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a
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7다82950,82967 판결

[손해배상(기)·부당이득금][공2010상,377]

판시사항

법령에 의해 대집행권한을 위탁받은 한국토지공사가 국가공무원법 제2조 에서 말하는 공무원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한국토지공사는 구 한국토지공사법(2007. 4. 6. 법률 제834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 제4조 에 의하여 정부가 자본금의 전액을 출자하여 설립한 법인이고, 같은 법 제9조 제4호 에 규정된 한국토지공사의 사업에 관하여는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89조 제1항 , 한국토지공사법 제22조 제6호 같은 법 시행령 제40조의3 제1항 의 규정에 의하여 본래 시·도지사나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의 업무에 속하는 대집행권한을 한국토지공사에게 위탁하도록 되어 있는바, 한국토지공사는 이러한 법령의 위탁에 의하여 대집행을 수권받은 자로서 공무인 대집행을 실시함에 따르는 권리·의무 및 책임이 귀속되는 행정주체의 지위에 있다고 볼 것이지 지방자치단체 등의 기관으로서 국가배상법 제2조 소정의 공무원에 해당한다고 볼 것은 아니다.

원고(반소피고), 상고인

원고 1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화우 담당변호사 양삼승외 4인)

피고(반소원고), 피상고인

한국토지공사의 소송수계인 한국토지주택공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마음 담당변호사 김시영)

피고, 피상고인

피고 2외 2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마음 담당변호사 김시영)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반소피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원심은, 일부 영업시설 등에 대한 이전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적법한 계고절차도 거치지 아니하여 이 사건 대집행이 위법하다는 원고들의 주장에 대하여, 채택 증거들을 종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일부 영업물품에 대한 이전보상 등 영업권 보상 여부는 수용재결과 이에 대한 이의절차를 통하여 다투어야 할 뿐 대집행의 요건에 해당하지 않으며, 2002. 6.경 이 사건 토지와 지장물이 수용되었고, 그 이후인 2003. 3. 14.을 시작으로 5차례에 걸쳐 계고처분이 이루어졌으며, 일부 영업물품에 대한 2003. 10. 21.자 수용재결(수용시기 2003. 12. 9.)이 있은 이후인 2004. 1. 29. 다시 이행기간을 2004. 2. 4.까지로 정하여 계고처분이 이루어지고 그 이행이 되지 않자 2004. 2. 5.부터 비로소 집행행위로 나아간 점 등에 비추어 상당한 이행기간을 미리 계고하는 등 법령이 요구하는 대집행에 관한 요건을 준수한 적법한 대집행이라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령과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계고절차 위반이나 사전보상의 원칙 위배 등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2. 상고이유 제1, 3, 4점에 대하여

가. 구 국가배상법(2009. 10. 21. 법률 제980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국가배상법’이라 한다) 제2조 소정의 공무원이라 함은 널리 공무를 위탁받아 실질적으로 공무에 종사하고 있는 일체의 자를 말하고( 대법원 2001. 1. 5. 선고 98다39060 판결 참조), 이러한 공무원이 공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에 국가 등이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외에 그 개인은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손해배상책임을 지지만 경과실만 있는 경우에는 그 책임을 면하게 된다( 대법원 1996. 2. 15. 선고 95다38677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한국토지공사는 이 사건 대집행을 위탁받은 자로서 그 위탁범위 내에서는 공무원으로 볼 수 있으므로 이 사건 대집행을 실시함에 있어서 불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에도 위 법리에 따라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만 손해배상책임을 지고, 피고 2, 피고 3 주식회사, 피고 4는 한국토지공사의 업무 담당자이거나 그와 용역계약을 체결한 법인 또는 그 대표자로서 한국토지공사의 지휘·감독하에 대집행 작업을 실시한 것이므로 형평의 원칙상 한국토지공사와 마찬가지로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판단하고 있다.

먼저 피고 2, 피고 3 주식회사, 피고 4에 관한 부분에 관하여 보건대, 위 피고들은 이 사건 대집행을 실제 수행한 자들로서 공무인 이 사건 대집행에 실질적으로 종사한 자라고 할 것이므로 국가배상법 제2조 소정의 공무원에 해당한다고 볼 것이고, 따라서 위 법리에 따라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할 것이며, 이에 관한 판단은 법적 평가 또는 법령의 해석적용에 관한 사항으로서 법원이 직권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한국토지공사는 구 한국토지공사법(2007. 4. 6. 법률 제834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토지공사법’이라 한다) 제2조 , 제4조 에 의하여 정부가 자본금의 전액을 출자하여 설립한 법인이고, 이 사건 택지개발사업은 같은 법 제9조 제4호 에 규정된 한국토지공사의 사업으로서, 이러한 사업에 관하여는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공익사업법’이라 한다) 제89조 제1항 , 토지공사법 제22조 제6호 같은 법 시행령 제40조의3 제1항 의 규정에 의하여, 본래 시·도지사나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의 업무에 속하는 대집행권한을 한국토지공사에게 위탁하도록 되어 있는바, 한국토지공사는 이러한 법령의 위탁에 의하여 이 사건 대집행을 수권받은 자로서 공무인 대집행을 실시함에 따르는 권리·의무 및 책임이 귀속되는 행정주체의 지위에 있다고 볼 것이지 지방자치단체 등의 기관으로서 국가배상법 제2조 소정의 공무원에 해당한다고 볼 것은 아니다. 원심이 이 부분 판단에 관하여 원용하고 있는 판례는 이 사건과 사안을 달리 하는 것이므로 원용하기에 적절한 판례가 될 수 없다.

따라서, 피고 2, 피고 3 주식회사, 피고 4 부분에 관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하겠으나 한국토지공사에 대해서도 국가배상법 제2조 소정의 공무원에 포함됨을 전제로 이 사건 대집행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이 고의 또는 중과실로 인한 경우로 제한된다고 한 원심의 판단에는 손해배상책임의 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나. 그러나 원심판결 이유에 나타난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이 사건 대집행을 하면서 이 사건 토지 및 지장물에 취득비에 상당하는 이전비용이 손실보상금으로 지급되었고 영업시설에 대해서도 영업권 보상이 이루어진 점, 원고들이 보상을 원하는 일부 영업시설에 대한 다툼은 수용재결 및 그 이의절차를 통하여 해결하여야 할 것이지 대집행을 불가능하게 하는 요건은 아닌 점, 이 사건 대집행 초기에 원고들이 원하는 영업시설과 영업물품은 그들이 지정한 장소로 옮겨졌고, 나머지 물건들도 대집행 현장이나 피고들이 보관한 장소에서 원고들이 원할 경우 바로 인수될 수 있었던 점, 대집행과정에서 절취된 물건들은 모두 압수·환부되어 결과적으로 그로 인한 손해가 발생하지는 않은 점, 대집행 이후 원고들에게 수차례 보관된 물건을 인수하여 갈 것이 통지되었으나 원고들이 이에 응하지 않은 점 등과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2, 피고 4를 포함하여 한국토지공사의 직원들이나 피고 회사가 고용한 인부들이 이 사건 대집행을 실시하거나 대집행 이후 물건을 보관하면서 사회통념에서 벗어나 용인될 수 없는 방법을 사용하는 등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원고들에게 손해를 가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그러한 이상 한국토지공사에 대하여도 손해배상책임을 부담시킬 여지는 없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대집행이 불법행위에 해당함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를 배척한 원심의 조치는 결과적으로 정당하고, 거기에 원고들이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변론주의를 위반하거나 대집행의 방법, 대집행한 물건의 보관의무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

다. 그 밖의 원고들의 주장은 사실심인 원심의 전권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의 인정을 탓하는 취지에 불과하므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3. 상고이유 제5점에 대하여

원심이 그 채택증거를 종합하여 이 사건 토지가 수용되어 한국토지공사가 소유권을 취득한 뒤에도 원고들이 이 사건 토지를 점유·사용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토지 수용 이후 일부 영업물품 등에 대해 추가 수용재결이 이루어졌다거나 보상협의가 계속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토지를 점유·사용할 적법한 권원이 될 수 없다는 이유로 한국토지공사의 반소청구를 인용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신의칙 위반이나 권리남용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이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전수안(재판장) 양승태(주심) 김지형 양창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