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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9. 7. 25. 선고 2017두65708 판결

[시정명령등취소][미간행]

판시사항

[1] 하나의 공사에 공구별로 입찰이 실시되는 경우에 사전에 공구별 낙찰예정자를 선정함으로써 상품이나 용역의 거래 등을 제한하는 행위를 할 것을 합의하는 공구배분 합의에 가담한 사업자가 합의에 참여한 다른 사업자가 배분받기로 한 공구입찰에 형식적으로 참가하는 들러리 합의를 한 경우, 들러리 합의가 공구배분 합의와는 별개로 독립된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및 그에 대하여 별개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2] 갑 주식회사 등 13개사가 LNG 저장탱크 건설공사 입찰에 참여하면서 사전에 각 공사별로 낙찰자와 투찰률을 정하고, 낙찰자를 정하면서 해당 공사를 낙찰받은 건설사가 낙찰 컨소시엄에 포함된 다른 건설사들과 공사물량을 배분하기로 합의하고, 사전에 정한 투찰률로 입찰에 참여한 행위에 대하여, 공정거래위원회가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19조 제1항 제3호 , 제8호 에서 정한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한다며 과징금을 부과하기 위해 과징금을 산정하면서, 구 과징금부과 세부기준 등에 관한 고시 Ⅳ. 1. 다. (1). (마). 2)항에서 정한 ‘들러리 사업자에 대하여는 그 수가 5 이상인 경우에는 N분의 (N-2) 범위 내에서 산정기준을 감액할 수 있고, N은 들러리 사업자의 수를 말한다’는 규정에 따라 N을 공동수급체의 수로 보고 부과과징금을 결정한 사안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위 고시의 N을 공동수급체의 수로 판단한 것에 재량권의 일탈·남용이 없다고 한 사례

[3] 부과과징금 결정단계의 조정사유별 감경률 적용방식에 관하여 공정거래위원회가 마련한 기준을 적용한 과징금 부과처분이 위법한지 여부(원칙적 소극) 및 그 부과처분이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위법하게 되는 경우

[4] 부당한 공동행위의 사실을 자진신고한 자나 증거제공 등의 방법으로 조사에 협조한 자로서 감면대상에 해당하는지 및 감면순위에 대한 판단 기준 / 사업자들의 일련의 합의를 전체적으로 하나의 부당한 공동행위로 볼 수 있는 경우, 부당한 공동행위의 참여사업자들 가운데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35조 제1항 의 1순위 자진신고자 또는 1순위 조사협조자 감면요건에 해당하는 사업자

참조조문
원고, 상고인

주식회사 한화건설

피고, 피상고인

공정거래위원회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누리 담당변호사 서정 외 1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과징금 부과처분의 위법 여부

가. 적용 법조가 잘못되었는지 여부

(1)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이라고 한다) 제19조 제1항 은, 사업자는 계약·협정·결의 기타 어떠한 방법으로도 다른 사업자와 공동으로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할 것을 합의(이하 ‘부당한 공동행위’라고 한다)하거나 다른 사업자로 하여금 이를 행하도록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면서, 금지되는 행위유형으로 제3호 에서 ‘상품의 생산·출고·수송 또는 거래의 제한이나 용역의 거래를 제한하는 행위’, 제8호 에서 ‘입찰 또는 경매에 있어 낙찰자, 경락자, 투찰가격, 낙찰가격 또는 경락가격,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결정하는 행위’를 각 규정하고 있다.

하나의 공사에 관하여 공구별로 입찰이 실시되는 경우에 사전에 공구별 낙찰예정자를 선정함으로써 상품이나 용역의 거래 등을 제한하는 행위를 할 것을 합의(이하 ‘공구배분 합의’라고 한다)한 경우에는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제3호 에서 정하는 공동행위가 성립하는 외에 같은 항 제8호 에서 정하는 공동행위 역시 함께 성립한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공구배분 합의에 따라 특정 공구의 낙찰예정자로 선정되었다고 하더라도, 해당 공구에서 경쟁입찰의 외형을 만들어 유찰을 방지하는 한편 실질적인 경쟁 없이 1개 업체만이 입찰에 참가하여 낙찰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발생시키기 위해서는 다른 사업자가 형식적으로 입찰에 참여할 필요가 있으므로 이를 위한 별도의 참가 합의(이하 ‘들러리 합의’라고 한다)는 독자적인 경쟁제한성 및 고유한 위법성이 있다 .

위와 같은 사정들과 앞에서 본 부당한 공동행위의 유형 및 이에 대한 과징금 부과 근거에 관한 관계 규정의 형식, 내용, 체계 등을 종합하여 보면, 공구배분 합의에 가담한 사업자가 합의에 참여한 다른 사업자가 배분받기로 한 공구입찰에 형식적으로 참가하기로 하는 들러리 합의를 한 경우, 그 들러리 합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구배분 합의와는 별개로 독립된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하고, 그에 대하여 별개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 대법원 2017. 4. 26. 선고 2016두32688 판결 참조).

(2) 원심은, 이 사건 공동행위는 경쟁을 통해 낙찰금액이 낮아지는 것을 막기 위하여 공구별로 낙찰자를 배분하고 투찰률을 미리 정한 행위이므로,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제3호 제8호 가 모두 적용되고, 그와 다른 피고의 행정 관행이 성립되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3)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앞에서 본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거기에 부당한 공동행위에 관한 적용 법조, 행정의 자기구속 원칙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나. 들러리로 참여한 공구의 과징금 기본 산정기준 등의 위법 여부

(1) 공정거래법 제6조 , 제22조 등의 규정을 종합해 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공정거래법 위반행위에 대하여 과징금을 부과할 것인지 여부와 만일 과징금을 부과할 경우 공정거래법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하 ‘공정거래법 시행령’이라고 한다)이 정하고 있는 일정한 범위 안에서 과징금의 액수를 구체적으로 얼마로 정할 것인지에 관하여 재량을 가지고 있다. 다만 이러한 재량을 행사하면서 과징금 부과의 기초가 되는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비례·평등원칙에 반하는 등의 사유가 있다면 이는 재량권의 일탈·남용으로서 위법하다( 대법원 2011. 9. 8. 선고 2009두15005 판결 등 참조).

(2)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9조 제1항 , 제61조 제1항 [별표 2] 2. 가. 3). 가)항의 문언과 내용에 의하면, ‘입찰담합 및 이와 유사한 행위’에 대하여는 ‘계약금액’에 100분의 10을 곱한 금액이 과징금의 상한이 될 뿐만 아니라, 위 ‘계약금액’은 과징금의 기본 산정기준이 된다고 보아야 한다( 대법원 2017. 4. 27. 선고 2016두33360 판결 등 참조).

한편 2015. 10. 7. 개정된 구 ‘과징금부과 세부기준 등에 관한 고시’(2016. 12. 30. 공정거래위원회 고시 제2016-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과징금 고시’라 한다) Ⅳ. 1. 다. (1). (마). 2)항은 ‘들러리 사업자에 대하여는 그 수가 5 이상인 경우에는 N분의 (N-2) 범위 내에서 산정기준을 감액할 수 있고, N은 들러리 사업자의 수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과징금 고시 관련 규정은 위와 같은 형식과 내용에 비추어, 과징금 산정과 그 부과에 관한 재량권 행사의 기준으로 마련된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 즉 재량준칙이고, 이러한 과징금 산정과 부과에 관한 기준을 정하는 것은 행정청의 재량에 속하므로 그 기준이 헌법 또는 법률에 합치되지 않거나 객관적으로 합리적이라고 볼 수 없어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지 않는 이상 행정청의 의사는 가능한 한 존중되어야 한다. 이러한 재량준칙은 일반적으로 행정조직 내부에서만 효력을 가질 뿐 대외적인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므로 행정처분이 이를 위반하였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곧바로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 재량준칙이 정한 바에 따라 되풀이 시행되어 행정 관행이 이루어지게 되면 평등원칙이나 신뢰보호의 원칙에 따라 행정기관은 상대방에 대한 관계에서 그 규칙에 따라야 할 자기구속을 받게 되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에 반하는 처분은 평등원칙이나 신뢰보호의 원칙에 어긋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 된다( 대법원 2013. 11. 14. 선고 2011두28783 판결 등 참조).

(3) 원심은, 피고가 입찰담합인 이 사건 공동행위의 과징금 기본 산정기준에 원고가 들러리로 참여한 공구의 계약금액을 포함시킨 조치는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나아가 원심은, 하나의 공동수급체 내에서는 상호 경쟁이 발생할 소지가 없는 데다가 입찰 실무에서 공동수급체는 하나의 경쟁주체인 사업자로 산정되는 점, 들러리 참여자들에 대한 과징금 산정기준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려는 과징금 고시의 개정 취지 등을 고려하여 피고가 과징금 고시의 N을 공동수급체의 수로 판단한 것에 합리적인 근거가 없다거나 재량권의 일탈·남용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4)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앞에서 본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거기에 과징금 기본 산정기준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다. 부과기준율 적용의 위법 여부

(1) 원심은, 이 사건 공동행위는 공공발주공사 입찰에 참여한 사업자들이 공구별 낙찰자를 미리 정하고 들러리 합의를 한 입찰담합 행위로서 경쟁제한효과가 뚜렷한 점, 원고가 기존의 합의 내용을 모두 인지한 채 이 사건 공동행위에 가담하여 이 사건 공동행위를 보다 공고하게 하였으므로 뒤늦게 가담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위반행위의 정도가 가볍다고 보기 어려운 점, 원고가 취득한 이익의 규모가 과징금에 충분히 반영되었던 점 등을 고려하여, 원고에게 7%의 부과기준율을 적용한 피고의 조치에 비례·평등원칙 위배 등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2)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부과기준율 산정에서의 재량권 일탈·남용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라. 법 위반 횟수 가중의 위법 여부

(1) 공정거래법 제55조의3 제1항 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위반행위의 기간 및 횟수’( 제2호 ) 등을 참작하여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공정거래법 제55조의3 제5항 의 위임에 따른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61조 제1항 [별표 2] 2. 나.항은 위반행위의 기간 및 횟수를 고려하여 산정기준의 100분의 50의 범위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정하여 고시하는 기준에 따라 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근거한 구 ‘과징금 부과 세부기준 등에 관한 고시’(2012. 8. 20. 공정거래위원회 고시 제2012-25호로 개정된 것) III. 1. 라.항은 “위반사업자가 과거 3년간(신고사건의 경우에는 신고접수일을, 직권조사 사건의 경우에는 직권조사계획 발표일 또는 조사공문 발송일을 기준으로 하되 조사계획 발표일과 조사공문 발송일이 다를 경우에는 뒤의 일자를 기준으로 한다. 이하 같다) 3회 이상 법 위반으로 조치(경고 이상을 포함하되 과태료 부과는 제외한다)를 받고 벌점 누산점수가 5점 이상인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과징금을 부과한다.”라고 규정하여, ‘법 위반 횟수 가중을 위한 기준일’을 신고접수일, 조사공문 발송일 등으로 특정하고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공정거래위원회의 법 위반행위자에 대한 과징금 부과처분은 재량행위이고, 위반행위자의 과거 위반행위 전력을 과징금 액수에 반영할지 여부, 반영할 경우 어느 범위에서 어느 정도 반영할지 여부는 모두 공정거래위원회의 재량에 속한다. 따라서 공정거래위원회가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적용한 위반행위 전력을 고려하는 기준이 관계 법령에 위배되지 않고 불합리하거나 자의적이지 않으며, 나아가 그러한 기준을 적용한 과징금 부과처분에 과징금 부과의 기초가 되는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비례·평등원칙에 위배되는 등의 사유가 없다면, 그 과징금 부과처분에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2) 원심은, 피고가 입찰에 참여한 다른 사업자들에 대한 현장조사와 입찰현황 및 증거자료 분석을 통하여 비로소 원고에 대한 혐의를 포착한 후 2015. 6. 4.경 원고에게 자료제출명령 공문을 발송한 사정 등을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2015. 6. 4.경을 ‘법 위반 횟수 가중을 위한 기준일’로 정한 피고의 조치에 재량권 일탈·남용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3)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앞에서 본 법리에 기초한 것으로서,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법 위반 횟수 가중을 위한 기준일’의 해석·적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마. 부과과징금 산정방식의 위법 여부

(1)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61조 제1항 , [별표 2] 2. 라. 1)항은 “위반사업자의 현실적 부담능력이나 그 위반행위가 시장에 미치는 효과, 그 밖에 시장 또는 경제여건 및 법 제55조의3 제1항 제3호 에 따른 위반행위로 인해 취득한 이익의 규모 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여 과중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2차 조정된 산정기준의 100분의 50의 범위에서 감액하여 부과과징금으로 정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61조 제1항 , 제3항 및 [별표 2]에 근거한 과징금 고시 Ⅳ. 4. 가.항은 “2차 조정된 산정기준이 위반사업자의 특수한 재정적 사정 또는 시장·경제 여건을 반영한 현실적 부담능력, 당해 위반행위가 시장에 미치는 효과 및 위반행위로 인해 취득한 이익의 규모에 비하여 과중한 경우 공정거래위원회는 그 이유를 의결서에 명시하고 2차 조정된 산정기준을 다음과 같이 조정하여 부과과징금을 결정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면서, (1)항은 ‘현실적 부담능력에 따른 조정사유 및 감경률 등 조정기준’, (2)항은 ‘당해 위반행위가 시장에 미치는 효과, 위반행위로 인해 취득한 이익의 규모 등에 따른 조정사유 및 감경률 등 조정기준’을 규정하고 있다.

(2) 그런데 과징금 고시 Ⅳ. 4. 가. (1), (2)항은 2차 조정을 거쳐 부과과징금을 산정할 때 2차 조정된 산정기준의 조정사유와 감경률 등 조정기준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을 뿐, 부과과징금 산정 단계에서 각 조정사유에 따른 감경률을 전부 합산하여 적용하여야 하는지, 일부 감경률을 단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지 않다. 이는 과징금의 제재적 효과 실현, 합리적인 감경률의 적용, 감경률의 남용 방지 필요성 등 과징금제도와 감경제도의 입법 취지 및 공익 목적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는 사항이고, 관계 법령과 과징금 고시의 관련 규정의 문언에서 곧바로 일의적인 기준이 도출되지는 않는다 .

이러한 사정에 더하여, 감경 여부 및 감경률 등을 정하는 것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재량에 속하고 또한 공정거래위원회가 이에 관한 내부 사무처리준칙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에 대하여도 재량을 갖고 있는 점을 아울러 참작하면, 부과과징금 결정단계의 조정사유별 감경률 적용방식에 관하여 구체적인 규정이 없는 상태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과징금 부과처분을 하면서 적용한 기준이 과징금제도와 감경제도의 입법 취지에 반하지 아니하고 불합리하거나 자의적이지 아니하며, 나아가 그러한 기준을 적용한 과징금 부과처분에 과징금 부과의 기초가 되는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비례·평등원칙에 위배되는 등의 사유가 없다면, 그 과징금 부과처분에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

(3) 원심은, 피고가 부과과징금 결정단계에서 전체적으로 적용되어야 할 감경률을 우선 적용하여 ‘잠정 부과과징금’을 산출한 다음, 이에 부당한 공동행위에 따른 입찰 참여 형태별로 구별하여 취득한 이익의 규모를 반영한 감경률을 적용하였는데, 이러한 피고의 감경률 적용방식이 자의적이라거나 그 방식에 있어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잘못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이와 다른 행정 관행의 존재를 인정하기도 어렵다는 이유 등으로, 이 사건 처분이 행정의 자기구속 원칙(평등원칙), 비례원칙 등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4)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앞에서 본 법리에 기초한 것으로서,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행정의 자기구속 원칙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다.

2. 감면신청 기각처분의 위법 여부

가.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16. 3. 29. 법률 제1413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2조의2 는 부당한 공동행위의 사실을 자진신고한 자(이하 ‘자진신고자’라 한다)나 증거제공 등의 방법으로 조사에 협조한 자(이하 ‘조사협조자’라 한다)에 대하여 시정조치 또는 과징금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제3항 에서 그 감경 또는 면제되는 자의 범위와 감경 또는 면제의 기준·정도 등에 관한 세부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현행법은 제4항 에서 위 제3항 의 내용을 동일하게 규정하고 있다). 자진신고자나 조사협조자(이하 ‘자진신고자 등’이라 한다)에 대한 감경 또는 면제의 기준을 정하고 있는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35조 제1항 제1호 내지 제3호 (2016. 9. 29. 대통령령 제27529호로 개정되었는데, 제35조 는 자구가 바뀌었을 뿐이고 내용은 동일하다)는 자진신고자와 조사협조자를 각 1순위와 2순위로 나누어 그 각 해당요건 및 감면의 정도를 달리 정하고 있다.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35조 제1항 제1호 제2호 는, 1순위 자진신고자 또는 1순위 조사협조자가 되기 위한 요건으로 ‘① 부당한 공동행위임을 입증하는 데 필요한 증거를 단독으로 제공한 최초의 자일 것, ② 공정거래위원회가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지 못하였거나 부당한 공동행위임을 입증하는 데 필요한 증거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자진신고하거나 조사에 협조하였을 것, ③ 부당한 공동행위와 관련된 사실을 모두 진술하고, 관련 자료를 제출하는 등 조사가 끝날 때까지 성실하게 협조하였을 것, ④ 그 부당한 공동행위를 중단하였을 것’ 등을 정하고 있다.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35조 제1항 제3호 는 2순위 자진신고자 또는 조사협조자가 되기 위한 요건으로 ‘① 부당한 공동행위임을 입증하는 데 필요한 증거를 단독으로 제공한 두 번째의 자일 것, ② 부당한 공동행위와 관련된 사실을 모두 진술하고, 관련 자료를 제출하는 등 조사가 끝날 때까지 성실하게 협조하였을 것, ③ 그 부당한 공동행위를 중단하였을 것’ 등을 정하고 있다.

자진신고자 등 감면제도의 취지와 목적이 부당한 공동행위에 참여한 사업자가 자발적으로 부당한 공동행위 사실을 신고하거나 조사에 협조하여 증거자료를 제공한 것에 대한 혜택을 부여함으로써 참여사업자들 간의 신뢰를 약화시켜 부당한 공동행위를 중지 내지 예방하고자 함에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자진신고자 등으로서 감면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감면순위에 대한 판단을 함에 있어서는 해당 사업자가 부당한 공동행위의 적발가능성에 기여한 정도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 대법원 2011. 9. 8. 선고 2009두15005 판결 참조). 한편 사업자들의 일련의 합의를 전체적으로 하나의 부당한 공동행위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부당한 공동행위의 참여사업자들 가운데 부당한 공동행위임을 입증하는 데 필요한 증거를 최초로 제공한 참여사업자만이 그 참여 시기와 관계없이 부당한 공동행위 전체에 대하여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35조 제1항 의 1순위 자진신고자( 제1호 ) 또는 1순위 조사협조자( 제2호 ) 감면요건에 해당한다 ( 대법원 2011. 6. 30. 선고 2010두28915 판결 참조).

나. 원심은, 이 사건 공동행위는 전체적으로 하나의 부당한 공동행위로서 자진신고자 등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공동행위 전체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는 전제하에, 원고가 네 번째로 감면신청을 하였던 점, 두산중공업 주식회사 등이 이 사건 공동행위의 1순위 내지 2순위 자진신고자 등 감면요건을 구비하였다고 본 피고의 조치가 위법하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이유로, 원고에게 2순위 조사협조자의 지위를 인정하지 아니한 감면신청 기각처분에 위법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앞에서 본 법리에 기초한 것으로서, 거기에 자진신고자 감면 요건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철상(재판장) 박상옥 노정희 김상환(주심)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17.9.15.선고 2016누75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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