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거불응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2015. 6. 16. 16:00경부터 17:10경까지 서울 강남구 B 지하철 2호선 C역 역사 내에 있는 도서판매대에서, 액세서리를 판매할 권한이 없음에도 불특정 다수의 승객들을 상대로 액세서리를 판매한 것과 관련하여 서울메트로 소속 지하철 보안관 D에게 적발되어 수회에 걸쳐 철도안전법 제50조에 의한 퇴거요
구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이에 불응하였다는 것이다.
나. 원심은, 이 사건 점포에서 판매가 금지되는 엑세서리의 판매가 이루어졌음을 전제로 철도종사자인 지하철 보안관이 피고인에 대하여 퇴거를 요구한 것은 적법하고, 이에 불응한 피고인의 행위는 형법상 퇴거불응죄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2.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형법 제319조 제2항의 퇴거불응죄는 주거나 건조물방실 등의 사실상의 평온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것으로, 거주자나 관리자점유자로부터 주거나 건조물방실 등에서 퇴거요
구를 받고도 응하지 아니하면 성립한다
(대법원 2015. 12. 10. 선고 2015도4048 판결 참조). 그리고 주거 등에 관하여 거주관리점유할 법률상 정당한 권한을 가지고 있어야만 거주자나 관리자점유자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대법원 2008. 1. 17. 선고 2006도1890 판결 등 참조), 임대차계약이 종료됨에 따라 임차인이 임대인으로부터 임대차목적물의 인도요구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인도요구만으로는 임차인이 주거 등에 대한 주거권이나 관리권점유권을 상실하는 것은 아니다.
나.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 등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주식회사 L(이하 ‘L’이라 한다
은 2014.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