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강간미수
2014고합318 준강간미수
A
임은정(기소), 이영림(공판)
변호사 B(국선)
2015. 5. 26.
피고인은 무죄.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4. 12. 4. 저녁 무렵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 직원들과 회식을 한 후 직원 중 한 명인 피해자 C(여, 25세)를 집에 데려다 주게 되었는데, 피해자가 만취한 것을 보고 이를 이용하여 피해자와 성관계를 가지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2014. 12. 5. 00:02경 창원시 의창구 D에 있는 'E모텔' 608호에 피해자를 데리고 들어가 피해자의 옷을 벗기고 간음을 하려다가, 피해자가 정신을 차리고 항의하는 것에 놀라 그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2. 판 단
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 ·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항거불능 상태에 있는 피해자의 신체를 만지는 등 간음을 시도하려다 미수에 그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도 한다.
(1) 피해자는 경찰 조사에서 '3차 회식자리까지 갔는데, 3차 회식장소에서 화장실을 간 기억이 날 뿐 그 이후로 모텔에서 눈을 떴을 때까지는 기억이 전혀 없다. 모텔에서 눈을 뜨니 피고인과 피해자가 나체 상태로 한 침대에 있었기 때문에, 정황상 성폭행을 당한 것 같았다. 피고인과 잠시 대화를 나누었고, 피고인이 나가고 나서 경찰에 성폭행을 당했다고 신고를 했던 것 같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고(수사기록 제8, 9면), 이 법정에서도 대체로 같은 취지의 진술을 하였다.
(2) 실제로 피해자는 공소사실 기재 피해 일시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2014. 12. 5. 00:51경 경찰에 신고를 한 사실이 있고(수사기록 제33면), 같은 날 01:50경 술에 취한 상태로 경찰관들과 함께 경남원스톱지원센터에 도착한 다음, 같은 날 04:26경 경찰 조사를 받았다(수사기록 제16면).
(3) 피해자의 가슴을 닦은 면봉과 질 내용물에서 피고인과 일치하는 남성 디엔에 이가 검출되었다(수사기록 제73, 74면).
나. 그러나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위와 같은 사실이나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신체를 만질 당시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가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피해자는 경찰 조사 및 이 법정에서 일관되게 '모텔에서 눈을 뜨기 전, 피고인과 어떻게 해서 모텔에 오게 되었는지, 모텔방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다.
(2) 모텔에 설치된 CCTV 동영상에 의하면, 피해자가 2014. 12. 5. 00:02경 피고인과 같이 모텔 복도를 지나 모텔방으로 걸어갔는데, 1회 비틀거리기는 하였으나 그 정도가 매우 경미하였고, 대체로 정상적인 걸음걸이를 유지하였다. 또한 피해자가 걷는 도중 오른손으로 피고인의 왼쪽 팔을 살짝 잡고 있는 듯한 장면이 촬영되었을 뿐, 피고인이 피해자를 부축하여 간다거나,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의지하여 걸었다고 볼만한 장면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3) 피해자는 경찰 조사 및 이 법정에서 '모텔에 가기 전 회식자리에서 주량을 상당히 초과하는 양의 술을 마셔 만취한 상태였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으나, 위와 같이 2014. 12. 5. 00:02경 거의 정상적인 걸음을 걸을 수 있을 정도였던 피해자가 불과 50분 정도만에 항거불능상태가 되었다가 다시 회복되어 경찰에 신고를 하였다는 점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다.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 '평소 잠을 잘 때 속옷까지 모두 벗고 자는 편이다. 모텔에서 깨어났을 당시 나체 상태였는데, 평소 습관대로 스스로 옷을 벗은 것인지 피고인이 옷을 벗긴 것인지 확실히 알 수 없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는데, 이러한 진술을 감안하면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피해자의 옷을 벗겼음을 확신하기 어렵게 한다.
라.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없이 입증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오용규
판사 강건우
판사 이하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