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a
대법원 2015.3.26.선고 2014다73602 판결

관리비

사건

2014다73602 관리비

원고상고인

A 건물관리 단

피고피상고인

건원기업 주식회사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9. 16. 선고 2013나9214 판결

판결선고

2015. 3. 26.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 경과 후에 제출한 각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살펴본다.

1.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집합건물법'이라 한다) 제38조 제2항에 의하면 관리인 선임을 위한 구분소유자의 의결권 행사는 대리인에 의하여 할 수 있는바, 집합건물법은 대리인에 의한 의결권 행사의 방법 등에 아무런 제한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이러한 의결권의 위임이나 대리권의 수여가 반드시 개별적·구체적으로 이루어져야만 하는 것은 아니며(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1다79258 판결 참조), 묵시적으로 이루어지는 것도 가능하다.

2.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는 집합건물인 원심 판시 이 사건 건물을 재건축하여 지상층 점포를 분양하는 사업의 시행사로서, 2004. 11. 15. 케이비부동산신탁 주식회사(이하 '케이비부동산신탁'이라 한다)와 이 사건 건물 미분양 점포들에 관한 부동산담보신탁계약을 체결하고 그 무렵 케이비부동산신탁에 위 신탁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었고, 일부 점포들에 관하여는 2005. 2.경 대한토지신탁 주식회사(이하 '대한토지신탁'이라 한다)에 신탁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었다.

나. 피고가 케이비부동산신탁과 체결한 부동산담보신탁계약에는 '피고가 신탁부동산을 사실상 계속 점유·사용하고, 신탁부동산에 대한 보존·유지 · 수선 등 실질적인 관리행위와 이에 소요되는 일체의 비용을 부담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었고(제9조 제1항), 대한토지신탁과 체결한 부동산담보신탁계약에도 '대한토지신탁은 신탁부동산의 소유권관리업무만을 수행하고, 사업시행에 따른 일체의 업무 및 신탁부동산의 실질적인 관리(임대차관리, 현장관리, 수선유지 등)는 피고의 책임하에 실행하고, 대한토지신탁은 이에 대해 일체의 책임과 부담을 지지 아니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었다(제8조 제1항).다. 2005. 5. 14. 피고의 주도로 개최된 이 사건 건물에 관한 관리단 창립총회(이하 '이 사건 총회'라 한다)에서 이 사건 건물 관리를 위한 규약(이하 '이 사건 관리규약'이라 한다) 제정 및 관리인 선임 안건 등이 심의되어 전체 구분소유자 252명 중 192명 찬성, 전유부분 면적에 따른 전체 의결권 3,592.829평 중 3,501.823평 찬성으로 가결되었다.

라. 피고는 이 사건 총회에 피고의 직원을 대리인으로 참석시켜 안건 일체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집회서면결의 동의서 및 이 사건 관리규약안에 동의하고 관리규약에 따라

임경지를 관리인으로 선임하는 데 동의한다는 내용의 동의서를 제출하였고, 피고가 위와 같이 행사한 찬성 의결권 면적에는 케이비부동산신탁과 대한토지신탁에 신탁한 점포들 전유부분 면적이 모두 포함되었다.

마. 피고는 원심에서 이 사건 총회 소집, 의결절차 등에 문제가 있어 이 사건 규약이 유효하지 않다는 취지의 준비서면을 제출하였으나, 그 전까지는 피고나 케이비부동산 신탁 등이 이 사건 총회 결의의 효력을 다툰 적이 없다.

3. 이와 같이 피고는 이 사건 건물 분양사업 시행사로서 점포 분양이 모두 완료될 때까지 자신의 책임 아래 건물을 관리하는 것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가 케이비부동산신탁 등과 체결한 담보신탁계약에서 피고는 신탁한 점포들에 대한 실질적인 관리행위를 하기로 하고 그에 따른 일체의 비용도 전적으로 부담하기로 한 점, 이 사건 소 제기 전까지는 피고나 케이비부동산신탁 등이 이 사건 총회 결의의 효력을 문제 삼은 적이 없었던 점 등의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케이비부동산신탁과 대한토지신탁은 신탁된 점포들에 관한 이 사건 총회에서의 의결권 행사를 피고에게 묵시적으로 위임하였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그런데도 원심은 케이비부동산신탁 등이 의결권 행사를 위임하지 않았으므로 신탁된 점포 전유부분 면적 비율 의결권을 빼면 이 사건 관리규약안은 의결정족수에 미달하여 적법하게 의결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이 사건 관리규약 제52조에 기한 원고의 연체료 청구 및 피고의 상계 주장에 대한 이 사건 관리규약 제21조에 근거한 원고의 반박 주장 등을 배척하였는바, 이는 집합건물 관리단집회의 의결권 위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단을 그르친 것이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대법관김신

주심대법관민일영

대법관박보영

대법관권순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