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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1997. 4. 2. 선고 96나51549 판결 : 확정

[지료][하집1997-1, 240]

판시사항

국가의 사법상의 청구권에 대해서도 예산회계법 제98조에 의해 납입고지로 확정적인 시효중단의 효력이 발생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민법 제174조가 일반채권자의 '최고'에 대하여는 6개월간의 잠정적인 시효중단의 효력만을 인정하고 있는 것과 달리, 예산회계법 제98조가 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국가가 행하는 '납입고지'에 확정적인 시효중단의 효력을 인정하고 있는 이유를 보면, 법률상 행정주체가 재정 목적을 위하여 일반 통치권에 기하여 국민에 대하여 일정한 작위.부작위.수인.급부를 명하는 행정행위인 재정하명에 의하여 발생하는 공법상의 의무에 대하여는 국가의사의 실효성의 확보를 위하여 자력집행력 등 특별한 효력을 인정하고 있는바, 같은 취지에서 위 제98조의 '납입고지'도 국가의 재정권력 작용으로서의 재정하명의 한 절차에 해당하므로, 국가의 공법상 급부청구권을 실효성 있게 확보할 수 있도록 '납입고지'에 일반 사법상의 청구권에 있어서의 '최고'보다 강한 시효중단 효과를 부여한 것이라 할 것이므로, 위 규정은 재정하명에 의하여 발생하는 공법상의 급부청구권에만 적용되고 국가의 사법상의 급부청구권에 대하여는 적용이 없다.

원고, 항소인 겸 부대피항소인

대한민국

피고, 피항소인 겸 부대항소인

피고(소송대리인 변호사 정경원)

원심판결

서울지법 1996. 11. 8. 선고 96가합40009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 및 피고의 부대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 및 부대항소로 인한 비용은 각자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금 234,933,000원 및 이에 대한 1996. 11. 9.부터 완제일까지 연 2할 5푼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항소취지

원고:제1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금 84,056,734원 및 이에 대한 1996. 11. 9.부터 완제일까지 연 2할 5푼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피고:제1심판결 중 피고에 대하여 원고에게 금 90,491,926원 및 이에 대한 이 사건 항소심판결 선고일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2할 5푼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가. 청구원인 사실의 인정

갑 제1호증의 1, 2, 갑 제2호증, 갑 제3호증의 1의 각 기재, 제1심법원의 현장검증 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서울 용산구 청파동 1가 180의 8 대 254.1㎡ 및 같은 동 180의 9 철도용지 197.7㎡는 1945. 8. 15. 해방 당시부터 원고의 소유이던 서울 용산구 갈월동 44의 6 철도용지 940평에서 분할된 같은 동 44의 14 철도용지 166평 4홉에서 다시 분할된 후 동명과 번지, 지목 및 면적 단위가 각 변경되어 현재에 이르게 된 사실, 한편 위 토지들 중 서울 용산구 청파동 1가 180의 8 대 254. 1㎡ 중 246.4㎡와 같은 동 180의 9 철도용지 197.7㎡ 중 188.3㎡(이하 이 사건 토지 부분이라 한다) 지상에 건립되어 있는 목조와즙 2계건 점포 1동 건평 31평 외 2계평 12평(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 또한 원고 소유이었는데, 원고로부터 중간 양수인들에게 양도되어 그들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됨으로써 이 사건 토지 부분과 그 지상의 이 사건 건물의 각 소유자가 달라지게 되었으나 원고와 위 중간 양수인들 사이에 이 사건 토지 부분의 사용에 관한 별도의 약정이 없었던 사실, 피고는 이 사건 건물을 위 중간 양수인들로부터 전전 양수하여 1975. 7. 9. 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고 이 사건 토지 부분을 점유·사용하여 오고 있는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나. 판 단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원고 소유이던 이 사건 토지 부분과 건물 중 이 사건 건물만이 타에 양도되어 그 양수인이 이 사건 토지 부분에 관하여 관습상의 법정지상권을 취득하였고, 이후 이 사건 건물을 전전 양수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건물과 함께 법정지상권도 양수받기로 하는 채권적 계약이 있었다고 볼 것이므로, 피고는 이전 전전양수인들을 순차 대위하여 원고에 대해서는 법정지상권설정등기절차 이행을, 위 중간 양수인들에 대하여는 순차 대위하여 또는 직접 그 이전등기절차 이행을 각 청구할 권리가 있다 할 것이나, 그렇다 하더라도 피고 앞으로 위 법정지상권의 이전등기를 마치지 아니하고 있는 동안에는 피고가 이 사건 건물을 소유하면서 이 사건 토지 부분을 점유하는 것이 권원 없는 점유가 되므로, 결국 피고는 이 사건 토지 부분의 소유자인 원고에게 이 사건 토지 부분의 점유·사용으로 얻은 차임 상당 이득을 부당이득으로서 반환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다.

2. 항변과 재항변에 대한 판단

가. 소멸시효 항변에 대한 판단

(1) 원고가 이 사건 토지 부분에 대한 1986. 11. 11.부터 이 사건 소를 제기한 날까지의 점유에 대하여 지료의 명목으로 위 부당이득금의 반환을 구함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부당이득금은 그 실질상 민법 제163조 제1호 소정 3년의 단기소멸시효가 적용되는 사용료 채권이라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소 제기 당시 3년을 경과한 부당이득 반환채권은 이미 시효로 소멸하였고,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예산회계법 제96조 제1항의 규정에 따라 이 사건 소 제기 당시 5년을 경과한 부당이득 반환채권은 이미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항변하고,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부당이득금의 실질은 관습법상의 법정지상권에 있어서의 지료라 할 것인데 이 사건 토지 부분에 관한 지료의 액수에 관하여 당사자 사이에 합의도 없었고 법원에 대하여 이전에 이를 청구한 바도 없어 그 지료가 미확정 상태에 있었으므로 그러한 상태하에서는 이 사건 지료채권에 대한 시효가 진행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2) 살피건대, 우선 민법 제163조 제1호의 규정은 사용료 등 1년 이내의 기간으로 정한 금전 또는 물건의 지급을 목적으로 하는 채권을 그 적용 대상으로 삼고 있는데, 이 사건에서의 원고의 채권은 부당이득 반환채권으로서 그 지급기간이 정하여져 있는 것이 아니어서 이를 위 규정상의 사용료의 개념에 포함시킬 수는 없으므로 피고의 이 부분 항변은 이유 없고, 또한 피고는 이 사건 토지 부분에 관한 관습상의 법정지상권이 있는 자들로부터 이 사건 건물을 전전 양수한 자로서 이전 건물양도인들을 전전 대위하여 원고 및 양도인들에게 그 법정지상권의 설정등기 및 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음에 불과하고, 그 등기가 피고 앞으로 경료되기 이전에는 아직 그를 법정지상권자라고 할 수는 없으므로 피고가 법정지상권자이고, 따라서 원고의 채권이 지료채권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위 주장 또한 이유 없다 할 것이다.

다만 위 부당이득반환 청구채권은 예산회계법 제96조 제1항 소정의 금전의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국가의 권리로서 시효에 관하여 다른 법률에 규정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5년간 이를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된다 할 것이므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소 제기일로부터 소급하여 5년이 되는 날 이전의 점유기간에 대한 원고의 부당이득 반환채권은 위 규정에 의하여 시효로 소멸하였다 할 것이니 피고의 이 부분 항변은 이유 있다.

나. 시효중단의 재항변에 대한 판단

(1) 원고는 그가 피고에게 1991. 11. 25. 국유재산을 권원 없이 점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변상금 납입을, 1994. 1. 19. 동인이 국유재산을 적법하게 사용하고 있음을 인정하여 사용료 납입을 각 고지하였는바, 위 각 납입고지는 예산회계법 제98조의 규정에 의하여 시효중단의 효력이 있으므로 위 1991. 11. 25. 당시 시효가 완성되지 아니한 원고의 채권은 그 시효가 중단되었다는 취지로 재항변한다.

살피건대, 갑 제3호증의 1, 갑 제5호증의 1, 2, 갑 제6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1991. 11. 25. 피고가 국가로부터 이 사건 토지 부분을 대부받거나 사용·수익의 허가를 받음이 없이 불법 점유·사용하였음을 이유로 1986. 11. 11.부터 1990. 12. 31.까지의 국유재산법 제51조 제1항 소정의 변상금으로서 합계 금 142,085,330원을 부과하는 처분을 하였고, 또한 1994. 1. 19. 피고가 이 사건 토지를 점유·사용할 정당한 법적 지위에 있음을 인정하고 국유재산법 제25조 제1항에 의하여 산정한 위 1986. 11. 11.부터 1992. 12. 31.까지의 기간 동안의 이 사건 토지 부분에 관한 피고의 사용료로서 금 176,397,920원을 부과하는 처분을 하였으나 위 각 처분은 피고가 제기한 위 각 부과처분 취소의 행정소송에서 모두 위법한 처분이라 하여 취소·확정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그러나 민법 제174조가 일반채권자의 '최고'에 대하여는 6개월간의 잠정적인 시효중단의 효력만을 인정하고 있는 것과 달리, 예산회계법 제98조가 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국가가 행하는 '납입고지'에 확정적인 시효중단의 효력을 인정하고 있는 이유를 보면, 법률상 행정주체가 재정 목적을 위하여 일반 통치권에 기하여 국민에 대하여 일정한 작위·부작위·수인·급부를 명하는 행정행위인 재정하명에 의하여 발생하는 공법상의 의무에 대하여는 국가 의사의 실효성의 확보를 위하여 자력집행력 등 특별한 효력을 인정하고 있는바, 같은 취지에서 위 제98조의 '납입고지'도 국가의 재정권력 작용으로서의 재정하명의 한 절차에 해당하므로, 국가의 공법상 급부청구권을 실효성 있게 확보할 수 있도록 '납입고지'에 일반 사법상의 청구권에 있어서의 '최고'보다 강한 시효중단 효과를 부여한 것이라 할 것이므로, 위 규정은 재정하명에 의하여 발생하는 공법상의 급부청구권에만 적용되고 국가의 사법상의 급부청구권에 대하여는 적용이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이미 본 바와 같이 국가가 이 사건 부당이득채권을 위와 같은 공법상의 청구권이라고 오해하여 그 납입고지절차를 행하였으나 이 사건 채권이 사법상의 부당이득 반환채권에 불과하여 법령상의 납입고지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는 것이라면 위 납입고지는 법령상의 근거가 없이 한 것으로서 그 고지로써 위 예산회계법상의 시효중단 규정에 따른 효력이 발생한다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다.

다만 위 각 납입고지도 민법상의 최고와 같이 잠정적인 시효중단의 효력을 인정할 여지는 있으나 위 각 납입고지로부터 6개월이 경과한 후인 1996. 6. 17. 이 사건 소가 제기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므로 결국 원고의 재항변은 이유 없다.

(2) 원고는 다시 피고가 1991. 6. 5.자로 무단사용확인서를 서울지방철도청장에게 제출하여 1986. 11. 11.부터 당시까지 피고가 이 사건 토지 부분을 무단 점유·사용하였으며, 원고에게 무단 사용에 따른 변상금을 납부할 것을 승인한바 있으므로 위 시점을 기준으로 이 사건 부당이득금 반환채권은 시효가 중단되었다는 취지의 항변을 하므로 살피건대, 갑 제7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 주장 일자에 그 주장과 같은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하여 서울지방철도청장 앞으로 제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으나, 피고의 위 제출행위가 있은 후로부터 5년이 이미 경과한 후인 1996. 6. 17. 이 사건 소가 제기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므로 결국 원고의 재항변은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다.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소 제기일로부터 소급하여 5년이 되는 날인 1991. 6. 17.부터 원고가 구하는 1996. 6. 17.까지의 차임 상당 부당이득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부당이득금의 액수에 관한 판단

나아가 피고가 반환하여야 할 차임 상당 부당이득금의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제1심 감정인 백영준의 감정 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토지 부분에 대한 1991. 6. 17.부터 1996. 6. 17.까지의 보증금이 없는 경우의 차임은 별지 목록 기재와 같이 도합 금 150,876,266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으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반환하여야 할 부당이득금은 위 금 150,876,266원이 된다.

4. 결 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부당이득금 150,876,266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제1심판결 선고일 다음날인 1996. 11. 9.부터 완제일까지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2할 5푼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고, 원고의 항소 및 피고의 부대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명균(재판장) 성기문 김희동

[별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