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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3. 10. 24. 선고 2003도4417 판결

[준강도][공2003.12.1.(191),2285]

판시사항

[1] 준강도의 주체로서 절도의 의미 및 야간주거침입절도죄의 실행의 착수시기

[2] 주거침입죄의 실행의 착수시기

[3] 야간에 아파트에 침입하여 물건을 훔칠 의도하에 아파트의 베란다 철제난간까지 올라가 유리창문을 열려고 시도하였다면 야간주거침입절도죄의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준강도의 주체는 절도 즉 절도범인으로, 절도의 실행에 착수한 이상 미수이거나 기수이거나 불문하고, 야간에 타인의 재물을 절취할 목적으로 사람의 주거에 침입한 경우에는 주거에 침입한 단계에서 이미 형법 제330조 에서 규정한 야간주거침입절도죄라는 범죄행위의 실행에 착수한 것이라고 보아야 하며, 주거침입죄의 경우 주거침입의 범의로써 예컨대, 주거로 들어가는 문의 시정장치를 부수거나 문을 여는 등 침입을 위한 구체적 행위를 시작하였다면 주거침입죄의 실행의 착수는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2] 주거침입죄의 실행의 착수는 주거자, 관리자, 점유자 등의 의사에 반하여 주거나 관리하는 건조물 등에 들어가는 행위 즉, 구성요건의 일부를 실현하는 행위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고, 범죄구성요건의 실현에 이르는 현실적 위험성을 포함하는 행위를 개시하는 것으로 족하다.

[3] 야간에 아파트에 침입하여 물건을 훔칠 의도하에 아파트의 베란다 철제난간까지 올라가 유리창문을 열려고 시도하였다면 야간주거침입절도죄의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한 사례.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검사

변호사

변호사 김형철

주문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을 파기하고, 위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의 판단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 중 준강도의 점에 관한 부분은 "피고인은 2003. 3. 2. 19:45경 부천시 원미구 상동 445 소재 꿈동산 신안아파트 1909동 뒤편에 이르러 금품을 절취할 목적으로 난간을 잡고 1909동 202호 뒤쪽 베란다로 올라가 미리 준비한 소형손전등을 창문에 비추면서 내부를 살피던 중, 때마침 위 아파트에 근무하는 경비원인 피해자 김규정(58세)에게 발각되어 그 곳 베란다에서 뛰어내려 도주하다가 체포를 면탈할 목적으로 미리 소지하고 있던 드라이버를 위 피해자의 얼굴에 들이대면서 "너 잡지마, 잡으면 죽여"라고 말하여 이에 불응하면 위 피해자의 신체 등에 어떠한 위해를 가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피해자를 협박한 것이다."라고 함에 있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이 위 신안아파트 1909동의 1층 베란다 난간을 이용하여 2층 202호 베란다 난간을 잡고 미리 준비한 소형손전등을 202호 창문에 비추면서 창문이 잠겨져 있는지를 살피던 중 위 신안아파트 경비원 김규정에게 발각되었을 뿐(피고인이 손으로 난간을 잡고 202호 뒤쪽 베란다로 이미 올라갔다는 공소사실 부분은 이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이므로, 이러한 피고인의 행위만으로는 야간주거침입절도죄의 예비단계에 불과할 뿐, 나아가 피고인이 위 202호 주거에 침입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위를 시작하여 야간주거침입절도죄의 실행에 착수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여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의 결론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이, 피고인이 위 아파트 202호 뒤쪽 베란다로 이미 올라갔다고 인정할 수 없고, 또 그 당시 야간주거침입절도죄의 실행에 착수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한 부분은 이를 수긍할 수 없다.

준강도의 주체는 절도 즉 절도범인으로, 절도의 실행에 착수한 이상 미수이거나 기수이거나 불문하고 ( 대법원 1973. 11. 13. 선고 73도1553 전원합의체 판결 , 대법원 1990. 2. 27. 선고 89도2532 판결 등 참조), 야간에 타인의 재물을 절취할 목적으로 사람의 주거에 침입한 경우에는 주거에 침입한 단계에서 이미 형법 제330조 에서 규정한 야간주거침입절도죄라는 범죄행위의 실행에 착수한 것이라고 보아야 하며 ( 대법원 1999. 4. 13. 선고 99도689 판결 등 참조), 주거침입죄의 경우 주거침입의 범의로써 예컨대, 주거로 들어가는 문의 시정장치를 부수거나 문을 여는 등 침입을 위한 구체적 행위를 시작하였다면 주거침입죄의 실행의 착수는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 대법원 1995. 9. 15. 선고 94도2561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아파트를 둘러보니 2층 집에 불이 꺼져 있어 사람이 없는 것으로 알고 그 아파트 뒤로 돌아가 1층 베란다 난간을 통해 2층 난간을 잡고 2층 집 베란다 창문이 잠겨 있는지 들고 있던 손전등으로 비춰보고 있는데 경비원이 와서 도둑이야 라고 소리쳐 그 곳에서 바로 뛰어 내린 것입니다."(수사기록 27면, 49면)라고 진술하다가 법정에서는 "불이 꺼져 있는 1층 집을 골라 물건을 훔치고 길 건너편에 있는 아파트로 가 둘러보니 불이 꺼져 있는 2층집이 있어 1층 베란다 난간 위에 올라서서 2층 난간을 잡고 베란다창문이 잠겨 있는지 손전등으로 비춰보고 있는데 도둑이야 하는 소리를 들었다."(공판기록 35면), "1층 중간까지 가서 2층 베란다 문이 잠긴 것을 손전등으로 확인하고 내려오는 중에 들켰습니다."(공판기록 143면), "손으로 2층 난간을 잡고 비춰보았습니다."(공판기록 144면)라고 진술하여 그때 그때 진술을 번복하고 있는 사실, 피고인은 2003. 3. 2. 19:30경 부천시 원미구 상동 417 소재 사랑마을 청구아파트 1618동 102호에서 미리 준비한 드라이버를 창문 틈 사이에 넣어 문고리를 젖혀 문을 열고 위 아파트에 침입하여 물건을 훔쳤고, 곧 이어서 같은 날 19:45경 인근에 있는 같은 동 445 소재 꿈동산 신안아파트 1909동 202호의 불이 꺼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위 아파트에 침입하여 물건을 훔치려고 한 사실, 위 202호 아파트의 구조(공판기록 123면)에 의하면 아파트 뒤쪽 베란다 외부에 알루미늄 샷시 유리창이 설치되어 있고, 그 외부에 높이 약 1~1.5m 정도의 철제난간이 설치되어 있었으며, 2003. 3. 2.의 일몰시각은 18:26경으로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 무렵 이미 해가 져서 주위가 어두운 상태였던 사실, 위 아파트관리인으로서 피고인을 처음 발견하였던 제1심 증인 김규정은 같은 날 19:45경 위 아파트 1909동 2라인에서 적외선 감지기센서가 작동하여 현장에 달려가 보니 피고인이 베란다 난간을 잡고 있는 것을 보고 도둑이야라고 소리를 쳤고(공판기록 59면), 그 때 피고인이 그 소리에 놀라 2층 베란다 난간에서 밑으로 뛰어내려 도망하였다(수사기록 20면)고 진술하고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정이 그와 같다면, 피고인이 위 아파트 202호의 유리창문이 잠겨 있는 경우에도 그 유리창문을 열고 위 아파트 안으로 침입하여 물건을 훔칠 의도를 가지고 있었으므로 1층 아파트 철제난간을 밟은 채 문이 잠겼는지 여부를 확인할 이유는 없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1층 아파트의 철제난간을 밟고 2층 아파트의 철제난간을 잡은 상태에서는 위 아파트의 구조상 위 202호 아파트의 유리창문이 잠겼는지 여부를 알기 위하여 손전등으로 비춰보는 것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점, 위 김규정이 피고인이 2층 베란다 난간에서 밑으로 뛰어내리는 것을 보았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위 202호 아파트의 철제난간부분까지 올라가 그 철제난간을 잡고 유리창을 열려고 시도하다가 아파트경비원에게 발각되었을 개연성이 더 많다고 할 것이다.

또, 주거침입죄의 실행의 착수는 주거자, 관리자, 점유자 등의 의사에 반하여 주거나 관리하는 건조물 등에 들어가는 행위 즉 구성요건의 일부를 실현하는 행위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고, 범죄구성요건의 실현에 이르는 현실적 위험성을 포함하는 행위를 개시하는 것으로 족하다 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이 위 202호 아파트에 침입하여 물건을 훔칠 의도하에 위 202호 아파트의 베란다 철제난간까지 올라가 유리창문을 열려고 시도하였다면 주거의 사실상의 평온을 침해할 객관적 위험성을 포함하는 구체적인 행위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위 아파트의 적외선 감지기가 어떤 경우에 작동하는지, 김규정이 적외선 감지기가 작동하는 것을 확인하고 피고인을 발견할 때까지 걸린 시간, 김규정이 피고인을 발견하였을 당시 피고인의 행위태양 등에 관하여 더 나아가 심리하지 아니한 채 피고인이 야간주거침입죄의 실행에 착수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야간주거침입죄의 실행의 착수시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을 범하였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담(재판장) 유지담 배기원(주심) 이강국

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3.7.15.선고 2003노1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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