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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7. 11. 28.자 2017모1990 결정

[형사보상일부인용결정에대한재항고][공2018상,236]

판시사항

판결 주문에서 경합범의 일부에 대하여 유죄가 선고되고 다른 부분에 대하여 무죄가 선고된 경우, 형사보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이때 미결구금 일수의 전부 또는 일부가 유죄에 대한 본형에 산입되는 것으로 확정된 경우, 그 산입된 미결구금 일수가 형사보상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소극) / 판결 이유에서만 무죄로 판단된 경우, 미결구금 가운데 무죄로 판단된 부분의 수사와 심리에 필요하였다고 인정된 부분에 관하여 보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이때 미결구금 일수의 전부 또는 일부가 선고된 형에 산입되는 것으로 확정된 경우, 그 산입된 미결구금 일수가 형사보상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은 무죄재판을 받아 확정된 사건의 피고인이 미결구금을 당하였을 때에는 국가에 대하여 그 구금에 대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판결 주문에서 경합범의 일부에 대하여 유죄가 선고되더라도 다른 부분에 대하여 무죄가 선고되었다면 형사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경우라도 미결구금 일수의 전부 또는 일부가 유죄에 대한 본형에 산입되는 것으로 확정되었다면, 그 본형이 실형이든 집행유예가 부가된 형이든 불문하고 그 산입된 미결구금 일수는 형사보상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그 미결구금은 유죄에 대한 본형에 산입되는 것으로 확정된 이상 형의 집행과 동일시되므로, 형사보상할 미결구금 자체가 아닌 셈이기 때문이다.

한편 판결 주문에서 무죄가 선고되지 아니하고 판결 이유에서만 무죄로 판단된 경우에도 미결구금 가운데 무죄로 판단된 부분의 수사와 심리에 필요하였다고 인정된 부분에 관하여는 판결 주문에서 무죄가 선고된 경우와 마찬가지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본 법리 역시 그대로 적용되어 미결구금 일수의 전부 또는 일부가 선고된 형에 산입되는 것으로 확정되었다면, 그 산입된 미결구금 일수는 형사보상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청구인

청구인

대리인

변호사 류수길

재항고인

검사

주문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재항고이유를 판단한다.

1.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이하 ‘형사보상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항 은 무죄재판을 받아 확정된 사건의 피고인이 미결구금을 당하였을 때에는 국가에 대하여 그 구금에 대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판결 주문에서 경합범의 일부에 대하여 유죄가 선고되더라도 다른 부분에 대하여 무죄가 선고되었다면 형사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경우라도 미결구금 일수의 전부 또는 일부가 유죄에 대한 본형에 산입되는 것으로 확정되었다면, 그 본형이 실형이든 집행유예가 부가된 형이든 불문하고 그 산입된 미결구금 일수는 형사보상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 대법원 2000. 9. 25.자 99모129 결정 참조). 그 미결구금은 유죄에 대한 본형에 산입되는 것으로 확정된 이상 형의 집행과 동일시되는 것이므로, 형사보상할 미결구금 자체가 아닌 셈이기 때문이다.

한편 판결 주문에서 무죄가 선고되지 아니하고 판결 이유에서만 무죄로 판단된 경우에도 미결구금 가운데 무죄로 판단된 부분의 수사와 심리에 필요하였다고 인정된 부분에 관하여는 판결 주문에서 무죄가 선고된 경우와 마찬가지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 ( 대법원 2016. 3. 11.자 2014모2521 결정 ). 그러나 앞서 본 법리 역시 그대로 적용되어 미결구금 일수의 전부 또는 일부가 선고된 형에 산입되는 것으로 확정되었다면, 그 산입된 미결구금 일수는 형사보상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2.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인은 2015. 5. 19.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이하 ‘폭력행위처벌법’이라 한다) 위반(집단·흉기등상해)의 혐의사실로 긴급체포된 후 2015. 5. 21.「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이라 한다) 위반(강간등상해)의 혐의사실로 구속영장이 발부되어, 2015. 6. 5. 성폭력처벌법 위반(강간등상해)죄로 기소되었다.

나. 제1심법원( 대전지방법원 공주지원 2015고합28호 )은 2015. 11. 11. 피고인의 성폭력처벌법 위반(강간등상해)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판결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하되, 위 공소사실에 포함된 폭력행위처벌법 위반(집단·흉기등상해)죄를 유죄로 인정하여 피고인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였다.

다. 피고인과 검사는 제1심판결에 대하여 불복하여 각 항소를 제기하였고, 항소심법원( 대전고등법원 2015노618호 )은 2016. 3. 25. ‘성폭력처벌법 위반(강간등상해)의 공소사실에 포함된 축소사실로서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한 점에 관하여, 2016. 1. 6. 폭력행위처벌법 제3조 제1항 이 삭제되고 이와 같은 구성요건을 규정하는 형법 제258조의2 의 특수상해죄가 신설되었는데 이는 종전의 형벌규정이 과중하다는 데에서 나온 반성적 조치로서, 이에 대하여는 행위시법인 구 폭력행위처벌법의 규정에 의해 처벌할 수 없고 형법 제1조 제2항 에 따라 신법인 형법 제258조의2 제1항 으로 처벌할 수 있을 뿐이다’는 이유로 제1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을 파기하고, 특수상해죄를 유죄로 인정하여 피고인에게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였으며, 위 항소심판결은 상고기간 도과로 확정되었다.

라. 피고인은 위와 같이 긴급체포된 2015. 5. 19.부터 2016. 2. 16.까지 위 형사소송절차에서 273일 동안 구금되어 있었다.

3.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의 미결구금 일수 273일은 형법 제57조 제1항 에 의하여 그 전부가 특수상해죄에 대한 징역형에 산입되었으므로, 미결구금 가운데 무죄로 판단된 부분의 수사와 심리에 필요하였다고 인정되는 부분이 있는지에 관계없이, 형사보상법 제4조 제3호 에 의한 재량에 의할 것도 없이 그 구금일수는 형사보상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원심은 피고인의 미결구금 일수의 전부 또는 일부가 유죄에 대한 본형에 산입되어 형사보상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인지를 살펴보지 아니한 채 피고인에 대한 성폭력처벌법 위반(강간등상해)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판결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되어 확정되었다는 이유만으로 피고인으로서는 형사보상법 제2조 제1항 에 따라 그 미결구금에 대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결정에는 형사보상법 제2조 제1항 에서 정한 형사보상의 대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재판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재항고이유 주장은 정당하다.

4. 그러므로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박보영(주심) 김창석 김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