 증언한 것은, 그 직후 원고대리인이 반대신문에서 "을 제9호증에 원고의 도장이 날인되어 있지 않지요."라고 질문하자 "예, 원고의 도장은 없었습니다."라고 대답한 점과, 문제의 '거래장'(을 제9호증)은 위 회사와 이태자와의 거래내역을 거래명세표에 근거하여 기재하여 놓은 것으로서 이태자의 날인이 없어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거래상대방인 이태자와의 사이에 정산을 거친 문서라고 볼 수는 없는 점, 피고대리인의 질문의 내용을 따로 떼어 보더라도 그 취지가 위 회사와 이태자가 함께 계산하여 정산하고 '거래장'(을 제9호증)을 작성하였다는 취지의 질문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종합하여 피고인의 위 증언의 의미를 파악하여 보면, 피고인은 이태자와 함께 거래관계를 계산하여 거래장에 그 내역을 기재하였다는 의미에서 '정산'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이 아니고, 위 회사에서 내부적으로 화장품의 공급 내역을 파악하여 이를 자세하게 계산하여 기재하였다는 것을 '정산'이라고 생각하고 "예"라고 대답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하여 피고인의 위 증언이 허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는바,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