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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6. 10. 27. 선고 2005다32913 판결

[예치금][미간행]

판시사항

[1] 예금자가 예금증서 대신 담보물건보관증을 교부받은 경우, 예금계약의 성립 여부(소극)

[2] 민법 제766조 에 정한 ‘손해 및 가해를 안 날’의 의미와 이에 관한 증명책임의 부담자(=시효의 이익을 주장하는 자)

원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변진장)

피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주식회사 하나은행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희대 외 2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각자가 부담한다.

이유

원고와 피고의 상고이유를 함께 판단한다.

1. 정기예금계약의 성립 여부 및 그 성립을 전제로 하는 각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일반적으로 예금계약은 예금자가 예금의 의사를 표시하면서 금융기관에 금전을 제공하고 금융기관이 그 의사에 따라 그 금전을 받아서 확인을 하면 그로써 예금계약이 성립되고, 예금증서는 예금계약서의 구실을 하는 것이어서 예금증서 대신 담보물건보관증을 교부받은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예금계약의 성립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전제하고,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피고은행 직원들이 1994. 2. 3. 원고로부터 합계 5억 원의 자기앞수표를 수령하고서도 특별한 사정 없이 정기예금증서나 예금통장 등을 교부하지 아니하고 담보물건보관증을 작성해 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와 피고 사이에 위 5억 원에 관하여 정기예금계약이 성립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관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각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고, 정기계약이 성립되었음을 전제로 하는 각 나머지 상고이유의 주장은 나아가 살펴 볼 필요없이 이유없다.

2. 불법행위로 인한 단기소멸시효의 완성 여부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단기 소멸시효를 규정하고 있는 민법 제766조 에서 말하는 “손해”란 위법한 행위로 인한 손해발생의 사실을, 그리고 “가해자”란 손해배상청구의 상대방으로 될 자를 의미하고, 또한 “안 날”이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위 손해 및 가해자를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하는 것을 뜻하며, 권리자인 피해자의 위와 같은 주관적 용태, 즉 손해를 안 시기는 시효의 이익을 주장하는 자가 입증할 책임이 있다 ( 대법원 1977. 6. 7. 선고 76다2008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고가 2003. 8. 20.자 준비서면을 통하여 피고에 대하여 사용자책임을 주장하기 3년 전의 시점에서 그 손해 및 가해자를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알았다고 단정할 만한 자료는 찾아 볼 수 없고, 다만 원고가 1994. 2. 3. 정기예금의 의사로 합계 5억 원의 자기앞수표를 피고 은행의 직원에게 맡겼는데 피고은행의 직원은 정기예금증서나 예금통장 대신에 담보물건보관증을 작성·교부한 사실, 그 후 1995. 2.경 원고가 위 5억 원의 예금반환을 청구하였으나 피고 은행 직원들은 위와 같이 원고로부터 합계 5억 원의 자기앞수표를 교부받은 사실 그 자체를 부인하였던 관계로 원고로서는 그 자기앞수표의 행방을 알 수 없었던 사실, 그런데 2002. 10. 2. 이 사건 소가 제기된 후 피고 은행이 주식회사 신일건업에 대한 대출관련 서류를 제1심 법원에 제출한 사실, 원고는 그 서류들을 통하여 비로소 위 합계 5억 원의 자기앞수표가 피고 은행의 위 신일건업에 대한 대출금의 일부로 지출되었다고 짐작하고, 위 2003. 8. 20.자 준비서면에서 사용자로서의 손해배상책임을 주장하기에 이른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을 뿐이고, 사실관계가 이와 같다면 원고는 위 2003. 8. 20.자 준비서면을 제출한 시점에서 손해 및 가해자를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원심판결의 이유 설시에 적절치 아니한 점이 있기는 하지만, 피고의 소멸시효 완성의 항변을 배척한 결론에 있어서는 정당하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과실상계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사건에서 과실상계의 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그 비율을 정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사실심의 전권에 속하는바( 대법원 1999. 8. 20. 선고 97다17546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이 원고의 과실비율을 30%로 본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는 모두 이유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시환(재판장) 김용담 박일환 김능환(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