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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법 2002. 4. 17. 선고 2001구47784, 2002구합8732(병합) 판결 : 항소

[수질개선부담금부과처분취소][하집2002-1,473]

판시사항

[1]먹는샘물수입판매업자와 먹는샘물제조업자에 대한 수질개선부담금의 부과율을 동일하게 규정하고 있는 먹는물관리법시행령 제8조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인지 여부(소극)

[2]먹는샘물수입판매업자에게 판매가격의 100분의 20 범위 내에서 수질개선부담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한 먹는물관리법 제28조 제1항 헌법상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하여 국민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하는 것인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먹는샘물수입판매업자와 먹는샘물제조업자는 국가의 수돗물 우선정책에 특별한 위험을 야기하는 정도에 차이가 없으므로, 양자에 대한 수질개선부담금의 부과율을 같게 규정하고 있는 먹는물관리법시행령 제8조 및 이에 따라 행해진 행정청의 처분이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2]먹는샘물수입판매업자에게 판매가격의 100분의 20 범위 내에서 수질개선부담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한 먹는물관리법 제28조 제1항 과 이에 근거한 행정청의 처분이 헌법상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하여 국민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재산권을 제한·침해한다거나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합리적인 범위를 넘어서까지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원고

주식회사 프리미엄코포레이션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김신앤드유 담당변호사 정경식 외 2인)

피고

서울특별시장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01. 11. 9.자 2001년 3/4분기 수질개선부담금 38,879,340원의 부과처분 및 2002. 2. 8.자 2001년 4/4분기 수질개선부담금 41,545,600원의 부과처분을 각 취소한다.

이유

1. 부과처분의 경위(다툼 없는 사실)

가. 원고는 먹는샘물수입판매업을 주된 사업으로 하는 회사로서 프랑스의 다농사로부터 에비앙광천수와 볼빅이라는 이름의 먹는샘물을 수입·판매해 오고 있다.

나.피고는 먹는물관리법(이하 '법'이라고만 한다) 제28조 제1항 (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에 따라 원고에게, 청구취지 기재와 같이 2001년 3/4분기 및 4/4분기 수질개선부담금을 부과하였다(이하 '이 사건 부과처분'이라 한다).

2. 이 사건 부과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이 사건 법률조항은, 우리 나라의 지하수자원을 고갈시키거나 환경오염을 일으킬 염려가 전혀 없는 먹는샘물수입판매업자(이하 '수입판매업자'라 한다)를 그러한 우려가 있는 먹는샘물제조업자(이하 '제조업자'라 한다)와 동일하게 취급하여 동일한 요율에 의한 수질개선부담금을 부과하도록 하고 있는바, 이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이 '같지 않은 것을 같게' 취급함으로써 헌법상 보장된 원고를 비롯한 수입판매업자의 평등권을 침해하는 규정이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2)수입판매업자는 지하수 보전과 환경오염 방지정책에 대해 특별한 위험을 야기하는 집단이 아니어서 그에 따른 부담금을 지울 수 있을 만한 특별한 관계에 있지 아니함에도 이 사건 법률조항은 수입판매업자에게 제조업자와 동일하게 수질개선부담금을 부과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수입된 먹는샘물은 관세 등으로 인하여 국내에서 제조된 먹는샘물보다 판매가격이 높을 수 밖에 없는데도 위 법률조항은 수입된 먹는샘물에 대해서도 수입원가가 아닌 판매가액을 기준으로 수질개선부담금을 부과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수입판매업자에게 제조업자보다 과중한 부담금을 부과시키고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에 따라 수입판매업자에게 판매가액의 100분의 20 범위 내에서 수질개선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은 그 목적에 정당한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방법의 적정성, 최소침해의 원칙에 반하는 등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반하여 국민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재산권을 제한·침해하는 것이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3)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해 수입판매업자에게 부과되는 수질개선부담금은 상대적으로 판매가격이 높은 수입된 먹는샘물의 판매가격을 더욱 상승시켜 결국 소비자의 부담으로 전가되는바, 이는 수입된 먹는샘물을 음용수로 선택할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합리적인 범위를 넘어서까지 침해하는 것이므로 헌법에 위배된다.

(4)따라서 헌법에 위반되어 무효인 이 사건 법률조항에 근거하여 행해진 이 사건 부과처분은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이 사건 법률조항 및 그에 근거한 이 사건 처분이 위헌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

(1) 평등권 또는 평등의 원칙에 반하는지 여부

(가)이 사건 법률조항 자체는, 그 문언상 수입판매업자와 제조업자에 대하여 대통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수질개선부담금을 부과·징수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양자를 동일하게 취급하여 동일한 부과율에 의한 수질개선부담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까지는 볼 수 없다(다만, 그 위임을 받은 법시행령 제8조 에서 수입판매업자와 제조업자에 대한 수질개선부담금의 부과율을 같게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수입판매업자와 제조업자에 대하여 동일한 부과율에 의한 수질개선부담금을 부과함으로써 양자를 같게 취급하고 있음을 전제로 하여 위 법률조항 자체가 위헌이라는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가 없다.

(나)다만 원고의 주장에는, 수입판매업자와 제조업자에 대한 수질개선부담금의 부과율을 같게 규정하고 있는 법시행령 제8조 가 평등의 원칙등에 반하여 위헌이고, 따라서 이에 따라 행해진 이 사건 처분이 위헌이라는 주장도 포함되었다고 선해할 수 있는바, 아래에서는 수입판매업자와 제조업자에 대하여 수질개선부담금을 동일하게 부과하는 것이 평등의 원칙 등에 반하는지 살피기로 한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①국가환경정책의 일환으로 수질개선부담금을 부과함으로써 먹는샘물용으로 지하수가 과도하게 개발되는 것을 규제하는 한편, ② 우리 나라가 채택하고 있는 수돗물 우선정책, 즉 국가가 수돗물의 질을 개선하여 저렴하게 공급한다는 정책과 관련하여 수돗물과 대체관계에 있는 먹는샘물의 개발 및 소비를 상대적으로 억제함과 아울러 징수된 수질개선부담금으로 먹는물, 특히 수돗물의 수질개선이라는 환경정책을 재정적으로 뒷받침하고자 하는 데에 그 입법목적이 있는 것으로서, 수질개선부담금은 이러한 지하수자원의 보호 및 먹는물의 수질개선이라는 특정한 행정과제의 수행을 위하여 그 과제에 대하여 특별하고 긴밀한 관계에 있는 특정집단에 대하여만 부과된 조세외적 부담금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법 제1조 , 제2조 제1항 에 규정된 법의 목적 및 국가 등의 책무내용, 제28조 에서 먹는샘물의 제조·수입가액이 아닌 판매가액을 기준으로 부담금을 부과하고 있는 점, 제28조의2 에 규정된 수질개선부담금의 주된 용도, 그 외 '수질개선부담금'이라는 명칭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두가지 입법목적 중 후자 즉, 수돗물 우선정책과 관련하여 먹는샘물의 소비등을 억제하고 먹는물의 수질개선사업을 재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 더 주된 목적이라 할 것이다( 법시행령 제9조 가, 부담금의 부과대상을 제조·수입한 먹는샘물이 아니라 그 중에서 판매까지 한 것으로 한정하는 한편, 수출하는 먹는샘물이나 우리 나라에 주재하는 외국군대 등에 납품하는 것을 부담금의 부과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 것은, 이러한 주된 입법목적을 간접적으로 나타내 주는 것이다).

그런데 먹는샘물은 수돗물과 대체적·경쟁적 관계에 있어서 먹는샘물이 음용수로 보편화되면 그만큼 수돗물 정책이 위축될 뿐만 아니라 수돗물은 가격면에서 먹는샘물에 비하여 현저히 저렴하므로 국민의 대다수가 수돗물을 음용수로 이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돗물 우선정책이 포기되거나 제대로 실현되지 아니한다면 수돗물을 이용하는 대다수 국민의 먹는물 비용부담을 증가시키게 되고, 특히 먹는샘물을 선택할 경제적 능력이 부족한 저소득층 국민들은 질 낮은 수돗물을 마시지 아니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바, 이는 먹는샘물이 수입된 것이거나 국내에서 제조된 것이거나 상관없이 모두 해당되므로, 결국 수입판매업자와 제조업자는 모두 국가의 수돗물 우선정책에 직접적이고도 상반되는 이해관계를 가지면서 그에 특별한 위험을 야기하는 집단으로서 수질개선부담금을 지울 수 있을 만한 특별한 관계에 있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비록 지하수자원의 보호라는 측면에서는 수입판매업자가 제조업자와 달리 수질개선부담금을 부과할 필요성이 적다 하더라도, 이 사건 법률조항의 주된 목적인 먹는샘물의 소비 등을 억제하고 먹는물의 수질개선사업을 재정적으로 뒷받침한다는 측면에서는, 수입판매업자나 제조업자가 국가의 수돗물 우선정책에 특별한 위험을 야기하는 정도에 차이가 없으므로(오히려, 제조업자에 의하여 국내에서 제조·판매된 먹는샘물보다 수입판매업자에 의하여 수입·판매된 먹는샘물이 음용수로 보편화 될 경우 그것이 국가의 먹는물 정책에 끼칠 위험이 더 크다.), 입법자나 행정청으로서는 양자에게 동일한 부과율의 수질개선부담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이것이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거나 수입판매업자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수입판매업자와 제조업자에 대한 수질개선부담금의 부과율을 같게 규정하고 있는 법시행령 제8조 및 그에 따라 행해진 이 사건 처분이 평등의 원칙등에 반한다는 원고의 주장도 이유가 없다.

(2)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반하여 국민의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침해하는지 여부

(가)이 사건 법률조항은 수질개선부담금의 부과를 통해 수입판매업자들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재산권에 제한을 가하고 있으므로, 그 제한은 헌법 제37조 제2항 에 따라 과잉금지의 원칙(비례성의 원칙)에 부합하여야 한다. 즉, 이 사건 법률조항이 수입판매업자에게 수질개선부담금을 부과함으로써 달성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이 헌법 및 법률의 체제상 정당하고 합리적이어야 하고(목적의 정당성), 그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입법자가 선택한 부과방법이 효과적이고 적절하여야 하며(방법의 적절성), 수질개선부담금의 부과에 의하여 수입판매업자의 직업선택의 자유 등에 미치는 제약은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치도록 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피해의 최소성), 수질개선부담금의 부과를 통하여 실현되는 공익과 그로 인하여 침해되는 사익을 비교 형량할 때 실현되는 공익이 더 커야 한다(법익의 균형성).

(나)이 사건 법률조항의 주된 목적이 국가의 수돗물 우선정책과 관련하여 먹는샘물의 소비 등을 억제하고 먹는물의 수질개선이라는 환경정책을 재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런데 헌법 제35조 제1항 은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와 국민은 환경보전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국민의 환경권을 보장함과 아울러 국가와 국민에게 환경보전을 위하여 노력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는바, 이는 환경정책에 관한 국가적 규제와 조정을 뒷받침하는 헌법적 근거가 되므로, 국가는 환경정책의 실현을 위한 재원마련 등을 위한 수단으로 수질개선부담금과 같은 부담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또 우리 나라의 자연환경, 수자원의 현황, 국민의 소득수준 등의 여러 요소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위와 같이 수돗물 우선정책을 선택한 국가의 판단이 명백히 자의적이거나 불합리하다고 보이지 않는다면 원칙적으로 존중되어야 할 것이므로,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이 수질환경개선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은 그 목적에 있어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할 수 있다.

나아가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이 선택한 방법 즉, 수입판매업자에게도 판매가액을 기준으로 수질환경개선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이 과연 적정한 것인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수입판매업자와 제조업자는 모두 국가의 수돗물 우선정책에 직접적이고도 상반되는 이해관계를 가지면서 그에 특별한 위험을 야기하는 집단으로서 수질개선부담금을 지울 수 있을 만한 특별한 관계에 있다고 할 것이므로, 수입판매업자에게 제조업자와 마찬가지로 수질개선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은 그 부과대상자의 선정 측면에서 적정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고, 또 수입판매업자와 제조업자가 수돗물 우선정책에 특별한 위험을 야기하는 정도는 일반적으로 각 그 판매가액에 비례한다고 보이므로, 이를 기준으로 수질개선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은 그 부과방법에 있어서도 적정하다고 할 수 있다(수입판매업자에 대해서 수입원가가 아닌 판매가액을 기준으로 수질개선부담금을 부과함으로써 수입판매업자에게 더 과중한 부담금을 부담시키게 되더라도 이는 수입판매업자가 먹는샘물을 수입함으로써 비용이 증가하여 생긴 결과일 뿐이므로, 이를 이유로 부과방법이 적정하지 못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 외, 앞서 본 수질개선부담금의 부과 목적과 방법에 비추어 볼 때, 수입판매업자에게 판매가액의 100분의 20 범위 내에서 수질개선부담금을 부과한 것이 수입판매업자의 직업선택의 자유나 재산권에 대한 불필요한 제약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라거나 그로 인하여 실현되는 공익이 침해되는 사익보다 작다고 보기도 어렵다.

(다)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이 그 목적의 정당성, 방법의 적정성, 피해의 최소성 등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반하여 국민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재산권을 제한·침해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모두 이유가 없다.

(3)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합리적인 범위를 넘어서까지 침해하는지 여부

자신이 마실 물을 선택할 자유, 수돗물 대신 먹는샘물을 음용수로 이용할 자유는 헌법 제10조 에 규정된 행복추구권의 내용을 이루고, 수입판매업자에게 부과되는 수질개선부담금은 먹는샘물 판매가격의 상승을 초래하여 결국 소비자의 부담으로 전가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그리하여 그만큼 먹는샘물을 음용수로 선택할 국민의 행복추구권에 영향을 미칠 소지가 있다.

그러나 이 사건 법률조항은 먹는샘물에 대한 국민의 선택권을 박탈하거나 봉쇄하는 것이 아니고 국민에게 먹는샘물에 대한 원칙적 선택권을 인정하는 가운데 가격전가를 통하여 먹는샘물의 소비자에게 경제적 부담을 가하는 것에 그치고 있으며, 그 부담의 정도도 먹는샘물의 선택 여부에 상당한 영향을 줄만큼 지나친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합리적인 범위를 넘어서까지 침해한다는 원고의 주장 역시 이유가 없다.

(4)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이 위헌이므로 그에 기한 이 사건 처분은 취소되어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가 없다.

3. 결 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가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한다.

판사 한강현(재판장) 정태학 김성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