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권이전등기][공1980.5.1.(631),12684]
실권약관과 계약해제후의 이행최고
매수인이 중도금을 약정한 일자에 지급하지 아니 하면, 계약이 해제된 것으로 한다는 특약이 있는 실권약관부 매매계약에 있어서는 매수인이 약정의 중도금 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면, 그 계약은 그 일자에 자동적으로 해제된 것으로 보아야 하며, 매도인이 그 후에 중도금의 지급을 최고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은혜적으로 한번 지급의무를 이행할 기회를 준 것에 지나지 아니한다.
원고
피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치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피고들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1978.1.22 피고들로부터 이사건 부동산을 대금 24,700,000원에 매수하기로 하여 같은 날 계약금으로 금 2,400,000원을 지급하고 중도금 10,000,000원은 같은 해 2.18에, 잔금 12,300,000원은 같은해 3.13에 각각 지급하기로 약정한 뒤, 같은 해 7.24과 7.25에 위 중도금과 잔대금을 각 변제공탁하였음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 사실로서 확정한 다음, 원고는 같은 해 2.16 위 매매의 소개인인 소외 1을 통하여 피고들에게 위 계약을 해제한다는 통지를 하였으므로 이 계약은 해제되었으며,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매매계약상의 실권약관에 의하여 이 사건 계약은 해제된 것이라는 피고들의 주장에 대하여서는, 원고가 같은 해 2.16피고들에게 대하여 이미 지급한 위 계약금을 되돌려 받는 것으로 하여 이 사건 매매계약을 해제하자고 통지한 사실은 인정이 되나, 이는 이른 바 합의해제의 청약에 불과하다고 할 것인데 피고들이 이를 이의없이 승낙하지 아니하였기 때문에 이 매매계약이 합의해제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면서, 위와 같은 사실의 인정자료로서 증인 소외 2, 소외 1의 증언을 내세우고 있고, 한편 이 사건 매매계약당시 당사자의 일방이 그 의무에 위반하면 최고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이 계약이 자연 해약되기로 한다는 약정을 한 사실은 인정이 되지만, 이러한 특약이 있다 하여 해제의 의사표시없이 일방의 약정위반만으로 바로 이 계약이 실효될 수는 없는 것이라는 취지로 판단하여 피고들의 주장을 배척하고 있다. 그러나 먼저 원심의 사실인정과정에 관하여 보건대, 기록에 의하여보면, 소외 1은 이 사건 매매계약을 직접 주선하고 계약서를 작성할 때 입회인으로 참여하였을 뿐더러, 계약체결 이후에도 쌍방간의 의사연락을 전달하는 등 이 매매계약에 관련된 모든 사정을 가장 잘알고 있는 사람으로서 그의 증언내용은 대부분이 원고로부터 계약해제의 의사표시가 있었다는 피고들의 주장에 부합되고 있으며, 반면 증인 소외 2는 피고들을 알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위 매매계약 체결에 직접 관여한 바도 없는 사람이고, 그 증언 내용도 스스로 체험한 사실을 토대로 한 것이 아닌 막연히 알고 있다는 추상적인 진술에 지나지 아니하는 것임이 명백한데도 불구하고, 원심이 증인 소외 2의 위와 같은 증언에다가 위 소외 1의 증언중 지엽적인 부분만을 붙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하므로써 피고들의 항변을 배척하였음은, 필경 경험과 논리칙에 어긋나는 채증으로 사실을 잘못 인정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지적될 수 밖에 없다.
다음 이 사건 매매계약이 실권약관에 의하더라도 해제되었다고 볼수 없다고한 원심판단 부분에 관하여 보건대, 매수인이 중도금을 약정한 일자에 지급하지 아니하면 그 계약은 해제된 것으로 한다는 특약이 붙어 있는 이른바 실권약관부 매매계약에 있어서는, 매수인이 약정의 중도금 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사실 자체로써 그 계약은 그 일자에 자동적으로 해제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며, 이 경우 매도인이 그 후에 중도금의 지급을 최고 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은혜적으로 한번 지급의무를 이행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에 지나지 아니하는 것이라고 할 것인 바 ( 대법원 1971.12.14 선고 71다2014 판결 참조), 원심이 이와는 달리 위 매매계약에 그 판시와 같은 실권약관이 붙어있음을 인정하면서도 그 해제를 위하여는 매수인인 원고의 중도금 지급불이행 사실이외에, 따로 매도인인 피고들의 해제의 의사표시가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하여 피고들의 계약해제에 관한 주장을 가볍게 배척하였음은, 결국 실권약관부 매매계약의 해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질렀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위 점을 논란하는 피고들의 상고이유를 받아들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법관들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