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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3. 5. 9. 선고 2012다108863 판결

[채무부존재확인등][공2013상,1030]

판시사항

강제집행승낙문구가 기재된 공정증서를 작성하여 준 채무자가 공정증서의 작성원인이 된 채무에 관하여 채무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한 경우, 위 소송이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한지 여부(원칙적 소극)

판결요지

청구이의의 소는 집행권원이 가지는 집행력의 배제를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판결이 확정되더라도 당해 집행권원의 원인이 된 실체법상 권리관계에 기판력이 미치지 않는다. 따라서 채무자가 채권자에 대하여 채무부담행위를 하고 그에 관하여 강제집행승낙문구가 기재된 공정증서를 작성하여 준 후, 공정증서에 대한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지 않고 공정증서의 작성원인이 된 채무에 관하여 채무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한 경우, 그 목적이 오로지 공정증서의 집행력 배제에 있는 것이 아닌 이상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는 사정만으로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이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할 것은 아니다.

원고, 상고인

원고 1 외 2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법여울 담당변호사 권미혜)

피고, 피상고인

피고 1 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살펴본다.

1. 청구이의의 소는 집행권원이 가지는 집행력의 배제를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그 판결이 확정되더라도 당해 집행권원의 원인이 된 실체법상 권리관계에 기판력이 미치지 않는다. 따라서 채무자가 채권자에 대하여 채무부담행위를 하고 그에 관하여 강제집행승낙문구가 기재된 공정증서를 작성하여 준 후, 그 공정증서에 대한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지 않고 그 공정증서의 작성원인이 된 채무에 관하여 채무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한 경우, 그 목적이 오로지 공정증서의 집행력 배제에 있는 것이 아닌 이상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는 사정만으로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이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할 것은 아니다.

2.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들이 이 사건 청구로써 목적하는 바는 피고 1이 이 사건 각 공정증서를 집행권원으로 하여 원고들 소유의 재산에 대하여 강제집행을 하는 것을 배제하는 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제한 다음,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는 피고 1을 상대로 이 사건 각 공정증서에 관하여 청구이의의 소로써 다투는 것으로 충분하고 이와 별도로 공정증서에 표시된 채무에 관하여 부존재의 확인을 구할 이익은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각 공정증서에 표시된 채무에 관하여 부존재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나. 그러나 기록을 살펴보면, 원고들은, 피고 2의 요구로 이 사건 각 공정증서를 작성해 준 것일 뿐 피고 1로부터 원고들이 돈을 직접 빌린 적이 없고, 원고들이 피고 2로부터 차용한 선불금은 모두 변제하였으며, 피고 2도 피고 1로부터 빌린 돈 중 이 사건 각 공정증서와 관련된 돈은 모두 변제하였고, 이 사건 각 공정증서상의 차용금채무는 성매매를 목적으로 제공된 선불금이므로 민법 제103조 등에 반하여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바, 위와 같은 주장에 비추어 볼 때 과연 원고들이 의도하는 바가 단순히 이 사건 각 공정증서의 집행력을 배제하는 데 있다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원심이 이 점에 관하여 원고들에게 석명하여 본 후 위와 같은 판단을 한 것인지 의심스럽고, 오히려 공정증서가 작성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 원고들의 의사를 임의로 추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 원심이, 원고들이 이 사건 소로써 의도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자세히 살피지 아니한 채 곧바로 이 사건 소의 이익이 없다고 각하한 것은 채무부존재확인의 소의 이익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단을 그르친 것이다. 이를 지적하는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다른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보영(재판장) 민일영(주심) 이인복 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