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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법 2008. 3. 20. 선고 2007노1212 판결

[간통] 상고[각공2008상,815]

판시사항

[1] 간통의 종용에 해당하는 이혼의사의 합의가 있었는지 여부의 판단 기준

[2] 혼인당사자 일방이 제기한 이혼소송에 대하여 상대방도 이혼이 불가피하다는 취지의 답변서를 제출하여 그에 따라 이혼을 전제로 하는 화해권고결정이 있었던 무렵에는 양 당사자 사이에 간통의 종용에 해당하는 이혼의사의 합의가 있었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1] 간통죄는 배우자의 고소가 있어야 논할 수 있는 친고죄로서 배우자가 간통을 종용한 때에는 고소를 할 수 없는바, 혼인당사자가 더 이상 혼인관계를 지속할 의사가 없고 이혼의사의 명백한 합의가 있는 경우에는 비록 법률적으로는 혼인관계가 존속한다 하더라도 상대방의 간통에 대한 사전 동의라고 할 수 있는 종용에 관한 의사표시가 그 합의 속에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이혼의사의 명백한 합의가 있었는지 여부는 서면에 의한 합의서가 작성된 경우뿐만 아니라, 당사자의 언행 등 여러 가지 사정으로 보아 혼인당사자 쌍방이 더 이상 혼인관계를 유지할 의사가 없었던 사정이 인정되고, 어느 일방의 이혼요구에 상대방이 진정으로 응낙하는 언행을 보이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그와 같은 의사의 합의가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

[2] 혼인당사자 일방이 제기한 이혼소송에 대하여 상대방도 이혼이 불가피하다는 취지의 답변서를 제출하여 그에 따라 이혼을 전제로 하는 화해권고결정이 있었던 무렵에는 양 당사자 사이에 간통의 종용에 해당하는 이혼의사의 합의가 있었다고 본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1외 1인

항 소 인

피고인들

검사

조찬만

변 호 인

변호사 최병일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이 사건 공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첫째, 피고인들이 원심 판시와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하더라도, 그 이전에 피고인 1과 그 남편인 고소인 공소외 1 사이에서는 이혼의사의 명백한 합치가 있었고, 그 합의 속에는 이 사건 간통에 대한 종용의 의사표시가 포함되어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공소외 1의 고소는 부적법함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공소외 1의 고소가 적법하다고 판단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간통의 고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둘째, 공소외 1의 고소가 적법하다 하더라도 피고인들이 원심 판시 기재 일시, 장소에서 간통한 사실이 없음에도 원심이 그 판시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 단

먼저 첫째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간통죄는 배우자의 고소가 있어야 논할 수 있는 친고죄로서 배우자가 간통을 종용한 때에는 고소를 할 수 없는바, 혼인당사자가 더 이상 혼인관계를 지속할 의사가 없고 이혼의사의 명백한 합치가 있는 경우에는 비록 법률적으로는 혼인관계가 존속한다 하더라도 상대방의 간통에 대한 사전 동의라고 할 수 있는 종용에 관한 의사표시가 그 합의 속에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이혼의사의 명백한 합의가 있었는지 여부는 반드시 서면에 의한 합의서가 작성된 경우뿐만 아니라, 당사자의 언행 등 여러 가지 사정으로 보아 혼인당사자 쌍방이 더 이상 혼인관계를 유지할 의사가 없었던 사정이 인정되고, 어느 일방의 이혼요구에 상대방이 진정으로 응낙하는 언행을 보이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그와 같은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 할 것이다( 대법원 2003. 12. 11. 선고 2003도6102호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1은 1989. 6. 13. 공소외 1과 혼인신고를 하여 결혼생활을 하면서 슬하에 3남매를 두었지만 2005. 5. 8. 공소외 1로부터 식칼로 위협받은 사건이 발생하자, 2005. 5. 11. 공소외 1을 상대로 2005. 7. 10.까지 주거에서 100m 접근금지를 명하는 임시조치결정을 받기도 하는 과정을 거쳐, 2005. 8. 12.경부터 본격적으로 별거하면서 2005. 12. 20.경 공소외 1을 상대로 부산지방법원 가정지원 2005드단31367호 로 악의의 유기,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다는 등을 원인으로 한 이혼청구, 친권행사자 및 양육자 지정청구( 피고인 1로 지정), 위자료청구(5,000만 원) 및 재산분할청구(2,000만 원) 소송을 제기한 사실, 이에 대하여 공소외 1은 2006. 2. 2.자 답변서의 결론 부분에서 혼인 파탄은 가정을 제대로 돌보지 아니하고 저녁부터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돌아다니는 피고인 1의 방탕한 생활과 남편인 공소외 1을 부당하게 대우한 점에서 발생하여 피고인 1과 더 이상 혼인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점에 대하여는 인정하지만, 친권행사자 및 양육자 지정청구는 사건본인의 의사에 따라야 하고 위자료는 자신이 받아야 하며 피고인 1이 합계 6,200만 원을 가지고 갔으므로 재산분할청구에는 응할 수 없다는 취지로 답변하고, 2006. 3.경 “ 피고인 1과 공소외 1은 이혼하고, 그 자녀들에 대한 친권행사자 및 양육권자로 공소외 1을 지정하며, 피고인 1은 그 명의의 부산 연제구 연산동 584-1 (명칭, 동호수 생략)아파트의 소유권을 공소외 1에게 이전하고, 위자료 및 재산분할청구는 포기한다.”는 내용의 조정조항을 법원에 제출한 사실, 이에 법원은 2006. 3. 23. 공소외 1이 제출한 위 조정조항에 공소외 1이 사건 본인들을 대학교까지 책임지고 교육한다는 내용을 추가하여 화해권고결정을 하였으나 피고인 1이 이의신청을 하고, 2006. 5.경 재산분할청구를 2억 원까지 확장하고 양육비를 추가하는 내용의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정정신청서를 제출한 사실, 공소외 1은 2006. 5.경부터 피고인 1을 미행하다가 2006. 7. 12. 원심 판시 범죄사실 등으로 피고인들을 고소하였고, 2006. 7. 14. 혼인 파탄이 피고인 1이 가정을 돌보지 아니하고 새벽까지 돌아다닌 방탕한 생활과 부정행위로 인한 것이라는 입증이 생겼다는 취지로 주장하다가 2007. 12. 6. 법원에서 “ 피고인 1과 공소외 1은 이혼하고, 공소외 1은 피고인 1에게 위자료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며, 그 자녀들의 친권행사자 및 양육자는 피고인 1로 지정하고, 공소외 1은 그 양육비를 지급한다.”는 내용으로 조정 성립이 이루어진 사실이 인정된다.

이 사건 고소 전후의 사정이 위와 같다면,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 1의 이혼을 구하는 소장에 대하여 고소인 공소외 1이 피고인 1과 이혼은 불가피하다는 취지의 답변서를 제출하고, 고소인 공소외 1에 의하여 작성된 조정 조항에 따라 법원이 화해권고결정을 하였던 2006. 3. 23.경에는 그들 사이에 이혼청구에 관하여는 의사의 합치가 이루어져 더 이상 혼인관계를 유지할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그 이후의 간통행위에 해당하는 원심 판시 범죄사실은 결국, 공소외 1이 피고인 1의 간통을 종용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공소외 1의 이 사건 고소는 적법한 고소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심은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 에 의하여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 판시 범죄사실에 대한 공소를 모두 기각하여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유죄로 인정한 것은 간통죄에 있어서 고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한 것이므로,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들 변호인의 첫째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 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 1은 1989. 6. 13. 공소외 1과 혼인신고를 마친 배우자 있는 사람인바, 2006. 7. 3. 23:00경 부산 부산진구 초읍동에 있는 어린이대공원 주차장에 주차되어 있던 피고인 2의 (차량번호 생략) 쏘나타 쓰리 승용차 안에서 피고인 2와 1회 성교하여 간통하고, 피고인 2는 피고인 1이 배우자 있는 자임을 알면서도 위와 같이 피고인 1과 1회 성교하여 상간하였다는 것인바, 앞서 본 바와 같이, 이는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항 에 의하여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용표(재판장) 서근찬 강희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