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권말소등기][공2018상,163]
[1] 등기부취득시효에서 무과실에 관한 증명책임의 소재(=시효취득을 주장하는 자)
[2] 부동산을 처분할 권한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지 않은 매수인에게 부동산의 점유에 대한 과실이 있는지 여부(적극) 및 등기부의 기재 또는 다른 사정에 의하여 매도인의 처분권한에 대하여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거나, 매도인과 매수인의 관계 등에 비추어 매수인이 매도인에게 처분권한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였더라면 별다른 사정이 없는 한 처분권한이 없음을 쉽게 알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경우, 매도인 명의로 된 등기로 믿고 매수한 자에게 과실이 있는지 여부(적극)
[1] 등기부취득시효가 인정되려면 점유의 개시에 과실이 없어야 하는데, 무과실에 관한 증명책임은 시효취득을 주장하는 사람에게 있다.
[2] 부동산을 매수하는 사람으로서는 매도인에게 부동산을 처분할 권한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여야 하므로, 이를 조사하였더라면 매도인에게 처분권한이 없음을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조사를 하지 않고 매수하였다면 부동산의 점유에 대하여 과실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매도인이 등기부상의 소유명의자와 동일인인 경우에는 일반적으로는 등기부의 기재가 유효한 것으로 믿고 매수한 사람에게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만일 등기부의 기재 또는 다른 사정에 의하여 매도인의 처분권한에 대하여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거나, 매도인과 매수인의 관계 등에 비추어 매수인이 매도인에게 처분권한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였더라면 별다른 사정이 없는 한 그 처분권한이 없음을 쉽게 알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경우에는, 매수인이 매도인 명의로 된 등기를 믿고 매수하였다 하여 그것만으로 과실이 없다고 할 수 없다.
[1] 민법 제245조 제2항 , 민사소송법 제228조 [2] 민법 제245조 제2항
[1] 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4다13052 판결 대법원 2005. 6. 23. 선고 2005다12704 판결 대법원 2016. 8. 24. 선고 2016다220679 판결 (공2016하, 1355) [2] 대법원 1985. 7. 9. 선고 84다카1866 판결 (공1985, 1108) 대법원 1992. 6. 23. 선고 91다38266 판결 (공1992, 2239) 대법원 1997. 8. 22. 선고 97다2665 판결 (공1997하, 2795)
원고 1 외 3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동인 담당변호사 임복규 외 1인)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백 담당변호사 이진화)
원심판결 중 피고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가. 등기부취득시효가 인정되려면 점유의 개시에 과실이 없어야 하는데, 무과실에 관한 증명책임은 시효취득을 주장하는 사람에게 있다 ( 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4다13052 판결 , 대법원 2005. 6. 23. 선고 2005다12704 판결 , 대법원 2016. 8. 24. 선고 2016다220679 판결 등 참조).
나. 부동산을 매수하는 사람으로서는 매도인에게 그 부동산을 처분할 권한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여야 하므로, 이를 조사하였더라면 매도인에게 처분권한이 없음을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조사를 하지 않고 매수하였다면 그 부동산의 점유에 대하여 과실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매도인이 등기부상의 소유명의자와 동일인인 경우에는 일반적으로는 등기부의 기재가 유효한 것으로 믿고 매수한 사람에게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만일 등기부의 기재 또는 다른 사정에 의하여 매도인의 처분권한에 대하여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거나, 매도인과 매수인의 관계 등에 비추어 매수인이 매도인에게 처분권한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였더라면 별다른 사정이 없는 한 그 처분권한이 없음을 쉽게 알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경우에는, 매수인이 매도인 명의로 된 등기를 믿고 매수하였다 하여 그것만으로 과실이 없다고 할 수 없다 ( 대법원 1985. 7. 9. 선고 84다카1866 판결 , 대법원 1992. 6. 23. 선고 91다38266 판결 , 대법원 1997. 8. 22. 선고 97다2665 판결 등 참조).
2.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하였다. ① 망 소외 1(이하 ‘망인’이라 한다)의 소유이던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1992. 1. 6.(망인은 같은 날 새벽경 사망하였다) 소외 2의 명의로 ‘1991. 12. 28.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이하 ‘이 사건 제1소유권이전등기’라 한다)가 마쳐졌고, 2003. 4. 4. 피고 명의로 ‘2003. 4. 1.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이하 ‘이 사건 제2소유권이전등기’라 한다)가 마쳐졌다. ② 피고는 망인의 사망 이전부터 이 사건 각 부동산을 망인과 함께 경작하여 왔고, 이 사건 제1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1992. 1. 6.경부터 현재까지도 이 사건 각 부동산을 점유하면서 계속 농사를 짓고 있다.
나. 나아가 원심은, 위 인정 사실을 토대로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1) 이 사건 제1소유권이전등기는 소유자의 사망 이후에 이루어진 등기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인무효이고, 이에 기초하여 마쳐진 이 사건 제2소유권이전등기 역시 원인무효이다.
(2) 다만 피고는 늦어도 자신의 명의로 이 사건 제2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2003. 4. 4.부터는 소유의 의사를 가지고 선의로, 평온, 공연하게 과실 없이 이 사건 각 부동산을 점유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그로부터 10년이 경과한 2013. 4. 4.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민법 제245조 제2항 에 따른 등기부취득시효가 완성되었으므로, 이 사건 제2소유권이전등기는 실체관계에 부합하는 등기로서 유효하다.
3. 그러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을 비롯한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들은 망인의 딸들이고, 피고는 망인의 장남이다. 소외 2는 피고와 4촌의 인척관계에 있다(피고의 처가 소외 2와 이종사촌이다). 소외 2는 망인과 40년 이상의 연령 차이가 나고 망인의 자녀들과 연령이 비슷하다.
나. 망인이 1992. 1. 6. 03:00경 사망함으로써 이 사건 각 부동산은 피고를 비롯한 공동상속인들의 공유가 되었는데, 같은 날 망인의 공동상속인이 아닌 소외 2에게 이 사건 제1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졌다. 이 사건 제1소유권이전등기의 등기원인은 ‘1991. 12. 28. 매매’로 기재되어 있는데, 망인과 소외 2 사이에 그러한 매매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다. 망인이 생전에 소외 2에게 채무를 부담하였다거나, 이 사건 제1소유권이전등기가 그러한 채무의 변제 명목으로 마쳐졌다고 볼 자료 또한 없다.
다. 피고의 주거지와 소외 2의 주거지는 모두 ‘당진시 (도로명 생략)’에 있고, 그 주거지가 서로 1km 이내의 거리에 인접하고 있어, 상호 왕래가 빈번하였다.
라. 피고는 망인이 생존할 당시부터 이 사건 각 부동산을 경작해 왔고, 소외 2가 이 사건 제1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이후에도, 피고는 종전과 마찬가지로 이 사건 각 부동산을 경작하면서도 소외 2에게 차임을 지급하지 않았다. 또한 이 사건 제2소유권이전등기의 등기원인이 ‘2003. 4. 1. 매매’로 기재되어 있음에도, 피고가 소외 2에게 매매대금을 지급하였다고 볼 자료는 없다.
4. 이러한 사실 및 사정을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가 소외 2 명의로 된 이 사건 제1소유권이전등기를 신뢰하고 이 사건 각 부동산을 매수하였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피고의 점유가 과실 없는 점유라고 할 수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위에서 본 사정들에 의하면, 피고가 소외 2의 처분권한에 대하여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② 소외 2와 피고 사이의 친족관계와 거주상황 등에 비추어, 만일 피고가 이 사건 각 부동산을 소외 2로부터 매수하면서 소외 2에게 처분권한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였더라면, 별다른 사정이 없는 한 소외 2에게 처분권한이 없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5.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달리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대한 피고의 점유가 무과실의 점유라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등기부취득시효의 요건인 무과실 점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6. 한편 이 사건 제2소유권이전등기는 망인의 공동상속인 겸 이 사건 각 부동산의 공유자 중의 1인인 피고 명의로 마쳐져 있으므로, 피고의 공유지분에 관하여는 실체관계에 부합하는 등기로서 유효하다. 그러므로 또다른 공유자들인 원고들은 피고의 공유지분을 제외한 나머지 공유지분 전부에 관하여만 이 사건 제2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할 수 있다( 대법원 2006. 8. 24. 선고 2006다32200 판결 , 대법원 2015. 4. 9. 선고 2012다2408 판결 등 참조). 그런데 기록을 살펴보아도 망인의 사망 당시 그 배우자의 생존 여부 등 공동상속인의 범위를 분명히 특정할 수 있는 자료가 없으므로, 이 사건 각 부동산 중 피고의 상속지분 역시 정확하게 특정할 수가 없다. 따라서 원심이 관련 법리를 오해한 위와 같은 잘못은 피고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전부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아야 하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에 대한 부분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7.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