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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부지방법원 2013.7.4.선고 2012노1131 판결

가.뇌물공여,나.업무방해,다.입찰방해

사건

2012노1131 가. 뇌물공여, 나. 업무방해, 다. 입찰방해

피고인

1. 가.나.다.

A (개명 전 이름 : G)

2. 나.다.

B

3. 나.다.

C C

항소인

쌍방

검사

추혜윤(기소), 신종곤(공판)

변호인

변호사 AJ, AK, AL, AM(피고인들을 위하여)

원심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12. 9. 20. 선고 2011고단2638 판결

판결선고

2013. 7. 4.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 A를 벌금 7,000,000원, 피고인 B을 벌금 1,000,000원, 피고인 C를 벌금 500,000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들이 위 각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각 5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들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 A에 대한 공소사실 중 뇌물공여의 점은 무죄.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검사(사실오인) 1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I재개발조합'이라 한다)의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입찰은 형법상 입찰방해죄에서 규정하는 입찰에 해당하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조합원들에게 금품·향응을 제공함으로써 재개발조합의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입찰을 방해함과 동시에 현대건설 주식회수이하 '현대건설'이라 한다)의 입찰업무를 방해하였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인정한 원심은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나. 피고인들(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양형부당)

1) 피고인들의 재개발조합에 대한 업무방해죄 부분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재개발조합에 대하여 위계를 사용한 사실이 없고, 위계,의 고의가 없었음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2) 피고인 A의 뇌물공여 부분

피고인 A는 시공자 선정 총회를 앞두고 홍보의 목적으로 조합원들에게 부산투어 여행을 제공한 것일 뿐 I재개발조합 감사인 AB에게 여행비용 상당을 뇌물로 공여한다는 인식이 없었고, 감사의 직무관련성이 없었음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3) 피고인들에 대한 양형부당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형(피고인 A : 징역 8월·집행유예 2년, 피고인 B: 벌금 100만 원, 피고인 C : 벌금 50만 원)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2. 입찰방해죄 및 재개발조합에 대한 업무방해죄의 성립여부에 대한 판단

검사와 피고인들의 입찰방해죄 및 재개발조합에 대한 업무방해죄 부분에 관한 각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쟁점별로 살펴본다.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A(개명 전 G)는 지에스건설 주식회사(이하 '지에스건설'이라 한다) 주택사업본부 H팀 차장으로 구역(이하 '1구역'이라 한다) 재개발 시공자 선정 관련 수주업무를 기획하고 총괄하는 자, 피고인 B은 지에스건설 J 분양사무소 대리로 1구역 시공자 선정 수주업무를 지원하기 위하여 위 현장으로 파견된 자, 피고인 C는 구역 시공자 선정 수주업무를 위하여 투입되었던 홍보요원이다. [I구역 주택재개발공사 수주경과] 1구역은 2008. 5. 22. K재정비촉진계획 결정에 따라 구역이 지정된 서울 은평구 L일대 제2종 일반주거지역 78,920m²에 달하는 지역으로, 2008. 8. 4. 추진위원회가 승인되어 2009. 7. 28. 조합원수 827명으로 재개발조합이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I재개발조합은 2010. 3. 18. 시공자 선정 입찰공고를 한 다음 2010. 5. 15. 조합원 총회를 개최하여 경쟁입찰의 방법으로 위 총회에서 조합원들의 투표로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 건설업자를 시공자로 선정하기로 하고, 그 과정에서 입찰에 참여하려는 건설사들을 상대로 2010. 3. 26. 입찰참여지침서를, 2010. 4. 13. 홍보지침서를 각각 공표하고, 2010. 4. 16. '위 입찰참여 지침서를 성실히 이행하고 조합원, 대의원, 임원 등 조합 관계인을 상대로 사은품 등 물품, 금품,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지 않겠다'는 등의 내용으로 입찰에 참여하는 건설사들로부터 이행각서를 받았는데, 당시 지에스건설 명의 이행각서는 피고인 A가 작성하여 제출하였다. 당시는 2010. 7. 16.부터 적용되는 서울시의 공공관리제도의 시행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었으므로 각 건설사들로서는 위 제도가 시행되기 전에 한 곳이라도 더 재개발현장을 선점하기 위하여 각 현장에서 치열하게 수주전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피고인 A 역시 이러한 상황에서 1구역의 시공자로 지에스건설이 선정되게 하기 위하여, 인력공급 용역회사인 주식회사 인성디앤씨와 홍보요원 공급계약을 맺고 약 170여명의 홍보요원들을 공급받아 재개발조합의 조합원들을 상대로 시공자로 선정되기 위한 지에스건설 홍보활동을 전개하는 한편, 2010. 5. 15.자 조합원 총회를 앞두고, 주식회사 M(이하 'M'라 한다), 주식회사 N(이하 'N'이라 한다)과 홍보대행계약을 맺고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지에스건설 사업설명회와 홍보여행 등을 기획, 준비하였다. 위 입찰에서 제시한 공사비는 지에스건설은 평당 3,900,000원, 현대건설은 평당 3,890,000원으로 두 회사 사이의 차이가 그리 크지 않았으나, 사업참여제안서 상 위 회사들이 제공하겠다고 제시한 공사수준이나 이주비, 이사비용 등의 조건에서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그런데 2010. 5. 15.자 1구역 시공자 선정을 위한 조합원 총회(이하 'I재개발조합원 총회'라고 한다)에서 지에스건설과 현대건설이 입찰에 참여하였는데, 총 827명의 조합원 중 당일 현장투표 466명, 사전 부재자투표 267명 합계 733명이 투표에 참석하여 71표 차이로 지에스건설이 시공자로 낙찰되었다.

[피고인들의 입찰방해 및 업무방해] 피고인 A는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지에스건설 사업설명회와 홍보여행 등을 기획, 준비하는 과정에서 시공자 선정 권한을 가지고 있는 조합원들 사이에서 경쟁사인 현대건설의 인기가 높아 그대로 있다가는 현대건설에 밀려날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피고인 B을 포함하여 지에스건설 직원인 0, P, Q, R 등과 M 세일즈프로모션 1팀 차장인 S, N 대표 T, 홍보요원인 피고인 C 등과 공모하여 조합원들에게 금품 또는 향응을 제공하는 등의 방법으로 조합원들을 매수하는 불법적인 방법을 사용해서라도 조합원들의 표심을 지에스건설 쪽으로 끌어 모으기로 마음먹었다.

이에 따라 피고인 C는 2010. 5. 14. 17:00경 서울 은평구 U 지하상가에서, 조합원 V에게 지에스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하여 사전 투표를 하여 주면 100만 원을 주겠다고 약속한 다음 V을 재개발조합 사무실로 데리고 가 사전 투표를 마치게 한 후 자신을 담당하는 직원인 피고인 B에게 현금 100만 원을 준비하여 오도록 연락하고, 위 연락을 받은 피고인 B은 즉시 현금 100만 원(50,000원 권 20매)이 든 봉투를 가지고 와 위 V에게 교부하고, 이와 같이 위 V을 금품으로 매수하면서 그 근거를 남기기 위하여 위 V의 조합 지역 내 주택의 거실과 화장실을 2일 동안 100만 원으로 사용한다는 내용의 형식적인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였다.

또한 피고인 A는 위 S, 위 T에게 시공자 선정 총회 전일 조합원들을 상대로 사업설명회를 개최하면서 그 과정에서 조합원들을 상대로 특급호텔 식사와 숙박, 유명가수 공연 등의 향응을 제공하도록 지시하여, 2010. 5. 14. 서울 광진구 W에 있는 X호텔에서 I재개발조합 조합원 및 동반가족 500여명을 대상으로 개최한 지에스건설 사업설명회에서 참석한 조합원 및 동반가족들에게 특급호텔 식사와 유명 가수들의 공연을 제공한 후 행사 후에는 X호텔, Y호텔, Z호텔에서의 숙박까지 제공하여 2억 4,799,375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하였다.

그 외에 피고인 A는 위 S, 위 T에게 시공자 선정 총회를 앞두고 조합원들을 상대로 부산 AA호텔 2박3일 여행 등의 향응을 제공하도록 지시한 후 위 0, 위 P, 위 Q, 위 R 등을 위 여행에 투입하여 지에스건설 홍보를 진행하도록 하여, 2010. 5. 13.부터 같은 달 15.까지 부산 일대에서, I재개발조합 조합원 및 동반가족 70여명을 미리 준비한 버스와 KTX 열차편을 이용하여 부산 AA호텔로 안내하여 2박3일 동안 위 호텔 숙박과 스파서비스, 부산 용궁사와 해운대 등 관광지 투어, 식사 등을 제공하여 40,599,660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위와 같이 재개발조합의 재개발공사 도급계약의 체결과 관련하여 시공자 선정 권한을 가진 조합원들에게 금품 또는 향응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조합원들을 매수하여 시공자 선정을 위한 조합원 총회 현장 투표 또는 사전 부재자투표 과정에서 지에스건설을 지지하도록 함으로써 기타 방법으로 위 시공자 선정입찰의 공정을 해하는 동시에 재개발조합의 시공자 선정업무를 방해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입찰방해 행위가 있다고 하기 위해서는 그 방해의 대상이 되는 입찰절차가 존재하여야 할 것인바, 공정한 자유경쟁을 통한 적정한 가격형성을 목적으로 하는 입찰절차가 아니라 공적·사적 경제주체의 임의의 선택에 따른 계약체결의 과정에 공정한 경쟁을 해하는 행위가 개재되었다 하여 입찰방해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는 법리에 비추어 재개발조합원 총회의 결의에 의하여 이루어진 시공자 선정방식은, 단순히 공사대금 등을 최저가격으로 정하여 시공자를 선정하는 절차가 아니라, 입찰에 참여한 지에스건설과 현대건설의 공사비, 사업비 및 이주비, 사업추진일정, 최적의 주거환경 조성을 위한 계획, 조합원에 대한 각종 혜택사항 등에 관한 홍보를 통하여 최대 다수의 조합원들의 지지를 받은 회사를 시공자로서 선정하는 절차로써 조합의 임의 선택에 따른 계약체결 과정이라고 할 것이므로, 재개발조합의 시공자 선정 입찰은 그 명목과 달리 입찰방해죄에서 규정하는 입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고, I재개발조합에 대한 업무방해 부분을 유죄로 선고하였다.다. 당심의 판단

1) 형법 제315조의 입찰방해죄는 '위계 또는 위력 기타의 방법으로 입찰의 공정을 해하는 경우'에 성립하는 위태범으로서 결과의 불공정이 현실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요하는 것이 아니고, 입찰이란 '경쟁계약에서 경쟁에 참가한 다수인으로 하여금 계약내용을 문서로써 표시 · 제출하게 하여 입찰실시자가 가장 유리한 청약자와 계약을 체결하는 것'으로서 공정한 자유경쟁을 통한 적정한 가격형성을 목적으로 입찰의 공지, 응찰, 낙찰자 선정 등의 일련의 단계를 거쳐 적정한 가격을 제시한 계약상대방을 선택하는 과정을 의미하며, 반드시 최저가로 입찰한 자를 낙찰자로 선정하는 것을 예정하고 있지 않다. 한편 '입찰의 공정을 해하는 행위'란 공정한 자유경쟁을 방해할 염려가 있는 상태를 발생시키는 것, 즉 공정한 자유경쟁을 통한 적정한 가격형성에 부당한 영향을 주는 상태를 발생시키는 것으로서 그 행위에는 가격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뿐 아니라, 적법하고 공정한 경쟁방법을 해하는 행위도 포함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6. 6. 9. 선고 2005도8498 판결 등 참조).

2)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① 재개발조합의 정관 제12조는 "시공자의 선정은 일반경쟁입찰 또는 지명경쟁입찰방법으로 하되, 1회 이상 일간신문에 입찰 공고를 하고, 현장설명회를 개최한 후 참여제안서를 제출받아 총회에서 선정한다. 다만, 미응찰 등의 이유로 3회 이상 유찰된 경우에는 총회의 의결을 거쳐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7조의 규정을 준용하여 수의계약할 수 있다. 선정된 시공자를 변경하는 경우도 같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② 재개발조합이 2010. 3. 18. 시공자 선정 입찰공고를 하였고, 2010. 3. 26. 시공자 현장설명회를 개최하면서 시공자 선정이 과열될 우려에 대비하여 "입찰자는 국토해양부장관 고시 AN의 규정(별지 목록 기재)을 준수해야 한다"는 것을 골자로, 시공자 입찰참여지침서와 홍보지침서(각 별지 목록 기재)를 공표하였으며, 이후 입찰 마감일인 2010. 4. 16.까지 지에스건설과 현대건설만이 입찰에 참가한 사실, ③ 그 후 재개발조합의 대의원회는 2010, 4. 27. 입찰에 참가한 지에스건설과 현대건설을 시공자 선정을 위한 총회에 상정하였고, 그 후 2010. 5. 8. 및 2010. 5. 15. 두 번의 합동설명회를 거쳐 2010. 5. 15. 개최한 재개발조합의 총회에서 현대건설은 331표(서면 투표 67표, 현장 투표 264표)를, 지에스건설은 402표(서면투표 200표, 현장투표 202표)를 얻어 지에스건설이 시공자로 선정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3)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재개발조합은 조합의 입찰 공고, 현장설명회, 건설업자들의 응찰, 낙찰자 선정 등 일련의 과정을 통하여 시공자를 선정한 점, ② 발주자인 재개발조합이 낙찰자 선정의 기준이 되는 주요 항목들을 제시하였고, 현대건설과 지에스건설이 그 기준에 따라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문서로서 제시하여 응찰하였으며, 계약의 내용은 낙찰자가 입찰과정에서 제출한 내용에 따라 결정되는 점, ③ I재개발조합의 정관은 시공자를 일반경쟁입찰 또는 지명경쟁입찰방법으로 선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현대건설과 지에스건설만이 입찰을 하여 시공자의 선정은 총회의 결의에 의하도록 결정되었는바, 입찰에 참여하는 시공사들은 다른 경쟁 상대방이 제시하는 입찰조건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조건을 결정하여 입찰에 응하여야 하므로 재개발조합의 입찰은 경쟁을 통한 가격의 결정을 그 핵심적 요소로 하고 있다고 보아야 하고, 입찰이 이루어지고 일정기간이 지난 후에 시공사들의 입찰조건 이 공개되고 총회에서 조합원의 투표에 의하여 시공자가 선정된다고 하더라도 이를 경제주체의 임의의 선택에 따른 계약체결 과정과 동일하게 평가할 수는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시공자 선정 과정은 형법 제315조에서 정한 '입찰'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설령 시공자로 선정 이후, 입찰서의 내용과 일부 달리하여 계약이 체결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계약의 기본적인 틀은 변경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사정변경을 반영하는 것에 불과할 뿐 이로써 '경쟁에 의한 적정한 가격 결정'이라는 시공자 선정 방법의 성격이 실질적으로 변경되는 것은 아니므로 위와 같은 사정이 있다 하더라도 재개발조합의 시공자 선정 방법이 입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것은 아니다.

4) 형법 제315조는 입찰방해죄에서 '위계 또는 위력 기타 방법으로 입찰의 공정을 해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의 취지는 공정한 자유경쟁을 방해하여 적정한 가격형성에 부당한 영향을 주는 행위를 처벌함으로써 공정한 경쟁을 도모하기 위 함이므로, 누구를 상대로 하는지와 상관없이 '입찰의 공정을 해'하는 행위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살피건대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조합원 V에게 100만 원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사전 투표를 종용한 사실, 시공자 선정 총회 전일 조합원들을 상대로 사업설명회를 개최하면서 그 과정에서 조합원들을 상대로 특급호텔 식사와 숙박, 유명가수 공연 등 합계 204,799,375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한 사실, 조합원들을 상대로 부산 AA호텔 2박3일 여행 합계 40,599,660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한 사실 등이 인정되고,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피고인들의 금품 또는 향응 제공 행위로 인하여 조합원들의 시공자 선정에 관한 의사가 왜곡되었거나 왜곡될 가능성이 존재하였고, 결과적으로 이 사건 시공자 선정 입찰에 영향을 미쳐 입찰의 공정성이 훼손되었음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들이 조합원들에게 금품 또는 향응을 제공한 행위가 이 사건 입찰의 공정성을 해하는 동시에 I재개발조합의 시공자 선정행위를 방해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5) 따라서 입찰방해의 점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으므로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고, 재개발조합에 대한 업무방해의 점이 유죄로 인정되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판결은 정당하므로 이에 대한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3. 현대건설에 대한 업무방해죄의 성립여부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위 2. 가.항 기재 중 3쪽 아래에서 6행부터 6쪽 마지막행까지의 공소사실 같이 재개발조합의 재개발공사 도급계약의 체결과 관련하여 시공자 선정 권한을 가진 조합원들에게 금품 또는 향응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조합원들을 매수하여 시공자 선정을 위한 조합원 총회 현장 투표 또는 사전 부재자투표 과정에서 지에스건설을 지지하도록 함으로써 기타 방법으로 위 시공자 선정 입찰의 공정을 해하고, I재개발조합의 시공자 선정업무를 방해함과 동시에 입찰에 참여한 현대건설의 입찰업무를 방해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형법 제314조 제1항의 업무방해죄는 위계 또는 위력으로서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경우에 성립하는 것이고, 여기서의 위계라 함은 행위자의 행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상대방에게 오인, 착각 또는 부지를 일으키게 하여 이를 이용하는 것을 말하며(대 법원 2005. 3. 25. 선고 2003도5004 판결 참조), 한편 업무방해죄의 성립에 있어서는 업무방해의 결과가 실제로 발생함을 요하는 것은 아니고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하면 충분하다(대법원 1997. 3. 11. 선고 96도2801 판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기록에 의하면, 현대건설은 I재개발조합원 총회에서 공사비 등을 홍보하며, 입찰절차에 참여하였는바, 피고인들이 현대건설로 하여금 입찰에 관한 정보 등에 있어 오인, 착각 또는 부지를 일으키게 하여 현대건설의 위 입찰에 관한 업무를 방해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고, 비록 피고인들이 재개발조합의 조합원에게 금품 등을 제공함으로써 조합원 총회에서 지에스건설이 시공자로 선정됨으로써 현대건설이 탈락된 결과가 초래되었더라도, 이는 판시 범죄사실과 같이 재개발조합의 시공자 선정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볼 수 있을지언정 현대건설의 입찰에 관한 업무를 방해하였다고 볼 수 없다.

다. 당심의 판단

이 사건 입찰절차에서 피고인들이 조합원들에게 금품 및 향응을 제공하여 조합원들을 매수함으로써 조합으로 하여금 '조합원들이 지에스건설의 공사 조건 등이 더 유리하다고 평가하였다'든지 혹은 '적정하고 공정한 절차에 의해 업체를 선정하였다'는 오인, 착각 또는 부지를 일으키게 하였고, 이를 이용하여 재개발조합이 시공자를 선정하는 업무의 수행 또는 업무의 적정성 내지 공정성을 해할 위험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 있으나, 피고인들이 현대건설로 하여금 입찰에 관한 정보 등에 있어 오인, 착각 또는 부지를 일으키게 하여 현대건설의 위 입찰에 관한 업무를 방해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라고 판단한 원심판결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원심판결에 검사가 지적한 바와 같이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보이지 않으므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4. 피고인 A의 뇌물공여의 점에 대한 판단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A는 2010. 5. 13.부터 같은 달 15.까지 부산 일대에서, 자신의 지시를 받는 S 등 홍보용역업체 직원들과 지에스건설 직원들을 통하여 재개발조합의 감사로 공무원으로 의제되는 AB에게 지에스건설을 위 조합의 시공자로 선정하여 달라는 청탁을 하면서 미리 준비한 버스와 KTX 열차편을 이용하여 부산 AA호텔로 안내하여 2박3일 동안 위 호텔 숙박과 스파서비스, 부산 용궁사와 해운대 등 관광지 투어, 식사 등 약 65만 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함으로써 피고인 A는 공무원의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공여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조합원에 대한 부산 호텔 숙박 등 여정은 I재개발조합원 총회에 임박하여 추진되었고, 총회 당일 여정이 마무리 되었는데, 위 행사는 피고인 A의 지시에 따라

추진되었고, 부하 직원으로부터 참석인원 등을 보고 받은 점, 한편 조합정관에 의하여 조합의 재산관리 및 조합의 업무집행이 공정하지 못하거나 부정이 있음을 발견하였을 때에 이를 총회에 보고할 의무가 있는 AB은 재개발조합원 총회에서 감사보고를 하면서 조합원들의 질문을 받지 않겠다고 한 점 등 위에서 든 증거와 그에 의하여 인정되는 제반 정황에 의하면, 이 부분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① 시공자 선정 총회는 2011. 5. 15. 개최하기로 하였고, 현대건설과 지에스건설은 각자 홍보요원을 투입하여 조합원들을 상대로 사업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시공자로 선정되기 위하여 조합원들을 상대로 지지표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을 하였던 사실, ② 지에스건설 측의 홍보업무는 M이 총괄 광고대행업체로서 전반적인 홍보업무를 담당하였고, N은 M으로부터 홍보관 설치, 행사예약 등 업무를 지시받았던 사실, ③ 시공자 선정 총회 개최 며칠 전에 N은 M으로부터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부산투어 여행을 기획해 달라는 의뢰를 받은 사실, ④ N은 M으로부터 부산투어 대상자 명단을 따로 통보받지 아니하고 대략적으로 150여명 가량의 인원을 예약하였고, 지에스건설 홍보요원들이 각 조합원을 무차별적으로 방문하여 부산투어 여행의 참가를 권유한 사실, ⑤ N은 부산투어 당일에 실제로 참석한 조합원들의 명단을 확인하고 그 조합원들을 상대로 미리 예약한 호텔에 가족별로 배치하는 방법으로 여행을 진행한 사실이 인정되고, 위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

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AB은 자신의 처의 권유로 부산투어 여행에 참석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부산투어 여행의 목적이 시공자 선정을 위한 홍보여행의 목적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여행을 권유한 홍보요원들 역시 AB이 감사의 직위에 있었음을 알지 못하였거나 알았다 하더라도 AB을 특별하게 생각하여 대우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인 A는 부산투어 여행을 기획하고 M 등에게 부산투어 여행을 할 수 있도록 지시한 사실이 있으나, 그 대상자를 선정하는 과정에 관여한 사실이 없고, 감사인 AB이 부산투어 여행에 참석하는지 여부를 알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 A가 재개발조합의 감사 AB에게 무료로 부산투어 여행을 보내주어 65만 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한 것은 재개발조합의 시공자 선정을 앞두고 조합원 투표권을 확보할 목적으로 홍보차원에서 무료 여행을 보내주었다고 평가함이 상당하다 할 것이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를 모두어 보아도 위와 같이 피고인 A가 감사 AB이 부산투어 여행에 참가하였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알았다고 하더라도 AB에게 65만 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한 것이 감사 AB의 감사로서의 직무와 관련하여 제공된 뇌물이라고 단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그와 달리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어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입찰방해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고, 뇌물공여에 대한 피고인 A의 항소가 이유 있으므로, 원심판결 중 위 각 부분은 파기되어야 할 것인데, 이는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나머지 부분과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거나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어야 할 것이어서,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 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모두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

범죄사실은 위 2. 가.항 기재와 같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들의 각 일부 법정 진술 1. V의 원심 법정 진술

1. 피고인들, S, O, AB, Q, T, P, R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1. AC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

1. AD, AE, AF, AG, AH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1. 녹취록

1. 내사지휘(진정서 침부), 수사보고(AA 제출자료 기록첨부, AI 조합원 전화수사, X호텔 제출자료 기록첨부, 명함사본 기록첨부, 호텔자료분석 및 0 자료제출 등, N, 인성디앤씨 제출자료 기록첨부, 지에스건설 제출자료 기록첨부, 이행각서 기록첨부, 외근수사, 5차 대의원회의록 기록첨부건, B 통화내역제출보고)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형법 제314조 제1항(업무방해의 점), 형법 제315조(입찰방해의 점)

1.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업무방해죄와 입찰방해죄 상호간 : 형이 더 무거운 업무방해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

1. 형의 선택

각 벌금형 선택

1.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69조 제2항 양형의 이유 재개발사업은 정비기반시설이 열악하고 노후·불량건축물이 밀집한 지역에서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하여 시행되는 사업으로 다수의 이해관계인들이 참여하는 공공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건설업자 등 관련자가 조합원을 상대로 금품·향응 등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홍보활동을 하는 경우 개별 건설업자를 지지하는 조합원 사이의 갈 등이 야기되고 시장질서가 흐트러지며, 건설업자가 사업을 주도하는 형태가 되어 향후 공사비가 증액되는 등으로 조합원의 추가 부담 문제가 발생하고, 결국에는 이를 둘러싼 조합원 사이, 조합원과 건설업자, 건설업자 사이 등의 분쟁으로 인해 사업추진이 장기 지연되어 이로 인한 개별 조합원의 이주비 이자비용의 누적, 사업성 악화로 인한 부담금 증가, 정비구역 내의 행위제한으로 주민의 재산권행사 제약 및 주거환경의 악화 등으로 사회적으로 막대한 손해가 발생하게 되는 점, 재개발사업의 시행자인 조합은 정비구역 내의 주민으로 구성되어 현실적으로 사업시행 전반에 관한 전문지식과 자금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고 이러한 구조의 재개발사업에 있어 시공자가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할 때, 시공자 선정의 투명성 및 공정성 재고를 위하여 재개발사업과 관련된 건설업자의 비리는 엄하게 처벌되어야 할 사회적 필요성이 있다.

이 사건 범행은 지에스건설의 직원인 피고인 A, B이 홍보용역 업체 직원인 피고인C와 공모하여 조합원을 상대로 홍보를 하는 과정에서 지에스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해 달라는 부탁을 하면서 금품 또는 향응을 제공하여 재개발조합의 시공자 선정입찰을 방해한 것으로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은 이유로 그 죄질이 가볍지 아니한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들에게 그 책임에 상응한 형벌을 부과함은 마땅하다.

다만 피고인 A, B은 벌금형으로 처벌받은 외에는 다른 중한 범죄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 C는 초범인 점, 피고인들이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하여 객관적인 사실을 인정하고 있는 점, 당시에 재개발 건축공사를 수주하기 위하여 여러 건설사들의 수주경쟁이 치열하여 다소 과열된 상태였고, 피고인들이 회사의 업무지침에 따라 이 사건 범행에 이르렀다고 보이는 점, 그 밖에 피고인들의 연령, 성행, 이 사건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 부분

1. 피고인들의 현대건설에 대한 업무방해의 점현대건설에 대한 업무방해의 점의 요지는 위 3. 가.항 기재와 같고 위 3. 다.항에서, 설시한 바와 같이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야야 할 것이나, 이와 상상적 경합의 관계에 있는 입찰방해죄와 재개발조합에 대한 업무방해죄를 유죄로 인정한 이상 주문에서 따라 무죄를 선고하지 아니한다.

2. 피고인 A의 뇌물공여의 점

피고인 A에 대한 뇌물공여의 점의 요지는 위 4. 가.항 기재와 같고 위 4. 다. 항에서 설시한 바와 같이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 A에게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재판장판사이성철

판사김병찬

판사한원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