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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9. 6. 25. 선고 2009도1936 판결

[공직선거법위반][공2009하,1259]

판시사항

[1] 공직선거법 제251조 후보자비방죄에서 ‘비방’의 의미 및 위법성이 조각되기 위한 요건

[2] 서신·전보 등에 의한 선거운동을 금지하는 공직선거법 제109조 제1항 의 입법 취지 및 위 조항 단서에서 말하는 ‘컴퓨터를 이용한 자동송신장치를 설치한 전화에 의하는 경우’의 의미

[3] 초소형 컴퓨터가 내장된 휴대전화(스마트폰)에 문자메시지를 대량으로 발송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설치하여 선거권자에게 문자메시지를 대량 발송한 행위가, 공직선거법 제109조 제1항 단서가 말하는 ‘컴퓨터를 이용한 자동송신장치를 설치한 전화에 의하여 선거운동을 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공직선거법 제251조 의 후보자비방죄에서 정한 ‘비방’이란 정당한 이유 없이 상대방을 깎아내리거나 헐뜯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위 조항 단서의 규정에 의하여 위법성이 조각되기 위하여서는 적시된 사실이 전체적으로 보아 진실에 부합하고, 그 내용과 성질에 비추어 객관적으로 볼 때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서 행위자도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그 사실을 적시한다는 동기를 가지고 있어야 하되, 반드시 공공의 이익이 사적 이익보다 우월한 동기에서 된 것이 아니더라도 양자가 동시에 존재하고 거기에 상당성이 인정되어야 한다.

[2] 서신·전보 등에 의한 선거운동을 금지하는 공직선거법 제109조 제1항 의 입법 취지는 서신·전기통신의 방법은 일방적·편면적 행위로서 이를 전면 허용할 경우 서신·전기통신의 대량 또는 무차별 송수신으로 이어져 선거홍보물이 범람하고 선거운동의 과열과 혼탁을 초래할 위험성이 많으므로 이를 방지하고자 하는 데 있고, 따라서 위 규정은 이와 같은 서신·전기통신의 방법을 이용한 선거운동은 이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다만 전기통신의 방법 중에서 인터넷에 의하는 경우이거나 컴퓨터를 이용한 자동송신장치를 설치하지 아니한 전화에 의하는 경우와 같이 대량 또는 무차별 송수신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적은 경우에 한하여 이를 이용한 선거운동을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취지이다. 위와 같은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해 볼 때, 위 조항 단서에서 말하는 ‘컴퓨터를 이용한 자동송신장치를 설치한 전화에 의하는 경우’에는 컴퓨터 기능을 보유하고 있는 휴대전화기에 자동적으로 대량의 문자메시지 등을 발송할 수 있는 컴퓨터프로그램을 설치한 다음 이를 실행하는 경우도 포함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3] 초소형 컴퓨터가 내장된 휴대전화(스마트폰)에 문자메시지를 대량으로 발송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설치하여 선거권자에게 문자메시지를 대량 발송한 행위가 공직선거법 제109조 제1항 단서가 말하는 ‘컴퓨터를 이용한 자동송신장치를 설치한 전화에 의하여 선거운동을 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 바른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의 상고이유 제1, 2점에 대하여

가. 선거운동정보의 전송제한 규정 위반으로 인한 공직선거법 위반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거시 증거들에 의하여 판시 사실을 인정한 다음, 발신 전화번호 표시 없이 ‘수신 거부시 삭제’라는 문구를 기재하여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거나, ‘수신 거부시 삭제’라는 문구를 기재한 후 유료전화번호를 표시하거나 자동으로 표시되게 하여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는 행위는 공직선거법(이하 ‘법’이라 한다) 제82조의5 제2항 이 정한 수신자가 수신거부의 의사표시를 쉽게 할 수 있는 조치 및 방법에 관한 사항을 선거운동정보에 명시하거나, 같은 조 제5항 이 정한 수신자가 수신거부를 할 때 발생하는 전화요금 기타 금전적 비용을 수신자가 부담하지 아니하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나. 법령의 착오 여부

형법 제16조 는 ‘자기의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고 한다. 이 경우 문제가 되는 행위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행위자에게 자기 행위의 위법의 가능성에 대해 심사숙고하거나 조회할 수 있는 계기가 있어 자신의 지적 능력을 다하여 이를 회피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다하였더라면 스스로의 행위에 대하여 위법성을 인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이를 다하지 못한 결과 자기 행위의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한 것인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이러한 위법성의 인식에 필요한 노력의 정도는 구체적인 행위정황과 행위자 개인의 인식능력 그리고 행위자가 속한 사회집단에 따라 달리 평가되어야 한다( 대법원 2006. 3. 24. 선고 2005도3717 판결 참조).

원심은 그 거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판시 사정들에 비추어, 피고인이 설령 자신의 행위가 법령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오인하였더라도, 위법을 회피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다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려워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의 판단은 이러한 법리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령의 착오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피고인이 상고이유에서 인용한 판결은 이 사건에 적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2. 피고인의 상고이유 제3, 4점에 대하여

법 제251조 의 후보자비방죄는 당선되거나 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연설·방송·신문·통신·잡지·벽보·선전문서 기타의 방법으로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포함한다), 그의 배우자, 또는 직계존·비속이나 형제자매를 비방할 경우 성립하는 것으로서 이때 ‘비방’이라 함은 정당한 이유 없이 상대방을 깎아내리거나 헐뜯는 것을 의미한다 ( 대법원 2007. 9. 21. 선고 2007도2824 판결 , 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8도3261 판결 ). 한편 법 제251조 단서의 규정에 의하여 위법성이 조각되기 위하여서는 적시된 사실이 전체적으로 보아 진실에 부합하고, 그 내용과 성질에 비추어 객관적으로 볼 때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서 행위자도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그 사실을 적시한다는 동기를 가지고 있어야 하되, 반드시 공공의 이익이 사적 이익보다 우월한 동기에서 된 것이 아니더라도 양자가 동시에 존재하고 거기에 상당성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 대법원 2000. 4. 25. 선고 99도4260 판결 , 대법원 2004. 10. 27. 선고 2004도3919 판결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선거권자들에게 그 판시 내용과 같은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피고인의 행위가 법 제251조 의 후보자비방죄에 해당하고, 나아가 문자메시지의 내용이 진실한 내용이라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 목적 또한 사적 이익이 결정적으로 중요한 동기가 되었으므로 위법성이 조각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후보자비방죄의 구성요건 및 위법성조각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3.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법 제109조 제1항 에서 “누구든지 선거기간 중 선거권자에게 서신·전보·모사전송 기타 전기통신의 방법을 이용하여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다만, 인터넷[광고의 경우에는 제82조의7 (인터넷광고)의 규정에 따른 광고에 한한다]·전화(컴퓨터를 이용한 자동송신장치를 설치한 전화의 경우를 제외한다)에 의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의 입법 취지는 서신·전기통신의 방법은 일방적·편면적 행위로서 이를 전면 허용할 경우 서신·전기통신의 대량 또는 무차별 송수신으로 이어져 선거홍보물이 범람하고 선거운동의 과열과 혼탁을 초래할 위험성이 많으므로 이를 방지하고자 하는 데에 있다 할 것이고, 따라서 위 규정은 이와 같은 서신·전기통신의 방법을 이용한 선거운동은 이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다만 전기통신의 방법 중에서 인터넷에 의하는 경우이거나 컴퓨터를 이용한 자동송신장치를 설치하지 아니한 전화에 의하는 경우와 같이 대량 또는 무차별 송수신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적은 경우에 한하여 이를 이용한 선거운동을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취지라고 할 것이다 ( 대법원 2005. 3. 11. 선고 2004도5446 판결 , 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9도1376 판결 참조). 위와 같은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해 볼 때, 위 조항 단서에서 말하는 ‘컴퓨터를 이용한 자동송신장치를 설치한 전화에 의하는 경우’에는 컴퓨터 기능을 보유하고 있는 휴대전화기에 자동적으로 대량의 문자메시지 등을 발송할 수 있는 컴퓨터프로그램을 설치한 다음 이를 실행하는 경우도 포함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의 선거운동 자원봉사자인 공소외 1이 공소외 2 주식회사로부터 문자메시지를 대량으로 발송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설치된 휴대전화(SCH-M450) 3대를 구입하였고, 피고인의 아들인 공소외 3이 위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선거권자들에게 공소사실과 같이 총 32,205회에 걸쳐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사실, 공소외 1이 구입한 위 휴대전화는 스마트폰이라고 불리는 것으로서 디지털 휴대전화에 초소형 컴퓨터를 결합한 제품으로서 휴대전화 자체에 초소형 컴퓨터가 내장되어 있는 사실, 일반 휴대전화의 경우 그 이용자들이 동일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한 번에 최대 20명에게만 발송할 수 있도록 휴대전화 제조사가 그 기능을 제한하여 놓았는데, 위 휴대전화에 설치된 프로그램은 동일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한 번에 최대 1,000명에게 발송할 수 있도록 위와 같은 제한을 해제하여 주는 프로그램인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이러한 사실관계를 위의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공소외 3으로 하여금 위와 같은 방법으로 선거권자에게 문자메시지를 대량 발송하게 한 행위는 법 제109조 제1항 단서가 말하는 컴퓨터를 이용한 자동송신장치를 설치한 전화에 의하여 선거운동을 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인의 문자메시지 발송행위가 컴퓨터를 이용한 자동송신장치를 설치한 전화에 의한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보았으니, 원심판결 중 이 부분 판단에는 법 제109조 제1항 의 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는 이유 있다.

4.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컴퓨터를 이용한 자동송신장치를 설치한 전화 이용 선거운동의 점 부분은 파기되어야 할 것인바, 이는 나머지 유죄 부분과 상상적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차한성(재판장) 김영란 이홍훈(주심) 김능환

심급 사건
-대전지방법원 2008.10.10.선고 2008고합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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