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보증금][집38(3)민,29;공1990.12.15.(886),2406]
가. 이미 시설이 되어 있던 점포를 임차하여 내부시설을 개조한 임차인의 임대차종료로 인한 원상회복채무의 범위
나. 임차인이 임대차 종료로 인한 원상회복의무를 지체함으로써 임대인이 대신 원상회복을 완료한 경우 임대인이 입은 손해의 범위
가. 전 임차인이 무도유흥음식점으로 경영하던 점포를 임차인이 소유자로부터 임차하여 내부시설을 개조 단장하였다면 임차인에게 임대차 종료로 인하여 목적물을 원상회복하여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하여도 별도의 약정이 없는 한 그것은 임차인이 개조한 범위 내의 것으로서 임차인이 그가 임차 받았을 때의 상태로 반환하면 되는 것이지 그 이전의 사람이 시설한 것까지 원상회복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는 없다.
나. 임차인에게 임대차 종료로 인한 원상회복의무가 있는데도 이를 지체한 경우 이로 인하여 임대인이 입은 손해는 이행지체일로부터 임대인이 실제로 자신의 비용으로 원상회복을 완료한 날까지의 임대료 상당액이 아니라 임대인 스스로 원상회복을 할 수 있었던 기간까지의 임대료 상당액이다.
황중근 소송대리인 변호사 권진욱
주식회사 제주종합터미널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용은 [원심판결】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광주고등 법원에 환송한다.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이 인정한 사실은 다음과 같다.
가. 원고는 1985.1.1. 피고로부터 제주시외버스종합터미널 건물 지하에 있는 무도유흥음식점(이하 이 사건 점포라 한다)을 보증금은 금 25,000,000원, 차임은 부가가치세 금 1,000,000원을 포함한 연 금11,000,000원, 기간은 같은 해 12.31.까지로 정하여 임차하되 위 보증금은 계약기간 만료 후 원고가 이 사건 점포를 원상회복하여 반환함과 동시에 이를 지급받기로 약정하였다.
나. 원고는 소외 강한복과 함께 1982.경 당시 다른 사람이 상호를 "야광캬바레"로 하여 무도유흥음식점으로 경영하던 이 사건 점포를 피고(원심판결에 원고라고 된 것은 오기로 보인다)로부터 임차하여 같은 영업을 경영하다가 부근에 경쟁업소가 생기자 내부시설을 대폭 개조 단장하고 상호를 "뉴-서울"로 변경하여 계속 영업을 해오던 중 1985.1.1.부터는 위와 같이 단독으로 피고와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맺고 영업을 계속하여 왔으며 원고는 위 임대차계약기간의 종료일이 가까워지자 임대차를 갱신하지 아니하기로 하여 1985.12.13. 피고로부터 원상복구후 1986.1.1.자로 이 사건 점포를 반환하라는 통보를 받고 1985.12.27. 이 사건 점포에서 퇴거하였으나 그 당시 조명등을 떼어가면서 천정을 부수어 놓았을 뿐만 아니라 원고와는 다른 업종을 경영하려는 사람의 임차사용이 가능할 정도로 원상회복도 하지 아니하여, 피고가 1986.1.20. 원고에게 이 사건 점포의 원상회복을 촉구하고 임차보증금에서 같은 해1.1.부터 이 사건 점포를 원상회복후 반환받을 때까지 입게 되는 손해를 공제한 나머지를 반환하겠다고 통보하였다.
다. 원고는 그 다음날 피고에게 자신은 원상회복을 하려고 하였으나 골조를 남겨 달라는 피고 대표의 부탁으로 원상회복을 하지 아니하였다는 핑계를 대어 원상회복을 거절하고 지체없이 임차보증금 전부 만을 반환하라고 촉구하자, 피고는 같은 해 2.3.원고에게 원고의 원상회복의 지연으로 이 사건 점포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피고가 정한 1986년도 차임 금 12,600,000원 및 원상회복공사비 기타 부담금과 손해금을 임차보증금에서 공제하게 됨을 통보하였다.
라. 그러자 원고는 같은 해 3.26. 다시 피고에게 자신이 피고의 요구에 따라 이 사건 점포의 원상복구를 완료하였는데도 그것이 미비하다는 이유로 피고로부터 임차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만일 피고의 주장대로 미비한 점이 있다면 그 지적과 함께 견적서를 첨부, 필요한 공사비를 공제한 후 같은 해 3.31.까지 임차보증금을 돌려 달라고 통지하였다.
마. 이와 같이 원고는 이 사건 점포의 원상회복이 되었음을 이유로 임차보증금의 반환을 요구하고, 피고는 원상회복이 되어 있지 아니함을 이유로 그 명도를 받고 임차보증금을 반환하기를 거절함으로써 원상회복 여부에 관한 다툼이 생겨 그 명도가 지체되어 오다가, 원고가 제주지방검찰청 내의 법률구조협회에 구조를 의뢰하여 2회에 걸쳐 심문을 마친 결과 원고가 이 사건 점포를 완전히 원상회복하여 명도하고 피고로부터 임차보증금을 받아 가기로 양해하였다.
바. 그 후 원고는 같은 해 6월 말경까지 합계 금5,000,000원 정도의 비용을 들여 이 사건 점포의 천정 및 조명시설 등 복구공사를 하였으나 여전히 원상회복에 미흡하여, 피고는 스스로 1986.10. 말경부터 같은 해 12.29.까지 이 사건 점포의 배전판공사, 화장실 천정의 보수공사 등의 비용으로 합계 금 741,965원을 지출하여 원상회복을 완료한 후 위 임차보중금 25,000,000원에서 위 공사비 금 741,965원과 이 사건 임대차계약종료 다음날로부터 1987.1.8.까지의 차임상당액 금 12,600,000원을 공제한 나머지 금 11,658,035원을 원고에게 지급하기에 이른 것이다.
2. 원심의 판단
가. 건물임대차에 있어서 임대차종료후 임차인이 임차목적물을 원상회복하여 명도할 의무와 임대인이 연체차임 기타 손해배상금을 공제하고 남은 임차보증금을 반환할 의무와는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다 할 것이나 임차인이 원상회복을 하지 않을 의사를 명백히 표시하는 경우 임대인은 임차보증금을 준비하고 그 수령 및 임차목적물의 원상회복과 명도를 최고하는 구두제공의 방법에 의하여 임차인을 지체에 빠뜨릴 수 있다 할 것인바, 원고는 1986.1.21. 원상회복을 거절하였고 피고가 이에 대하여 같은 해 2.3. 원고에게 임차보증금의 지급의사를 통지함으로써 원고는 그 다음날부터 이행지체로 된다 할 것이므로 원고는 그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 할 것이고, 그 손해액은 1986.2.4.부터 피고가 자신의 비용으로 원상회복을 완료함으로써 비로소 이 사건 점포의 명도가 이루어진 셈이 되는 1986.12.29.까지 329일 동안피고가 이 사건 점포를 타에 임대하여 얻을 수 있었을 차임상당액인 금 9,915,068원이 된다.
나. 피고로서도 어떻든 원고가 제의한 바대로 지체없이 자신의 비용으로 직접 원상회복을 하여 이사 건 점포를 타에 임대하지 아니한 잘못으로 그 손해가 확대되었다 할 것이므로 이러한 피고의 과실을 참작하면 원고가 피고에게 배상할 손해액은 금 6,610,045원(9,915,068 x 2/3)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다. 원고가 지출한 금 5,000,000원의 공사비는 원고가 원상회복의무의 일환으로 지출한 비용임을 자인하고 있으므로 반환청구를 할 수 없다.
3. 당원의 판단
가.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다른 사람(제1심의 피고 소송대리인의 제출한 1988.6.30.자 준비서면에 의하면 피고는 위 건물이 준공되자 1979.6.18. 최초로 소외 양성익에게 임대하여 주었다고 되어 있다)이 무도유흥음식점으로 경영하던 이 사건 점포를 피고로부터 임차하여 내부시설을 개조단장 하였다는 것인바 그렇다면 원고에게 임대차종료로 인하여 목적물을 원상회복하여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하여도 별도의 약정이 없는 한 그것은 원고가 개조한 범위 내의 것으로서 원고는 그가 임차받았을 때의 상태로 반환하면 되는 것이지 원고 이전의 사람이 시설한 것까지 원상회복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원심으로서는 원·피고간에 원상회복에 관하여 어떠한 약정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그 내용과 취지는 무엇인지, 원고가 임차할 당시의 목적물의 상태는 어떠하였고 원고가 개조 단장한 시설은 어느것이며 피고가 요구한 원상회복의 범위는 어느 정도의 것이었는지, 그리고 실제로 원고가 원상회복을 한 것은 어떤 것이었는지를 심리, 확정하여 이에 터잡아 원고의 원상회복의 이행여부나 손해배상책임의 유무 또는 그 범위를 판단하여야 할 것인데 원심이 여기에 이르지 아니한 것은 심리를 미진한 것 아니면 이유가 불비한 위법이 있다고 아니할 수 없다.
나. 원고가 원상회복의무가 있는데도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은 경위로 이를 지체한 것이라면 이로 인하여 피고가 입은 손해는 원고의 이행지체일로부터 피고가 실제로 자신의 비용으로 원상회복을 완료한 날까지의 임대료 상당액이 아니라 피고 스스로 원상회복을 할 수 있었던 상당한 기간까지의 임대료 상당액이 되어야 할 것이다.
원심이 이 부분 판단에는 손해배상액의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 기록을 살펴보면 원고가 원고 주장의 유익비 금 5,000,000원은 이건 원상회복의무의 일환으로서 한 공사금이라고 진술(제1심의 26차 변론기일)한 것은 원고가 부담하여야 할 원상회복의무의 이행으로 지출한 비용임을 자인한 것이라기 보다는 원고에게 그와 같은 원상회복의무가 있는 것이 아닌데 피고가 임차보증금의 반환을 거부하며 요구하여 의무 없이 들인 원상복구비라는 취지의 진술을 하고 그 반환을 구한 것으로 보인다.
원심의 이 부문 설시는 원고의 진술취지를 잘못 이해하고 판단을 유탈한 것 아니면 이유불비라고 할 것이다.
4. 그리고 원심의 위와 같은 법리오해는 판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므로 상고이유의 나머지 부분에 대한 판단을 할 것 없이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