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사무장 병원’이라는 이유로 환수처분된 요양급여비용 등은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서 공제하여야 함[국패]
춘천지방법원 2014구합4557 (2014.11.21)
이른바 '사무장 병원'이라는 이유로 환수처분된 요양급여비용 등은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서 공제하여야 함
이미 지급받은 급여비용을 환수처분으로 반환하는 경우 그 급여비용은 결국 재화나 용역의 공급대가로 지급받은 것이 아니어서 부가가치세의 부과대상이라고 볼 수 없음
구 부가가치세법 제13조과세표준
2014누1302 부가가치세부과처분취소
AAA
○○세무서장
춘천지방법원 2014구합4557 (2014.11.21)
2015.07.01
2015.10.21
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가 2013. 7. 1. 원고에 대하여 한 별지 과세내역 기재 부가가치세 및 가산세 부과처분들을 취소한다.
3. 소송 총 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주문과 같다.
1. 제1심 판결의 일부 인용
제1심 판결 이유 중 '1. 처분의 경위' 부분을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인용한다.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여부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각 처분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위법하므로 전부 취소해야 한다.
(1) 이 사건 의원의 운영에 따른 거래 및 소득 등의 사실상 귀속자는 사무장 BBB인데, 그에게 단지 의사면허 명의를 빌려주고 월 1천만 원의 고정 급여를 받았을 뿐인 원고에게 이 사건 각 처분을 한 것은 실질과세의 원칙에 반한다.
(2) 비록 의사 면허가 없는 BBB이 이 사건 의원의 실제 운영자이더라도, 의료법상 의사로서 정당한 면허를 취득한 원고가 이 사건 의원에서 직접 의료용역을 제공한 이 상 그 의료용역은 구 부가가치세법(2013. 6. 7. 법률 제11873호로 전부 개정하기 전의 것, 이하 '구법'이라 한다) 제12조 제1항 제5호 및 동 시행령(2010. 12. 30. 대통령령 제22578호로 개정하기 전의 것, 이하 '구 시행령'이라 한다) 제29조 제1호의 부가가치세 면제 대상에 해당한다. 게다가, 국민의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한 의료보건용역은 본질적으로 국가가 부가가치세를 부과할 수 있는 성질의 것도 아니다. 한편 원심이 인용한 대법원 2013. 5. 9. 선고 2011두5834 판결(이하 '이 사건 관련 판례'라고 한다)은 시각장애인의 생계를 보장하려는 정책적 고려에 따라 특별히 부가가치세 면세 대상으로 정한 안마용역에 관한 것이므로 사안이 판이하여 그 법리를 이 사건에 적용하기 적절치 않다.
(3) 이 사건 의원이 이른바 '사무장 병원'(사무장 등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고용한 의사의 면허를 빌려 그 명의로 개설하여 운영하는 병‧의원)이라는 이유로 2012년 8월경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이라 한다)은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에 따라 요양급여비용 000,000,000원을, CC시는 의료급여법 제23조 제1항에 따라 국민기초생활수급자에 대한 의료급여비용 00,000,000원을 각 환수하는 처분을 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환수 처분'이라 하고, 요양급여비용과 의료급여비용을 통틀어 '급여비용'이라 한다) 이는 원고가 처음부터 법률상 원인 없이 지급받은 급여비용을 부당이득으로서 반환하라는 것이므로, 피고는 과세표준에서 공단과 CC시가 환수 처분한 급여비용을 각 귀속시기별로 공제하였어야 함에도 이를 간과하여 이 사건 의원의 매출세액을 과다 산정하고, 반면 매입세액은 과소 산정하였다.
[한편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의원의 사업소득 수입금액에서 이 사건 환수 처분에 따라 반환하였거나 반환할 급여비용을 공제하여 이미 징수한 종합소득세도 경정‧환급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청구는 종합소득세 부과처분이 아니라 부가가치세 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것임이 자명한 이상 원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것이 아니다. 게다가 을 제10호증의 1, 2, 3의 각 기 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2013년 7월경 이미 이 사건 의원의 사업소득 수입금액에서 부가가치세를 제외하여 경정‧감액한 종합소득세 부분을 원고에게 환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어 원고의 위 주장은 더 살펴볼 필요가 없다.]
나. 판단
(1) 실질과세 원칙에 반하는지 :
을 제2부터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모두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관련 형사재판(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2011고약0000 및 같은 법원 2011고정000)에서, 수소 법원이 2012. 7. 13. 원고도 이 사건 의원 양도인의 채무를 일부 인수하였음은 물론, 자신이 전에 운영하던 병원에서 쓰던 집기류를 이 사건 의원에 투자하였고, BBB과 의원 운영 수익을 분배하기로 약정하였으며, BBB이 2010년 10월경 이 사건 의원의 운영을 그만둔 이후에도 원고 혼자 운영을 계속하다가 제3자에게 양도한 사실을 인정한 후,이는 의료인이 아닌 BBB과 의사인 원고가 의료법 제87조 제1항 제2호 및 제33조 제2항을 위반하여 이 사건 의원을 공동 운영한 것이라고 보아, 그들에게 각 벌금형을 선고한 사실, 위 판결이 항소기각(춘천지방법원 2013. 2. 20. 선고 2012노000 판결)과 상고기각(대법원 2013. 5. 9. 선고 2013도0000 판결)을 거쳐 그대로 확정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① 관련 형사사건의 확정 판결이 인정한 사실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도 유력한 증거자료인 점(대법원 1989. 2. 14. 선고 88다카3946 판결 등 참조), ② 국세기본법 제25조 제1항은 공동사업과 관계있는 국세는 공동사업자가 연대 납부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공동사업과 관련한 부가가치는 공동사업 전체에서 발생하는 것이므로, 공동사업과 관련하여 부담하는 부가가치세에 대하여 공동사업자들의 담세력을 공동의 것으로 파악하고 그들에게 부가가치세의 연대납세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실질과세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는 점(헌법재판소 2006. 7. 27. 선고 2004헌바70결정 참조) 등까지 보태어 보면, 이 사건 각 처분이 실질에 반하여 담세력이 없는 곳에 과세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오히려 BBB의 의사면허 명의 차용 경위, BBB과 원고의 약정 내용, 원고의 관여 정도와 범위, 내부적인 책임과 계산 관계, 과세대상에 대한 독립적인 관리‧처분 권한의 소재 등 앞서 인정한 사실들과 이를 둘러싼 여러 정황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각 처분이 실질과세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에 반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부가가치세 면세 대상인지
살피건대, ① 의료법 제33조 제1, 2항이 의료기관의 개설 없이는 의료업을 할 수 없고 일정한 자격요건을 가진 자만이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도록 정한 것은, 의료기관 등의 개설 자격을 전문 의료인으로 엄격히 제한하여 건전한 의료 질서를 확립하고,영리 목적으로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국민 건강상의 위협을 미리 막으려는 것으로서, 이 사건 관련 판례는 그러한 정책 목적을 고려하여 의료법상의 자격이 없는 자와 있는 의료인 사이의 동업관계에 기초한 의료보건용역은 부가가치세 면제 대상에 해당하지 아니함을 분명히 밝힌 것이므로, 이 사건 관련 판례의 결론은, 그 사안의 일부 상이(相異)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것으로 봄이 마땅한 점, ② 부가가치세는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재화와 용역의 공급을 과세대상으로 하고 영리목적을 과세의 요건으로 하지 않으므로 의료보건 서비스의 공공성과 양립할 수 있으며, 부가가치세의 면제는 그러한 재화나 용역의 수요자를 위한 제도이지 공급자를 위한 제도가 아닌 점,③ 헌법 이념상 자녀의 양육과 교육은 부모의 천부적인 권리(헌법재판소 2009. 4. 30. 선고 2005헌마514 결정 등 참조)이지만 구법 제12조 제1항 제6호 및 구 시행령 제30조에서 정부의 허가나 인가를 받은 학교‧학원‧강습소‧훈련원‧교습소 기타 비영리단체가 제공하는 교육용역만 면세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데서 보듯이 부가가치세 면세 대상은 시대 상황이나 경제 여건 등에 따라 정책적 견지에서 얼마든지 달리 정할 수 있는 점(따라서 의료보건용역을 포함하여 그 어떤 사적 용역도 '본질적으로' 부가가치세 부과 대상이 아니라고 볼 수는 없다)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의료인이 아닌 BBB과 공동 운영한 이 사건 의원에서 제공한 의료용역은 부가가치세 면제 대상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실제로 의료용역 제공행위를 한 사람이 의사인 원고라는 점을 근거로 그와 달리 판단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공단 및 CC시가 환수한 급여비용을 매출세액에서 공제해야 하는지
갑 제3, 4호증, 을 제7호증의 각 기 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의원이 이른바 사무장 병원이라는 이유로 2012년 8월경 공단에서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에 따라 요양급여비용 000,000,000원을, CC시에서 의료급여법 제23조 제1항에 따라 국민기초생활 수급자에 대한 의료급여비용 00,000,000원을 각 회수하는 이 사건 환수 처분을 하였고, 이에 원고가 2012. 11. 6.부터 2015. 2. 27.까지 공단에 합계 000,000,000원을 반환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구법 제13조 제1항의 공급가액이란 금전으로 받는 경우 재화나 용역의 공급에 관계있는 가액 곧 그 대가를 말하는 것이어서, 재화나 용역의 공급대가가 아닌 위약금이나 손해배상금 등은 공급가액이 될 수 없으므로(대법원 1984. 3. 13. 선고 , 81누412판결 등 참조), 공단 및 CC시가 환수한 급여비용이 공급가액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가 달라지게된다.
살피건대, 앞서 본 법 리 에 더하여 위 인정사실들과 관계 법령 및 기록에 드러난 여러 사정, 즉, ①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 및 의료급여법 제23조 제1항에 의한 급여비용의 징수처분(이하 통틀어 '부당이득 징수처분'이라 한다)은 관련 법령상 급여비용으로 지급할 수 없는 비용임에도 지급한 급여비용을 원상회복하는 처분(대법원 2010. 6. 24. 선고 2010두5271 판결 등 참조)이므로,환수당한 급여비용까지 공급가액에 포함한다면 이는 의료용역의 제공으로 얻은 소득이나 창출한 부가가치가 없는 부분에 대하여 세금을 부과하는 셈이어서,결과적으로 부가가치의 합이 소비의 합과 같고 각 생산과 유통 단계에서 부가가치의 합이 소비재의 가치와 일치하여야만 제대로 작동하는 부가가치세 제도의 사슬에 왜곡을 초래하는 점, ② 보건복지부장관은 부당이득 징수처분과 따로, 사위 기타 부당한 방법으로 급여비용을 부담하게 한 요양‧의료급여 기관에 대하여 업무정지 또는 과징금 부과 처분도 할 수 있고(국민건강보험법 제98, 99조 참조), 공단도 급여비용을 부당하게 지급받은 사람들을 상대로 급여비용을 위법하게 지출한 손해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 또는 부당이득 반환청구도 할 수 있으므로(대법원 2014. 8. 20. 선고 2012다201724 판결 및 그 원심인 광주고등법원 2012. 8. 17. 선고 2011나5928 판결, 대법원 2013. 7. 25. 선고 2013다203604 판결 및 그 원심인 서울고등법원 2013. 3. 14. 선고 2012나62259 판결 등 참조), 부당이득 징수처분은 성격상 징벌이 아니라 법문 그대로 부당이득의 희수라고 새기는 것이 법규의 체계에도 부합하는 점, ③ 일선 조세 행정 실무에도 납세의무자가 환수당한 급여비용액을 공급가액에서 공제하여 부가가치세를 감액‧경정한 실례가 존재하는 점[광주지방법원 2012. 6. 21. 선고 2012구합522 판결(항소기각 및 대법원의 상고기각결정으로 2013. 2. 28. 확정)에 따르면 요양병원의 구내식당에서 음식제공 용역을 공급한 사업자에게 관할세무서가 2011. 4. 21.자로 2007년 1기부터 2010년 1기까지 합계 365,159,630원의 부가가치세(미등록 가산세 23,961,673원 포함)를, 2011. 6. 5.자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합계 57,826,586원의 종합소득세를 각 부과하였는데, 위 관할세무서가 그에 대한 사업자의 이의신청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공단이 환자식사비 113,613,620원을 환수한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감안하여 식당 총 매출액을 2,522,170,610원( = 2,635,784,230원 -113,613,620원)으로 경정하였고, 그에 따라 부가가치세 16,546,290원, 종합소득세 40,377,035원을 각 감액‧경정한 사례가 있음을 알 수 있다], ④ 의료법 제45조는 요양급여나 의료급여에서 제외하는 비급여 진료비용을 환자에게 고지하여야 하고 그 고지한 금액을 초과하여 징수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어 원고가 이 사건 환수처분에 따라 지급받은 급여비용을 반환하여도 이를 환자에게서 지급받을 수 없는 점 등까지 보태어 보면, 원고가 이미 지급받은 급여비용을 이 사건 환수처분으로 반환하는 경우 그 급여비용은 결국 재화나 용역의 공급대가로 지급받은 것이 아니어서 부가가치세의 부과대상이라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있고, 이와 다른 전제에서 나온 피고의 주장들은 모두 이유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환수처분에 따라 반환하였거나 반환한 급여비용은 부가가치세의 과세표준이 되는 공급가액이 아니므로, 이를 공급가액에 포함하여 한 이 사건 각 처분은, 원고의 나머지 다른 주장을 더 살펴볼 것이 없이, 전부 취소를 면할 수 없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하는데,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이 달라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하며, 소송 총 비용은 패소자인 피고가 전부 부담하게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