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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3도16404 판결

[통신비밀보호법위반][미간행]

판시사항

3인 간의 대화에서 그중 한 사람이 그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는 행위 및 그 내용을 공개하거나 누설하는 행위가 통신비밀보호법 제16조 제1항 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 은 법률이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고, 제16조 제1항 제3조 의 규정에 위반하여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한 자( 제1호 )와 제1호 에 의하여 지득한 대화의 내용을 공개하거나 누설한 자( 제2호 )를 처벌하고 있다. 이와 같이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대화에 원래부터 참여하지 않는 제3자가 그 대화를 하는 타인들 간의 발언을 녹음 또는 청취해서는 아니 된다는 취지이다. 따라서 3인 간의 대화에서 그중 한 사람이 그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는 경우에 다른 두 사람의 발언은 그 녹음자 또는 청취자에 대한 관계에서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 에서 정한 ‘타인 간의 대화’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이러한 녹음 또는 청취하는 행위 및 그 내용을 공개하거나 누설하는 행위가 통신비밀보호법 제16조 제1항 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 대법원 2006. 10. 12. 선고 2006도4981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① 피고인이 이 사건 당시 대화의 주체로서 피해자들과 대화를 나누었다기보다는 인터넷 방송을 위한 목적으로 피해자들에게 질문을 하는 등 피해자들의 대화를 유도하였고, ② 방송시간 대부분을 차지한 것은 피해자들의 이야기이고, 피고인의 말이 방송된 분량은 극히 적었으며, ③ 대화의 주제가 피해자들의 결혼 문제이고, 피고인에 관한 이야기나 피고인과 공통된 주제에 관한 이야기는 전혀 없었던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이 방송한 것은 통신비밀보호법상 ‘타인 간의 대화’에 해당한다고 보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의하더라도, 택시 운전기사인 피고인이 자신의 택시에 승차한 피해자들에게 질문하여 피해자들의 지속적인 답변을 유도하는 등의 방법으로 피해자들과의 대화를 이어나가면서 그 대화 내용을 공개하였다는 것인데, 피고인이 피해자들 사이의 대화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었다는 사정을 찾아볼 수 없고, 기록에 의하면 피해자들이 피고인의 질문에 응하여 답변하면서 자신들의 신상에 관련된 내용을 적극적으로 이야기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위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 역시 피해자들과 함께 3인 사이에 이루어진 대화의 한 당사자로 보일 뿐 그 대화에 참여하지 않은 제3자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고, 피고인이 주로 질문을 하면서 듣는 등으로 그 발언 분량이 적었다거나 대화의 주제가 피해자들과 관련된 내용이고 피고인이 대화 내용을 공개할 의도가 있었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따라서 피해자들의 발언은 피고인에 대한 관계에서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 에서 정한 ‘타인 간의 대화’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이 피해자들 몰래 피해자들의 대화를 소형 촬영기와 무선통신장치를 이용하여 실시간으로 중계하는 방식으로 인터넷을 통하여 불특정 다수의 시청자에게 공개하였다고 하더라도, 피해자들에 대하여 초상권 등의 부당한 침해로 인한 민사상의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는 있을지언정, 이를 두고 피고인이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 에 위반하여 지득한 타인 간의 대화 내용을 공개한 것으로서 통신비밀보호법 16조 제1항 제2호 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4.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위에서 본 이유만으로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 에서 정한 보호대상인 ‘타인 간의 대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5.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영철(재판장) 이상훈 김용덕(주심) 김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