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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8. 3. 27. 선고 97다56761 판결

[손해배상(기)][공1998.5.1.(57),1200]

판시사항

[1] 진단을 위한 검사행위를 하는 의사의 주의의무

[2] 자궁암검사 의뢰인에 대하여 후유증에 대한 아무런 설명 없이 곧바로 조직검사까지 행한 것이 불법행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1] 인간의 생명과 건강을 담당하는 의사는 그 업무의 성질에 비추어 치료에 앞서 실시하는 검사가 특히 신체의 손상을 가져올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불필요한 검사를 실시하지 아니할 주의의무가 있다.

[2] 정기검사 시기에 맞추어 자궁암검사를 의뢰하기 위하여 처음 찾아온 의뢰인에게 세포진검사와 질확대경검사를 실시하였을 뿐 아니라 조직검사로 인하여 발생할지도 모르는 후유증에 대하여 아무런 설명도 없이 조직검사까지 실시한 의사의 행위가 과잉진료 내지 설명의무 위반의 불법행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본 사례.

원고,상고인

원고

피고,피상고인

학교법인 원광학원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전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고가 청구원인으로 주장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즉, 원고는 1996. 4. 10. 피고 산하의 원광대학교의과대학 부속병원에서 자궁암검사를 받음에 있어서 원고는 간단한 세포진검사만을 의뢰하였는데도 그 병원의 산부인과 전문의사인 소외 1은 ① 원고의 동의도 없이 필요하지 않은 질확대경검사와 조직검사를 임의로 시행하면서 장시간 소파수술시 사용하는 기구로 원고의 자궁을 벌리고 출혈이 생기도록 하였고, ② 그러한 검사에 관한 충분한 설명을 원고에게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하여 원고에게 발생할 후유증을 미리 고지하지 아니하였고, ③ 검사 후의 주의사항을 고지하지 아니하여 후유증 예방조치를 다하지 아니하고 이로 인하여 위 검사 후 원고의 온몸이 시리고 기운이 없으며 다리와 허리에 통증을 느끼게 되는 등 출산 후와 같은 후유증이 발생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소외 1의 불법행위로 인한 후유증의 치료 등을 위하여 지출한 치료비와 위자료의 지급을 구한다는 것이다.

원심은 그 거시의 증거에 의하면, 원고가 1996. 4. 10. 위 병원에 찾아가 자궁암검사를 의뢰하여 위 소외 1의 상담을 받고 그로부터 자궁암 검사를 위한 질확대경검사와 조직검사를 받았으며, 그 검사 결과 원고의 자궁경부에 염증이 발견된 사실, 한편 자궁암검사시 사용되는 질확대경검사는 확대경을 사용하여 자궁경부를 5 내지 30배 정도로 관찰하는 것이고, 조직검사는 자궁 내의 병변이 의심스러운 부위의 조직의 일부를 떼어 검사하는 것으로 조직을 제거한 부위에 출혈 및 감염 등의 합병증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원고 주장과 같이 위 소외 1이 필요하지도 않은 조직검사를 하였다는 점에 부합하는 듯한 제1심 증인 정복희의 증언은 믿기 어렵고 오히려 제1심법원의 서울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자궁경부암의 확진을 위하여는 조직검사가 반드시 필요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다음으로 의사가 수술 등에 대한 환자의 승낙을 얻기 위한 설명의무는 그 후유증이나 부작용이 당해 치료행위에 전형적으로 발생하는 위험이거나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것인 경우에만 그 대상이 되는 것이므로 이 사건과 같이 단순한 자궁암검사를 위하여는 그 후유증에 대한 의사의 설명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으며, 또한 원고에게 위 검사로 말미암아 원고의 주장과 같은 후유증이 발생하였다는 점에 관하여도 제1심 증인 박용규, 정복희의 각 증언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인정과 판단은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가. 피고의 변론(기록 26쪽 이하의 96. 8. 20. 접수 준비서면)이나 원심이 채용한 제1심법원의 조회에 대한 서울대학교병원 산부인과의 회신 내용과 제1심 증인 소외 1의 증언 내용에 의하면, 자궁암검사는 세포진검사(자궁경부의 암 발생 부위에서 떨어져 나온 세포들을 현미경으로 검사하는 방법)와 질확대경검사를 병행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것이고, 자궁 내의 조직의 일부를 떼어내어 검사하는 조직검사는 자궁암이 의심되거나 수술이나 방사선치료 등을 시작하기 직전에 확진의 필요가 있는 경우에 시행하는 사실, 위 소외 1은 서울 소재 다른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세포진검사에 의한 자궁암검사를 받아 오다가 정기검사 시기에 맞추어 위 병원에 자궁암검사를 의뢰하기 위하여 처음 찾아온 원고에게 세포진검사와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질확대경검사를 실시하였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조직검사까지 실시한 사실, 위 소외 1은 위 조직검사 후에 원고에게 '출혈이 있더라도 놀라지 말라'고만 이야기 하였을 뿐 위 조직검사로 인하여 발생할지도 모르는 후유증에 대하여는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아니한 사실 등을 알아 볼 수 있다.

나. 인간의 생명과 건강을 담당하는 의사는 그 업무의 성질에 비추어 치료에 앞서 실시하는 검사가 특히 신체의 손상을 가져올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불필요한 검사를 실시하지 아니할 주의의무가 있다 고 할 것인바, 원심으로서는 우선 자궁암검사의 일반적인 방법과 순서 등에 관하여 객관적인 자료를 통하여 좀더 심리하여 봄과 아울러 위 세포진검사와 질확대경검사 결과에서 원고에게 이상이 발견되었는지의 여부 및 나아가 조직검사의 필요성이 있는지의 여부를 밝힌 다음 원고의 주장의 당부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임 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앞서 설시한 바와 같은 이유만으로 원고의 위 주장을 배척하고 만 것은 과잉진료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 할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형선(재판장) 정귀호(주심) 박준서 이용훈

심급 사건
-전주지방법원 1997.11.6.선고 97나42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