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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8. 12. 23. 선고 96다38704 판결

[토지대금등반환][공1999.2.1.(75),207]

판시사항

[1]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의 적용 대상이 되는 '약관'의 의미

[2] 지방자치단체가 택지개발사업에 의하여 조성된 택지를 여러 건설업체에게 공급하게 될 것을 예상하여 미리 그 계약의 내용을 위 지방자치단체의 운영규정에서 별지 서식의 형태로 마련하여 두고, 이 별지 서식을 기본으로 하여 작성해 둔 택지공급계약서에 의하여 다수의 건설업체들과 택지공급계약을 체결한 경우, 위 택지공급계약서가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소정의 약관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3] 위 [2]항의 지방자치단체와 건설업체 사이에 체결된 택지공급계약 중 지방자치단체에게만 일방적으로 계약해제권을 부여한 계약조항이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에 의하여 무효로 된다면 이를 유효로 하기 위하여 상대방 건설업체에게도 일방적으로 해제할 수 있는 권리가 유보되어 있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의 적용 대상이 되는 약관이라 함은 그 명칭이나 형태 또는 범위를 불문하고 계약의 일방당사자가 다수의 상대방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일정한 형식에 의하여 미리 마련한 계약의 내용이 되는 것을 말한다.

[2] 지방자치단체가 택지공영개발사업에 의하여 조성된 택지를 그 지상에 주택을 신축하여 분양하고자 하는 여러 건설업체들에게 공급하게 될 것을 예상하여 미리 그 계약의 내용을 위 지방자치단체의 택지공영개발선수금운영규정에서 별지 서식에 의한 형태로 마련하여 두고 있던 중, 위 택지개발사업으로 조성된 택지를 분양받아 주택을 신축하고자 하는 약 30개의 건설업체들과 사이에 택지공급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거의 대부분의 계약 내용은 위 운영규정에서 미리 정하여 둔 별지 서식에 따르되 일부 조항만 수정한 택지공급계약서를 미리 마련한 후 그 택지공급계약서에 의하여 택지공급계약을 체결한 경우, 지방자치단체가 택지개발사업에 참여한 약 30개의 건설업체와 사이에 택지공급계약을 체결할 것을 예정하여 위 운영규정상의 별지 서식에 따라 만든 택지공급계약서는 지방자치단체가 다수의 상대방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일정한 형식에 의하여 미리 마련한 계약의 내용이 되는 것으로서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소정의 약관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당해 건설업체와 지방자치단체 간의 위 택지공급계약은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소정의 약관에 의한 계약에 해당하여 같은 법의 적용 대상이 된다고 한 사례.

[3] 위 [2]항의 건설업체와 지방자치단체 간의 택지공급계약이 약관에 의한 계약에 해당하여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의 적용을 받게 된다고 하더라도 지방자치단체에게 일방적으로 택지공급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위 택지공급계약서의 해당 조항이 같은 법 제9조 제2호에 위반된다면 그로 인하여 위 계약조항이 무효로 될 뿐이지, 위 계약조항을 유효로 하기 위하여 지방자치단체뿐만 아니라 건설업체에게도 건설업체의 사정으로 일방적으로 택지공급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권리가 유보되어 있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고 볼 수 없다.

원고,상고인

주식회사 중앙건설 (소송대리인 변호사 임동진 외 3인)

피고,피상고인

부산광역시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옥봉)

주문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그 부분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원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1. 제1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거시 증거를 종합하여, 피고 시는 피고 시가 부산 해운대지구 신시가지 건설사업의 일환으로 시행하는 해운대지구 택지개발사업의 참여업체 중 하나로 선정된 원고 회사와 사이에 1992. 1. 10.과 같은 해 6. 10. 2회에 걸쳐 판시 토지를 공급하기로 하는 택지공급협약을 체결하였다가 원고 회사에게 공급하기로 한 택지가 확정되고 택지공급승인이 나게 되자 1993. 9. 28. 원고 회사와 사이에 그 토지에 관하여 판시 내용의 택지공급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 시는 늦어도 1992. 10.경 내지 1993년 상반기까지는 토지사용승낙서를 발급하여 주기로 약정하고서도 1993. 10. 18.에서야 토지사용승낙서를 발급하고, 당초 약속한 시기보다도 3개월 가량 늦은 1993. 9. 중순경에서야 도시설계지침서를 제공하고, 건축공사현장의 진입로 개설공사와 기반시설 조성공사를 지체하는 등 위 택지공급계약에 기한 채무를 불이행하였으므로 위 택지공급계약은 피고 시의 채무불이행으로 해제되었다는 원고 회사의 주장에 대하여, 원고 회사가 위와 같은 사정을 들어 위 택지공급계약을 해제하기 위하여는 토지사용승낙서나 도시설계지침서의 발급시기가 위 택지공급계약의 내용으로 되고 피고 시측에서 토지사용승낙서 발급시까지 건축공사현장의 진입로공사 및 기반시설 조성공사를 완비할 것이 계약상의 의무로 정하여져 있어야 할 것인데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 시에게 위 택지공급계약상의 채무불이행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를 배척하였다.

관계 증거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논지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 석명권 불행사, 심리미진, 법정해제의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2. 제2점에 대하여

관계 증거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원고 회사와 피고 시 간의 위 택지공급계약이 합의해제되었다는 원고 회사의 주장을 판시와 같은 이유로 배척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배나 합의해제의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논지 역시 이유 없다.

3. 제4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 회사와 피고 시 간의 위 택지공급계약은 택지공급계약서 제9조 제1항 제7호 또는 제8호에 의한 피고 시의 해제통고에 의하여 해제되었다는 원고 회사의 주장을 판시와 같은 이유로 배척한 다음, 거시 증거들을 종합하여 원고 회사와 피고 시 간의 위 택지공급계약은 원고 회사가 위 택지공급계약에 따른 주택건립의무를 이행할 의사가 없음을 명백히 함에 따라 택지공급계약서 제9조 제1항 제1호에 의한 피고 시의 해제통고에 의하여 해제되었다고 판시하였는바, 관계 증거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갑 제5호증의 2(택지공급계약서)의 해석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논지 역시 이유 없다.

4. 제5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거시 증거에 의하여 위 택지공급계약시 작성된 택지공급계약서 제9조 제2항은 원고 회사측의 귀책사유로 계약이 해제된 경우 피고 시는 원고 회사가 이미 납부한 매매대금의 100분의 10에 해당하는 금액 및 지연손해금 전액을 피고 시에 귀속시키고 잔여금액을 반환하되, 반환하는 금액에 대한 이자는 부담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 회사가 위 조항은 원고 회사에게 과중한 손해배상의무를 부담시키고 피고 시의 원상회복의무를 부당하게 경감하는 조항으로서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이하 약관규제법이라고 한다) 제8조, 제9조 제3호, 제4호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주장한 데 대하여, 위 택지공급계약은 해운대 신시가지 건설계획을 수행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대상사업지가 특정되어 있고, 거래 상대방도 스스로 경제적 이해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계약의 체결을 거부할 능력이 있는 건설회사이며, 대규모 공익사업을 차질 없이 수행하기 위하여는 참여업체에 대하여 어느 정도의 특별한 책임을 지울 필요가 있고 또한 계약 내용을 동일하게 정한 것은 집단적, 반복적인 거래라서 그런 것이 아니고 단지 참여업체들 사이의 형평을 고려하여 그랬던 점에 비추어 위 택지공급계약은 약관규제법의 적용을 받는 약관에 의한 법률행위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를 배척하였다.

약관규제법의 적용 대상이 되는 약관이라 함은 그 명칭이나 형태 또는 범위를 불문하고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다수의 상대방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일정한 형식에 의하여 미리 마련한 계약의 내용이 되는 것을 말한다 .

그런데 을 제10호증(부산광역시택지공영개발선수금운영규정)에 의하면, 피고 시에서는 피고 시가 시행하는 택지공영개발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하여 1990. 10. 5. 택지개발촉진법 제20조 제1항에서 규정한 선수금제도의 운영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한 부산광역시택지공영개발선수금운영규정을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는바, 위 운영규정 제8조는 피고 시는 택지개발촉진법에 의하여 피고 시가 조성한 택지를 공급받고자 하는 자와 사이에 별지 제1호 서식에 의하여 택지공급협약을 체결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위 운영규정 제15조는 공급대상토지가 확정되고 택지공급승인이 나게 되면 피고 시는 협약자와 사이에 별지 제2호 서식에 의한 택지공급계약을 체결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별지 제1호 서식은 선수금과 납부시기, 소유권이전, 협약의 해제 등 토지공급협약의 중요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고, 별지 제2호 서식 역시 대금, 소유권이전, 계약의 해지, 공과금의 부담 등 택지공급계약의 중요한 구체적 내용을 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한편 피고 시가 1992. 1. 10. 원고 회사와 사이에 위 택지공급협약을 체결하면서 작성한 택지공급협약서(갑 제1호증)는 피고 시의 위 운영규정에서 정한 별지 제1호 서식과 동일하고, 피고 시가 1993. 9. 28. 원고 회사와 사이에 위 택지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작성한 택지공급계약서(갑 제5호증의 2) 역시 위 운영규정에서 정한 별지 제2호 서식과 거의 동일한 사실을 알 수 있다(다만 이 사건 택지공급계약서에는 대금정산과 공급받는 택지 면적의 기준과 정산에 관한 2개의 조항이 추가되어 있고 위 운영규정 별지 제2호 서식에 기재되어 있는 명의변경에 관한 조항이 누락되어 있으나 그 부분은 택지공급계약의 부수적인 내용에 관한 것이고 전체적인 내용은 위 운영규정 제2호 서식과 동일하다고 보여진다.). 또한 기록에 의하면{특히 을 제12호증(인증서) 등} 피고 시는 해운대 신시가지 조성사업 이외에 여타 지역의 택지개발사업을 실시함에 있어서도 당해 사업에 참여한 건설업체와 사이에 원고 회사와 피고 시 간의 위 택지공급계약서와 동일한 내용의 택지공급계약서에 의하여 택지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있음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원심도 피고 시가 시행한 해운대지구 택지개발사업에 원고 회사를 비롯한 약 30개의 건설업체가 참여하였는데, 피고 시는 당해 건설업체들과 사이에 동일한 내용의 택지공급계약서에 의하여 택지공급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록에 의하면 피고 시가 원고 회사를 비롯한 약 30개의 건설업체들과 택지공급계약을 체결하기에 앞서 택지공급계약의 내용을 마련하면서 원고 회사를 비롯한 건설업체들과 사이에 계약 내용에 대한 합의를 거치지 아니한 채 일방적으로 그 내용을 결정하였음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실에 비추어 보면 피고 시는 위 운영규정을 제정함에 있어 피고 시가 시행하는 택지공영개발사업에 의하여 조성된 택지를 그 지상에 주택을 신축하여 분양하고자 하는 여러 건설업체들에게 공급하게 될 것을 예상하여 미리 그 계약의 내용을 별지 서식에 의한 형태로 마련하여 두고 있던 중 해운대지구 택지개발사업으로 조성된 택지를 분양받아 주택을 신축하고자 하는 원고 회사를 포함한 약 30개의 건설업체들과 사이에 택지공급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거의 대부분의 계약 내용은 위 운영규정에서 미리 정하여 둔 별지 서식에 따르되, 일부 조항만 수정한 택지공급계약서를 미리 마련한 후 그 택지공급계약서에 의하여 택지공급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 시가 해운대지구 택지개발사업에 참여한 약 30개의 건설업체와 사이에 택지공급계약을 체결할 것을 예정하여 위 운영규정상의 별지 제2호 서식에 따라 만든 택지공급계약서는 피고 시가 다수의 상대방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일정한 형식에 의하여 미리 마련한 계약의 내용이 되는 것으로서 약관규제법 소정의 약관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원고 회사와 피고 시 간의 위 택지공급계약은 약관규제법 소정의 약관에 의한 계약에 해당하여 약관규제법의 적용 대상이 된다 할 것이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원고 회사와 피고 시 간의 위 택지공급계약이 약관에 의한 계약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 회사의 위와 같은 주장을 배척하고 말았으니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는 약관규제법 소정의 약관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고, 이는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5. 제3점에 대하여

원심은 거시 증거에 의하여 원고 회사와 피고 시 간의 위 택지공급계약 당시 작성된 택지공급계약서 제9조 제1항 제7, 8호는 피고 시가 특수한 행정목적 수행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될 경우 또는 피고 시가 특별한 사유로 계약의 이행이 심히 지연되거나 곤란하다고 판단될 경우 피고 시는 일방적으로 위 택지공급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 회사가 위 규정은 피고 시에게 피고 시측의 사정으로 일방적으로 위 택지공급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것으로서 약관규제법 제9조 제2호 소정의 '사업자에게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는 해제권을 부여하거나 법률의 규정에 의한 해제권의 행사요건을 완화하여 고객에 대하여 부당하게 불이익을 줄 우려가 있는 규정'에 해당하여 무효가 되므로 위 규정을 유효하게 해석하기 위하여는 원고 회사에게도 같은 사유를 원인으로 위 택지공급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권한이 유보되어 있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고 주장한 데에 대하여, 원고 회사와 피고 시 간의 위 택지공급계약이 약관에 의한 계약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를 배척하였다.

원고 회사와 피고 시 간의 위 택지공급계약이 약관에 의한 계약에 해당하여 약관규제법의 적용 대상이 됨은 위에서 본 바이므로 원심이 원고 회사와 피고 시 간의 위 택지공급계약이 약관에 의한 계약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 회사의 위 주장을 배척한 판단한 데에는 논지가 지적하는 바와 같은 약관규제법 소정의 약관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할 것이다.

그러나 원고 회사와 피고 시 간의 위 택지공급계약이 약관에 의한 계약에 해당하여 약관규제법의 적용을 받게 된다고 하더라도 원고 회사의 주장처럼 피고 시에게 일방적으로 택지공급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위 택지공급계약서 제9조 제1항 제7, 8호가 약관규제법 제9조 제2호에 위반된다면 그로 인하여 위 계약조항이 무효로 될 뿐이지, 위 계약조항을 유효로 하기 위하여 피고 시뿐만 아니라 원고 회사에게도 원고 회사측의 사정으로 일방적으로 택지공급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권리가 유보되어 있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고 볼 수 없다 할 것이다 .

따라서 약관규제법 제9조 제2호에 의하여 원고 회사에게도 원고 회사측의 사정으로 일방적으로 택지공급계약을 해제할 권리가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원고 회사의 주장은 결국 이유 없는 것으로 돌아가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법리오해는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바 없다고 할 것이어서 논지는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6.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여 그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송진훈(재판장) 천경송 지창권(주심) 신성택

심급 사건
-부산고등법원 1996.7.5.선고 96나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