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도피교사·도로교통법위반(무면허운전)][미간행]
피고인
피고인 및 검사
김지헌
변호사 김영철(국선)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검사의 항소이유 (법리오해)
범인이 타인으로 하여금 허위의 자백을 하게 하여 범인도피죄를 범하게 하는 행위는 방어권의 남용으로서 범인도피교사죄에 해당하고, 또한 범인도피교사죄의 보호법익이 국가적 사법질서라는 점에 비추어 보면, 피교사자인 타인이 범인과 형법 제151조 제2항 소정의 친족관계가 있어 불가벌이라 할지라도 범인도피를 교사한 범인의 행위는 방어권의 남용에 해당하고 적법행위의 기대가능성이 없다고도 할 수 없으므로, 범인은 범인도피교사범으로서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이 그 동생을 교사하여 범인인 피고인을 도피하게 하였다는 범인도피교사의 점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방어권남용의 문제가 생기지 아니하고, 기대가능성 또한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은 범인도피교사죄의 성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피고인의 항소이유 (양형부당)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검사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범인이 타인으로 하여금 허위의 자백을 하게 하여 범인도피죄를 범하게 하는 행위는 방어권의 남용으로서 범인도피교사죄에 해당하고( 대법원 2000.3.24. 선고 2000도20 판결 참조), 나아가 범인과 사이에 형법 제151조 제2항 의 신분관계에 있는 자가 그러한 신분관계가 없는 제3자를 교사하여 범인도피죄를 범하게 하는 행위 또한 범인도피교사죄에 해당하나, 이는 범인 또는 불가벌의 신분관계에 있는 자가 타인의 행위를 이용하여 범죄를 실현하고, 새로운 범인을 창출하였다는 점에서 방어권의 남용임과 동시에 교사범의 전형적인 불법이 실현되었다는 점, 그리고 위와 같은 교사행위를 반드시 기대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평가할 수 없다는 점 등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사건과 같이 범인이 친족을 교사하여 자기를 도피시킨 경우, 범인 도피를 교사한 자는 범인 본인이어서 구성요건 해당성이 없으며, 피교사자 역시 형법 제151조 제2항 에서 정한 친족에 해당하여 불가벌인 경우로서 피고인이 타인의 행위를 이용하여 자신의 범죄를 실현하고, 새로운 범인을 창출하였다는 교사범의 전형적인 불법이 실현되었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의 자기방어행위의 범위를 명백히 일탈하거나 방어권의 남용에 속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할 것이어서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범인도피교사의 점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범인도피교사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검사의 항소논지는 이유 없다.
나.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피고인이 무면허운전 등의 범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수회 있음에도 누범기간 중에 다시 이 사건 무면허운전 범행을 저지른 점을 비롯하여 형법 제51조 소정의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정들을 검토하여 보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는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피고인의 위 항소논지는 이유없다.
3. 결론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에 의하여 검사와 피고인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