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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4. 4. 30. 선고 2013다80429,80436 판결

[채무부존재확인등·구상금][공2014상,1105]

판시사항

[1]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으면서 형식상의 주채무자로서 자신의 명의를 사용하도록 한 제3자가 연대보증인에 대하여 주채무자로서 구상의무를 부담하는 경우 및 이는 물상보증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인지 여부(적극)

[2] 물상보증인이 채무를 변제하였으나 다른 사정에 의하여 채무자에 대하여 구상권이 없는 경우, 물상보증인이 채권자를 대위하여 채권자의 채권 및 담보에 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으면서 제3자가 자신의 명의를 사용하도록 한 경우에는 그가 채권자인 금융기관에 대하여 주채무자로서 책임을 지는지와 관계없이 내부관계에서는 실질상의 주채무자가 아닌 한 연대보증책임을 이행한 연대보증인에 대하여 당연히 주채무자로서의 구상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수는 없고, 연대보증인이 제3자가 실질적 주채무자라고 믿고 보증을 하였거나 보증책임을 이행하였고, 그와 같이 믿은 데에 제3자에게 귀책사유가 있어 제3자에게 책임을 부담시키는 것이 구체적으로 타당하다고 보이는 경우 등에 한하여 제3자가 연대보증인에 대하여 주채무자로서의 전액 구상의무를 부담하며, 이는 물상보증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보아야 한다.

[2] 타인의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근저당권을 설정한 물상보증인이 채무를 변제한 때에는 채무자에 대한 구상권이 있고, 물상보증인은 변제할 정당한 이익이 있으므로 변제로 당연히 채권자를 대위하여 채권자의 채권 및 그 담보에 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다만 물상보증인은 자기의 권리에 의하여 구상할 수 있는 범위에서 그와 같은 권리를 행사할 수 있으므로, 물상보증인이 채무를 변제한 때에도 다른 사정에 의하여 채무자에 대하여 구상권이 없는 경우에는 채권자를 대위하여 채권자의 채권 및 담보에 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고 해석하여야 한다.

원고(반소피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열린법률 담당변호사 우수정)

피고(반소원고), 피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바른 담당변호사 김동건 외 1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음에 있어 제3자가 자신의 명의를 사용하도록 한 경우에는 그가 채권자인 금융기관에 대하여 주채무자로서의 책임을 지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내부관계에서는 실질상의 주채무자가 아닌 한 연대보증책임을 이행한 연대보증인에 대하여 당연히 주채무자로서의 구상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수는 없고, 그 연대보증인이 제3자가 실질적 주채무자라고 믿고 보증을 하였거나 보증책임을 이행하였고, 그와 같이 믿은 데에 제3자에게 귀책사유가 있어 제3자에게 그 책임을 부담시키는 것이 구체적으로 타당하다고 보이는 경우 등에 한하여 제3자가 연대보증인에 대하여 주채무자로서의 전액 구상의무를 부담하며 ( 대법원 1999. 10. 22. 선고 98다22451 판결 , 대법원 2002. 12. 10. 선고 2002다47631 판결 등 참조), 이는 물상보증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보아야 할 것이다 ( 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7다75648 판결 참조).

한편 타인의 채무를 담보하기 위한 저당권설정자가 그 채무를 변제하거나 저당권의 실행으로 인하여 저당물의 소유권을 잃은 때에는 보증채무에 관한 규정에 의하여 채무자에 대한 구상권이 있고( 민법 제370조 , 341조 ), 이는 근저당권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보아야 한다. 또한 변제할 정당한 이익이 있는 자는 변제로 당연히 채권자를 대위하고, 그에 따라 채권자를 대위한 자는 자기의 권리에 의하여 구상할 수 있는 범위에서 채권 및 그 담보에 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민법 제481조 , 482조 ). 따라서 타인의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근저당권을 설정한 물상보증인이 그 채무를 변제한 때에는 채무자에 대한 구상권이 있고, 그 물상보증인은 변제할 정당한 이익이 있으므로 변제로 당연히 채권자를 대위하여 채권자의 채권 및 그 담보에 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다만 물상보증인은 자기의 권리에 의하여 구상할 수 있는 범위에서 그와 같은 권리를 행사할 수 있으므로, 물상보증인이 채무를 변제한 때에도 다른 사정에 의하여 채무자에 대하여 구상권이 없는 경우에는 채권자를 대위하여 채권자의 채권 및 그 담보에 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고 해석하여야 한다.

2.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고만 한다)는 1999. 8. 중순경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고만 한다)의 어머니 소외인과 사이에 2억 원씩을 상호출자하고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대출받아 이 사건 ① 내지 ⑧ 토지 및 이 사건 ⑨ 건물을 매수하고, 이 사건 ②, ③ 토지 지상에 주유소 용도로 이 사건 부동산을 신축한 후, 이를 임대하는 사업을 공동으로 하는 내용의 동업약정(이하 ‘이 사건 동업약정’이라고 한다)을 체결하고, 이 사건 조합을 구성하였는데, 신용불량자였던 소외인은 이 사건 동업약정과 관련된 자신의 여러 법률행위를 할 때 원고의 명의를 사용하였다.

나. 피고와 소외인은 1999. 9. 10. 이 사건 ② 내지 ⑧ 토지 및 이 사건 ⑨ 건물에 관하여 피고 명의로 각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고, 1999. 10. 21. 이 사건 ① 토지에 관하여 원고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다. 이 사건 부동산이 신축되자, 피고와 소외인은 원고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명의신탁하기로 하고 2001. 3. 17.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원고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다.

라. 원고 명의로 2001. 3. 17. 주식회사 국민은행(이하 ‘국민은행’이라고 한다)으로부터 7억 원이 대출되면서 그 대출금채무(이하 ‘이 사건 대출금채무’라고 한다)를 담보하기 위하여, 같은 날 국민은행에게 원고 명의로 등기되어 있던 이 사건 부동산 및 피고 명의로 등기되어 있던 이 사건 ② 내지 ⑥, ⑧ 토지 및 이 사건 ⑨ 건물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9억 1천만 원, 근저당권자 국민은행, 채무자 원고로 된 이 사건 공동근저당권이 설정되었다.

마. 이 사건 대출금 중 상당 부분은 이 사건 조합의 사업을 위해 사용되었고, 원고가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은 없다.

바. 이 사건 대출금에 관한 원리금의 상환이 지체되자, 국민은행은 2003. 11.경 이 사건 부동산, 이 사건 ② 내지 ⑥, ⑧ 토지 및 이 사건 ⑨ 건물에 관하여 임의경매를 신청하여 경매가 진행되었다.

사. 피고는 2004. 5. 28. 국민은행에 이 사건 대출금채무의 원리금 827,682,621원을 전부 변제하고, 2004. 5. 31. 위 경매를 취하받았다.

3.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위 사실관계를 통하여 알 수 있는 이 사건 대출의 실행경위, 그 대출금의 사용처 등을 고려하면, 피고와 소외인, 또는 적어도 소외인이 원고로부터 명의를 차용하여 이 사건 대출을 받았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원고가 채권자인 국민은행에 대하여 채무자로서의 책임을 지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내부관계에서는 물상보증인으로 이 사건 대출금채무를 변제한 피고에 대하여 당연히 채무자로서의 구상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수는 없고, 피고가, 원고가 실질적 채무자라고 믿고 물상보증을 하였거나 변제를 하였고, 그와 같이 믿은 데에 원고에게 귀책사유가 있어 원고에게 그 책임을 부담시키는 것이 구체적으로 타당하다고 보이는 경우 등에 한하여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채무자로서의 전액 구상의무를 부담한다고 보아야 한다. 나아가 그에 관한 심리 결과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채무자로서의 구상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면, 피고가 물상보증인으로 이 사건 대출금채무를 변제하였다고 하더라도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민은행을 대위하여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대출금채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러한 법리에 따라 원고가 구상의무를 부담하는지에 관하여 충분히 심리·판단하지 아니한 채, 원고가 전액 구상의무를 부담함을 전제로 물상보증인의 지위에서 이 사건 대출금채무를 변제한 피고는 국민은행이 원고에 대하여 가지고 있던 이 사건 대출금채권을 취득하고 변제자대위의 법리에 따라 원고에게 위와 같이 취득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제3자 명의를 빌려서 한 대출에 있어서 물상보증인의 구상권 및 변제자대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창수(재판장) 고영한 김창석(주심) 조희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